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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과 주고받은 영화이야기
1. 세상의 이면.........김의준(경북대)이 쓴 <초록물고기>의 평을 읽고
Green Fish!.....리얼리즘의 90년대 식 해석! 진지하고 좋은 영화평이다. 영화도 예술이기에 결국은 진실과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작업일 것이다. 진실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는 점에서 네 평은 나이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자기 입장에서의 솔직한 느낌을 얘기했다고 볼 수 있다.
<초록물고기>는 흥행위주의 제작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영화판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영화다. 영화는 모름지기 그 시대의 문제의식을 담아야한다. <초록물고기>에서는 산업화 시대에 해체된 가족을 통해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에 대해 묻고 있는 작가주의 영화이다.
사람들은 <초록물고기> 를 시장에 잠입하기 위한 무명 신인감독의 타협으로, 그 뒷 작품 <박하사탕>은 사자후처럼 터져 나온 이창동 감독의 진정한 데뷔작이라고 평가하는데, 그 시대에 맞는 작품을 냄으로써 영화만들기 자체에 문제의식을 제시한 것은 <초록물고기>가 오히려 더 강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평, 좋은 생각들은 남들이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2. Roman Holiday (로마의 휴일)가 왜 좋은 영화인가?........김지완(스위스 Les Roches대학)에게 보내는 답변
<로마의 휴일>이 왜 좋은 영화인지 모르겠다구? 영화 <로마의 휴일>은 50년대 미국 정치권을 휩쓴 매카시즘 선풍에 주눅 들었던 영화인들에게 청량제 같은 상큼함을 전해 주었던 영화이다. 잘 알다시피 너무나 아름다운 공주 오드리 햅번을 일약 은막의 히로인으로 부상시켰지. 특히 공주님의 사랑이라는 동화 같은 주제가 역사적인 도시 로마를 무대로 펼쳐지면서 숱한 여성들이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공주 역을 맡았던 오드리 햅번과 신문기자 역의 그레고리 펙은 외모뿐 만 아니라 연기로도 그 진수를 보여주며 매력적인 영화를 만들어간다. 지금까지도 그 매력이 가시지 않는 명화이다. 오드리 햅번에게 오스카를 안겨 주며 오드리 신드롬을 낳게 한 몇 안되는 명작이다.
좋은 영화는 작품성이 있어야 한다. 그 작품성이라는 것이 흔히 생각하는,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결방식을 제시하는 것(엘리아 카잔의 <On the Waterfront>), 사람들이 살아가는 주변의 진실된 모습을 밝히는 것(레오 매커리의 <Going my Way>), 흔히 무심코 보아왔던 것들의 숨겨진 아름다운 면을 찾는 것(제임스 아이보리의 <전망 좋은 방>), 사람들에게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마틴 스콜세스의 <Taxi Driver>), 절망적인 시대에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것(로버트 제메키스의 <포레스트 검프>)........등등 수없이 많지만 그런 것들 외에도 좋은 영화들은 또 있지.
우리가 바라던 분위기, 그리고 누구나 꿈꾸어 볼 수 있는 낭만들, 그리고 늘 만나고 싶어하던 아리따운 여인들, 늘 가고 싶었던 꿈속의 도시들........이러한 요소들은 우리들에게 꿈과 낭만을 가지게 하고, 살아가는 것이 늘 힘든 것만은 아니고 우리도 나름대로의 낭만과 사랑을 가지고 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지. <포레스트 검프>가 우리들에게 희망을 주었듯이 <로마의 휴일>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우리들에게 꿈과 낭만을 그리고 언제라도 달려가고 싶은 고대도시 로마의 아름다움을 우리들에게 선사하지. 살아가면서 삶의 피곤함을 잠시라도 잊고 낭만 속에 젖어보는 것도 아름답지.
아울러 <로마의 휴일>은 완벽하게 잘 만든 영화야. 연출, 로케, 연기, 음악, 미술, 편집 등 그 모든 것들이 완벽한 로맨틱 코메디의 정수인 영화지. <티파니에서의 아침을>과 함께 로맨틱영화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지. 하나의 영화 사조의 모델같은 영화, 그 자체만도 좋은 영화지.
영화를 볼 때 항상 영화를 하나의 대상으로 여기고 늘 남의 얘기, 또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로만 보는가? 한번씩 자신이 그 영화의 주인공으로 투사되어 있다고 생각해보지 않는가?
