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봄소풍

[백마강]

그렇게 한바탕 얼씨구 하고 그냥 잘 수가 있을까요

어슬렁 어슬렁 등대까지 걸어도 보고

어디 맥주 한잔 마실 곳 없을까 헤메도 보았죠

2층 호프집은 각 방마다 문대신 커튼이 쳐져 있었는데 너무 야리꾸리한데 아닌가 했더니

볼수록 편안한 느낌의 동네 호프였어요

몇몇 테이블에 이곳 주민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고, 우리 멤버는 하나 둘 모이다 보니 방 안이 가득찼습니다

무슨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물론 별 쓰잘데기 없는 소소한 이야기들이겠죠.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런 움직임과 변두리 동네같은 이런 분위기 참 좋습니다.

기운빼고 멍하니 있다가 채수일님 한마디씩 하시면 다들 뒤집어지고...

완도 앞바다

일찍 잠이 깨었습니다.

사우나를 하러 가신 분들도 있고,

저는 카메라 달랑 들고 산책을 합니다

동백이...

이런 웃고 있는 꽃이라니!

이브자리에 풀이 먹여져 있어서 그 촉감이 얼마나 시원했는지요

어릴 적 엄마가 풀먹인 요를 다디미질 하는 저녁이면 사방에서 귀뚜라미가 같이 울었어요.

밤은 깊고, 다디미 방망이 소리는 마루를 울리고,

며칠 후면 시원하고, 빳빳한 이불의 새 잠자리가 생겼지요.

완도에서 배를 타고 보길도로 들어갑니다.

보길도에는 윤선도 고택과 산 위의 정자, 자갈해변으로 유명한 예송리를 가게 됩니다.

이 배 였었나요?  일부 사람들은 바람을 피해 선실로 내려가 있기도 했는데

보길도에서 내리는줄도 모르고 그냥 주무시는 분이 있었던 거예요^^

수일님~~! 수일님~~! 떠나가는 배를 향해 애타게 소리쳐 보았지만 

떠난 배는 노유도를 거쳐 다시 돌아온다고 하네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주변이 너무 조용한지라 좀 낌새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설마 두고 내리기야 하겠어 하며 눈을 뜨지 않으셨지요.

그 설마가 그렇다니까요...

영 이상하다 싶어 한쪽 눈을 살며시 떠 보니 주변에 모르는 아지메들뿐 아는 이가 안보이더래요

어라? 이럴리가 없는데?

두 눈을 번쩍 뜨고 살펴보았지만, 배는 이미 망망대해를 향해 가고 있었죠

핸드폰 없었으면, 지갑 없었으면 완전 낭패였을텐데

다행이 둘 다 있었던거예요.

수일님은 '나 버린거 아니지?' '나 미워서 그런거 아니지?'라고 하셨을까요?ㅎㅎ

1시간 후 배는 다시 보길도로 들어오고

윤선도의 고택 앞에서 우리는 그를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