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생활변화
‘맛있는 한우를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날은 언제?’
평범한 월급쟁이 남편을 둔 주부들은 산지 소값이 떨어진다는 언론보도가 연일 흘러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한우 가격은 서민들이 먹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대한주부클럽 연합회 전주지회 소비자 물가 모니터 요원으로 활동하는 최영실씨와 문정윤씨 김형순씨는 23일 오후 1층 소회의실에서 한우와 수입 소고기에 대한 각자 생각을 꺼냈다.
문씨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가시화 되면서 도내 대형유통업체나 정육점에서 한우 가격이 내렸지만 여전히 비싸다. 네 식구가 먹으려면 보통 10만원 정도를 생각해야 하는데 남편 월급으로 생활하는 가정주부에게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최씨는 갈비나 장조림용 소고기로 호주산을 이용한다.
최씨는 “맛과 영양도 중요하지만 주부들의 관심 가격이다. 한우가격 절반도 안되는 호주산을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주로 갈비용을 많이 사는데 양념을 하기 때문에 육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실 한우에 비해 맛도 크게 떨어지지 않다”고 맞장구쳤다.
이어 김씨는 “한우는 1년에 한번 생일에만 먹는다”며 가볍게 말문을 열었다.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많다. 막상 값싸고 품질이 대등한 미국산 소고기가 판매된다면 먹지 않을 사람이 없다. 한우가 수입산보다 품질과 맛이 우수하지만 못먹는 것은 가격 때문이다. 한우 생산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유통마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산지가격이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반영하 듯 도내 유통업계의 소고기 매출은 오히려 떨어졌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FTA체결에 따른 미국산 소고기 수입, 가격 경쟁 등 다양한 이유로 한우 가격이 10~20%정도 떨어졌지만 오히려 매출은 감소했다”며 “최근 가격이 떨어진 호주산 매출이 상승하고 있으며 업계는 미국산 소고기가 본격 판매돼 한우, 호주산, 미국산이 경쟁할 경우 한우 매출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우가 비싼 이유?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먹는 한우가 비싼 이유는 뭘까?
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오기까지는 여러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소비자 가격의 40%에 달하는 유통마진이 붙는다.
농산물유통공사가 조사한 ‘2006년 축산물 유통경로’에 따르면 사육두수 증가로 인해(2005년대비 8%) 산지 가격은 떨어진 반면 유통비용은 전년보다 3.1%p 증가한 40.2%로 나타났다.
소비자 가격은 올랐지만 생산지 가격은 변동이 없어 한우 가격상승 원인은 유통마진으로 나타났다.
3등급 1kg짜리 한우등심 가격은 2001년 2만3,724원에서 지난해 4만7,000원으로 무려 100%가 급증했지만 한우 수소 600kg짜리 생산지 가격은 2001년 389만4,000원에서 지난해 425만1,000만원으로 9.1%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통비용의 거품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산지에서 소비자까지는 최소 4단계 이상을 거치면서 마진이 만만치 않다.
특히 가장 많은 마진이 붙는 곳은 소매상인으로 유통마진 40.2% 중 35.2%를 차지한다.
대형유통매장이나 정육점을 통해 판매되는 소고기의 유통경로는 ‘산지농가->산지조합->도축장->유통업체->소비자’다.
농산물 유통공사는 지난해 횡성한우의 유통단계별 마진율을 발표했다.
축산농가에서 판매된 가격 488만6,359원(60.7%)은 우시장까지 운송비, 조합수수료, 소개비 등 출하비용 1.2%(9만6614원), 도축비, 자조금, 수수료 등 도매마진 4.6%(37만1,069원), 운송비, 정육점 운영비 및 이윤 등 소매마진 33.5%(269만 7,149원)가 붙어 최종 소비자 가격은 805만1,191원으로 불어났다.
현재 거래되는 600kg 한우 가격은 449만7,943, 각 유통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가격은 741만1,148원이다.
이 때문에 산지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자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40%에 달하는 유통마진을 부담해야 하는 소비자와 순이익을 챙기지 못하는 축산농가다.
그러나 영세한 축산 농가입장에서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판로개척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싸게 사고,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
최근 축산농가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윈윈하는 유통단계 축소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읍 산외면 한우마을은 값싼 수입 고기에 맞서 자체 브랜드 '청토우촌'을 이달 8일부터 옥션에서 판매 중이다.
판매를 시작한지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주문 물량은 1000건이 넘는다.
부위별 가격은 13일 현재 1등급(500g) 기준 안심과 등심은 1만7,000원, 사태 1만2,500원, 우족(1개) 4만9,000원, 소꼬리 1벌 19만8,000원 등으로 약 2,000만원정도 매출을 올렸다.
4~5단계 유통단계를 없앴기에 시중에 유통되는 동일한 조건의 한우보다 현저하게 싸다. 판매 개시 하루만인 9일에는 주문이 폭주해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배송이 일주일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싸이트에 남긴 구입 후기에는 맛이나 품질, 배송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올라와 다소 미흡하지만 대체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청토우촌 박윤휘 사업본부장은 “유통마진을 줄이려는 축산농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상품 종류 개발과 가격 경쟁력을 확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직접 정읍산외한우마을 정육점에 주문하시면 더욱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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