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Days'
엊저녁 넷플릭스에서 본, 헝가리 유대인들의 홀로코스트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1998년 작으로 오스카 다큐부분 수상작이라는데,
평소 홀로코스트에 관심이 많은 처지에서 이 다큐를 지금껏 몰랐다는 게 나 스스로 이해가 안 된다.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다섯명의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을 통해,
그들이 겪은 생과 사의 참상을 'now and then' 방식으로 담담하게 영상에 담은
이 필름 다큐를 통해 다시 한번 홀로코스트를 되돌아보게 됐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르네(Renee)와 함께 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1998년, 런던)
이 다큐 영화에는 나치 수용소에서 처형돼 비참하게 죽어간 유대인들의 시신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
돌이켜보면 지금껏 본 홀로코스트 어떤 다큐 영화보다도 끔찍스런 장면이 많이 나와,
보면서 은연 중에 많은 기도를 올렸다. 그러는 한편으로 하늘에 대한 일말의 회의마저 일기도 했다.
이런 나의 회의를 불식시킨 건, 영화 말미, 살아남은 한 생존자의 담담한 말 한마디다.
대충 이런 말이다.
"지금껏 살아남아, 이제 수가 불려진 가족들과 평화로운 삶을 살면서 홀로코스트를 이렇게 얘기한다는 것으로 나는 하느님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며 하느님에게 감사드린다..."
그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을 뿐더러, 그의 말에서는 그 어떤 증오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나로서는 제일 전율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다.
Beltsian, Budapest
오늘 아침, 나의 옛 사진 파일 속에 이 사진이 나왔다. 우연치고는 참 기묘한 느낌을 주는 사진이다.
10여년 전 관계하던 사진전문 사이트 'Rangefinder Group'에서 공유한 것인데,
제목이 'Beltsian, Budapest'으로 나와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Beltsian이라는 곳에 세워진 예수 상이다.
문득 홀로코스트 헝가리 유대인 피해자들의 영혼을 달래며 축복하는 듯한 장렬한 느낌을 안긴다.
한번 직접 찾아가 보고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런데 Beltsian이라는 곳을 아무리 검색해봐도 나오질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면 마음 먹고 찾아가 볼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