미 록히드마틴 5세대 전투기 생산라인 한경 단독취재
적군 레이더에도 안 잡혀 항공 장악력 '최강'
핵협의그룹 실행력 높여-NATO 잇단 도입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도심 외곽에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공장이 있다.
세계 1위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의 항공사업부다.
한국과 미국 정상이 '핵협의그룹(NCG)' 신설을 골자로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신문이 이곳을 단독 방문했다.
축구장 100개 크기의 이 공장에서 '한국 최강 전력자산' 5세대 전투기 F-35 생산 라인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전투기 F-35는 한.미 NCG의 실행력을 높일 비밀 병기로 꼽힌다.
8일 군과 방산업체 등에 따르면 미 전략 핵폭격기 3종(B1B, B-52, B-2)외에도 F-35에 합동정밀직격탄(JDAM) 형태의 전술핵을
최대 2기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이 작년에 인도받은 F-35 40대에 이어 올 3월 20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한 것은 이런 확장억제 능력 떄문이다.
앞으로 한반도 유사시 NCG 결단과 미국 대통령 승인이 있다면 군이 미국에서 공급 받은 핵폭탄 120기를 F-35에 실어
북한의 주요 거점에 투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윤석열 정부가 '워싱턴 선언은 사실상 핵 공유'라고 설명한 배경이다.
미국은 이달 초까지 세계 16개국에 F-35 900여 대를 인도했다.
핵협의그룹(NCG)을 가동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10곳이 주로 사들였다.
'작년 말 기준 록히드마틴의 수주잔액 1500억달러(약 200조원) 중 30%가 F-35에서 나왔다.
F-35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록히드마틴 내에 설립된 비밀연구개발(R&D) 조직 '스컹크웍스'가 개발했다.
1991년 걸프전에 등장한 세계 최초 스텔기가 F-117도 스컹크웍스의 작픔이다.
F-35의 시조인 F-117 개발은 스컹크웍스에서 일한 한 수학자의 아이디어에서 비롯했다.
군은 국방 R&D에서 스컹크웍스와 같은 '과학기술 두뇌'를 확보하기 위해 부심히고 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은 대전 KAIST에서 작년 말부터 수시로 비공개회의를 열고 미래전 대응 기술을 논의 중이다.
세계 최강 미 전략무기 뒤엔 비밀 R&D조직 '스컹크웍스' 있다
F-22, F-35 등 전략 자산 '성과'
스텔스기 생산량 1000대 넘어
NASA 초음속 여객기도 개발
기업 수뇌부로부터 독립 연구
운영방침은 보고.서류 최소화
대한민국은 핵전쟁 인질이 된 지 오래다.
8일 국내외 소식통에 따르면 풍계리, 영변 등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북한은 올 들어 소형 전술핵탄두(화산31)와 복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화성18)을 공개하고
핵 공중폭발 실험까지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이뤄진 워싱턴 선언 이후엔 '더 강력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애브릴 헤인스 국장은 지난달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처음 인정했다.
이제 한국이 갈 길은 오직 하나, 과학기술의 힘으로 북한을 압도할 수 있는 첨단 전력을 확보하는 것뿐이다.
전 국방부 정책실장 A씨는 '북한은 핵 개발을 위해 수십 년간 모든 것을 희생했다'며
'이런 북에 맞서려면 한국도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이지 않는 사령관, F-35
워싱턴 선언에 따라 펼쳐질 확장억제 전력의 중심은 크게 두 다지다.
이달 중순 이후 40여 년 만에 한반도 전개가 예정된 전략핵잠수함(SSBN) 그리고 스텔즈 전투기와 폭격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한국이 도입 중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는 세계 1위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의 100년 노하우가 응축된 전략자산이다.
F-35는 공군용(A) 해병대용(B), 해군용(C)으로 나뉜다.
