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을 먹을 때면 언제나 곶감이 자기보다 훨씬 더 무서운 놈인 줄 알고 호랑이가 도망쳤다는 동화를 떠올린다. 호랑이가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와서 호롱불이 켜진 어느 집 창가에 닿았더니 한 아기가 울며 보채는 소리가 들렸다. 아기 어머니는 "지금 밖에는 우는 아기를 잡아가려고 무서운 호랑이가 왔다"며 아기를 달랬다. 그래도 아기는 계속 울기만 했는데, "그래, 여기 곶감"이라고 했더니 아기가 울음을 뚝 그쳤다. 밖에서 이 소리를 듣고 있었던 호랑이는 깜짝 놀라 "세상에! 나 보다 더 무서운 놈이 이 집안에 있구나!"하고는 혼비백산 줄행낭을 쳤다는 얘기다.
곶감은 아기들만 잘 먹던 것이 아니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겼던 전통 간식이다. 궁궐에 바치는 진상품이었고, 마음먹고 보내는 세찬에도 빠지지 않았다. 한편 젯상에는 빠질 수 없는 제물이었기에 일상으로 즐겨 먹는 단순한 기호식품 이상의 소중한 먹거리로 인식되었다.
옛날 옛적부터 전래되어 온 '곶감과 호랑이' 동화만큼이나 우리나라에서 감이 재배되어 온 것도 오래다. 감나무는 추위에 약한 온대 과수로, 한반도 북쪽에서는 재배가 어렵다. 반도 남쪽에서도 경기, 강원, 충북 등지의 내륙보다는 따뜻한 삼남 일대가 재배 적지다. 충북 영동, 전북 완주, 전남 보성, 경북 상주, 의성, 예천, 그리고 경남 산청, 의령, 함안이 대표적인 산지인데, 통상 상주, 산청, 함안을 우리나라 3대 곶감 산지로 꼽는다. 그렇지만 완주땅 동상 사람들은 '양이 아니라 질이 문제'라며 '동상곶감이 우리나라 최상의 곶감'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날감의 껍질을 벗겨 40~50일 정도 말리면 곶감이 되고, 이 때 영양분의 변화도 함께 일어난다. 곶감의 단맛은 대부분 포도당과 과당으로, 말리는 과정에서 날감보다 4배 정도 증가하고, 비타민A의 함량도 2배나 많아진다. 떫은 맛을 내는 탄닌산이라는 성분도 이 과정에서 불용성으로 변해 없어지고, 날감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K도 산화되어 거의 없어진다.
곶감 거죽에 돋은 하얀 가루는 감(枾)의 눈(雪) 또는 서리(霜)라는 뜻으로 시설(枾雪), 시상(枾霜)이라고도 하는데, 포도당과 과당 등이 결정화한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그 가루만 모아서 진상했고, 감미료로 썼다는 기록도 있다. 그래서 곶감을 살 때는 흰 가루가 많고 도톰하고 단단한 것을 택하는 것이 좋다. 꼼꼼하게 살펴 곰팡이가 없고 깨끗한 것으로 고르고, 색이 아주 검거나 지나치게 무른 것, 딱딱한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곶감의 모양은 여러 가지인데 산지와 말리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동상곶감은 '고종시' 라는 재래 품종인데, 씨가 없고 육질이 부드럽고 감칠맛이 특이하며, 당도가 높은 것이 그 특징으로, 조선조 고종께 진상했던 것이 이름을 얻게 된 유래라고 한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동상면은 산 첩첩 물 겹겹의 한국 8대 오지 중 한 곳이었다. 지금도 면(面) 전체의 93%가 임야로, 감나무들은 산 계곡에 분포되어 있다. 그 만큼 농약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입지조건으로, 여기서 수확하는 감은 친환경 품질인증마크까지 획득해 놓았다.
완주군에서 지정한 8경 8품 8미의 8특산품 중의 하나인 감으로, 동상면에서는 곶감을 만들어 연간 19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클로겐이라는 성분으로 고혈압, 뇌출혈,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험이 크다는 씨 없는 동상곶감의 높은 성가는 지역경제에도 효자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는 셈이다.
산악인들은 산행시 곶감을 필수 비상식으로 준비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옛날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들이 비상시 지혈제로 쓰기 위해 곶감을 휴대했던 것처럼 륙색 속에 꼭 들어가 있어야만할 먹거리가 곶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확 트인 공간 단합대회의 적소 | 바위산가든
완주군은 전북의 중앙에 위치, 도청 소재지 전주시를 둘러싸고 있다. 전주와 완주의 위치를 설명할 때 흔히들 서울과 경기도의 위치와 흡사하다고 한다. 실제로 완주군청이 전주시내에 있고, 완주군의 많은 군민들의 생활 근거지가 전주다.
