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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겨울휴가를 일본 아와즈온천지대로 떠난다.
아내와 단둘이서...!
2013.1.18.금.새벽6시20분에..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서울리무진6300번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
가는 삯은 1인당 \13,000....?
어~? 막내 대학 졸업하던 불과 몇년 전, 아내랑 셋이서
도쿄일원을 3박4일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때 분명 \10,000도 안했었는데....
그새 이렇게나 많이 오르다니!? 이건 좀 심한 거 아냐?....
아~아니다! 곰곰 생각하니
그땐 김포공항에서 출발했었구나~
이번엔 일본 지방도시라서 김포에선 비행기가 없다.
아무튼
1시간 만에 인천공항에 닿으니 그 때가 7시15분.
비행기 출발 9시15분까지 2시간이나 남았다.
기내에 가지고 탈 핸드캐리 외에 트렁크 하나는 미리 화물로 부치고나서야 홀가분하니 스낵이나 찾아볼텐데...
영경이가 롯데면세점에 제 카드실적 쌓는다고 인터넷으로 기내반입 안되는 술 등을 미리 구입한 바람에
그걸 찾아서 트렁크에 넣은 다음에야 부칠 수가 있었다.
트렁크를 끌고 롯데면세점 물건 찾는 곳이 있는 26번 게이트까지 갔다가 9번 게이트까지 되돌아오려니
아내는 벌써부터 다리가 아프다. 골다공증!
새벽 출발 전에 간단히라도 요기를 하고 나오길 잘 했다.
일본까지는 1시간 40분밖에 안 걸리는 거리이다보니 가벼운 빵과 음료수,커피만 제공되었으니 말이지...
고마쯔공항에 내려 입국신고하고 트렁크 찾고, 밖으로 나가는데
내 이름 적힌 피켓을 든 기사분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를 호시료칸까지 데려다 줄 소형버스 기사다.
하지메마시떼. ...어쩌구 인사를 걸어오는데. 도조 요로시꾸....하고 답하니
입이 함박 만큼 벌어지며 표정이 환히 밝아진다.
한국TV에 외국인이 나와서 제 나라말만 하지않고 ' 안녕하세요...감사합니다...'한 마디라도 섞으면
급호감이 가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
호시료칸에 오늘 한국 투숙객이 우리 말고도 두 부부가 더 있었고, 그리고 딸 둘이 친정?부모 모시고
천방지축 아이 둘까지 데리고 온 3대 대가족이 있었다. 사위들은 뭘 하고 ....?
다른 이들은 일인당 130만원씩 내고 온 사람들이겠지?
내 나이 또래?쯤 되는 부부팀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한 사람은 마일리지로
한 사람은 현금 주고 오는 거라했다.
아내와 나는 아껴둔 마일리지 두 몫 닥닥 긁어서 오는 모처럼의 호젓한 겨울휴가다.
비행기삯으로 3만마일 공제인데, 료칸이라고 2박에 9만 마일이나 공제하니..합이 1인당 12만 마일!
료칸은 처음인데 호텔과 뭐가 달라서 더 비싼지 두고 보자!
호시료칸에 체크인하기까지는 너무 일러서 2~3시간을 보낸 후에 체크인하러 갈 거라며
카가온센역에 일행 모두를 내려주고 2시간 뒤에 내린 자리에서 만나잔다.
위의 사진이 바로 이시카와현 카가시 여행안내도와 아비오씨티!
고마츠..는 일본 혼슈의 서쪽 해안가 이시가와현의 소도시로 아와즈온천지대를 끼고 있다.
이시가와현은 아키타현과 도카이현의 아래이고, 후쿠이현의 윗쪽이다.
고마츠는 한국으로 치면 강원도의 속초시보다 적고 동해시쯤에 해당되는 한적한 시골 소도시여야 하는데,
역사와 함께 붙은 쇼핑몰 아비오시티의 규모가 대단하다.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갔지만 기관지가 칼칼해서 밖으로 나가서 맑은 공기 마시는 게 더 좋겠다싶었다.
단체여행이 아니라 인솔자도 없고, 아직 서로 인사나눌 기회가 없었던 4팀이 뿔뿔이 흩어진다.
우리는 아비오씨티 안에서 점심을 먹을게 아니라 날씨도 그리 춥지는 않으니
시내구경삼아 주변 거리를 걸어다니다가 적당한 곳 눈에 띄이면 거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KAL에서 준 지도를 보고 '싼?스시'집을 찾아갔더니 문을 닫았더라.
일본말 '싼'의 한자어가 뭘까 했더니 값이 '싼' 스시집이란 얘기였나보다.