F-35는 인공위성과 육.해.공 미사일 방어체계, 다른 스텔스기(F-22 등) 등과 실시간으로 감시 정찰데이터를 연동해 작전을 펼친다.
단순 전투기를 넘어 공격과 방어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록히드마틴이 수십 년에 걸쳐 개발한 소프트웨어 기술 '센서 퓨젼'으로 이런 성능을 갖췄다.
센서 퓨전은 약 1000만 개 소스 코드로 이뤄졌다.
수천 km이상 거리에서 적응 탐지하는 첨단 전투기의 3대 기술이 센서 퓨전으로 통합된다.
3대 기술은 능동전자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360도 분산개구시스템(DAS), 전자광학추적기(EOTS)다.
센서 퓨전은 현재 단종된 '역사상 최강 전투기' F-22 랩터에도 없던 기술이다.
F-35는 함대공 미사일 SM-6와 지대공패트리엇(PAC-3), 공대지 재즘(JASSM) 등뿐만 아니라 전술핵까지 동원해 북한 주요 시설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작년 11월 열린 한.미 공중 훈련 '비질런트 스톰'에서 이런 위력이 검증됐다.
지난해 비질런트 스톰 때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던 이유다.
포트워스 록히드마틴 공장의 한 해 F-35 생산 능력은 140여 대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 유일하게 일본과 이탈리아에만 F-35 부품공장이 있다.
올 하반기 우방국에 공급한 F-35는 누적 1000대를 넘어설 예정이다.
미 정부가 1차로 정한 우방국 인도 목표는 2456대다.
캐나다가 올 1월 F-35 88대를 전격 도입한 데 이어 일본과 호주, 이스라엘도 F-35 도입을 늘리고 있다.
스컹크웍스의 위대한 유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군을 격파하는 데 큰 공을 세우고 있는 록히드 마틴의 고기동 지대지 미사일 하이마스(HIMARS)도
F-35로 정확도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하이마스는 덩치가 큰 다른 지대지 무기와 달리 다목적 수송기 C-130J에 싣고 이동할 수 있어 기동력이 뛰어나다.
C-130J는 지난달 말 아프리카 수단에서 이뤄진 한국 교민 구출 작전 '프리마스'에서 활약한 기종으로 F-35 공중 급유도 가능하다.
방산업계에서는 F-35와 C-130J 하이마스를 궁합이 잘 맞는 '세트 무기'로 보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최강 스텔스기 F-22부터 F-35에 이르는 전략 자산이 탄생할 수 있던 배경으로 연구개발(R&D)조직 스컹스웍스를 꼽는다.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은 스컹스웍크의 작품 목록은 화려하다.
70년 가까이 현역으로 활약 중인 초고고도 유인 정찰기 U-2, 스텔스기 RQ-170, 세계 최초 스텔스기 F-117 등이 대표적이다.
록히드마틴이 경쟁사인 노스콥그루먼, 보잉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 스컹크웍스다.
이 조직의 존재는 철저히 가려져 있다.
옛소련 붕괴 후 2대 소장인 벤 리치가 1994년 남긴 동명의 저서 1권이 유일한 기록이다.
운영 방침은 서류와 보고 최소화, 기업 수뇌부로부터 철저히 독립된 연구 개발이다.
벤 리치는 저서에서 '새로운기술 개발에 미래를 거는 기업은 스컹크웍스식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적었다.
올 하반기 미 항공우주국(NASA)이 선보일 예정인 초음속 여객기 X-59도 스컹크웍스의 작품이다'
X-59를 타면 한국에서 미국까지 비행시간이 6시간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스컹스웍스가 개발한 스텔스기(F-117, RQ-170, F-22, F-35등) 누적 생산량은 이달 들어 1000대를 넘었다.
스티브 오버 록히드마틴 항공사업부 이사는 '록히드마틴의 절대적 우선순위는 항공 장악력'이라며
'스컹크웍스의 유산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트워스.애틀랜타 이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