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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적어놓고 보니 그럴듯하네요 ^^;
홍콩와서 첫째주.. 홍한 분들께 주저리하며 댓글과 함께 많은 도움을 받았던 커트니입니다 ^^
앞서에서도 이야기 드렸듯... 저는 초딩때부터 홍콩영화 홀릭이었답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직전의 영화부터 그 이후까지 모두 섭렵할정도로 광이었고,
어릴적 비행기 한번 타보지 못했던 저의 소원은 '홍콩 가보는것' 이었습니다
그게 벌써 20여년전 이야기네요.. 이후 해외에 나갈일도 많았고 홍콩에도 휴가때 한두번 온적은 있지만, 이번엔 작정하고 살아보려고 왔어요 ^^
별다른 이유없이 한달간 머무는 것은 대략 돈낭비라고 생각했기에 이곳에 있는 영어 랭귀지 어학원에 4주를 등록, 학원에 나가 영어공부도 신경을 썼지요..
그래서인지 처음 도착했을때 어버버대던 제가 막판에는 통역부탁하는 외국인 친구가 생길 정도로 회화 좀 됐습니다.. (그렇다고 절대 저 영어 잘하는거 아닙니다 ㅠㅠ)
광동어도 일이삼, 미안해요, 알겠어요, 고마워요 당신이뻐, 비싸다, 싸게좀 해주삼,, 머 이런정도는 간간이 들리고 말할수 있겠더라구요..
혹시 요 영화 아시나요? 탕웨이 장학우 주연의 '크로싱 헤네시'
영화는 그닥 재미없어요 ^^;; 헤네시로드를 사이에 두고 왔다갔다 하면서 선본 남녀가 정을 쌓아가는 이야기가 주스토리이고, 재미없어서 망한 영화입니다.
영화속에서 그나마 좀 재미있던건, 둘이 자주 만나던 음식점에서 갑자기 나타난 인도인 점원이 이후로도 간간이 갑자기 신비하게 등장해서 장학우와 관객의 흥미를 아주 약간 돋우긴 하는데요, 저는 그래도 홍콩서민들의 일상을 바로 옆에서 보는듯한, 그리고 쉼없이 들려오는 광동어와 탕웨이의 매력에 흠뻑빠져 참 재밌게 보았답니다...
그리고 이곳은 바로
이곳에예요 호놀루루 커피숍..탕웨이와 장학우가 만나곤 했던 그 곳... 완짜이역 A4출구로 나가셔서 나가자마자 오른쪽으로 30초 걸어나가면 보입니다. 가게 바로 오른쪽에는 빵가게가 있어요, 저는 빵을 보느라 정신이 팔려 처음에 지나쳤는데, 다시와보니 크로싱헤네시 포스터가 붙어있더군요
가격도 무지싼데, 밥값은 30불정도 생각하심 됩니다..
영화속에서 탕웨이가 즐겨마시던 밀크티도 있구요
단 화장실이 지저분하다는 것이 단점,, 홍콩 서민음식점을 사랑하시는 분이면 이곳도 좋아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요건 저와 같이 가신 분이 밀크티 주문하는 모습 살짝 찍은것.. 영화 '크로싱 헤네시'에선 밀크티 주문하는게 미스테리한 인도인과의 만남의 시발점이 되기에, 영화생각이 나서 살짝 찍었습니다, 여기서 파는 프렌치토스트.. 홍콩에서 파는 맛난 음식 리스트에도 있어요..
달고 맛나고.. 값싸고.. 암턴 여행가시는 분이건 사시는 분이건 꼭 한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가게 안에도 크로싱 헤네시 찍었다는 증거로, 포스터가 많이 붙어있고 외부에도 붙어있기에 찾기가 쉬워요
자~~ 다음은 여러분들이 젤 궁금해 하시는 '보복기념관' 가기입니다
지하철 노선도에서 Sha Tin 역을 찾으세요...파란색노선입니다..
그런데 센트럴에서 가면 한시간 걸려요.. 노선갈아타는데도 시간이 걸리는데다, 이 파란노선이 거의 기차처럼 생겨서, 한정거정이 무척 길답니다..암튼 전 고생 무지했습니다
두번이나 갔걸랑요.. 처음갔더니 5시좀 넘어서 도착해서 못들어가게 해서.. 담날 또 갔습니다
-_-;;; (의지의 한국인이죠..) 여긴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여니까 꼭 참고하세요...
