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어느 날, 늘 가까운 지인 8명이 3박 4일로 떠난 제주도의 가을 여행.
늦은 오후 비행기가 이륙한 하늘의 붉은 노을을 보니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느낌
공항에서 가까운 어장군에 들려서 먹은 저녁
8시가 넘었으니 모두들 배가 고팠던 탓도 있지만 시래기나물과 묵은지 고등어조림,비싼 갈치도 한몫.ㅎ
라헨느골프텔에서 빔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다 잠을 청하고 아침으로 아메리칸스타일을 시켰는데 재작년에 비해 가격도
많이 올랐고(16,500원) 양도 많이 줄고(특히 소시지의 크기도 반으로 줄었음 ㅎ) 서비스도 시원찮아서 여행 중 아침을
여기서 먹기로 한 계획을 바꾸었다.
(여인회 송미경 회원님과 - 여인회 사랑해요!)
이튿날 에코랜드로 갔지요.
에코랜드는 30만평의 곶자왈 숲길을 기차여행 할 수 있는 곳인데 참 괜찮은 곳, 강추합니다.
곶자왈의 숲길을 달리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첫 환승역인 에코브릿역의 습지 다리도 건너고
이렇게 멋진 풍경과 산책로 등 환승 기차가 올 동안 둘러볼 곳이 많이 있지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꾸며진 미니어처 도시의 환승역도 있구요.
주위에는 억새길 산책로도 있답니다.
셰프라인 월드가 새로 생겼다기에 가 보았지요.
셰프라인 월드 안에 빙떡을 만들어서 먹는 체험 교실이 있어서 약간의 체험비를 내고 만들어서 먹었답니다.
메밀전병과 비슷한 맛이 나는데 메밀전을 부쳐서 무숙채를 넣어 돌돌 말아서 먹으면 되지요.
제주도에서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았던 음식으로 빙빙 돌려 만들었다고 해서 빙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동굴카페로 유명한 다희연을 찾았지요.
3층으로 된 다희연 박물관에는 차문화관, 전시품 판매장, 카페테리아, 레스토랑, 야외 공원으로 청정 녹차밭과
산책로가 있는 곳이다.
점심으로 돈까스와 해물뚝배기와 녹차비빔밥을 시켜서 나누어 먹고
곶자왈 동굴을 개조해서 만든 이색 동굴카페에서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시켜서 먹었는데 맛도 괜찮고
동굴안이라 그런지 카페가 시원하다.
이 다희연이 200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과 용암동굴계의 핵심인 거문오름(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자락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 영향으로 지하동굴이 있으며 동굴 천장을 이루는 암반 위 지상에 빗물이 고여 순결의 연못이 만들어 졌다네요. 제주에서는 암반을 '빌레'라고 하며 빌레에 형성된 연못을 빌레못 이라고 하는데 이 순결의 연못도 빌레못의 하나이지요.
순결의 연못에서 우리가 건넌 징검다리는 부부나 연인이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는 '사랑의 길'이라고 한답니다.
초록빛 녹차밭 주위로는 세계적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재현해 놓은 조형물을 곳곳에서 볼 수 있고
6만평의 친환경재배 녹차밭을 카트 투어도 할 수 있다.
와우!~~ 이 다희연 안에 녹차밭 배경으로 짚라인 체험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얼마나 재밌고 신나보이던지
손만 흔들며 응원을 했는데 다음에 가는 기회가 생기면 카트 투어와 이 짚라인을 해 보고 싶은 생각.
제주시 연동 수목원테마파크의 아이스뮤지엄을 갔습니다.
얼음으로 만든 예술작품들이 멋진 얼음나라 이지요.
버킷리스트 아트관도 있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버킷리스트는 죽기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을 가리키는 말로 죽다 라는 뜻으로 쓰이는 속어 '킥 더 버킷' 으로부터
만들어진 말이며 중세 시대 교수형을 집행하거나 자살을 할 때 올가미를 목에 두른 뒤 뒤집어 놓은 양동이(bucket)에
올라간 다음 양동이를 걷어참으로써 목을 맸는데 이로부터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이라는 말이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저녁에는 제주시 용담동 이어도횟집에서 지인으로부터 맛있는 회를 대접 받았다.
회는 몰론이고 한치, 전복, 전어구이까지 얼마나 푸짐하게 먹었는지 모른다.
저녁을 먹은 후에 도두 2동에 있는 무인카페 '노을언덕'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는데
바다가 보이는 야외 테라스에서 밤바다를 바라보면서 마셨던 커피맛에 운치가 참 근사했던 곳입니다.
다음날은 한라산 영실에서 윗세오름까지의 등산을 했구요.
단풍이 물드는 시월의 한라산 하늘도 산도 정말 아름답더이다.
한라산 등반 후 돌아오는 길에 신비의 도로를 잠깐 들려 돌아보고
제주시 연동 하눌소에서 흑돼지 모둠을 또 맛있게 먹고
얼마전에 문을 열었다는 노형동에 있는 시크릿테마파크를 찾았답니다.
성박물관과 러브랜드와 비슷한 곳이긴 한데 입장료를 내고 다닌 곳 중에 제일 우리들의 혹평을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셋째 밤을 보내고 여행 마지막 날 오전에 산굼부리 억새밭을 걸었는데 이 또한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흠뻑 느낄 수 있었던 곳.
북제주군 조천읍 함덕리에 있는 함덕해수욕장을 갔지요.
에메랄드 바다빛이 참으로 예뻤던 해변, 고운 모래사장을 걷는 감촉도 잠시 비행기 시간을 맞추기 위해 오래 머물지도 못하고
혹시나 해국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바다를 못 보고 오면 너무 서운할것 같아서 졸라서 간 바다, 점만 찍고 오는 것으로
위로를 삼았네요. 근데 참 풍경이 괜찮고 예쁜 해수욕장이었어요.
탑동 산호전복에서 전복돌솥밥과 전복죽으로 점심을 먹고
어시장 구경에 나섰답니다. 갈치며, 고등어도 사고 물건을 흥정하는 사람들의 모습속에 생기를 느끼며 푸짐한 먹을거리, 볼거리가
풍성한 시장은 왁자지껄 그 지방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관광 명소가 아닌가 싶다.
시장 떡집에서 오메기떡을 발견했다.
차조가루를 익반죽해서 만든 떡인데 꼭 수수팥떡을 닮았다.
한 팩을 사니 8개, 공항에서 우동과 함께 저녁으로 맛나게 먹었다.
제주도는 갈 때마다 갈 곳이 왜그렇게 많은지, 사계절이 아름답고 섬 전체가 온통 명소 그 자체인 제주도.
가을이 익어가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의 여행이었다.
(2012. 10 제주도를 여행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