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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활동한 전석홍 전 장관, 서정적인 제7시집‘상수리나무 교실’펴내...농기구를 소재로 한 향토성과 인간애 담아내
상수리나무 아래서
너덧 살 꼬맹이
상수리를 줍는다 조막손으로
"다 주으면 안 돼 상수리"
"왜요"
"다람쥐도 먹고 살아야지"
"겨울 나야 하잖아 다람쥐도"
"그래 미안해 다람쥐야"
엄마는 으뜸가는
현장 선생님
아이는 세상의 착한 학생
상수리나무 교실이
가을 햇살
환하다
제7시집에 실린 '상수리나무 교실' 의 시구절이다. 이 시의 제목을 표지 타이틀로 했다.
전석홍 시인은 7시집에 고향의 정서를 앞전 시집에 이어 정서를 애틋하게 담아냈다. '상수리나무 교실, 어머니의 장독대, 오늘도 돈다 물레방아, 기(氣) 영암' 등 80여 편의 시(詩)가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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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나무 교실' 을 시집을 펴낸 전석홍 시인은 행정가와 정치가에서 문학인으로 변신한 작가이다. 그는 80세에 이르자 내 나이에도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는 듯이 어릴 적부터 글을 쓰기를 좋아했던 것이기에 인생 말년, 70세인 고희(古稀)에 접어들자 그가 꿈꾸어왔던 시를 짓게 됐다. 이제는 77세 희수(喜壽), 80세의 팔순(八旬)을 흘쩍 넘어 88세 미수(美壽)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내 뇌는 노쇠하지 않았다" 며 또렷또렷한 맑은 정신으로 의욕에 찬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전 시인은 90세 졸수(卒壽), 91세 망백(望百), 99세 백수(白壽)를 넘어 100세 상수(上壽)에도 집필을 하겠다고 한다.
상수리나무 교실 시집은 고향 영암에 더 다가서며 어릴 적 시절로 돌아가 86세에 이르러서 나온, 어느 시집보다 더 애틋함이 묻어난 행운의 번호를 얻은 7번 째의 시집이다. 7시집인 상수나무 교실에 살린 80여 편의 시들은 앞전 시집에 이어 고향에 관련된 것들이다. 고향에서 자라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더 샅샅이 뒤지고 먼 기억 속에 있었던 것들을 새롭게 복원하여 맛갈스럽고 정감있게 시(詩)로 승화시켰다.
1~6시집들은 독자들을 지식인으로 만들었다. 감성을 더 풍부하고 만들었으며 정서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줬다. 이 시집을 통해 고향을 더 생각하게 했고 문학을 더 가까이하게 해줬다. 잊혀져 가는 잊고 살았던 것들, 숨어버린 것들, 사라져버린 것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책 속에 담아놓은 시집에 독자들은 가슴이 찡하고 눈시울을 적실 정도로 '공감의 감동 그체' 라며 고마워했다.
전성홍 시인은 34년생으로 올해로 86세이다. 서호 장천리에서 태어나 장천국민학교까지 고향 영암에서 주로 지내다가 인근 목포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기 위해 유학을 가는 등 유소년시절과 청소년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와 서울대학교 문리학과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 한양대학교대학원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는 등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문학에 꿈을 꾸었던 그는 어릴 때부터 누가 지도하는 사람이 없었는데도 스스로 동요를 짓고 여러 소재로 이야기를 짓기도 하곤 했다. 중학교 때에는 문예반에 들어가 시를 쓰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시 공부를 했다. 그런 문학 소년이었지만 그는 서울로 유학생활을 하면서 그의 인생길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대학 이후 정치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는 바쁜 공직생활을 지내면서도 틈틈이 시를 쓰고 그 동안 쓴 시를 모아 2004년‘현대문예’시 부문‘담쟁이 넝쿨의 노래’로 당선돼 시단에 등단하게 된다. 전 시인의 정치인생을 끝내면서부터 정치생활로 미루었던 일을 본격적으로 시인으로서의 입문하게 된 것이다. 신작 시집,‘괜찮아 괜찮아’는 전석홍 시인의 일상적인 삶과 나라와 애국상을 담은 작품이 수록된 책이다.
전 시인은 어린 시절이 새록새록, 고향이 모락모락 100세 인생에 가까운 나이에도 그때 그 시절의 기억은 또렷하다.
학창시절의 추억, 독천장의 추억, 마을의 추억, 영암고을 추억과 풍경 그리고 풍속 등은 그의 머리에는 칩이 있는 듯 생생하게 저장되어있다. 옛 시절을 생각하면 할수록 기억은 더 새롭게 다가온다. 더 또렷하게 떠오른다. 방금 본 것처럼 생생하게 떠오르는 생각들은 생각에서 미소로 끝나지 않는다. 글로 이어지게 하며 자기만의 미소지움을 여러 사람들도 가슴 뛰게 해주고 있다.
▶정형시, 자유시, 산문시, 서정시, 서사시, 극시, 서경시, 순수시, 참여시, 주지시, 주의시◀
형식상, 내용상, 목적상, 경향상이든 인간의 시상이나 감정을 운(韻) 있는 언어로 표현한 시(詩)를 써내고 있다. 어떤 시는 '음악적 요소로, 회화적 요소로, 의미적 요소' 로 나름대로의 표현해내고 있다.
