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등회(193회) 청계산 납회산행
[ 청계산을 본대와 반대쪽에서 올라간 사연 ]
일요일 아침, 산행 준비가 바빴다. 대충 배낭을 꾸리는데 엊저녁에 집사람이 오쿠에 달걀을 넣어 놓았기에 따끈한 맥반석계란은 챙겨 나올 수 있었다.
금년도 청계산 납회산행(納會山行)을 위하여 9시 30분까지 전철역에 모이기로 한 알림이 생각나서 집에서 8시에 출발하려고 했는데 꾸물거리다 보니 8시 20분이 되었다.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1층에 닿고 보니 선글라스도 못 챙기고 장갑을 빠뜨린 것도 생각났다. 그러나 다시 올라가서 챙겨 나오면 늦을까 싶어서 그냥 나가기로 했다. 오로지 9시 30분까지 청계산입구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인지에만 관심을 집중하면서 버스를 2구간 타고 구로디지털단지 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였고 다시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으로 환승하였다. 분명히 2번 출구라는 것을 기억하고 나갔는데 많은 등산객들 가운데 아는 친구들이 안 보인다. 아니 이것이 웬 시츄에이션? 2번 출구가 아닌가? 싶어서 핸드폰에 보내온 전희일 총무의 문자를 열어보니 ‘서울대공원역 2번 출구’란다. 아이쿠 이런!
얼른 김경배 전총무에게 연락하여 전후사정을 알리고 지금 청계산을 가운데 놓고 반대쪽에 도착해 있으니 나중에 중간에서 만나자고 했더니 분당팀이 청계산입구역에서 올라오기로 했으니 만나서 같이 오라고 했다. 염영철과 명진호에게 연락을 하니 정자역을 지나서 판교역으로 오고 있다고 했다. 분당친구들을 기다리면서 박용익에게 전화를 했더니 오후에 양재동의 회식장소로 오겠다고 한다. 무슨 일인가 물으니 늦어서 친구들이 기다릴까봐 먼저 올라가라고 그렇게 대답해 놓았다고 한다. ㅎㅎㅎ
분당 친구들이 도착한 뒤에는 부천에서 오고 있다는 한용희 동기회장을 한참 기다렸다. 신원마을에서 옥녀봉 방향으로 을라 가는데 산행 참가 경력이 적거나 서툰 여봉구, 전찬웅, 이진식, 임진규 등의 친구들이 얼마나 가야 하느냐, 이 길로 되돌아오느냐 등 걱정을 많이 한다. 능선에 올라서 보니 대공원쪽의 울타리 철망을 보강하여 곳곳의 개구멍을 막아 놓았다. 매바위쪽으로 오르다가 계곡으로 들어가는 샛길을 찾아 내려갔더니 예전의 삼각지 자리에 모여 간식을 먹고 있는 20여명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반가와 하면서 지리쌤이 우째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난리들이다.
사실은 어제 토요일에 아내와 함께 일산에 계신 장모님에게 찾아가 인사를 여쭙고 김장김치를 한통 전해 드렸다. 다시 외곽순환도로 사패산 터널을 이용하여 도봉산 아래 방학동의 누님댁에 가서 저녁을 얻어먹고 김장 김치를 한 상자 얻어 실었다. 또 그 가까이로 이사 온 여동생의 아파트를 방문해 축하해 주고 돌아왔다. 3곳을 돌아서 왔으니 밤이 늦었지만 무를 사와서 손질하고 절여 아내가 김장통을 갈무리 하는 일에 도움을 좀 준다고 설치다가 ‘응답하라1994‘ 13화를 못 봐서 새벽에 하는 재방송을 보고 3시 반이 넘어서 자게 되었다. 결국 잠을 설쳐 일요일 아침 산행 준비가 바빴던 것이다.
[ 서울대공원 뒤 계곡에서 신원마을로 넘다 ]
따끈한 맥반석계란을 나누어 주고 유영윤이 농사지어 쪄온 고구마와 보쌈, 시루떡과 감자떡, 김경배의 김밥과 쐬주, 명진호의 병천순대, 염영철의 보노수프, 신성철의 쌀국수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간식들을 나누어 먹을 수 있었다.
특히 김성오가 상금 1000만원을 지원한 총동창회의 ‘백농교육대상’에 대한 관심과 격려, 칭찬이 많았다. 한참 앉아서 먹고 떠들다가 보니 추워져서 모두 털고 일어나 자리를 정리하고 하산을 재촉하였다.
신원마을의 느티나무 아래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탈모에 대비하는 모발 관리에 대한 소키 김사장의 특강이 있었다. 샴푸는 적은 양을 쓰고 충분히 헹구어내야 한다. 린스는 걱정없이 써도 된다. 헤어드라이로 말리지 않는 것이 좋다. 드라이어를 쓴다면 찬바람으로 해야지 더운 바람은 피하라. 수건으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어내는 행위도 금물이다. 접은 수건으로 톡톡 두드려 주는 것으로 끝내야 한다. 등등 본인의 세발 및 관리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맛있게 먹고 선물도 받고 ]
양재동의 참나무바베큐집에서는 오리바베큐 요리에 쏘시지구이 안주로 각종 주류가 친구들의 우정에 버무려서 질펀하게 오고갔다. 특히 백등회로 통합되는 65산악회의 찬조금 75만원을 비롯하여 뜻있는 회원들의 찬조금으로 마련한 200만원 상당의 등산용품으로 이루어진 각종 선물을 나누어 주면서 계사년 한 해의 산행을 되돌아보고 마무리하였다.
일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즐거운 산행으로 백등회를 이끌어온 이환주 회장과 전희일 총무, 그리고 친구들 개개인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등산용품들을 고르고 골라 준비한 신성철 전회장의 노고가 돋보였다.
첫댓글 여가를 이용해서 건강 증진에 많은 투자를 하심은
노후를 행복하게 해 준답니다. fight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