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주앵이의 이야기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 아직도 관심을 끈을 놓지 않고 계시는 극소수의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3편으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로.. ㅎ
주앵이의 베트남 여행일기 (1)
주앵이의 베트남 여행일기 (2)
(아침음료 CF처럼 나온 Nhung의 사진.. ㅎ)
지난 편에서 Huy네 집에 전격 방문한 제가 수모 아닌 수모를 당하고 미녀 삼총사 Nhung, Thao, Y와 함께 무이네로 여행을 떠났었지요. Thao의 감기가 심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도 계속 몸이 좋지 않았습니다. 환자를 위해 저희는 호텔에서 조금 떨어진 베트남 아주머니의 노점상에서 쌀국수를 사 와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픈 건 Thao인데 사진에 있는 것은 Nhung이네요. 왜 그럴까~~요? 정답은 Nhung이 더 이쁘니까!!... 가 아니라, 저 당시 Thao의 사진도 찍었지만 그게 너무 기력없는 환자처럼 나온 사진이라 어느 새 자기가 지워버렸더라구요. ㅋㅋ 아픈 모습은 남들에게 별로 보이고 싶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인가 봅니다.
약국에서 약을 사서 Thao에게 먹이고 나서 우리는 오후 2시 버스를 타고 Nhung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어디를 여행하든 그곳에 살고있는 현지인의 집에서 묵는 것을 가장 선호하는데요.. 그 이유는 그 사람과도 더 친해질 수도 있고 현지 음식과 생활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데다가.. 호텔비도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이 자리를 빌어서, 여행기간 동안 저에게 기꺼이 잠자리를 내어 준 따뜻한 베트남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Xin cam on! ㅋㅋㅋ 아무튼 이번에는 Nhung네 집으로 고고씽~~!!!
(무이네 hen gap lai~~!)
버스를 타기 전에 그래도 유명한 무이네 해변을 떠나기가 아쉬워서 잠깐 바닷가를 거닐었는데 그 넓은 백사장에 우리 일행을 제외하면 몽~~~땅 다!! 백인 관광객들이더라구요. 아주 그냥 백인 남녀노소가 총집합했던데.. 그 이질적인 광경 때문인지 마지막까지도 무이네 바다를 제대로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없지요. 무이네 안녕!
(휴게소에서.. 웃는 것 같지만 정말 아파 보이는 Thao와 큰 얼굴크기를 자랑하고 있는 Y ㅋㅋㅋ)
하지만 전화위복이라 했던가요? 버스를 타고 몇 시간이 흘러 도착한 Nhung의 집(자취집이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사는 집이요)은 정말 좋았습니다. ^^ 부모님이 작은 가게를 하고 계셨고 그 가게 뒤로 지어진 Nhung의 집은 넓고 깔끔한 것이, 거짓말 좀 보태서 고대 그리스의 신전(?)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무이네의 호텔에서 썩 편치 못하게 지내다가 이곳으로 오니 정말 편안하고 기분이 좋더라구요.
(Nhung의 집입니다. 기둥들이 예사롭지 않죠? ^^)
잠깐 화제를 돌려서, 베트남에서의 제 재미난 별명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구요. 평화캠프 첫날에 처음 만난 베트남 친구들은 절더러 '농부'라고 했습니다. 베트남의 따가운 햇살을 피하고자 저는 밀짚모자 같은 것을 쓰고 있었고 지금 아맙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Vu가 저를 보더니 어디서 들었는지 농부 같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저는 충격에 휩싸일 뻔 했으나...!! 실은 제가 별로 신경쓰는 성격이 아닌데다가 피부색도 검은 편이고 밀짚모자까지 쓰고 있었으니 그럴 만 하다고 여겼죠 뭐. ^^
하지만 캠프 내내 제 별명은 "HERO" 였습니다. 왜냐구요? 저는 영웅이었으니까요.