이번 제7시집 '상수리나무 교실' 은 은 본인의 주관적인 정서와 감정을 표현‘서정시(抒情詩)’이다. 읽으면 한 폭의 그림을 대한 듯 하는 느낌을 준다. 여기에 시의 사상과 정서(주제) 등의 의미적 요소도 함께 담겨져 있다.
표지를 장식한 '상수리나무 교실' 은 상수리를 대상으로 두고 제3인칭 인물을 등장시켜 일어난 일을 시로 읊어냈다. 상수리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참나무이다. 도토리나무와 함께 상수리나무는 산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상수리나무는 마을이나 집의 울타리나 정원(庭園) 식수용(植樹用)로서 자리하며 인간하고 가까이 하고 있다. 상수리 열매를 주워 묵을 써 먹거나 둥글게 잘 생긴 것을 골라 구슬치기 하는데 썼다. 상수리 열매는 도토리와 함께 사람은 물론 다람쥐의 요긴한 겨울식량이다.
상수리나무 교실은 전석홍 시인의 주관적 정서와 내적 세계를 드러낸 시이다. 하나의 문장들이 독립된 것이 아닌 서정적인 흐름으로 다루었다. 자아(自我)와 대상(對象) 사이의 대립(對立)이 없는 시인(詩人) 사이에 간격이 없다. 그래서 객관적 세계의 일이나 사건을 모두 자아 속에 흡수하여 내면화해 주관과 객관의 융합(融合)을 추구하고자 했다.
개인의 감정이나 정서를 주관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상수리나무 교실' 은 상수리 열매를 주우려는 아이와 상수리 열매를 주운 아이를 보고 아이에게 말을 건네는 엄마와의 대화를 다룬 회화적(繪畵的)이고 의미적(意味的)인 서정시이다. 어린 아이는 상수리 열매가 땅에 떨어져 있으니까 생각 없이 주워보려고 한다. 그걸 본 엄마는 애한테 상수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아이가 알게 되어 깨닫도록 해주고 있다. 상수리는 너의 노리개도 될 수 있지만 다람쥐의 밥도 되니 함부로 줍지 말라는 현장 가름침이다.
상수리 열매는 어린 아이에게는 구슬치기에 필요할 것이고 다람쥐에게는 일용양식으로 요긴할 것이다. 사람 또한 묵 반찬용으로 금상첨화다. 상수리의 필요성, 다양함은 어린아이를 훌륭하게 키우는 지식발전소다. 그런 의미 있는 장면을 시로 읊어내는 전 시인의 풍부한 문학적 감성을 보여주는 정감적인 반응의 정서적인 감응(感應)과 아름답게 승화시킨 예술적인 재치있는 시선(視線), 향토성과 인간애가 깃든 휴머니즘적(humanism的)인 서정시이다.
언어(言語) 예술인 시, 운율(韻律)이 있는 시, 생각과 느낌이 정서적(情緖的)으로 정화되어 나타난 시, 극도로 압축된 형식의 문학인 시, 미의 세계를 창조하여 예술적인 감동을 준 시 등에 대한 전석홍 시인은 그런 시의 특징을 잘 살려내고 있다.
현대문예로 등단한 전 시인은 첫 시집인‘담쟁이 넝쿨의 노래(2004.12.03)’에 이어 제2시집‘자운영 논둑길을 걸으며(2006.12.30)’, 제3시집‘내 이름과 수작을 걸다(2009.12.30)’, 제4시집‘시간 고속열차를 타고(2012.11.20)’, 제5시집‘괜찮아 괜찮아(2016.05.10)’, 제6시집‘원점에 서서(2018.12.30)’등의 다수의 시집을 펴낸데 이어서 2년 만에 이미 농가구열전으로 다뤘듯이 이번에도 80여 편의 시에 농기구에 관한 것들을 시구에 등장시키는‘상수리나무 교실(2021.01.02)’의 제7시집을 펴냈다. 물레방아, 호미, 쇠스랑, 삽, 곡괭이, 쟁기, 지게, 탈곡기 등 어린 시절 보았던 체험했던 각종 옛 농기구에 대한 향수를 담은 28편을‘농기구열전’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낸바 있는 그는 이번 시집에서도 농기구에 관한 36편의 시를‘속 농기구열전’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시 묶어 펴냈다.
전 시인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농촌에서 농기구는 하나의 농부, 신체 일부였으며 집안의 가족과 같았다고 여겼다. 농기구가 주는 우리 삶의 애환(哀歡)과 어떻게 얽혀지고 그 농기구들을 체험하면서 느끼고 고맙게 여긴 채 자라왔다고 그는 봤다.
전 시인은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이런 농기구들이 이제는 박물관의 진열품으로 역할과 자리가 바뀌게 되고 우리 농촌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우리의 시선과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아쉬워하며 시로 농기구의 혼과 역할을 정서적으로 담아냈다.
책 표지의 제목이 된‘상수리나무 교실’의 시는 호기심이 많은 순수한 어린 학생의 정서를 엿볼 수 있다. 그가 자랐던 시골농촌의 풍경과 정서를 시로 승화시켰다.
제1부 살얼음판 길(16편), 제2부 엄마 사랑(16편), 제3부 시간 경쟁(16편), 제4부 속 농기구열전(36편) 등으로 나누어 모두 84편의 시가 실려 있다.