서울에서는 전라선 열차편으로 전주역에 닿게 되면 완주군내에 있는 많은 명산들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위봉산은 전주시가지에서 동북방 약 70리 거리에 있는 명산이다. 일명 추줄산으로도 불리는 위봉산은 행정구역상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와 동상면 수만리의 경계지점을 이루고 있다.
이 산자락에 있는 위봉폭포와 위봉사는 완주 8경의 한 곳으로, 전주와 완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절벽 사이에 형성된 60여m 위봉폭포의 빼어난 경관은 그 아래로 펼쳐진 골짜기와 동상댐 호반의 절경들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여기서 멀지 않는 곳에 천년 고찰 위봉사가 있고, 그 윗쪽으로는 이태조의 영정을 봉안하기 위해 축성했던 위봉산성이 있다.
이러한 곳에는 으레 먹거리촌이 들어서게 마련이지만, 전국적으로 오지 중의 오지였던 명성이 아직은 남아 있다고나 할까. 도로변에는 식당들이 있기는 하지만, 여느 곳처럼 집단화가 되어 있지는 않다.
규모가 크고 주차공간이 넉넉한 ‘바위산가든’(063-244-3155)으로 가 본다. 741번 지방도 위봉폭포 아래로 2.7km 지점, 민박시설이 있는 식당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석에서 산악단체가 단합대회를 하기에 딱 좋은 시설이고 분위기다. 통돼지 바비큐를 주문할 수 있고, 흑돼지 장작구이를 잘 하는 집으로 소문나 있다. 단체로 차편을 제공받을 수 있고, 캠핑과 캠프파이어도 즐길 수 있다.
분위기에 끌려 찾아간 외딴집 | 산울림
연석산과 원등산 사이에는 749번 지방도가 나 있다. 남북으로 달리는 이 도로변은 오지 중의 오지라 아직 오염이 되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동상면 사무소가 이 도로변에 있고, 연석산 정상에서 7시 방향 산자락은 만경강의 발원지인 율천(栗泉)이 있다. 율천에서 아래쪽, 시야가 확 트이는 곳에 조경을 잘 해 놓은 ‘산울림’(063-246-1208)이 성업 중이다.
화심에서 동상면으로 가는 길 749번 지방도 밤티재를 넘어서면 오른쪽에 나타나는 집인데, 이 집을 두고 전주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 집을 모르는 전주사람들은 참으로 딱하다’, ‘전주역에서 승용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별천지 같은 이런 집이 있다니.’ 산울림을 한 차례 들렀던 사람들의 말이라나. 그만큼 이 집을 들렀던 사람들이 이 집에 매혹되었다는 뜻이겠다.
산울림의 조경과 실내 분위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음식이야 음식점이고 보니 기본이겠고, 음악가족인 집주인의 음악적인 분위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외진 곳에 따로 떨어져 있는 집인데도 전주는 말할 것도 없고 서울을 위시, 전국 각지에서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는 소문이다.
집주인 이정선씨는 손님들 사이에 '하춘화'로 호칭된다. 착각할 정도로 영암아리랑을 부른 가수를 닮았다. 그리고 즐겨부르는 18번도 영암아리랑이라고 했다. 딸 이은선씨(메조소프라노)와 사위 조한경씨(바리톤)가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지금은 전주에서 활동 중이다. 식당 건물 뒤쪽에는 감추어 놓은 노래 연습장이 있고, 특별히 요청하면 영암아리랑도 한 곡 들을 수 있다.
집주인 이정선씨는 음식을 지극 정성으로 차려낸다. 음식을 만들 때는 그 누구도 그에게 말을 걸 수 없다. 혼신을 다하여 음식에다 혼을 불어 넣는다는 평이다. 버섯전골(15,000~30,000원)을 위시, 다양한 음식을 차리는데, 이 계절에는 청동오리도리탕(30,000원)이 단연 인기 메뉴라고 한다. 산채뚝배기백반 5,000원. 닭도리탕·오리주물럭·한방닭백숙 각 25,000원. 옻닭 30,000원. 산울림에서 음식재료로 쓰고 있는 새송이와 느타리버섯은 이웃에 있는 버섯재배장 운장산 머쉬밸리(대표 조종숙·063-241-7851)에서 바로 갖다 쓰는 것들이라 늘 싱싱하다.