... 물론 인정하기 힘드실 것을 압니다. 농담이고요 ㅋㅋ 사실 별명이 어떻게 생겼는고 하니, 캠프 때 우리는 베트남 남쪽에 있는 호치민에서 중부 지방으로 이동하느라 정말 오랫동안 버스를 타야 했습니다. 그 긴 시간동안 친구들과 대화를 참 많이 했었는데요, 그 중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는 Thuy라는 친구와 영어로 대화를 하다가.. 제 짧은 영어로 대화를 하자니 자꾸 허세만 떨게 되었어요. ㅋㅋ 그러다 '내가 최고'니 '나는 영웅hero'이니 하는 허세아닌 허세를 떨었는데.. 당시 캠프의 베트남 팀 카메라맨이던 huy가 그걸 듣고 '너가 hero면 나는 super hero다' 라고 하며 끼어들었고 우리는 그걸 별명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 캠프 내내 제가 hero 라고 불렸으니까 영웅 맞지요? ㅋㅋㅋ 우기면 다 됩니다.
또 있어요. 제 성이 '허'씨다 보니 (영어표기는 Heo로 합니다) 공교롭게도 베트남어로 '돼지'라는 뜻을 가진 '헤오'와 철자가 같더군요. 그래서 캠프 때도 그걸 가지고 재밌게 농담하다가, 제가 이번 여행을 와서는 편의상 저 자신을 아예 Heo로 소개를 하고 다녔습니다. ㅋㅋ 귀여운(!) 동물인 '돼지'라는 뜻도 좋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이라 예전부터 좋아하는 별명이었거든요. 어찌 되었건 저는 베트남 여행 내내 '주앵이'가 아닌 '헤오'로 불렸다는 것을 기억하시면서~ 아래 사진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
(네, Heo와 Heo입니다. ㅋㅋㅋ네, 돼지 인형보다 제가 압도적으로 깜찍합니다)
(앞으로도 여러 돼지들이 소개될 겁니다 ㅎㅎ)
아참, Nhung네 집에 도착해서 저희는 Nhung의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정말 맛있는 음식들을 맛있게 먹고 인근의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Thao는 주사를 맞았지요. 그래도 의사선생님께 진찰을 받으니 마음이 좀 놓이더라구요. ^^ 다시 돌아온 저희 넷은 카드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놀다가 좀 일찍 자기로 했습니다. 저는 거실에 있는 그물침대에 누워서 베트남 모기들과 벗하며 또 일기를 썼지요. 기특하게도 ㅋㅋㅋ
(Nhung의 집에서 먹은 맛나는 아침밥)
(설거지계의 아이돌 Heo 입니다. ㅋㅋㅋ)
다음 날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고 저희는 자전거를 타고 인근에 있는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이제 막 개장한 공원이었는데 상당히 잘 꾸며 놓았더라구요. 아쉽지만 제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아서 사진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사진도 동영상도 많이 찍고 놀았는데... ㅋㅋ 기회가 되면 Thao에게 요청을 해서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다시 호치민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Nhung의 가족들과 사진도 찍고, 가족분들 모두 정말 따뜻하게 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떠나기 전에 Nhung의 언니와 함께 ㅋㅋ 제 얼굴이 큰 것이 맞습니다)
호치민에 도착해서 저는 굿윌로 향했습니다. 모기는 무척 많지만 제 베트남 여행의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라 저는 굿윌 사무실을 많이 좋아합니다! ^^ 굿윌에서 잠깐 기다리니 그동안 참 만나기 어려웠던 Thuy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Thuy는 정말 외모만큼이나 똑소리나고 야무진 친구인데요 캠프 때 잘 지냈던지라 베트남에 와서도 참 보고 싶었는데 무척 바쁜 것 같았어요. 알고보니 Thuy는 올해 말에 결혼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사가!! ^^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Thuy의 이야기대로라면 결혼상대도 참 좋은 사람 같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축하해 Thuy ㅋㅋㅋ 결혼식 때 갈수 있으면 좋으련만!