암튼.. 사틴역에서 내리셔서 B출구로 나오시면 길은 좌우, 두개로 나뉘어 집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셔야 해요.. 뭐 출구에서도 왼쪽을 바라보면 동그스름한 이케아 건물이 보이긴 합니다 혹시나 해서 가까이서 찍어봤는데, 바로 이곳입니다
이곳 앞에서 왼쪽으로 꺾으셔서 약 3분정도만 올라가면 바로 보복기념관입니다
혼잡한 도심과는 다르게,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위치해있고 바로 뒤에는 산이 보입니다
그러나 내부는..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네요
보복기념관 안에서는 스님들이 많으셔서 그런지.. 염불소리가 끊이지 않아요..
추모객은 의외로 많지 않답니다.. 혼잡스런 홍콩 도심에서 이런곳에 오시면
여기가 홍콩인가 하실거예요
이곳이 보복기념관 입구입니다...그러니까 왼쪽으로 오시다, 이케아를 보시고 다시 왼쪽으로 꺾어서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오시면 이 입구를 볼수가 있어요, 물론 추모객은 주차장을 통해 대부분 들어가지요..그러니까 입구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곳에는 관리자와 스님들, 무덤 이곳저곳을 정리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전부인데 그분들 숫자가 추모객보다 훨씬 많아요.. 그래서인지 다들 친절하시고, 영어하시는 분도 생각외로 많답니다
참고로 우리 장국영님 위패는 715번인데, 숫자를 알고 가셔야해요.. 아무리 레슬리 장..레슬리 장해도 잘 모르실테니까요...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큰 곳이라, 715번 위패를 가기위해선 에스컬레이터를 타야하는데 전 그걸몰라서 걸어올라갔답니다 ㅠ ㅠ
이곳엔 매점이 없어요.. 단지 꽃을 파는 곳 딱 한군데가 있는데 그곳에 물어보셔도 되구요
영어는 그닥 잘 모르시는 듯하지만...
일단 안에 들어가면 이런 불상들이 곳곳에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듯, 모셔져 있답니다
여기저기 많아요
들어가자마자 시작되는 입구쪽에선 이렇게
탑과 올라가는 길을 찾을수가 있겠는데요 저기 중앙탑 보이시죠? 제가 고 장국영 위패가 모셔진 자리에서 저 탑을 오른편에 보았으니 왼쪽 친구가 나려오는 길이 아닌 오른쪽으로 쭈욱 따라 올라가시면 좀 가까워지실겁니다.. 이거 생각보다 설명드리기가 넘 곤란하네요.. 미로찾기인지라
그냥 일하시는 아주머니들한테 번호 보여드리면 데려다 주시거나 하실거예요
이곳에 그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자리입니다. 이날엔 저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저와 레슬리 둘이서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네요 ^^;;
장국영 위패 옆에는 두분 위패가 더 있었는데 그분들은 생전에 가까웠던 나문과 심전하라는 분이라고 해요
위패아래에는 저렇게 숫자가 세겨져 있는데, 절대 해깔리지 마세요 저건 윗분들 위패 숫자구요
고 장국영님 위패는 715번입니다
이 사진은 정확히 장국영님 위패 자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2003년도 만우절.. 생을 마감한 장국영님 이곳에서 8년여간 저렇게 하늘과 도심, 산을 바라보며 쉬고 계셨대요..
이 사진은 위패 바깥쪽에서 찍은 사진입니다...사진이 좀 짤렸으나 왼쪽에는 산이 하나 있답니다..
바로 요 산입니다.. 산이름이 아마 보복산일거예요... 그래서 보복기념관이거든요...
그리 높진 않지만 아담하고 참 편안한 느낌을 주는 산입니다
한 이삼십분여간 레슬리와 저. 이렇게 둘만 있었을 거예요
"저는 중학시절, 패왕별희란 작품을 보고 처음 당신을 사랑했더랍니다. 그리고 당신을 많은 곳에서 만났죠,, 어머니를 만났음에도 모른척하는 어머니를 뒤로한채 걸어가던, 발없는 새 아비(저의 아버지와 같았던 아비의 친어머니의 행동 때문에 많이 공감했어요), 홍콩의 반대쪽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양조위를 귀찮게 하고 자주 울리던 게이청년, 귀신과 사랑에 빠지는 순수하고 착한 선비, 공중전화박스에서 죽어가며 막 태어난 아들을 그리워하던 경찰, 한 여자를 사랑했지만 고지식해서 사랑한단 말을 하지않아 사랑하는 이를 형수로 맞이하고 그녀의 죽음까지 받아들여야 했던 외로운 킬러, 늑대소녀를 사랑하고, 나중에 흰머리로 변한 그녀를 위해 20년간을 천일봉에서 기다린 로맨티스트, 말광량이 소녀를 가수로 성공시키며 결국 사랑에 빠지고 마는 시니컬하면서도 마음 따뜻한 작곡가.. 당신은 내게 있어 절대 상처주지 않을.. 다정한 눈빛을 가진 유일한 연인이었습니다.. 당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그렇게 떠나고 난 뒤 사람들이 아비의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발없는 새는 평생 날아다니다 단한번 땅에 내려오는데 그게 바로 죽을때라는 아비정전의 대사를 인용해, 당신을 발없는 새에 많이들 비유했지요.. 심지어 그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까지.. 하지만 나는 당신이 발없는 새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당신과 당신의 따뜻한 영화를 많이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언제라도 앉아 쉴수 있을만큼 환영을 받을만한 사람이었던 당신은 덕이 많이 사람이었습니다...