겨울 정취의 먹거리 만끽 | 종남산장
종남산은 완주 8경의 한 곳인 송광사 뒷산이다. 송광사는 신라 경문왕 7년(867년)에 도의선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종남산은 도의선사가 절터를 구하기 위하여 남으로 내려오다가 이곳에 이르러 땅속에서 깨끗하고 풍부한 영천수가 솟아오르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선사께서는 여기가 절을 세울 터라는 생각으로 더 이상 남쪽으로 내려갈 것을 포기했고, 종남산은 이런 유래에서 생겨난 이름이라고 한다.
송광사 진입로를 이루는 4km 벚꽃터널은 봄날 상춘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벚꽃길을 지나고 송광사에서 위봉사쪽으로 1,5km 지점, 741번 지방도 변에 산이름을 딴 음식점 '종남산장'(063-243-8144)이 길게 자리를 잡았다. 도시와는 확연하게 다른 맑은 공기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숲속의 종남산장, 자연계곡에는 오작교라는 이름을 붙인 아름다운 나무다리도 놓여 있다.
집주인 김용수(60)-김정애(56) 내외의 푸근한 인정에 끌려 단골로 찾는 손님들이 많은 집으로 크게 알려져 있고, 깊은 산속의 식당답게 겨울철에는 토끼고기와 꿩고기를 주문하는 손님들이 주종을 이룬다고 한다. 100석의 식탁에 3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민박방도 있다. 토끼고기탕 40,000원. 꿩고기탕 35,000원. 민물새우탕, 메기탕 각 25,000원~30,000원. 닭도리탕, 오리주물럭 각 25,000원.
순두부 대가의 명성 | 화심순두부
전북 완주군 소양면 화심리 26번 국도가 지나가는 이곳은 꽃잎 모양으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약간 높은 지역이다. 그래서 꽃의 중심 화심(花心)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콩을 재배하는 지역이 되었다. 콩으로 만든 두부집이 한두 집이 들어서고 화심온천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자 이 일대에는 두부촌이 형성되었다.
완주 팔미(八味) 중의 하나인 순두부백반을 먹을 수 있는 '화심순두부‘(063-243-8286)는 맛이나 전통, 시설 등 여러 면에서 이 두부촌의 선두주자다. 실제로 이 집에 들어가서 음식을 먹어보면 옥호 '화심순두부' 앞에 붙어 있는 '순두부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과장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화심 순두부를 모르고는 두부 이야기를 아예 꺼내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의 명소다.
운장산 마이산 위봉산 등의 산행을 마치고 전주로 돌아오는 길에는 으레 들르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 집은 김용겸-김재화씨 부자 2대로 대를 잇고 있다. 진안쪽에서 전주 방향, 동상쪽으로 꺾어 들어가는 화심 삼거리에서 250m 지점 오른쪽에 위치. 가장 값싼 음식인 순두부찌개 백반이 4,000원. 두부빈대떡이 5,000원이다. 넉넉한 주차공간도 확보가 되어 있고, 가까운 곳에는 중탄산나트륨이 함유된 알카리성 온천 화심온천이 있다.
전주비빔밥 향토전통음식 제1호 | 가족회관
완주와 전주를 동일 생활권으로 간주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 그래서 원등산 종남산 위봉산 등의 전주 근교의 산 산행에서는 전주시내의 먹거리집에서 식도락을 즐기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것이다. 전주시내라면 당연히 전주비빔밥과 콩나물해장국을 떠올리게 된다. 전주를 정말 잘 아는 전주토박이들이 외지 손님들에게 가장 흔하게 들려주는 말이 '아침 콩나물해장국에 점심은 전주비빔밥이오 저녁은 한정식'이다. 실제로 손님들을 그렇게 모시고 있다.
전주시내에서 전주비빔밥과 콩나물해장국집을 찾기란 '누워서 떡먹기'다. 도처에 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고, 어느 집에서나 맛있게 차려낸다. 월간山 '산따라 맛따라'에 여러 차례 소개가 된 집들에서는 등산복 차림의 손님들에게는 각별한 관심을 가져 주기도 한다.
전주비빔밥은 조선조 3대 음식 중 하나로도 꼽혔지만,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음식으로도 대접받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항공편에 기내식으로도 내놓고 있는데, 외국인에게도 대단한 인기란다. 시내 전주비빔밥의 명소로는 완산구 중앙동에 있는 '가족회관‘(063-284-0982)이 단연 돋보인다.1980년 전주비빔밥 전문업소로 문을 연 가족회관은 향토전통음식 지정업소 1-1호다. 다른 음식을 병행하지 않는 전문업소의 시초이기도 한 가족회관의 업주 김년임 할머니는 전주비빔밥의 명인으로 통하며, 도지정 향토전통음식 심의위원으로 위촉되어 있다.