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가 또 다른 친구인 Diep의 퇴근시간에 맞춰 해산물 요리를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호치민에서 먹은 해산물 요리들은 아직도 기억이 많이 납니다. 한국에서는 맛보기도 힘든 여러가지 조개들과 해산물들을 독특한 베트남식 요리로 양껏! 먹을 수 있었거든요. ㅋㅋ Diep, Thuy와 함께 먹은 해산물 요리만 5가지가 넘으니 말 다했지요. 아 진짜 맛있었습니다. 보고 싶었던 친구들과 함께 먹었던 베트남 요리들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캠프 때 '작은 거인'이라 불리운 사나이.. Diep ㅋㅋ 형이지만 거의 영어로 대화했기 때문에 그런거 없습니다 ㅋㅋ)
(음식들을 앞에 두고 위풍당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Orange Heo ㅋㅋㅋ)
(약혼을 앞두고 다소 초췌해진(?) Thuy양. ㅋㅋㅋ 실물보다 사진이 잘 안나오는 친구 중 하나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Diep이 잠깐 집에 다녀오는 동안 Thuy와 저는 쇼핑몰 안에 있는 게임센터에서 오락하고 볼링도 쳤습니다. ㅋㅋ 한바탕 게임을 하고 나서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는데 역시 영어로 대화해야 해서 힘들긴 했습니다. Thuy와 헤어지고, 다시 돌아온 Diep과 저는 굿윌에서 같이 자기로 했습니다. 제가 굿윌에서 묵는 내내 베트남 친구들이 멀쩡한 집을 두고 저와 함께 잠을 자기 위해 일부러 오곤 했는데요, 이날은 굿윌의 Ngan 누나와 함께 셋이서 맥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ㅋㅋ 근처에 있는 시장에서 안주도 사 오고 한바탕 술을 마셨는데.. 웬만한 한국사람 이상으로 한국어를 잘하는 Ngan 누나와 대화를 나누는 게 너무 편하고 좋았습니다.
(술안주로 먹은 음식인데.. 새우에 돼지고기 같은 걸 말아서 구운 요리입니다. 맛있어요 !!)
사실 많은 베트남 친구들이 한국학과에 다니고 있어서 한국어 의사소통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제가 뭔가 말을 하려면 여러 가지를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었거든요. 복잡하고 빠르게 말하기보다는 친구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고려하면서 말하려고 꽤 신경을 썼습니다. ^^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국어가 훌륭한 Ngan 누나와 대화하는 게 편한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니까!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Ngan 누나랑은 성격도 비슷한 점이 있었고 잘 맞아서 캠프 때도 잘 지냈었거든요. ㅋㅋ 게다가 내일 점심밥을 만들어 주겠답니다! Ngan 특유의 카리스마 뒤에 숨겨진 따뜻한 배려를 아는 사람은 이 누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ㅋㅋ
그리고 다음 날 아침부터 빨래를 하고 나서, 저의 매니저인 Nhung과 Thao와 함께 벤탐시장에 쇼핑하러 갔습니다. Thao가 탁월한 솜씨로 흥정을 해 줘서 저렴하게 좋은 선물거리들을 살 수 있었습니다. 이날 생일이었던 Vu도 이곳으로 합류해서 함께 구경하다가 커피를 사서 굿윌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Ngan 누나가 점심을 해 주기로 해서 우리는 망고와 파인애플 그리고 콜라 같은 것들을 샀지요.
(벤탐시장에서.. Nhung이 지워달라고 요청한 사진입니다. ㅋㅋ 네 안 지웠습니다. 귀엽죠? ㅋㅋ 뒤에 Vu도 보이네요)
도착해 보니 Ngan 누나가 김치찌개며 닭고기 요리, 나물무침까지.. 맛있는 음식을 잔뜩 해 놓았습니다. ㅋㅋ 기분이 정말 좋더군요. ㅎㅎ 다같이 밥상을 차리는데 Thao가 가져오던 밥냄비의 손잡이가 갑자기 툭 떨어지면서 밥을 몽땅 쏟아버렸습니다. 그래도 다시 주섬주섬 담아서(!) 맛있게 먹었어요. ㅋㅋ Ngan 누나의 음식솜씨는 여전했습니다.
(또 먹고싶은 그 음식들과 또다시 등장한 설거지계의 아이돌 ㅋㅋ Orange Heo)
이 뒤의 이야기들은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주앵이의 여행일기 4편에서 만나요!
첫댓글 오~ 재미있다. 갈수록 이야기가 재미있어 지는 것 같아요. ㅋㅋ 아이고 타오가 그렇게 심하게 아팠는 줄은 몰랐네용. 이야기 올려줘서 너무 고마워요 주영씨! 아니... Heo 오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