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요?
어제는 천안 친구네 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만나면 애들처럼 떠들고 요란 합니다.
집안이 들썩거리는 웃음소리가 새나옵니다.
지나온 얘기...이집 저집의 때묻지않은 솔직한
얘기에 특히 자지러진 요란한 웃음이 나옵니다.
참 자주도 만나는 친구들이지만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 온몸으로 들어옵니다.
역시 어릴적 얘기...동심의 마음이 가득한
친구들의 만남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한참 좋은 시간에 핸드폰이 울리더군요.
“아빠....수영장에서 지금 나왔어..”
“나...술한잔 했는데...나가도 괜찮을까?”
“그럼...걸어갈게...”
“아냐...나갈테니...수영장에서 집쪽으로 걸어오고 있으렴”
요즘 딸녀석은 수영장에....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수능 끝나고 교대로 학교 확정되면서 녀석은
하고 싶었던 일들을 실컷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종이접기로 집이며...노틀담 사원,동물들를 만들며
방구석이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엄마에게 많은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죠.
“그래...넌 천상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만들기하는 작품을 보면 미술에 소질이
있는 것 같고....
엊그제는 퇴근길에 집으로 들어가는데...
어디선가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정말로 오랜만에 저희집에서 들리는 피아노
소리였습니다.
집에서 부부 둘만 살다가 딸녀석의 등장은
가끔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삶의 활력소 역할을 단단히 하는 것만은
확실하더군요.
친구네 집에서 나와 녀석이 다니는 수영장
으로 달려나갔습니다.
낮에만 같아도 걸어 다니라고 하겠는데...
밤길이라 태워서 집으로 모시고 와야 할 것 같았습니다.
요즘엔 가장 귀한 우리집 손님이거든요.
차에 타자마자 하는 녀석의 말....
“아빠....나한데...많이 투자해야되”
“뭘...투자해....”
“오늘 이화여대 들어간 친구를 만났는데...
입학금 등록금...오백만원이 들어간대...
그런데...난 한학기 등록금이 이십만원 정도이니...“
“그래...그런 널 키운 재미로 요즘 난 산다.”
사실...
요즘 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시작한 직장생활이 매일 늦은시간 퇴근이고...
젊은 사람들 틈바귀에서 알랑한 자존심을 지켜야
하고...
이런 제조업 회사생활이 지겹다고 자주 느끼지만
삶의 활력소를 주는 가장 큰 건 뭘까하고 생각하죠.
이렇게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서 식사하고
떠들고 놀러다니는 재미?
일요일 집사람과 산에 올라서 맑은공기 마시며
심호홉하며 자연과 함게하는 재미?
분명 그런 재미도 삶의 활력소가 되곤합니다.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자식이 부모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집안의 분위기를 예술적으로 만드는 딸녀석의
묘기에 더욱더 삶의 의욕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참...오늘은 초등학교 친구들 만나는날....
그곳에 가면 또 다른 삶의 의욕이 넘쳐날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