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날,
3월말까지 꽃샘추위와 바람이 봄이 옴을 시샘하고,
겨우내 건조했던 날씨와 가뭄탓에 답답했던 가슴을 열고
자,떠나볼까나...
수능과 수행에 찌든 아이들도 오늘하루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벗어나
마음껏 웃고 학창시절의 추억을 만드는 만우절인데...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가 있어 마음이 급했다
광덕산 정상까지 무사히 제대로 갈 수 있을까?
도중에 비라도 내리면...
한편 걱정하는 마음으로,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학원에 갔다
두어시간이면 될 등반시간인데도 혹시 모를 피곤과 허기를 달랠
충분한 과일과 간식을 경이는 알뜰하게 준비하고...
예정시각보다 30분쯤 늦게 출발하여 광덕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빈자리 하나없이 빼곡하게
주차된 차량들...
일요일도 아닌데 웬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은지...
모두 나처럼 한가한(?) 사람들인가???
간신히 유료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2호차를 부르니 예의 알뜰함으로 소통에 방해를 주지않으면서
길가에 주차한 경이..
입구는 시끌벅적하다
산불조심 캠페인을 하는 모양. 조용함을 찾아온 등산객들에게 복잡하고 떠들석하고...
반강제적으로 캠페인대열앞으로 유도하는 사람들...
알고보니 천안시장님께서 오셨단다...
때는 바야흐로 선거철,무늬는 산불조심 캠페인인데 무료로 생수를 제공하는 선심과 등산객과 일일이 악수하는 자상한 시장님...
그런데 이게 웬일...대열을 나오자마자 광덕사입구 초입부터 빗방울이 후두둑 내리더니 곧이어
줄줄 내리는 봄비...
분명히 오후부터 내린다고 했는데...기상대가 오늘 만우절이라서 특별 서비스한모양...
어떻게 한다?
왕언니는 비르 맞으며 산에 오르는 맛을 느끼려 하시고 한편에선 빗속산행이 무리라하시고...
오는 비는 그칠것 같지 않고,오랫만에 나선 길인데...
일단 먹으면서 생각하자 ...
입구 음식점으로 이동하여 김이 모락모락나는 부침개를 먹으며 오락부장이 가고싶어하던 청양의 고운 식물원에 가기로 했다
처음가는 길이라 일단은 도상연습부터 ...지도책을 들고 갈길을 대략 구상하고,상세길을 머릿속에 입력...
광덕산뒤의 터널을 지나 마곡사가는길로 유구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알맞은 양으로 내리는 봄비가 비안개를 피우며 산과 들을 적신다
칙칙했던 산과 들은 옅은 초록물이 돌고 있는듯 하다
좋은 사람있으면 멋진 드라이브길이 될 데이트코스로 안성마춤이란 얘길했다가 야생화한테
혼났다...
뒤이어 이어지는 시샘과 질투...
여자다움이라고 해야하나?
끝없이 이어지는 야생화의 남편사랑얘기...
여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무료로 체득할 수 있으니 참 다행이네...^^*
유구에서 신풍을 지나 청양쪽 지방도로
를 거쳐 청양시내 통과...
콩밭매는 아낙네로 유명한 칠갑산을 넘는다
정상에서 콩밭매는 아낙네상이 비를 맛고 서있겠지...
칠갑산 맑은 계곡을 따라 맑은 물이 흐른다
물이 조금많아지면서 개구리들 신나게 울어대겠지...
장곡사 입구를 지나 대천쪽으로 가다가...드뎌 고운식물원 이정표가 들어온다
한적하고 아늑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닐뿐더러
비가 오고 아직은 꽃들이 피기전이라서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매표소에서 일인당 8천원인 입장료를 반으로 깎았다
경이 특유의 알뜰함으로 ...
고운식물원은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지만 넓은 산자락에 위치하여 많은 꽃들과 나무들이 식재되어있었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용인 한택식물원만큼의 규모에 비견될 만큼일까?
입구에 처음 맞아준 것은 할미꽃...슬픈 전설을 안고 피는 꽃. 추위나기가 힘들었을까 하얀 털외투를 입고 있는 그대로다
주산책로 길따라 산수유와 생강나무꽃이 만개했다
겉모습으로 보기에 구분하기 참 힘들었는데...나무껍질을 보니 확연히 다르다
매끈한 것은 생강나무.껍질이 벗겨져 있는 것은 산수유...