3. 마틴 스콜세스에 대하여 묻는 황규빈(한국외대)에게 보내는 글
미국학 전공하는 너는 미국 역사나 종교(청교도적 개신교), 프론티어 정신 등의 색다른 해석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스콜세스(지)가 꼭 그런 쪽으로만 간 것은 아니고..........일단 그의 영화들은 그 쟝르가 복잡하다. 대체로 복잡한 도시 뒷골목에서 인간의 강박적인 욕망과 폭력, 충동을 매개로 하여 결국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 찾기로 크게 특징지워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 아는 <갱스 오브 뉴욕>이나 <예수의 마지막 유혹>은 그의 작품 중에서 일종의 실패작들인데, 그의 영화들 중 대표작들은 다른 곳에 있지. 마틴 스콜세스하면 바로 지저분하고 복잡한 도시의 뒷골목을 떠올릴 것이고, 그 뒷골목은 이태리계 미국인 청년들이 범죄와 폭력으로 삶을 소비하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곳일 수도 있고(비열한 거리), 또 도시 속을 유령처럼 떠다니는 고독한 택시 운전사가 더러운 자들을 청소하려 총을 빼드는 곳일 수도 있다(택시 드라이버). 아니면 멋진 갱을 꿈꾸는 소년이 부푼 가슴으로 범죄를 시작하는 곳일 수도 있고(좋은 친구들), 실패한 권투 챔피언이 술집 쇼를 마치고 나오다가 갈라 선 동생을 보는 곳일 수도 있다(성난 황소). 이런 영화들이 스콜세스의 대표작들이지.
그러다가도 전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멋진 영화들이 나타나는데...........<순수의 시대>, 뒷골목으로 통칭되던 스콜세스의 공간은 갑자기 19세기 뉴욕의 귀족사회로 자리를 옮기고.......이것은 우리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 그가 과거에 탐구하던 공간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공간으로 들어가 귀족사회의 단순한 묘사를 넘어서 귀족사회의 복식과 풍습. 음식들을 지나치도록 꼼꼼하게 표현하여 전혀 달라진 변신을 보이기도 하고 급기야............
이제는 그도 초조했는지 완전히 변태가 되어서 그가 얘기하던 주요 이야기들을 완전히 바꾸어 뉴욕의 피 비린내 나는 역사를 얘기하면서 자기가 살아온 뉴욕을 과찬하고(갱스 오브 뉴욕)......아마 이것은 양분된 미국 영화계(뉴욕파와 LA파)에서 뉴욕파의 보스로써 LA파와의 차별화를 나타내며(그들은 항상 LA파들에게 흥행에서 뒤졌거든...... 내 개인적으로는 마틴 스콜세지, 올리버 스톤, 우디 앨런 등의 뉴욕파 감독들을 싫어한다. 그들의 영화는 일단 재미가 없는 편이다.) 이제는 거부 하워드 휴즈와 그 주변의 여인들의 얘기도 들추어 내고(에이비에이터)......하는 더 다양해진 변신을 보이는데, 아마 이것은 그 답지 않게 한번도 타지 못한 오스카상을 의식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아카데미는 여전히 그를 거부한다. <갱스 오브 뉴욕>은 <시카고>에게 완패하고, <에이비에이터>는 <밀리언달러베이비>에게 지고..... 대중성을 거부하고 늘 이탈리안다운 비미국적인 요소들을 풍기며 타협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 개인적으로는 그의 영화 중 대표작으로 분류되는 작품 말고도 훌륭한 영화들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카지노>이다. 샤론 스톤의 명연기는 과거의 이미지 문제로 매도 당하기도 하지만.........그러다 금년에 결국 아카데미는 스콜세지의 손을 들어 주었다. 내가 볼 때는 금년의 세계 최고의 영화는 아무래도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와 <바벨>같다. 그러나 아카데미는 지금까지 찬란한 업적을 쌓았던 스콜세지에게 좀 떨어지는 영화 <디파티드>로 그에게 영광을 안겼다. 그렇다고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억울해 할 건 없다. 그도 얼마 전에 크게 나은 작품도 아닌 <밀리언달러베이비>로 스콜세지에게서 상을 빼앗아 갔기에....
4. 오스 야스지로에 대해서 묻는 서병기(한양대)에게 답변함
오스 야스지로...........일본이 배출한 세계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 중의 하나지. 일본영화를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린 감독 중의 한명이야. 오스 야스지로, 미조구찌 겐조, 구로자와 아끼라.......등은 일본 최고의 감독들이지. 그 뒤를 잇는 사람들이 이마무라 쇼헤이, 기타노 다케시 등이지.
오스 야스지로....<동경이야기>가 그의 대표작인데 세계 100대 명화에도 들어가지. 그는 평생 53편의 다작을 만들었는데 35년동안 영화계의 주류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일본 최고의 영화사 쇼치쿠의 간판 감독이었지. 오히려 그가 쇼치쿠의 전설을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 영화계 주류에 있으면서도 그는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자신만의 개성을 자랑했는데 오스의 위대함이라고 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그만의 엄정한 형식미로 의미를 비추는 방식에 있었지. 그는 자신의 영화 속에서 삶의 과정 중에 느끼는 기쁨과 고통을 생생하게 드러내 주기로 유명하지.