제7시집에는
뒤란 양지바른 자리 고만고만한 장독들 어께 나란나란
저마다 넉넉한 품 안에 햇살
온기를 품어 된장 간장 폭폭 익혀내고
그 맛 샘을 사시사철 한 결 같이 간수해 준다
우리 집 음식 맛은 대대로 장독대에서 나오느니
어머니, 늘 뚜껑 열고 정겹게 말을 걸면서 손바닥으로
장독을 토닥토닥 쓰다듬어 주신다
‘어머니의 장독대’의 시심은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향수 끝에 나온 가슴에 피게 한 향수에 젖게 한 눈시울 적게 만든 서정시이디. 음식을 감칠맛나게 해준 장을 만들고 장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신 어머니를 떠오르며 어머니와 장독대에 관계를 봤던 일을 시로 압축했다.
세간짐을 짊어진
우리 할머니
보리 찧어 살림고개를 넘을 때
한을 담아 돌고 돌리던
저 물레방아, 쏟아지는 물소리가
그 시절을 일깨우고 날아간다
‘오늘도 돈다 물레방아’의 시구 중에 나온 시의 일부분이다. 고향의 풍경과 정서를 담아낸 생생기억에서 표현해낸 회화적인 시다. 수확한 곡식을 방아 찧기 위해 배고픔을 해결해주고자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오로지 식구둘을 위해 애쓰신 할머니의 마음을 그려냈다.
제7시집은 일상의 삶에서 조우(遭遇)하는 사연들이 진주알 목걸이처럼 엮어져 있다. 사연들은 정감어린 시어(詩語)로 그려냈다. 정은 토양이 되어 사랑의 꽃과 열매를 맺게 했고 정이 흐르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사랑이 피어나는 추억이 서린 곳에 대한 애잔함을 시로 다시 그 모습이 태어나게 했다.
전석홍 시인이 제7시집 상수리나무 교실은 도서출판 '시와 시학' 에서 발간했다. 제6시집‘원점에 서서’를 출간한지 2년 만에 어머님 품과 같은 고향은 전 시인의 뇌리에서 뛰쳐나와 한 권의 책으로써 역시 엮어냈다.
전 시인은 사춘기 시절부터 문학에 심취해온 문학 소년이었다. 문학 소년이 행정고시(13회)를 합격하여 공직에 입문하게 되면서 정계에 발을 디딘 후 '광산군수, 영광군수, 내무부 지방행정국장, 광주시장, 내무부 차관보, 전라남도지사, 국가보훈처 장관, 제15대 국회의원(전국구)' 을 역임했고 '여의도연구소 이사장 역임, 여의도연구원상임고문' 을 맡고 있다.
한편 전 시인의 국가관과 사명감, 충효정신과 인륜사상을 물러 받은 판사 출신 장녀 전주혜 의원(국민의 힘)이 4.15 총선에서 전국구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해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영암 서호 장천리의 전씨(천안전씨) 집성촌(엄길전씨)에서 태어난 전석홍 시인은 문학 소년의 꿈이 행정관으로 행정관은 오랜 정치에서 벗어나‘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난 죽지 않는다, 단지 늙었을 뿐이다’.‘시간은 우리가 늙었을 때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나무는 늙어서 해마다 꽃을 피운다’라는 것을 확인이라도 해주는 듯이 80세가 넘었지만 시인으로서의 이젠 3막 1장을 열어가고 있다.
농촌과 고향사랑을 담아 서호강 물안개 피어오르듯이 시를 써낸 전 시인은 소년시절 경험한 농촌 풍속(風俗)을 수놓듯 그려냈다. 농기구열전, 우리 문학사에 독보적인 시도로 보고 있다. 하나의 시리즈처럼 작가가 체험한 각종 농기구들을 소재로 하여 시로 승화시키는, 시에 그 혼을 담아내는, 시에 그 실상을 그려내는 농기구열전은 참신하면서 친근감을 갖게 해주고 있다.
사춘기 때부터 문학에 심취해온 전 시인은 공직의 길로 접어들어 큰 족적을 남기려는 생각이외는 그가 꿈꾸었던 시를 지은 정식적인 집필에는 몰두할 수는 없었다. 공직을 떠나고 난 후 그는 본격적인 집필활동에 임했다. 다소 늦은 편이었다. 그는 그럼에도‘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명언을 상기시키며 고령의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젊은 작가 못지않게 필을 들었다. 풍성한 감성과 시적 영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오롯한 문학세계를 추구한 채 힘찬 필력을 구사하며 화려하게 펼쳐오고 있다.
전 시인의 시 세계는 휴머니즘의 입각한 서정적인‘향토성(鄕土性)’이 짙게 갈려져있다. 또한 인의예지(仁義禮智)적인 인간애(人間愛)가 흐르고 있다. 그가 펴낸 제1시집에서부터 제6시집까지의 경향을 살펴보면 대체로‘향토성과 인간애’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근대시대의 시의 역할은 공공적인 감정 표출과 동시에 시대의 아픔을 은유적으로 내보여 독자의 마음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왔다.
전석홍 시인의 내용은 매우 인간적이면서도 현 시대에서 배제되고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향수(鄕愁)와 동감(同感)을 이끌어내는 힘으로 그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타고난 성질과 성품의 그가 태어나서부터 지니고 있는 본성(本性)이나 양식(良識), 감정(感情), 감각(感覺), 정서(情緖) 등의 지정의(知情意)를 가진 참된 인간으로서의 성정(性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시는 인간의 본성에서 잊혀 지면 가난해질 수 있는 감성의 영역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전 시인은‘시란 무엇인가’정의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시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간절함 같은 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며 그것을 도드라지게 하고 또렷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분주한 현 시대의 사람들은 수 없이 정체도 알 수 없는 감정과 생각들이 지나가는 통로만이 되고 있는데 그 중에 그 어떤 것을 머물게 하고 사유하고 마침내 또렷하게 해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시라고 정의한 것이다.