섬진강자락에 산수유가 지천으로 피어있겠구나
주산책로 산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복수초가 눈에 띈다
광덕산 정상에서만 볼 수 있었던 노란 꽃 ,
눈속에서도 피는 꽃이다
한글 이름이 섬뜻하지만 실제로 복을 주는 꽃이다
보라색 제비꽃도 얼굴을 내민다
앙증맞다
산괴불주머니도 봉오리가 맺혀있다
특별히 심지 않아도 산과 들에서 노랗게 마구마구(?) 피는 꽃이다
길을 잘못들어 되돌아가려는데 보라색 얼레지꽃과 처녀치마가 보인다
얼레지꽃은 야생에서 몇번 모보았는데
처녀치마는 이런 식물원이나 와야 볼 수 있나 보다
경이가 셀폰으로 담았다
전망대에 도착해서 정자에서 쉬며 따끈한 커피와 차를 마신다
조용하고 한적한 이 곳에서 정다운 사람들과 오붓하게 수다떨어도 좋고
삼겹살 사다가 방갈로 안에서 구워놓고 소주한잔 해도 좋겠다
방갈로 밑에 부지런한 진달래가 활짝 피어있다
어릴때 산에올라 많이도 따 먹던 진달래
참꽃이라고도 한다
못 먹는 철쭉을 개꽃이라고 부르고...
아쉬운 하산 발걸음 옆으로 영춘화가 노랗게 피어있다
영춘화야말로 봄을 영접하는,봄을 전하는 꽃이 아니던가
개나리처럼 봄소식을 전해주는 노란꽃이지만 꽃잎이 동글동글한게 이쁘다
식물원을 한바퀴돌아 매표소로 돌아왔다
허기가 지는데 장곡사 입구 산채비빔밥을 먹기로 했다
차를 타고 기다리는데 매점에 들어간 샘과 그 일행은 왜 그리 나오실 생각을 안 하는지..
아이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하시는 동안 자동차는 빗속에서 소리내어 울었다
이윽고 도착한 장곡사 입구 음식점
조미료를 가미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맛이다
냉이,비름나물,취나물,...토종 된장국의 맛...
청양의 특산물이 구기자 아닌가
구기자 술도 한 잔 해야지...
차만 없다면 몇잔이라도 할 수 있을텐데...
또 아쉬움...
장곡사에 들러볼 욕심으로 장곡사 입구까지 갔는데
저녁식사 준비해야 하는 주부님들 걱정때문에 다음으로 미루고...
돌아오는 길...마음은 급한데 아산입구부터 막힌다
막히면 돌아가야지 ...지름길은 이런때 필요한 거야
뒷풀이라도 하고 싶지만 모두 바쁜 일정들이리라
당초 계획과 달리 광덕산에 오르지 못했지만 비와 산과 나무와 들꽃과 좋은 사람들과 편안하고
즐거운 하루였다...
첫댓글 어쩜 이렇게 글을 잘쓰세요?? 우리 일정을 맛갈스런 장식을 곁들여 정말 그대로 옮겨놓았네~ 늘 느끼는 거지만 참 재주가 많아요.. 빈솔님..^^ 산에 들에서 빈솔님으로부터 식물얘기를 듣노라면 내눈엔 정말 그게 그거 같은데^^ 어떻게 이름까지 그많은 걸 구별할까?? 감탄!!!^^ 이번에도 역시 넘 수고 많았어요~ 감사~
유구가는길..또하나 드라이브코스알게되어 탱큐~~역시 떠나는 즐거움 여유로움...자체 행복이였음 역시 생물도감샘이셔...몇번을 들어도 까먹는 야생화이름들 비오는날 산행아쉬움이였지만 쏟아지는 봄비속에 거니는 숲길도 괘찮구여~차박차박..흙길걷는소리며...터지는 웃음소리 식물원에 울려도 빗소리에 화음이요~~
새순끝에 메달린 빗방울에도 환호성을 지르고..아으...참을수 없는 우리들의 감성..~~ㅋㅋㅋ 빈솔님글보니 두번다시 다녀온기분.. 역시 오락부장에 든든한 가이드임...수고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