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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제7구간 제14소구간 화주봉(석교산) 산행기
출 발 지 : 용인 신갈오거리 굴다리 정류장
참 여 자 : 신갈산악회원 29명 (회장:한인희,대장:박승구)
산행코스 :
산행 일자 : 2009. 5. 12.
신갈 오거리 출발 - 08 : 00
영동 물한계곡도착 - 10 : 50
산행시작 - 10 : 54
물한계곡 위능선 - 11 : 55
밀 목 령 - 12 : 30
1175m 암봉 - 14 : 00
화주봉(석교산) - 14 : 22
우 두 령 도착 - 15 : 15 (산행끝)
산 행 기 :
오른쪽 어깨가 쑤셔 밤새도록 뒤척이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잠자리에 계속 누워 있기가 싫어 거실로 나와 밖을 보니 비가 제법많이 오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기상예보가 오늘부터 시작해서 내일오전 까지 비가 온다고 뉴스시간 마다 일기예보가 들려왔다.
예보는 어디까지나 미리 점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틀렸으면 좋겠다.
그러나 요사히 기상대 일기 예보는 거의 맞는것 같아 슬슬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내일 산행은 백두대간 구간산행인데 빠지면 나중에 혼자 구간 산행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해서라도 빠지지 않아야지 마음먹고 나는 일찍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가는 중에 산악회장님께서 내일 산행참여 여부를 묻는 전화가 와 가겠노라고 대답하구서 진료를 받으려 진료실에 들어가니 의사 선생님께서 문진만하고 오늘 주사 맞고 물리치료하고 내일봐서 약물치료 합시다 해서 나도 모르게 내일 산에 가는데요 해버렸다.
의사 선생님 왈 그러면 모래치료 합시다. 민선생 치료는 꾸준히 지속적으로 해야 났지 아프면 의사 찾고 조금 나으면 치료 않고 무리하게 운동하면 고질병 되니까 알아서 하시라고 말씀하는데 그다음 모습이 당신 같은 사람 있으니 우리 의사들도 먹고살지 라고 하는것 같았다.
헐렁이 치료는 치료고 산은 산대로 꼭 가야하니까 하면서 물리치료가 끝나기가 무섭게 집으로 돌아와 내일 산행준비를 하면서 어깨가 아픈 것은 과도한 운동 탓도 있겠지만 고르지 못한 날씨에 몸이 적응을 못하고 혈액순환이 안돼서 그런것 같다는 예감에 내 나름대로 혈액순환 대체요법을 찾기 시작 했다.
마침 아내도 가까운 법화산에 강아지 운동 시키려 가고 없어 냉장고를 뒤지니 먹다 남긴 소주반병이 있는게 아닌가.
그걸 본 순간 오! 저승에 계신 아버지, 교회당에 계신 하나님, 절집에 계신 부처님 그래도 절 버리시지 않고 오늘도 저에게 기쁨을 주시니 제가 살아가는 의미가 바로 이 기쁨 과 짜맀한 요맞 때문이 아닐까요.
속으로 중얼거리고서 아내가 오기 전에 빨리 해치워야지 하면서 잔에 따라 마시고 나니 과연 대체의약은 만병통치의 명약이드라고요.
몸이 하나도 안 아파요
그다음 뭣했냐고요.
몰라 !
이 헐렁이도 까발리기 싫은 구석이 있다고요.
그래도 회원님께서 궁금하실 뗀데 내가 큰맘 먹고 말하리라.
아내 들어 오자마자 내 얼굴 보고서 아니 병원은 언제 갔다 오고 벌써
한잔했냐고 눈땡이 밤땡이 되도록 두들겨 맞은것 보다 더 매서운 잔소리를 들었슴다.
어떠요 별거 아니죠.
그러니 빨리 산행기나 들어 가자구요.
여보시요 밥도 뜸을 드리고 먹어야 맛이 나는것 아니겠어요.
아직 뜸 드리기 커녕 쌀도 안 씻었씀다.
급하기도 하셔.