어차피 죽음은 누구에게라도 찾아오는것. 저도 죽음은 피할 수 없답니다..
따스한 영화들로 사람들에게 온기와 평화, 사랑의 마음을 나누어 주면서, 많은 일을 해서인지
하느님은 좀더 일찍 쉬라고, 그게 아니라면 당신이 너무도 매력적인 사람이어서 당신을 좀더 곁에 일찍두고 싶어서 당신을 일찍 데려가신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에겐 당신을 빛나게한 두다리가 있었을거라고 생각해요...그래서 당신은 다리가 없이 떨어진게 아니라 더 높이 올라가 있을거라고 그렇게 믿었습니다.
친구가 제게 물었어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 갔을때 당신이 떨어진 위치, 그런것까지 조사해오지 않았냐고.. 전 그냥.. 당신이 마지막으로 세상에 머물렀던 그곳에 그냥 한번 가서 당신의 넋을 다시한번 위로해주고 싶었던 것일뿐이었지요..
떠났던 그날이 다시한번 떠오릅니다.. 아직 대학생이었던 저는 소주한잔에 영화들을 떠올리며 참 가슴이 아팠드랬죠...
만우절이라 거짓말이니 어쩌니 했지만, 전 그냥 믿었습니다.. 어차피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거니까요.. 하지만 오늘, 당신이 있는 곳을 보니 참 편안해 보여 안심이 됩니다..
항상 편안하시길... 생에 처음으로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고마웠어요..내 젊은시절과 함께 해줘서.... "
고 장국영과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만남을 뒤로한채 내려오는데, 자그마한 정자와 호수가 보였습니다
그안에서 한가롭게 헤엄치는 금붕어와, 다리가 어우러진 풍경이 신선마을에 온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금붕어떼 노니는 모습이 참 예뻐요...
정자에서 쉬는 스님들 모습도 참 인상깊고...
시간 되시는 날 꼭 한번 방문 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엔 음악얘기 해드릴게요 ^^
ps. 좀 늦은감이 있지만 한홍님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요건 보복기념관 인증샷입니다~
보이시죠? 715번 위패입니다
소심대마왕이라 제얼굴은 패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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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운이 많은 글 감사합니다
아~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잠시 고인 생각을 했었습니다... 음악이야기도 기다리고 있을께요~ 감사합니다^^
녹턴님 지니님 댓글 감사해요~ ^^ 사진용량 팍줄여서 인증샷 살짝 놓고 갑니다 715 위패 숫자 꼭 기억해 주세요~
처음 알았네요, 보복기념관. 한번 가봐야겠어요. 자세한 설명 감사해요
매번 이케아만 갔었는데, 이번 주말에 가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나중에 알게됐는데, 고인 사진 찍는거 아니라네요 전 엄청 많이 찍었는데.. 고인에 대한 예의 문제보단.. 영혼이 사진을 찍은 사람에게 따라 붙는다 해서, 홍콩 사람들은 안찍는다 해요 저는 몰랐는데.. 하지만 레슬리 장 영혼은 대환영입니다 ^^
재미 있게 쓰신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보복 기념관 가실 기회가 있으면...이 기념관 뒤쪽에 있는 <만불사>도 한번 들러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가시는 길은 기념관 정문 까지는 똑 같이 오셔서...오른쪽으로 <염정공사> 건물을 따라..뒤로 올라가는 방법과..왼쪽 으로 길로 올라가는 방법( 가시면 표지판이 있습니다.)이 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완전!ㅋ
세심한 부분까지...좋은 내용 감사해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