어려서 영화광이었던 그는 20살에 쇼치쿠사의 카메라 조수로 일하면서 영화 인생을 시작했고 데뷔작은 <참회의 칼> 이라는 시대극이었지만, 그 후 몇 년 동안 오스에게 당대의 유망한 영화감독으로서 명성을 선사한 것은 주로 대학 생활과 공장 노동자에 대한 난센스 코미디였다고 한다. 직장을 잃은 후 거리를 헤매는 한 결혼한 월급장이에 대한 코미디 영화인 <동경의 합창>은 오스의 출세작이란다.
이후로 오스는 자신의 테크닉을 점점 정련화하면서 세대 차, 가족 내에서의 죽음, 혼인 문제, 실직 등과 같은 소수의 가족 상황에 더욱 더 초점을 맞추게 된다. 유머와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관찰을 잘 융합한 <태어나기는 했지만>은 이런 맥락에서, 오스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힌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전형적인 오스적 세계는 정확하게는 <만춘>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로 오스는 심지어는 자신의 영화들을 리메이크하기도 하면서 거의 변함 없이 동일한 상황, 동일한 세계로 귀착하는데, 자기 딸이 결혼하길 바라는 홀로 된 아버지와 아버지를 떠나지 않으려는 딸의 이야기를 그린 <만춘>은 그런 오스적 세계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작품이었지. 그만의 색깔을 지닌 그의 전성기의 영화들....<맥추>, <동경 이야기>, <조춘>, <꽁치의 맛> 등의 영화들에서 오스는 거의 같은 이야기를 변주해갔다. 그 '빈약한' 이야기는 오스의 손에서 인간들이 사랑과 헌신, 존경과 체념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의 표출로 바뀌었고, 오스는 그것을 자신만의 독특한 금욕주의적인 형식미로 이루어내고 있지.
오스는 비교적 이른 60세에 죽었는데 그의 죽음이 그의 영화적인 세계를 소멸케 했다고 말할 순 없어. 지금도 영화학도들은 오스의 세계를 파헤치려는 비평들을 계속하고 있고 할리우드가 아니라 범세계적으로 빔 벤더스, 짐 자무시 등의 후대 감독들이 그의 영향을 전수받고 있다고 하지. 가만히 보면 대만의 이안, 뉴욕의 우디 앨런, 한국의 박철수 등도 그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지.
그의 <동경이야기>가 얼마나 유명한 영화냐하면 최근 英 브리티시필름 매거진에서 선정한 세계 10대 명화를 보면 1. 좋은 친구들, 2. 현기증, 3. 죠스, 4. 파이트 클럽, 5. 대부2, 6. 시민 케인, 7. 동경이야기, 8. 스타워스-제국의 역습, 9. 반지의 제왕 3부작, 10. His Girl Friday..................이지. <동경이야기>의 영화적 작품성의 위상을 말해주지. 알았냐?
5. 이원중(UC San Diego)의 전쟁영화 평을 보고..........
<Saving private Ryan>, <The Thin Red Line>............같은 시대에 나왔던 같은 전쟁영화를 비교하고 있는데, 너무나 평을 잘했다. 기립 박수! 짝짝짝! 그러나 너의 평도 결국 네 관점에 머무르고 만다. 스티븐스필버그와 테렌스 맬릭의 관점이 다르듯 그것도 네 관점이다. 이원중! 기독교도인 너 주변에 항상 있었고 잡다하게 논했던 종교와 신의 문제, 그리고 신과 나의 문제.........이런 것들은 지금까지 너를 수없이 괴롭혔을 것이다. 그래서 너는 형이상학을 말하는 Thin Red Line으로 가고 말았다.
<라이언일병 구하기>는 아군과 적군을 선과 악으로 뚜렷하게 구별하고 영웅 만들기에 집착한다고 보아 수준이 낮고, <신 레드라인>은 non-heroism에 선악 이원론적인 구도가 아니고 또 철학적인 이야기한다고 더 좋은 영화다 라고 말하는 것은 여전히 유치하다. 어찌보면 그것은 <역마차>는 수준 낮고 <하이눈>은 수준 높다와 같다. 그 보다 <라이언일병 구하기>가 좋은 것은 전반부의 realism도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어디까지나 작품 전반적으로 하나의 모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1명을 구하기 위해서 우리 8명을 목숨을 바쳐야 합니까?에서 제시되는 모랄이다. 옳지않음에도 실행하여야하는 군대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은 인간들에게 어떤 식으로 바람직한건가? 그리고 그런 일들은 그 상황을 당한 사람들에게 과연 필연인가? 하는 문제지. 이 영화의 단점은 히로이즘이나 편견을 가진 선악구도가 아니라, 뒷 부분의 상업성과 신파조 내용이다. 즉 필요없는 것들이 붙었다는 거지. 그게 미 서부지역 영화들의 특징이지만, 그래서 우리가 좋아하는 것이고.........