산에 가봐야 산행기가 나오지 않겠어요.
그러면 화주봉을 향해 쓸쓸 떠나볼까요.
헐렁이 어제부터 준비한 배낭에 아침 일찍 아내가 만들어준 점심도시락을 배낭에 넣고 우천관계로 예비 옷 과 신발을 별도 작은 배낭에 준비해 커다란 우산을 쓰고 집앞 현관문을 나서는데 헐렁이 꼴좀 보소.
소나기는 쏟아지지요 등에 큰 배낭은 짊어졌지요, 한손에 작은 배낭 비맞을까봐 움켜 쥐었지요 다른손에는 큰우산 받쳐 들었지요 이꼴을 상상해보시라고요.
완죤히 헐렁이 상하동에 있는 크고 종용한 병원(용인정신병원)행 감 아니갔소.
하였튼 완전히 미침놈 다되어 구성외환 은행앞으로 등산버스를 타려고 갔는데 여기에 구성멋쟁이 와 두분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드라고요.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잠시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전용버스가 아니고 가끔 이용 하는 버스가 오자 올라타 여러 회원과도 인사를 나누고 앞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차창밖 하늘만 쳐다보며 오늘산행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을 하니 걱정이 서서히 되기 시작한다.
육십을 넘게 살았어도 비 오는 날 산행은 손가락 곱을 정도인데 오늘같이 높고 긴 산행은 정말로 처음이라 준비는 이것저것 여려가지 준비 해왔으나 배낭의 무게도 감안해서 우천산행을 어떻게 해야 고생을 덜 할 가 이걸 차내에 놓고 갈까 저걸 놓고 갈까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우천에는 필요 할텐데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
내 머리속이나 차창밖 날씨나 훤히 갤기미는 보이질 않는데 버스는 대전을 스치고, 옥천을 지나 어느덧 영동 황간 인터체인지를 빠저 나와 물한계곡을 향하는데 이정표에 25km라고 표시되어 있다.
버스는 한참을 시골빗길을 달려 물한계곡 입구에 10:50분에 도착했다.
비가 오는 관계로 다른 등산객이나 관광객이 없어 주위는 더욱 쓸쓸했다.
회원들은 버스에서 내리자 우왕좌왕하다 10:54(이시간은 헐렁이 기준임)산행을 시작해서 바로 민주지산, 석기봉, 삼도봉 쪽 등산길로 오르려는데 이때 갑자기 빗줄기가 새지면서 바람까지 휘몰아치자 오바마님과 한석호님 그리고 몇몇회원은 뒤돌아 버스로 가고 나머지는 제각각 비를 피하기 위해 판쵸, 우의, 우산 내지는 고어텍스등을 입고 물한계곡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물한계곡 상수원과 등산객 보호를 위해 등산길옆을 철망으로 휀스를 쳐놓아 계곡의 경관은 별로 좋아 보이질 않았다.
헐렁이도 오락가락한 비를 안맞으려 판쵸를 입고 산행을 하는데 지난달 대간길을 해인리쪽 삼미골과 영동쪽 물한계곡위 능선에서 끊어서 이번에 그곳에서 우두령까지 목표로 꾀나 멀어보였다.
물한계곡에서 시작하여 한 시간 가량 오르는데 판쵸 속은 땀으로 흠뻑 저졌고 밖은 빗물에 젖어 겨우 대간산행 능선에 오를수 있었다.
백두대간 산행은 여기서 부터인데 벌써 땀과 빗물에 몸은 지치기 시작한다.
여기에 이미 도착한 동백 밀레 이사장과, 성함을 모르는 회원 두분 그리고 구성 래미안 사시는 회원과, 내 바로 뒤에 오른 박국현 회원과 화주봉을 향해 한참을 걸어 밀목재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12:30분 이였다.
밀레 이사장이 여기서부터 계속 이어지는 능선길이라 점심식사 장소가 마땅지 않으니 여기서 식사를 하고 가자고 해 나는 내 판쵸를 벗어 바닥에 깔고 모두 앉아 식사를 하는데 하늘에서는 계속비가 내려 나는 빗물로 밥을 말아 먹는데 한 회원이 이렇게 점심을 먹는 것도 추억이라나.