전 시인의 시의 언어들은 둥글둥글하고 반들반들하고 부들부들하다. 모가 나지 않아 접근하기가 쉽다. 푸석푸석하지가 않은 윤기가 남에 시선이 간다. 만져도 딱딱하지가 않아 부드러운 촉감에 마음이 끌린다. 항아리처럼 둥글게, 빨간 사과처럼 매끈 번들하게, 어머니의 고운 손길처럼 부드럽고 따스하게 한 시어(詩語)이다.
네모난 듯 남작하마다면 그건 마당의 정서일 게다. 반듯하지 못한 채 찌그러져있다면 그건 예술로 승화된 작품일 게다. 약간의 골이 생긴 건 동구 밭의 이랑이 아니겠는가한다.
순수한 속성을 가지고 있는 전 시인의 시(詩) 세계는 흙냄새가 풍겨나고 심지어 장독대의 항아리에 담아있는 구수한 된장 냄새도 나고 또한 안집과 함께한 외양간의 소똥 냄새도 나게 해주고 있다. 농촌들녘의 흙냄새 풀냄새는 더욱 풍겨날 듯하다. 농기구의 소리가 농부가(農夫歌)로 대신하리라본다. 시의 가사에 맞춰
작품에서 작가의 심성이 드러난다고 볼 때 온후한 성정(性情)이 느껴진다. 전 시인의 성정은 깊음이 있고 포근함이 있다. 때론 만지면 톡 터지는 봉선화 씨이기도 하다. 어느 가을날 길가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의 정겨움도 묻어날 듯싶다. 고향의 우물 샘처럼 맑고 깨끗한 물이 퍼 올리면 또 물이 차오르듯 시심(詩心)이 떠오른다는 전 시인의 시상력(詩想力)은 넘쳐나고 다분하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유소년 시절 겪은 농촌 풍속을 고향 사랑의 마음을 담아 시로 꽃피어낸 작품들이다. 오색실로 수(繡)를 놓듯이 한 땀 한 땀 엮었다. 한 땀의 비단지갑이라 할까 소중한 시들을 언제든지 다시 꺼낼 수 있게 꼬깃꼬깃 담아뒀다.
전 시인은 첫 시집‘담쟁이 넝쿨의 노래’에 이어‘자운영 논둑길을 걸으며’,‘내 이름과 수작을 걸다’,‘시간 고속열차를 타고’,‘괜찮아 괜찮아’,‘원점에 서서’와 이번 7시집인‘상수리나무 교실’등 많은 시집을 냈고 여전히 한 결 같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스테디셀러(Steady Seller)이자 독자들에게 읽고 마는 시가 아닌 긴‘여운(餘韻)’을 통해 틈을 갖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상수리나무 교실 시집의 80여 편 가운데 절반이 세상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통속적으로 건져 올린 시편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애틋하게 고향의 풍경을 읊어내고 있다. 그 가운데 수천 년간 농촌의 상징이자 삶의 일부인 농기구에 대한 애환(哀歡)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농기구열전이란 이름을 붙일 만큼 전 시인은 유독 농촌의 살림꾼인 농기구에 대해 애착을 많이 갖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미 28편을 시로써 발표했고 이번 제7시집에서도‘속 농기구열전’이란 이름으로 하여 32편을 새로 내놓았다. 전 시인이 농기구들을 시로 다룬 것을 읽어보게 되면 먼 옛날이야기로 기억에 남아 있는 것들이, 아련하고 희미한 고향이 선명하게 신기하게도 눈앞에 그 모습을 생생하게 보이게 한다. 잃어버렸던 물건을 찾은 듯 타임캡술을 다시 꺼내어보는 것 마냥
향토성이 짙은 전 시인의 시는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골냄새가 솔솔 풍기는 서정적(抒情的)인 장르로 독자들의 가슴을 파고들고 있다.
시골의 초가집, 토방, 아랫목, 장롱, 아궁이, 가마솥, 땔감나무, 외양간, 어미소와 송아지, 닭, 닭집, 오리, 돼지, 토끼, 강아지, 쟁기, 써레, 삽, 곡괭이, 긁괭이, 쇠스랑, 호미, 낫, 톱, 자귀, 도끼, 찍개, 긁개, 밀개, 지렛대, 거름대(포크), 지게, 수차, 용두레, 바지게, 갈퀴, 똥장군, 탈곡기, 소쿠리, 동구미(멱동구미), 멍석, 맷방석, 삼태기, 짚신, 똬리(또아리), 망태기, 닭둥우리, 달걀꾸러미, 가마니, 다래끼, 광주리, 키, 채, 조리, 말, 되, 홉, 항아리, 물레, 배틀, 가마니틀, 물레방아, 디딜방아, 절구통, 돌확, 맷돌, 다듬이, 다듬이방망이, 뒤웅박, 떡살과 다식판, 소반, 그릇, 접시, 호리병, 쟁반, 국자, 수저, 젓가락, 두레박, 갓, 대야, 횃대, 달구지, 장기판 등은 전형적인 농촌의 생활을 그려내는 전원풍경을 엿보게 한 농촌드라마를 그리는데 요긴한 세트였다. 우리는 이런 생활도구에 의해 편안한 삶을 누려왔다. 시골 풍습과 정서를 엿보게 한 도구들,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게 슬프다. 이런 현실을 시집에다 담아 둔 것은 시집이지만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한 역사적인 기록물이다.