그러면 그렇지 너무 싸게 파는 것도 문제라니까? 언제 폐업을 했기에 안내서엔 아직도....?
일단 인건비랑 가게세는 나와야 할 거아니냐구? 박리다매?
손님이 엄청나게 많다면 모르겠지만....이런 시골 소도시에서..
이웃해 있는 '나가우'란 상호의 우동전문점에서 유부우동과 오리고기?우동을 시켜먹었다.
390엔과 490엔이었지 아마?
여긴 커피 뽑는 기계처럼 메뉴판이 쫘악 적힌 벤딩머신 앞에서 돈 집어넣고 원하는 메뉴 누르면 티켓이 나온다.
그걸 주방에 갖다주고 맘에 드는 빈 자리에 가서 앉아있으면 음식을 가져다 준다.
카운터 직원 한 명의 인건비가 절약이 된 셈이다.
그보다도...
하루종일 주인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돈 만지는 카운터를 남에게 맡겨 놓기도 그렇고...
그럴 땐..이게 참 편리하고, 안성마춤이겠다.
아무튼 한국이나 일본이나 앞으로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겠구나...
식후에 주변 동네를 좀 걸어본다.
호텔도 여관도 음식점도 아닌데, 건물규모가 제법 큰 개인 저택도 보인다.
이런 시골에서 이런 규모의 집을 지어놓고 사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바로 맞은편엔 6세대 연립주택이 마주보고 있으니....
꼭 주인 앞에 부복하고 있는 여섯 명의 하인같은 느낌이랄까?
이 집도 개인 주택인데, 옛 정취가 제법 묻어난다.
연립주택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옆의 경우는 복층 4세대 형식인 것 같다.
한바퀴 휭 둘러 보고나서 다시 아비오시티쇼핑몰로 들어갔다.
카가시 미술관이 한쪽에 붙어있는데, 시간관계상 생략하고,
쇼핑몰을 둘러본다.
아내가 갑자기 감기약을 찾는데, 트렁크가 버스에 있으니 어쩐다?
그런데 트렁크에도 약이 없을지 모르겠다며
아마 빠뜨리고 온 것 같다 한다.
심리적인 압박탓인지 갑자기 코감기가 더 심해오면서
금방 숨도 쉬지 못할까 두려움이 엄습했던 모양이다.
황급히 서툰 말로 약국을 찾아간다.
스미마센~쿠스리야 도꼬데스까...
참 친절하게 잘도 가르쳐 준다. 발음이 신통찮으니 외국인인줄 금새 알아채고는
일하다 말고는 매장 밖으로 나와서 ...이쪽 통로로 곧바로 쭈욱 가다가 끝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보일거라고
설명해 주는대로 따라가보니 이내 눈에 들어온다.
이젠 감기증상을 약사에게 전달해야 한다!
카제오 히이떼....밖엔 더이상 떠올려지지가 않는다.
그럼 바디랭귀지를 더해야지 어쩌겠냐...?
콧물도 흐르고...
목도 따끔거리고...
머리도 띵하고....
친절한 약사가 동작과 말로 친절하게 권해주는 약 케이스를 보니
'총합감모약'-우리로 치면 종합감기약이다.
설명하는 그림이 대부분 증상과 일치한다.
다음엔 속전속결!
스미마센 미즈모 오네가이시마쓰....
마실 물도 달래서 여기서 바로 복용하자 했더니...
아내는 남의 나라에 와서 민폐 되는지도 모르면서 약국에서 물까지 달라느냐고 눈치를 주었지만 ...
약사가 내미는 물컵을 받아 약을 복용하고나자
아내는 이내 한결 편안해진다.
호시료칸에 도착한다.
오른 편 연분홍기모노 차림의 처자가 우리 식사를 도운 유키상이다.
북해도가 고향인데, 이곳 이시카와현까지 와서 직장?생활을 하고있단다.
초급영어가 되는 아가씨이지만,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서
차라리 일본말로 떠듬떠듬 대화하는 게
영어보다 더 편하고 재미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기네스북 기록)...
호시료칸(法師)-石川縣 栗津온천 정부등록국제관광여관,
北陸 아와즈溫泉 (대표:法師 善五郞 호시 젠고로)
서기 718년, 일본 3대 영산인 하쿠산(백산) 기슭에는 료칸이 한 채 들어섰다.
건립자 다이초(태징)대사는 하쿠산 깊은 곳에서 불도를 닦다가 꿈속에서 부처님을 만났다고 전해진다.