그래서 가족회관식 전주비빔밥이 조리백서의 표준이 되고 있고, 항공기 기내식과 세계시장으로 수출되는 편의화된 전주비빔밥을 탄생시키기까지 했다. 서울에서는 '전주식당'이라는 옥호가 전화번호부에 90여 곳 등재되어 있는데, 전주비빔밥을 전문으로 차려내는 명동의 '전주중앙회관‘(02-776-3525)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필수로 들리는 유명업소가 되어 있다.
1954년 개업한 | 남문별미집
콩나물은 전주팔미(八味) 전주십미(十味)에도 들어 있고, 시내 중심가 풍남문에서 멀지 않은 남부시장 안에는 콩나물해장국 골목도 형성되어 있다. 이 골목에 있는 '남문별미집‘(063-288-1621)은 24시간 영업한다. 외지에서 온 손님들이 숙박료를 절약하기 위해 심야에 들러 모주 한 잔에 콩나물해장국을 즐기고는 목욕탕이나 찜질방으로 직행한다고도 했다.
1954년에 창업한 전주콩나물국밥 원조집 중의 한 곳인 한일관의 창업주 박강임 할머니는 지금 서울 강남구 특허청 뒤쪽에 '전주한일관‘(02-69-0571)을 열어 놓고 50년 전통의 그 맛 그대로를 서울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변산 바지락죽맛을 전주에서 변산온천산장 전주점
'바지락 요리를 위해 태어난 여인', '바지락 요리의 장인', '바지락 요리의 명연출가', '바지락 요리의 아티스트', '바지락 요리에 신들린 여인', '바지락 요리의 마술사' 등등 각종 미디어에서 앞다투어 극찬했던 변산반도의 '변산온천산장의 죽부인' 김순여 여사가 전주시내 중화산동에 같은 옥호 '변산온천산장 전주점‘(063-229-4874)을 개점했다.
바지락은 참조개과에 속하는 바다조개를 말한다. 눈깔사탕만한 크기로 담수가 혼합되는 염도가 낮은 바닷가의 사니(砂泥)에 5cm 가량 파묻혀서 산다. 육질이 좋고 흐레가 없는 바지락을 골라 살을 뺀다. 반(半)죽이 되도록 끓인 쌀죽에다가 골라 놓은 싱싱한 생바지락을 넣고 한 번 더 끓인다. 마지막으로 바지락죽에 들어가는 부재료를 한 차례 더 살짝 뎁혀 완숙시키는 것이 바지락죽이다.
김 여사가 끓여내는 바지락죽은 사실은 '바지락인삼죽'이다. 부재료로 인삼을 가루로 만들어 죽을 끓일 때 섞어 넣는다. 그밖에 녹두, 버섯, 당근, 파, 마늘, 참깨, 참기름, 소금 등 실로 여러 가지가 들어간다. 음식이 다 되어 식탁으로 올라올 때는 죽그릇 위에 인삼채가 얹힌다. 음식을 장만하는 과정을 유심하게 살폈더니 이 집 아들의 작품이라는 광고 문안 그대로 '다른 사람의 추종불허'를 실감케 했다. 아들은 남들이 어머니의 솜씨와 정성을 흉내낼 수 있었다면 굳이 어머니는 바지락 요리만을 고집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에게는 성장하는 과정에서부터 그만한 배경이 있었다. 친정아버지가 이름깨나 날리시던 멋쟁이 애주가였다고 한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숙취를 풀어 드리기 위해 집 앞 바닷가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로 위장에 부담이 가지 않는 죽을 끓여 아침상에 올렸다고 한다. 동네 어른들도 식당이 아닌 이 집으로 몰려와서는 어머니가 차린 음식을 들고는 고마워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가 부안의 적송과 어우러진 대자연의 숲속, 대중교통편도 닿지 않는 곳에다가 친정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솜씨로 식당 문을 열자 소문은 각지로 퍼져 나갔고, 손님들도 전국에서 몰려 왔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번호표까지 나누어 주는 사태에까지 이르자 주위에서는 전주시내에서도 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라는 강력한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집이 생겨났다는데, 8,000원에 먹을 수 있는 바지락죽에 기본으로 딸려 나오는 12가지 밑반찬이 사람을 놀라게 한다. 호박채볶음에서 시작, 고추, 버섯, 고사리, 감자볶음이 올라오고, 콩나물잡채 파나물 숙주나물 도라지나물 시금치나물도 올라온다. 두부에 미역초무침이 끝인가 했더니 바지락젓갈과 김치가 빠질 수 없다고 한다. 여기에 열무김치도 한 자리 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