전석홍 시인은 시집이라는 책으로 농촌드라마를 재현하고자 시(詩)나리오를 쓴 것이다.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보다 더 진한 상수리나무 교실은‘상수리나무 교실열렸네’교실에서의 요란소리,‘추억의 그 시절로 돌아가다’이다.
전 시인은 이 책을 통해 기억 속에조차 사라져가는‘추억을 더듬다’.‘추억을 그리다’.‘추억 속으로 빠지다’.‘추억을 살리다’.‘추억을 사랑하다’.‘추억을 이야기다’.‘추억을 쓰다’.‘추억을 보전하다’.‘추억을 간직하다’라는 전제하에‘추억을 시집하다’주제로 아련한 80년 전으로 돌아가며 고향 영암 서호 장천마을에 대한 추억을 더듬어보며 책 한권의 시와 시한편의 노래로 삶을 달래보는 심정으로 7시집을 펴냈다.
자신만의 섬세한 감성으로 토속적인 소재의 이야기들을 풀어낸 시문학세계에 새로움을 더한다. 고향의 정서를 끄집어내어 고향의 사진과 시인의 시인론(詩人論)을 역어 시인 특유의 따스한 시선과 깊이 있는 시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전 시인의 농기구열전은 시대 변천에 따라 사라져가는 재래 농기구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 농기구의 종류를 시 속에 표현했다.“그래 너는 내 눈에 사라지고 없지만, 내 머리에는 네가 그래도 존재하고 있어, 시에 너를 담아낼 정도로 그런 멋진 너야, 너는 나의 손곱친구였어, 너는 알까 나의 그리움을, 너는 부르면 다시 나타 나련지 싶다, 네가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구나, 너 본지 오래됐건만 아직도”하며 헛간에 방치하다시피 한 농기구를 책에 두었다.
시집해설을 쓴 이명재 평론가(중앙대 명예교수)는 전석홍 시인의 이러한 작업을 높이 평가했다. 이명재 평론가는“우리 문단에서는 농기구에 관한 일부에서 시를 쓴 것을 다소 보여주곤 하지만 전 시인처럼 연작시리즈로 한 농기구에 관련한 시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면서“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일로써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농기구를 대상으로 연작시를 쓴 바가 없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고 봤다.
시집에는 한 톨 한 톨 떨어져있는 상수리를 떠올리며 순수한 어린 학생의 자연 관찰을 통해 느끼며 알게 되는‘상수리나무 교실’, 어머니의 장독대, 오늘도 돈다 물레방아, 아침햇살을 받으며 모락모락 피어나는 서호강의 물안개를 떠오른‘기(氣) 영암’등의 시가 있다.
시집 말미에는 시인이 모락모락 김이 나는 밥을 짓는 부뚜막의 시간을 떠올리며 쓴 논밭 갈던 쟁기질 아버지, 콩밭 메다 허리 기억자 되신 어머니, 논두렁 밭두렁 풀 베다 이 빠진 낫 아저씨 등의 정서를 담은 독자들이 이 시집을 읽고 나서 생각을 나눈 우리 함께 농기구 시를 읽었어요, 시집 속 순우리말 공부, 농기구 이야기 등의 정서를 담은 시도 담았다.
전석홍 시인은 2004년 현대문예 시, 2013년 영랑시문학상 특별상 시간고속 열차를 타고, 2018년 현대문예 문학상 수상한 전 시인은 2004년 현대문예의 담쟁이 넝쿨의 노래로 당선되면서 첫 등단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담쟁이 넝쿨의 노래’에 이어‘자운영 논둑길을 걸으며’,‘내 이름과 수작을 걸다’,‘시간 고속열차를 타고’,‘괜찮아 괜찮아’,‘원점에 서서’와 이번 7시집인‘상수리나무 교실’등의 시집이 있으며 지역 개발과 방향성을 다룬 개발전략과 육성전략의‘소도읍개발론(박문각)’등이 있다.
전 시인은 2004년 현대문예의 첫 등단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해 첫 시집인 '담쟁이 넝쿨의 노래' 등 다수의 시집을 집필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광주시문인협회, 광주여류수필문학협회, 영암문인협회 회원' 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 시인이 펴낸 시집마다 고향사랑을 물씬 풍겨냈었다. 이번 7시집에서도 고향사랑이 물안개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서호강 물안개가 그랬듯이
신새벽 아지랑이같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기운
월출산 골짝골짝
하늘로 회오리쳐 솟아오른다
월출 영봉마다 기(氣)빛살 번뜩이며
낭주골 고을고을 스며들며
집집마다 사람마다 생기 넘치고
뿌리깊은 문화꽃 향기 풍겨난다
‘기(氣) 영암’의 시는 월출산의 솟은 기운을 표현한 시이다. 솟은 기운이 마을 속으로 스며들며 온 고을이 기로 인해 생기와 활력이 넘쳐난다는 기의 고장 영암임을 말해주고 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보고픔을 잊지 못하고 기억해내는 고향사랑이 춤을 춘다. 월출산 보인 마을 장천, 봉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의 너울너울 나는 나비인양
전석홍 시인의 활발한 문학 행보에 각별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이명재 평론가는“80대 중반의 인생 여정을 지낸 전 시인은 아직도 청년 버금가게 의욕적이다” 면서“행정가, 정치가에서 이제는 자유인으로서의 인생 3막 1장으로 문학동네에 귀의(歸依)한 내면의 지혜자인 노현자(老賢者) 원형, 즉 올드 와이즈 맨(old wise men) 같은 시인의 지혜로운 자태를 살펴볼 수 있다고 평가한다”며“향후 전 시인의 시 세계를 새롭게 써내려갈 그의 시상(詩想)에 있어서 괄목한 성취가 기다려지는 이유”라고 평론했다.