"산기슭에서 5,6리 떨어진 곳에 아와즈(栗津)라는 마을이 있는데 그곳에 영험이 깃든 온천이 있으니
마을 사람들과 함께 파서 중생을 건강하게 하라." 부처님 계시에 따라 온천을 판 다이초 대사는
그 위에 료칸을 지어 제자 가료(雅亮) 법사에게 그곳을 오래오래 지키도록 명했다.
이 이야기는 전설이나 설화가 아니라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로 기록된
호시료칸의 어엿한 창업기다.
호시료칸 정면 건물만 일본의 전통 목조 양식을 간직하고 있는데, 천장 들보도 재건축이 이뤄진
에도시대(1603~1867년)초기 양식 그대로다.
불교색이 가득한 로비에 들어서면 작은 연못과 언덕,
고목이 어우러진 정원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실이 유독 눈길을 끈다.
투숙객이 오면 가장 먼저 이곳으로 안내한다
일본 전통다도에 따라 차 한잔과 화과자 한 개를 준다.
잠시 실내정원을 감상한 후에 방으로 올라갔는데,
1300년, 46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호시 젠고로 사장이 나중에
방으로 직접 찾아와 작은 선물을 한 개씩 주며
일일이 인사를 하고갔다.
이것이 일기일회의 정신인가 ?
서비스 모토인 일기일회(一期一會)의 뜻은...
이 만남이 인생에 단 한 번뿐인 만남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모신다는 뜻이다.
객실에 들어서는데 제일 먼저 눈에 띄이는 위치에
도자기 한 점이 놓여 있었다.
다다미 방에 난방은 어떻게 하는 지 차가운 느낌 전혀 들지 않았고,
공기히터가 나와서 윗공기는 따뜻했다.넓은 방임에도....
둘쨋날 아침!
밤새 눈이 제법 와서 온 천지가 하얗다.
창밖 키큰 일본 삼나무?들이 눈 덮어쓴 모습이 신선하다.
키가 워낙 커서인지 유키즈리를 하고 있지 않았다.
유키즈리?
고마츠공항에서 이곳으로 올때 가로수 나무들이 하나같이 분재 꾸미듯이
나뭇가지들을 끈으로 묶어 중심축으로 들어올린 모습이 희한했는데,
그게 매년 11/1부터 겨울철에 내리는 눈으로부터 나무가지를 보호하기
위해 끈으로 동여매는 풍습이고, 그걸 유키즈리 작업이라 한다는 걸
알았는데, 호쿠리쿠 지방에 겨울이 찾아옴을 알려주는 풍물시가 되고 있다 했다.
오늘 아침 식사 역시 룸서비스이다.
유키상이 아침인사를 하며 기척을 한다.
이랏샤이~ 한 마디 대꾸하고는 방에 있던 크로스퍼즐을
계속 풀고 있었더니 그새 이렇게 성찬을 차려놓았다.
식사를 마치고나서 오늘은 가나자와성과 겐로쿠엔 관광을 하러 나선다.
인상좋은 기사아저씨가 오늘은 아와즈역으로 데려다 준다.
아와즈역에서 가나자와역까지 한 열 정거장쯤 되었나?
요금은 편도 570엔,
돌아올 때에는 가나자와역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호텔로 전화를 해 주면
시간 맞춰서 아와즈역으로 데리러 오겠다 했다.
가나자와역에 내려서 제일 먼저 관광안내소를 찾아가 자료를 좀 얻었다.
그리곤 역사 구경을 좀 더 한 후에....
시내일주 버스 타는 곳을 물어 찾아갔다.
터미널 벽에 붙은 요금표를 보니
가나자와주유버스 요금이
하루종일권은 500엔. 한 곳만 갔다가 오는 왕복(즉, 두 번 탈 수 있는)권은 200엔이었다.
우선 바로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가 커피 두 잔을 720엔에 사서 마시면서 여유를 부리며 올라탔는데,
가방 들어 커피 들어 아는 길을 가는 게 아니니 두리번 두리번 거려야지 지도도 수시로 살펴봐야지 ...
그때마다 안경 번번이 들어올렸다 내렸다 하려니 커피든 손이 여간 성가신게 아니었다.
괜한 짜증을 아내에게 살짝 부린다.
표 파는 곳이 어디에도 없다. 에라~차를 일단 올라타면 되겠지 싶어 올라타니 후불로 되어있는 듯하다.
내릴 때에 천엔짜리 한 장을 기사에게 주니
종일주유권 두 장을 내어 준다.
돈 내고 표 받고 하는 동안 뒤따라 내리려던 사람들이 싫은 소리 안 하고 그대로 서서 기다려 주는데
괜히 내가 미안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우리와 다른 게 바로 이 기다려주는 습관과 체질화된 배려심 아닐까 싶다.