<신 레드라인>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내 개인적으로도 전자보다 더 휼륭한 영화다. 물론 내 관점이지. 모랄을 제시하는 것보다 삶의 더 근본적인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지. 전쟁을 이야기하고 우리는 왜 이런 상황에 끌려나왔는가? 왜 사람들은 다른 복장을 하고 서로 죽이려 하는가? 과연 어느 쪽이 선이고 악인가? 이런 지옥같은 상황에서 하나님은 과연 존재하는가? 그러면 하나님이 바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이게 철학이다. 나는 이 영화가 더 좋다.
두 영화는 단편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고 다 훌륭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영화를 볼 때 비쥬얼한 면을 감각하면서 그저 즐기는 것으로는 뒤가 개운치가 않다. 뭔가를 얘기하고, 세상 속에서 흔히 존재하는 부조리에 관해서 항상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고, 아니면 그런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라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을 가질 수 있으니까. 자 세계시민 이원중! 글은 간단하게 올린다만 참조하기를.......... 물론 나의 주관적인 관점이다. 악평을 받는 <어둠속의 댄서>를 내가 격찬하듯이. 다시 한번 너의 수준 높은 평에 박수를 보낸다.
6. 리들리 스코트는 훌륭한 감독인가?........박진우(고려대)가 던진 질문
미국영화 중에는 애국심을 강조하는 그런 류의 영화들이 많지. 최근 영화 중 그런 식으로 가장 지겨운 영화는, <패트리어트: 늪속의 여우>.........멜 깁슨이 나왔나? 아유! 지겨워. 보다가 shut out..........아마 <인디펜던스데이>도 만들었지. 미국으로 보면 그 나라 독립군 자손인가? 최근에 나온 리들리 스코트의 <블랙 호크 다운>도 그런 영화인가? 내 곧 보고 얘기할게.
리들리 스코트 영화는 항상 기발하다. 오락성과 작품성을 항상 같이 가지고 간다. 때로는 가볍지만 때로는 재기가 번득이고..........그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비주얼리스트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블레이드 러너>: 빛과 어둠의 공간 미학, 묵시론적 미래상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선보임./ <에일리언>: 디스토피아적 세계상을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프로이트적인 관점의 우주괴물, 여성에 대한 재인식은 그의 강인한 여성상에 대한 집착, 페미니즘이라는 또 다른 면을 보여줌./ <지아이 제인>, <델마와 루이스>에서 보여지는 여성상이 위의 그 것임./ <리젠드>: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역시 화려한 비주얼을 실험한 소품으로 신화적 시대의 비주얼한 감각을 엿볼 수 있음./ <듀얼리스트>: 나폴레옹 시대의 결투과정을 다룬 작품으로 감독에게는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의 영광이 주어짐./ <블랙 레인>: 일본 애니메이션 작가들에게서 가장 큰 호응을 얻었으며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 기동대>를 탄생시키는 모태가 된 작품임./ <글래디에이터>: 오스카상을 5개나 휩쓸었고, <한니발>은 작품성은 떨어지나 흥행에 대성공함.......... 그런데 갑자기 왠 전쟁영화? 그도 드디어 애국자가 되고 싶은가? 무덤으로 들어가고 싶은 모양이지?
7. 권재환(영남대)이 물은 <마리이야기>에 대한 답변
응,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는 미지의 소녀 마리와 외딴 어촌마을에 사는 12살 소년 남우의 사랑을 그린 감성작이지. 국제 영화제에 출품하는 등 제법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성강 감독이 연출하고 클래식 기타의 권위자 이병우씨가 음악을 맡아 특이한 애니메이션 작품이 되었다. 이병헌, 배종옥, 안성기 등 의 익숙한 목소리와 2D와 3D의 자연스런 어울림은 수준급이다. 특히 파스텔 톤의 몽환적인 분위기는 기존의 작품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독특한 아름다움을 제시한다.
단점인 밋밋한 캐릭터와 잔디를 미끄러지거나, 하늘을 날 때의 어색한 동작쯤은 환상적인 상상의 세계와 정겨운 어촌 마을의 사실적인 표현에 가려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마리이야기는 묵직한 무게감 때문에 만화영화가 관객에게 줄 수 있는 웃음과 행복감을 듬뿍 안겨주지 못한다. 이는 젊은 성인을 목표로 했다지만, 소재와 스토리는 다분히 소년소녀 취향이고, 성인을 위한 동화라지만, 어린이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상업적 배려라는 형편 때문으로 여겨진다.
결과적으로, 연속되는 긴장 탓으로 생긴 무거운 진지함은 관객의 감동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특이하고 완성도가 대단히 높은 수준급의 애니 작품이다. 네가 원하는 내용이 이거면 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