우리 인간은 정서적인 안정된 삶을 살고 싶어한다. 정서적(情緖的)인 분위기, 정서적인 공감대, 정서적인 생활을 추구하려고 노력한다. 어쩜 정서가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 또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분이나 분위기이기에 희로애락 같이 일시적으로 급격히 일어나는 감정으로 신체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정서에 어떠한 물체로 인한 강한 느김을 받았거나 추억을 남길 정도로 느끼게 해주었기에 우리는 그런 대상자에 대한 생각을 떠오르며 자신의 감정을 평온 상태로 유지하려고 한다. 그런 것을 통해 지식을 쌓아 지혜로운 삶을 영위하려고 한다.
서정적(抒情的)이란 '정서(情緖)를 듬뿍 담고 있는 것' 이라고 사전에는 쓰여져 있다. 영어로는 'lyrical' 이다. 아름답고 열정적인이라고 풀이했다. 운문과 산문이 결합한 서정적(a lyrical prosimetric text)인 글, 서정시는 자연이나 연애 등에 대한 자기 내면의 감정을 솔직하게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 글이다.
지식과 감성으로 독자의 공감을 일으키는 서정적 시, 전석홍 시인의 서정적인 시는 시인이 사는 현실을 시 속에 어떻게 건져 올리는가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과 만나게 된다. 어느 경우에 있어서나 시인은 자신의 현실을 내면으로 끌고 와서 서정적인 자아(自我)로 변용시켜 표출하고 있으며 그 모습 또한 다양하게 나타난다.
고향에서의 느꼈던 것들이 추억이 되고 기억으로 남게 되는 전석홍 시인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한, 독자와 함께 그 정서를 함께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일곱 번째 시집인 '상수리나무 교실' 을 펴냈다. 상수리나무 교실에 수록된 시들은 한편 한편마다 주옥 같은 시이다. 시집을 펼치면 먼 곳에 있던 고향이 바로 앞에 풍경화로 그려내게 한다. 시집에는 풍경, 풍속, 이야기 등의 우리가 봤던 느꼈던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시에 남겨져 있다. 내가 쓰고 싶었던 글들이 내 마음을 알고 있는 양 반갑게 집필되어 있다.
'알다. 보다. 느끼다. 담는다. 남긴다. 보여준다. 얻다. 주다. 간직하다. 생각하다. 기억하다. 값지게 여기다. 삶에 보태다. 인생을 멋지게 하다. 인생을 아름답게 꾸미다' 전 작가가 의도하고자 하는 작업이었으며 이 시집을 간직하며 내 삶의 정서(情緖), 내 안의 지식(知識)으로 삼아 살아가는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데 참참 요긴할 것 같다. 고향에 대한 기억이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더 새롭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행복으로 초대되는 삶의 정서를 낳게 한, 고향을 이 시집에서 찾아봤으면 한다.
우리가 경험했던 정서, 우리가 느껴봤던 정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정서, 우리가 그리워했던 정서, 우리가 찾고 싶었던 정서 그 물건이나 풍속이나 풍경이나 자연의 감성의 서정적인 것들을 이 시집을 통해 다시 한 번 떠오르며 소중하게 생각해 봤으면 한다. 영암의 서정, 이 시집은 말해주고 있다. 그 자연 속에 그 풍속에 살았던 것이 행복했노라고 졍겨웠노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리워하노라고
전석홍 시인은 시집을 일곱 번이나 펴낼 정도로 고향에 대한 기억들, 추억을 생각으로 끝나지 않고 시(詩)로 남겼다. 그리고 읽어볼 때마다 고향은 더 가까이 다가서며 그리움을 달래준다. 친구 간의 우애, 부모형제 간의 우애, 부모님에 대한 효도, 이웃 간의 정 그리고 사라지거나 잊고 있던 생활기구들과 고향의 숨결을 더 느껴보지 못한 것 등 못다하거나 생각에서 잠시 떠났던 것들을 시집으로 다시 불러들이며 그 아쉬움과 미안감을 고백하며 위안을 삼았으면 한다. 그리움을 달랬으면 한다.