기사는 태연하고 공손하게 손톱으로 복권 긁듯이 티켓에 타고 내린 흔적을 남긴 후에야 건네 준다.
우린 내리고, 차는 가고....거기가 하시바(橋場)!
여기서부터
히가시차야가이(東茶屋街)를 찾아간다.
산기슭을 흐르는 아사노천의 강가에는, 지금도 기무스코라는 옛 찾집 특유의 풍치가 있는 오래된 건물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에도시대의 게이샤들이 손님을 맞이하던 고급 요정들이 번영했던 분위기가 아직도 느껴지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해질 무렵이 되면, 지금도 찻집으로부터 샤미센이나 북 소리가 들려 온단다.
이츠키 히로유키의 [따오기의 무덤]의 무대로도 알려져 있는 곳.
그리고 2002년에는 국가의 중요 전통적 건축물 보존지구로 선정되었다 한다.
겐로쿠엔(兼六園)은 본래 가나자와성의 외곽으로 성에 속한 정원.
성에 면해 있는 경사지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데 가가번 제5대영주 마에다쓰나노리가 1676년,
이 지방에 있었던 건축작업장을 성안으로 옮긴 뒤 정자(렌치오친)을 지어 그 주위에 정원을 조성한 것이
본 정원의 효시이며 1759년 가나자와 대화재로 대부분이 소실된 것을 11대 영주 하루나가가 복구에 힘을 써
축조한 것이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는 정자와 폭포이며, 12대 영주가 호화로운 저택을 지으면서
[겐로쿠엔]이란 이름을 얻었는데, 그 뜻은 중국 송대의 시인 이격비가 쓴 낙양명원기 속의 문장을 인용
광대(宏大),유수(幽遂),인력(人力),창고(蒼古),수천(水泉),조망(眺望)의 6가지를 겸비하고 있다는 의미로
지어졌다 한다.
현재의 행정명은 이시가와현 가나자와시 마로노우치1-1이 된다.
이시가와현과 이웃한 도야마현,후쿠이현,니가타현까지 4개현을 포함하는 호쿠리쿠(北陸)지방은
주부(中部)지방 가운데 동해에 접하는 지역으로서 세계적으로 눈이 많은 곳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설국'을 집필한 장소가 니이가타현에 있는 다카한료칸이듯이....
이 분수의 물은 윗쪽에 있는 가스미가이케 연못으로부터 공급되고 있는 것이며 자연적인 수압을 이용,
평소 분수의 높이는 3.5m인데, 가스미가이케연못의 수위에 따라 변한다한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분수.
곡수(곡수)-정원 안을 굽이 굽이 흐르고 있는 풍부한 물은 1631년 에도초기 대화재가 발생한 이듬해,
제3대 영주 도시쓰네의 명령하에 상인 이타야 효시로가 성의 방화용수로 만든 다쓰미 용수를 이용하고 있다.
물가에는 벚꽃이 심어져 있어 4월의 개화 시에는 연녹색의 제비붓꽃과 더불어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다 한다.
가가번주 마에다(前田)家의 유물 전시장으로 겨울옷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700엔이나 따로 받고 있었는데,
다리도 너무 아프고해서 생략했다.
가라사키노마쓰(唐崎松)-겐로쿠엔 안에서 가장 가지가 아름다운 소나무, 제 13대 영주 나리야스가 비파호반의
가라사키에서 종자를 얻어다 심어 키운 흑송이다. 11월1일부터 겨울철에 내리는 눈으로부터
나무가지를 보호하기 위해 끈으로 나무가지를 동여매는 유키즈리 작업이 시작되며
이 유키즈리는 호쿠리쿠 지방에 겨울이 찾아 옴을 알려주는 풍물시가 되고 있다.
오미초이치바(近江町市場)는
1721년에 문을 연 후 290년 동안 가나자와의 식문화를 떠받쳐오며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미로처럼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 거리 양쪽에 생선가게를 비롯하여 야채가게, 건어물가게, 정육점, 과자가게 등
약 175채의 가게가 죽 늘어서 있다.
온갖 식료품을 갖춘 가나자와 시민의 부엌이라고 불리는 이 시장은 언제나 많은 쇼핑객으로 북적거리고,
점원들의 기운찬 목소리가 메아리치며 활기가 넘칩니다. 서민들을 위한 재래시장답게 싱싱한 과일과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료칸에서 아침 저녁으로 정찬을 차려주겠다 오늘 점심도 겐로쿠엔 구경 마치고 나오니 벌써
배가 고파져서 미리 든든히 먹었겠다 더 살 것도 없고해서 그냥 구경만 실컷 하며 돌아다니다가
내일 새벽에 먹을 간식 한두 가지 사는 걸로 쇼핑 끝~
시장이라 식품천지라서이기도 하지만 쫌 약오르지?