나는 별놈의 추억도 다있네 그러면서 먹었던 도시락을 챙기고 있는데 후발대가 모두 단체로 드리 닥쳤다.
그러자 래미안 회원과 박국현님께서 벌써 떠날 채비를 하구서 배낭을 메고 일어선다. 나도 가다 지치면 후발대와 합류해야지 마음먹고 바로 뒤따랐다. 한시간 가량 지날 무렵 능선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왼발이 걸려 앞으로 엎어지면서 조그마한 철쭉나무 가지에 얼굴을 찍어 나무가 얼굴에 밖혀 나는 손으로 그걸 빼고 손수건으로 얼굴의 피를 닦으며 건강 할려고 산에 왔다가 건강해지기 전에 저승 갈뻔했다.
그러고서 박국현님과 조금걸어 오르니 1175m봉우리 같았다.
주위는 온통안개라 보이질 않고 아침 버스 속에서 밀레 이사장이 석교산 개념도와 백두대간 12고도표를 주면서 고도와 직선길은 이렇다고 설명해주었던게 생각나 주머니 속에 축축이 젖어있는 고도표와 개념도를 들여다보니대충 맞는것 같다.
나는 박국현님보고 우리 여기서 스틱을 접어배낭에 넣고 모든걸 정비해서 갑시다. 여기 바로 앞으로 나가면 직벽에 가까운 길이 나오는대 조심해야한다고 박대장과 이사장이 가르쳐줬다고 말하고 스틱과 배낭 그리고 판쵸도 벗어 배낭에 넣고 출발하는데 박국현님 앞장선다.
한10여미터 걸어가니 낭떨어지 길에 군데군데 밧줄이 보였다. 박국현님이 바로내려서면서 갑자기 아이고야 소리를 친다 나는 위에서 내려다 보며 박사장 왜 그래 하고 묻자 밧줄 타다 넘어졌다고 해서 다친데 없냐고 하니 괜찮다고 다시 내려간다.
나도 방금 전에 넘어져 얼굴이 확끈 거려 조심조심 내려갔다.
다시 셋이서 천천히 걷는데 조금 힘이 들더니 바로 봉우리였다.
봉우리에 올라 자세히 보니 백두대간 석교산 화주봉이란 조그마한 표지석이 산봉우리 한쪽곁에 서있는게 아닌가.
헐렁이 속으로 여보게 화주봉 나 당신 보려고 멀리 용인 땅에서 새벽 밥먹고 궂은비 맞고 온갖 고생하며 왔네 그려 그런데 자네는 반갑지 않은가 그러자 화답은 뭣 담시 왔시유 할일 없으면 이렇게 비온날 빈대떡에 약주 먹고 따뜻한 방구석에서 딩굴 딩굴 거리지 않고 왜 왔슈다.
그래 내가 당신한테 말한게 잘못이지 미안 허이 나 가겠네 하면서 시간을 확인하니 14 : 22분 잠시 쉬었다가 14 : 25분에 우두령을 향해 가는데 래미안 회원이 인터넷 상에 여기서 한시간반은 가야 된다고 해서 그 소리를 들으니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계속시계를 보면서 걷는데 어느덧 15 : 00시 나는 이제 30분만 참고 걸으면 나를 반겨줄 소주님과 맥주님이 간절히 기다리겠지 조금만 참고 가자며 걷는데 갑자기 전원주택에나 쓰는 철조망이 옆에 있고 여기서부터 산짐승 통로니 우회하기 바람이란 경고문이 보이는게 아닌가 우리는 바로 그 옆을 우회하며 밑으로 내려오니 그곳이 우두령 해발720m 질매재다.