전 시인이 지금까지 펴낸 시집을 보면 시집마다 테마적이다. 어느 시집은 고을 대상으로, 어느 시집은 들과 산을 대상으로, 어느 시집은 시장풍경을 대상으로, 어느 시집은 마을 풍속을 대상으로, 어느 시집은 농기구를 대상으로, 어느 시집은 생황상을 대상으로, 어느 시집은 마을사람들 대상으로, 어느 시집은 살아가는 이야기를 대상으로, 어느 시집은 전해온 설화를 대상으로, 어느 시집은 풍경 등 자연물을 대상으로 심지어 본인이 정계에서 체험하고 느껐던 것까지 '꺼내보기, 다시보기, 관계잇기, 끝말잇기, 연상하기, 연속나기, 흥미나기, 품어안기, 지식담기, 풍경담기' 이런 주제의 흐름으로 연속 기획물과 연속 출판물로 이어지게 하는 시리즈(series) 형식의 시집을 엮어 내고 있다. 다음 시집은 어떤게 나올까 궁금하게 만들고 있고 기대가 크게 갖게 하며 설레어지게 한다.
전 시인은 90세를 바라보고 있는 80대 중반을 갓 넘은 고령의 시인이다. 그는 왕성하게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군수, 도지사, 장관 등을 두루 역임하는 등의 진정한 행정가로서의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큰 족적을 남겼다. 또한 국회의원을 하면서도 정치계에서 역할을 충실히 했었다. 전 시인은 주어진 임무는 소홀하지 않았다. 책임과 의무를 다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섬심의 희생정신으로 헌신했었다.
정계를 떠난지가 오래됐지만 정년 퇴임 후의 또 다른 배트를 쥐고 문학이라는 그라운드에 섰다. 행정가, 정치가 그라운드에서 유감 없이 안타와 홈런을 치거나 도루를 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던 그다. 뚝심이라는 정신무장으로 뛰었던 그는 그 정신과 의지를 살려 배트를 잡았다. 야구 선수가 팬을 위해 실력을 보여주려고 열심히 뛰듯이 전 시인도 문학의 '배트(팬)' 를 불끈 쥔 채 '홈(원고지)' 에 들어섰다. 그일이 벌써 2004년 12월 3일에 첫 기쁨을 맛본 후 2021년 1월 2일로 일곱 번째 출전의 마무리를 했다. 독자들에게 문학의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나는 녹술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겠다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포기할 수 없는 의욕,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보여 주고 있는 이시대의 진정한 '시니어(Senior)' 이자 '프로(professional)' 다. 그는 많은 배움을 가진 박식가(博識家.Polymath)로서 여러 분야에 걸쳐 폭넓게 전문적 지식을 갖춘 르네상스형 인간으로 간주된 팔방미인의 네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처럼 만능인(萬能人)인 '호모 우니베르살리스(Homo Universalis)' 이다. 전석홍 시인의 멈추지 않는 출전 정신, 그는 영원한 현역(現役.Active Service)이다.
전석홍 시인의 영암 월출산 '큰바위얼굴(The Great Rock Face)' 이다. 큰바위얼굴에서 풍기는 근엄(謹嚴)함과 넉넉함과 온후(溫厚)함과 그리고 예지력(叡智力)과 신비(神秘)함을 갖춘 덕장(德將)의 용모를 지니고 있는 인품(人品)이 훌륭하다.
경기장의 전광판이 기록을 알려주듯이 전석홍 시인도 1시집부터 7시집(담쟁이 넝쿨의 노래, 자운영 논둑길을 걸으며, 내 이름과 수작을 걸다, 시간 고속열차를 타고, 괜찮아 괜찮아, 원점에 서서, 상수리나무 교실)까지의 펴낸 시집들은 전국 국,사립도서관, 각 대학도서관 및 기타 자치단체 시.군도서관 그리고 시중 서점가에 보관 및 열람 또는 판매를 통해 작가로서의 기록을 알려주고 있다.
스포츠에서 안타 및 홈런의 타율이 좋고 진출 및 점수를 많이 낸 야구 선수에게 MVP로 선정하듯이 서점가에서는 가장 열람 또는 판매 구독률이 높은 책을 '베스트셀러(Best Seller)' 라고 한다. 전석홍 시인의 시집들은 베스트셀러 대열에 어께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인기상승이다. 독자들은 고향이란 농촌의 풍경과 생활상 등 정서를 구구절절(句句節節)하게 너무나 잘 표현한, 멋 스럽고 정감있게 담아낸 아름다운 시로써의 잔잔한 감동을 주며 가슴에 파고 들고 있어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
보고 느꼈던 것들을 더 새롭게 하고 싶어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어서 반가움으로 다가서며 시집에 혼(魂)을 담았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집, 고향을 생각하게 한 시집, 시집마다 귀중하며 '가치성(價値性)' 이 뛰어나다. 간직하면 간직할수록 우리의 삶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질 것 같다.
길이 있으면 걸어 보고자 한다. 차로 가보든 걸어서 가보든 길을 따라 떠나보고 싶어 진다. 애틋한 정서가 서린 길이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정감을 주는 길이라면 시간이 걸려도 피곤해도 더 걸어보면서 추억을 쌓고 싶어 한다. 그렇듯이 마음 속 깊이 우러나는 감성으로 빠지고 싶고 또 파고 드는 유혹에 매료되고 싶은 정서가 담겨져 있는 시집이라면 그 시집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진다. 바로 전석홍 시인이 펴낸 시집이 그렇다.
