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답사 28＞ : 충북 옥천 ‘부소담악’ & '옥천읍내'

[흐르는 등불]

충북 옥천, <부소담악> & 옥천 읍내

1. 충북 옥천에는 정지용의 ‘향수’ 느낌같이 신비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장소가 있다. 이틀간의 빡센(?) ‘걷기’를 마치고 휴식을 겸해 그 곳을 찾았다. ‘부소담악’, 이름이 주는 묘연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대청호 줄기의 입구 쪽에서 보면 이곳의 특별함을 확인할 수 없다. ‘뱃사람’의 광고처럼 배를 타고 반대쪽으로 가야만 ‘부소담악’의 온전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풍경으로도 알려진 ‘부소담악’의 특별함은 연이어 연결된 바위들의 열병이다. 멀리서 이 곳을 보면 나무들과 어울어진 작은 바위섬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대청호가 만들어지면서 바위들이 물에 잠겨서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흐르는 물 중간에 만들어진 특이한 장면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날카롭게 뻗은 바위들은 강인함과 도도함을 내뿜고 있다. 누구든 편하게 접근할 수 없으면서도 그것이 지닌 힘에 대한 경탄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다.

이 바위섬들은 연결되어있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연결되어 있는 둘레길이기도 하다. 바위섬 사이를 작은 물줄기가 막고 있고 거센 동작과 날카로운 거부감을 통해 접근을 허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것을 뚫고 올라가면 충분한 매력과 환희를 맞보게 하는 도전을 제공한다. 문득 출발점에서 멈췄다. 가파른 바위들의 공간 속에서 쉽게 길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이틀 간의 탐사가 피로를 소환했고 발목의 시큰거림이 힘겨운 바위 길의 어려움을 자극했다. 앞서 두 사람의 탐방객이 힘겹게 바위 오르는 모습도 도전의 의욕보단 위험을 감지하게 만든다. 이번에는 시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체적, 정서적 ‘무리’는 항상 원하지 않는 결과를 수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간 두 사람의 탐방객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들에게 들은 후일담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란 것, 시간은 약30분 소요되지만 매우 위험한 코스라는 이야기였다. 한 사람의 독행은 위험을 동반할 수 있기에 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멀리서 연이어 서있는 ‘병풍바위’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시도하지 않은 아쉬움은 언젠가 다시 좋은 컨디션으로 이곳을 방문하게 만들 것이다. 그때에는 상큼하고 가벼운 동작으로 바위 사이를 넘나들 것이다. 시간의 흐름은 몸의 유연성을 줄이고 근력의 강도를 약화시키겠지만 인간의 노력은 때론 상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도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싶기도 하다.

2. 옥천 읍내

옥천 읍내를 걸었다. 지역의 중심지를 걷는다는 것은 그 지역의 핵심적 분위기를 이해하는 작업이다. 지방 도시들의 중심지는 대부분 비슷하지만 그 유사함 속에서도 차이가 발견된다. 어제 걸었던 ‘영동’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공간이 많았고, 단양은 강물 따라 직선 방향으로 중심지가 형성된 반면에, ‘옥천’은 응집된 모습으로 중요 관공서나 민간시설들이 연결되어 있었다. ‘옥천’이 주는 정겨움은 군청 옆에 그려진 ‘옥천’의 명소(둔주봉 한반도와 부소담악)벽화와 옥천성당의 단순하면서도 깊이있는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1950년대에 만들어졌다던 성당은 ‘성당’이 갖는 평화로움과 위안을 지녔으며 높은 장소에서 옥천의 시가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다. 지방도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시선이다.

[보보]

발목의 시큰거림이 힘겨운 바위 길의 어려움을 자극!!!
쉬는 것이 무조건 걷는 것보다 더 필요한 때일지도... 몸의 신호!!!

[보보]

쉬면서 '향수'에 귀를 씻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