여기가 오늘산행종점 15 : 15분 산행을 마치고 버스옆에 다가가니 오늘 종주를 않으신 분들은 주변 산을 올랐다 와서 이미 술판이 끝났고 약주를 좋아한 박현수님이 찜통 뚜껑에 삼겹살을 구워 술안주 하라고 권해 나는 돗자리에 신발도 안 벗고 앉아 박국현님과 소맥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몇잔을 마셨다.
그렇고 나니 후발대도 모두 들이닥쳤다.
같이 아욱국에 밥말아 먹고 집으로 출발하려는데 한석호님이 주변에 산나물 뜯으려 갔다가 오지를 않아 차는 떠나지 못하고 한참 기다리니 한사장이 산나물을 한손에 비닐 한봉지 가득 넣어 들고 나타났다.
한사장은 식사도 못하고 차는 그대로 우두령 고갯길을 넘어 황간 인터 체인지로 향했다.
버스가 경부고속도를 조금 달리니 오늘 산행중 비를 흠뻑 맞고 옷을 갈아입지 못한분과 산행을 하지 않고 종일주변에 들락거리며 약주 드신분 그리고 버스 내에서 젖은옷 갈아입고 소주한잔 곁들인 분들이 양분돼여 차내가 덥다는 회원과 춥다는 회원이 있었는데 노련한 우리기사님 기지에 나는 놀랐다.
갑자기 기사님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데 그 목소리 또한 어느 디스코텍 명사회자 소리 못지않았다.
“신갈 산악회원님 여러분 오늘 산행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지금부터 딱 한 시간만 우리회원님 여러분께 즐겁게 놀 수 있는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신나는 노래와 함께 즐겁게 한번 추워 보시기 바랍니다.
이 멘트가 나오자 회원님께 항상 즐거움을 주시는분 중 오지랖 넓은 꽃띠님 과 재치와 끼가 넘친 고향집 하늘여사님, 그리고 언제나 흥 있고 양지에 오동통하고 예쁘게 말린 새우깡님, 그리고 가진것은 쩐밖에 없다는 구성멋쟁이님, 등은 물 만난 고기되어 잘도 뛰고 다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손벽치다 보니 추운사람은 덥고 더운 사람은 시원하고 산에 못 갔어도 스트레스 확 날려 버리고 여기에 살짝 에어컨을 틀어주니 차내가 꼭 산위에 오른 기분으로 공기가 상쾌하다.
이렇게 해서 오늘의 백두대간 산행도 끝 마쳤슴당. 그리고 바라기님 오늘은 안보여 쬐개 섭했슴당.
그리고 이제야 말하리라 오늘 산행기 쓸려고 볼펜과 종이를 가져왔는데 산행초입에서 볼펜도 비오는 산은 싫다고 내곁을 떠나버렸고 백두대간중 조망 좋기로 이름난 몇곳 안된곳중 하나로 조망이 좋아 가슴이 확 트일거란 이야기는 안개 속으로 이사가버려 사실산행은 빵점이라 특이한 사항이 없어 이렇게 사설만 늘어 놓았으니 오해 있으신분 너무 많다 삼해만 빼 그러면 이해됨.
첫댓글 재미있는 산행후기 잘보았습니다. 필요하시다면 백두대간 전구간 고도표와 개념도가 있으니 매장에 들러서 복사해 가세요...^^
밀레님이 댓글을 다시다니~~!!?? 역쉬 헐렁이 선배님 글이 사람을 다 바꿔 놓는구려..ㅎㅎ
정말 아니 저 ~ 엉 ~ 말 ~ 재미납니다. 얼굴에 상처는 어떠신지요? 암튼 우중 대간산행 하시느라 우리 횐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맛나게 쓰신글 맛있게 읽었습니다~~ㅎㅎ고향집 전세인지 월세인지 다~뽀록났네 ㅋㅋ
오해 빼기 삼해...이해로써 충분히 재밌게 읽었슴다 ㅋㅋㅋ
산행후기를 보면 두번 산행하는 기분 임니다 감사함니다
민형의 후기를 볼려고 사진을 올려놓고 보니 아직 올라오지 않아 이리저리하다보니 오늘에야 후기보고갑니다 계속 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