잊고 살았던 고향. 관심에서 멀어진 풍경, 다시 느껴보지 못한 풍속 전석홍 시인은 해결해주고 있다. 시이지만 하나의 수필 냄새가 풍기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같은 역사서로써 "그때는 그랬지" , "고향은 이래" 이런 수식어로 궁금점을 풀어주거나 다시 기억하게 해주고 있다. 고향은 현격한 도시화로 우리의 삶에서 이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같은 먼 이야기로 남아버렸다. 누구나 고향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 고향 생각이 난 것은 고향에서의 그때 그시절에 강한 경험과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삶의 일부였기에 좋은 삶을 누리게 한 일이어서 세월이 흘러도 나이를 먹어도 고향을 그리워하고 잊지 못하고 있다.
고향은 지금 현대화로 인한 고령화로인한 생활환경이나 풍습이 많이 바꾸어 버렸다. 전통을 찾아볼 수 없는 고향의 환경이다. 1900년대만 봐도 고향 농촌 들녘에서는 소로 논을 가는 '쟁기질' 을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정겨운 풍경을 찾아볼 수가 없다. 쟁기질을 볼 수 없으니 소가 '써레질' 을 하는 것도 볼 수 없고 벼를 탈곡하기 위한 '홀태' 도 또한 볼 수 없는 농촌은 옛것을 감추었다. 발달된 시대의 변천에 따른 그런 농기구들을 치워 버렸다. 사라진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글에서라도 그 흔적과 모습을 남겨나야겠다며 보여주고 싶고 다시 떠오르게 해줘야하겠다면서 두고두고 간직하도록 생각하게 해주겠다는 심정으로 전석홍 시인은 '농촌을 담다. 고향을 생각하다' 라는 주제로 책으로 엮어냈다.
또한 고향의 환경 등 모습으로 사진이 아닌 이야기, 서정시로 담아내고 있다. 전 시인은 월출산이 자신이 성장하는데 큰 용기와 꿈을 주게 했고 야망을 키워줬는지 웅장함 속에 정기를 품어내고 있는 월출산을 대상으로 한 보고 느낀 것들을 시로 지어 담아내고 있다. '독천장 가는 길' 이런 시는 어릴 적 부모의 손을 잡고 장터구경을 하면서 좋아하고 신이난 채 그런 삶의 풍경을 보고서 꿈을 꾸는 독천장은 '꿈 발전소' 였다는 것을 그는 시로 엮어냈다. 전 시인은 '당신이 진심으로 그렇게 느끼고, 말하고, 행동하면 그렇게 된다(Realization=Vivid Dream)' 는 말처럼 시집을 통해 고향을 엿볼 수 있는, 고향에 온 것 같은, 다시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 사는 것 같은 회화적이면서 의미적인 서정시에 책갈피를 해봤으면 한다.
전 시인처럼 '꿈꾸는 다락방' 에 이 한 권 시집에서 '원하는 것을 보고 말하면 현실이 된다' 고 했듯이 시를 읽고 원하는 것, 이루고자하는 소망도 이루었으면 한다. 이 시집에서 가부좌를 튼 자세는 일체유심조(一體唯心造), 즉 모든 것을 오로지 마음이 만들어낸다는 뜻으로 하나의 눈은 원하는 것만 보게 되듯이 이 시집에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기쁜 일이 생겼으면 한다는 전석홍 시인의 바람이다.
어릴 적 황토길의 신작로를 고무신 신고 걸었던 삶이 있었다. 비가 오면 질퍽질퍽했던 황토길에서 우리는 뛰어놀며 흙 벅벅 된 옷에 꾸지람을 들었다. 돌아서 생각해 보면 철없는 아이였지만 얼굴엔 잔잔한 회심의 미소가 지어진다. 전석홍 시인이 집필한 시집을 펼쳐보면 그때 그런 장면들의 추억 속으로 다시 돌아가게 하며 내 얼굴엔 미소꽃을 피게 한다.
전 시인이 고향에서의 보고 느끼고 한 것들이 관찰 속에서 많은 영감을 주었듯이 시집 또한 독자에게 영감을 불어줄 것이다. 시를 통한 영감, 인생의 살아가는데 있어서 창조적인 일을 표출할 것이며 이 시집을 접하므로써 현재의 삶에서 더욱 유익하고 윤택한 삶을 영위할 것으로 본다.
전석홍 시인의 시집은 본인이 살면서 겪은 일들을 표현해낸 '자서전(自敍傳)' 에 가깝다. 그리고 생활풍속 등을 다룬 '문화서(文化書)' 이다. 또한 자연과 환경을 아름답게 그려보는 '예술서(藝術書)' 이다. 또한 시대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역사서(歷史書)' 이다. 또 하나는 자신이 몸담왔던 공직에 대한 경험담(經驗談)이라할까 보고 느낀 것에서 우러나오는 심정을 적어본 '기록서(記錄書)' 다. 또한 자신이 싸움에서 용감하게 활약하여 공을 세운 이야기의 무용담(武勇談)이라할까 도전하여 극복한 의지와 그 결과를 알려주는 현실을 이겨낸 '성공담(成功談)' 이다. 할머니가 옛날 옛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양 재미가 솔솔 풍기는 녹음해 놓은 것을 틀어보게 하는 'CD' 이기도 하다. 비디오처럼 비추어주는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같다. 여러 정황을 볼 때 가치성(價値性)을 느끼게 하는 이 시집에서의 부여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최근 7번째 시집,‘상수리나무 교실’을 발간(도서출판 시와 시학)한 시집은 서점가에서 정서를 잘 표현해낸 서정시로써 독자들한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주고 달래줄 만한 시집으로 가치가 있다는 평이다. 서점에서 정가 '1만원' 에 판매되고 있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