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구
(Friend, Freund, Ami, Amigo, Amico)
'친구'라는 말은 참 듣기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인'이란 단어보다도 느낌이 더 좋은 것 같구요. ;‘친구’라는 뜻의 범위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더군요. ;어떤 사람은 뜻을 굉장히 좁게 써서 친한 사이에만 친구라는 말을 쓰고, 그 외에는 ‘동기’나 ‘같은 학번’ 등등의 다른 말을 쓰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꽤 넓게 써서 친한 선배나 후배까지도 친구라고 말하기도 하더라구요. 어쨌든 이번에는 '친구'를 주제어로 잡아봤습니니다.
영어로는 friend, 너무 쉬운 단어죠? 그러면 이 단어는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중세로 올라가봐도 역시 friend가 나오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영어에서는는 freond라는 단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독어를 하신분은 가운데 모음이 변한 것, 즉 eo > ie의 변화를 쉽게 알 수 있을 실 겁니다. 흔히 말하는 움라우트인데요, 독어에서 geben의 3인칭이 gibt가 되고 Wort의 복수형이 Wörter가 되는 것이 이러한 움라우트의 예입니다. 즉 e > i, o > ö (영어에서는 > e) 처럼 모음의 소리나는 위치가 모음 i를 닮아가는 것이죠. 그런데 이 freond가 -nd로 끝난 것은 원래는 현재분사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 영어의 현재분사의 어미는 -ing이니까 잘 상상이 안 되겠지만 예전에 영어에 있었던 분사어미는 -nd였습니다. 여기서도 독어의 도움을 받아서 설명하자면, bringen 'bring'의 현재분사는 bringend입니다. 독어는 옛날의 분사어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거든요. 불어에서도 똑같지는 않더라도 분사어미가 비슷합니다. Parler 'speak'의 현재분사는 parlant, -nt가 분사어미이지요. 그러면 지금 영어의 -ing는 어디에서 온 것이냐는 의문이 생기는데, 그건 저도 모릅니다. 앞으로 배우게 되면 알려드릴께요.
Friend가 현재분사의 어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원이 되는 동사가 있다는 말이겠죠? 그 동사는 freon이라는 단어인데 뜻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 뜻은 '자유롭게 하다'란 뜻으로 영어의 free가 여기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뜻은 '사랑하다'입니다. '사랑하다'와 '자유롭게 하다'는 서로 뜻이 통하나 봅니다. 그러면 이제 freond의 원래 뜻이 뭐였는지 아시겠죠? '친구'란 다름아닌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친구'와 '사랑'과 '자유'… 글쎄요,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독일어의 Freund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겠네요. 영어와 똑같습니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고대영어의freon '사랑하다'에 반대말에 해당하는 fion '미워하다'도 현대영어에 그 분사형태를 남겨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설명했던 대로 fion을 현재분사로 만들면 fiond가 되고, 움라우트를 거치면 현대영어의 fiend를 얻게됩니다. 지금은 '악마'란 뜻으로 쓰이지만 원래 뜻은 '미워하는 사람' 혹은 '적'의 뜻으로 쓰였던 단어입니다. 독어의 Feind 가 '적', '악마'의 뜻으로 모두 쓰이는 걸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쯤 이야기가 지루해졌을테니까 로망스어 계통에는 짧게 설명하겠습니다. 불어의 ami, 스페인어의 amigo, 그리고 이태리어의 amico는 모두 라틴어 amicus에서 나온 단어들이며 '사랑하다'란 뜻의 동사 amare (불어의 aimer, 스페인어의 amar, 이태리어의 amare)의 파생어입니다. 로망스어 쪽도 게르만어에서처럼 '사랑하다'에서 '친구'란 단어가 나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이것은 인도유럽어에서 공통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데요, 헬라어(고대그리스어)에서도 친구를 뜻하는 philos란 단어도 '사랑하다' philein에서 나왔답니다. 헬라어 어간 philo-가 '사랑하다'란 뜻이라는 건 자주 들었을 겁니다.
;am- ‘사랑’에 관련된 영어단어
amity: 친선
amiable: 상냥한
amicable: 우호적인
;philo- ‘사랑’에 관련된 영어단어
philosophy: 철학 (love of wisdom)
philanthropy: 박애 (love of mankind)
Francophile: 프랑스편을 드는 사람 (lover of 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