하지만 니네들 한국 올 땐 명동에서든 어디서든 이것저것 눈에 띄는대로 많이많이 사가지고 가는겨~
시장구경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가나자와역으로 가
차표를 끊었다.
호시료칸에 전화를 걸어 가나자와역 출발시각을 일러주니
아와즈역으로 시간맞춰 데리러 와 주겠다 한다.
시간이 잠시 남은 동안 '가나자와 백번가'를 한바퀴
휘잉 둘러보고......
아와즈역까지 역시 4~5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오전의 그 70대 노기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만 좀 일찍 돌아왔으므로 달랑 우리 둘만 태우러 온 셈이 되었기에
좀 미안하기도 하고해서 위로 겸...몇 마디 건네야 될 듯 싶었다.
'가나자와시 구경한 사람들이 보통 돌아오는 시각이 몇 시쯤 되는가....'
'5시 경 된다'
그러면 우리부부가 한 시간쯤 먼저 돌아온 셈?
무지하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뜻을 떠듬떠듬 짜맞추듯 표현하고 전하고 ...애쓰는 편이
헤프게 팁 건내며 깝죽대는 거 보다 한결 낫지 않을까!?..
의미가 전달되고 감정이 통하는 게 신통하다.
참 좋은 아저씨였다.
료칸에 돌아가자마자 노천온천으로 직행했다.
아내도 나도 여기와서 온천 맛을 톡톡히 들인다.
갑갑한 실내온천보다 유리문 열고나가면 실외에 노천온천이 있는데, 거기가 훨씬 더 좋고 호젓하다.
몸 담그고 양팔 넓게 벌리고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간혹 눈도 살살 뿌려지고...
마치 신선이 된 느낌....
하루에 세 차례씩이나 온천엘 들락거렸으니 본전 뽑는다~
다시 저녁식사시간이다.
유키상이 또 수고를 한다.
매 끼니마다 메뉴구성을 달리하니 더욱 좋다.
음식 담는 그릇도 예쁘고 하니 한 컷 담아본다.
사진빨도 잘 받겠다.
유키상이 우리부부 사진을 찍어주겠다 한다.
이렇게 찍히고보니 제법 근사하다.
일본사람인지...한국사람인지....
비행기로 기껏 한시간 반 떨어진 거리의 두 나라.
고구려,신라,백제 때부터 문화전수가 꾸준히 이루어지면서
섞이어 산 흔적이 곳곳에 있으니.....
겉보고서야 어떻게 한국사람 일본 사람 중국사람 구분하겠나...
크로스퍼즐....
다섯 개의 나무조각을 맞춰서 이런저런 형태의 실루엣을 45개나 만든다니 놀랍다.
처음엔 여엉 감이 잡히질 않아서 어렵기가 그지없더니....뚫어지게 쳐다보고 한 30분 주물렀더니 한 가지, 두 가지....
맞춰지기 시작했다. 묘한 희열이 느껴진다. 결국 하나 사 달라 했더니 1500엔이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두고두고 맞춰볼 좋은 장난감이 될 것 같다.
둘쨋날 밤엔 저녁식사 때 반주로 소주 한잔 한 탓인지...
아님 히터열로 데워진 공기가 기관지를 자극해서인지...
아무튼 밤새 기침이 심해 애를 먹었다.
결국 히터를 끄고서야 잘 수 있었는데,
대신 좀 쓸쓸했지만 쉬지않고 기침하는 편보다는 그 편이 나았다.
다시 아침식사가 채려졌다.
마지막 식사가 된다.
유키상에게 약간의 고마움을 표시하고 작별을 한다.
**고마쯔공항에서 출발 시간까지 구석구석 살펴본다.
아내의 화장품 한 가지랑 기호품 문어포(다코)랑 사면서 남은 돈 다 써 버릴까 하다가 ....
에이 억지로 다 쓸 거 뭐 있어?
담에 올 때 또 쓰지 뭐!
그래 담엔 규슈와 혹카이도를 한번 가 보자 마음 먹으면서.....
귀국 비행기에 올라 인천공항으로 돌아왔고,
6300번 공항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늘이 주일이다.
저녁 7시 미사 까지는 빠지지 않고 잘 다녀왔지만.....
월요일 새벽,
국선도 수련은 결국 하루 빠졌다.
올해가 아내 회갑인데,
짧은 여행이긴 했지만 나중에 시간이
잘 안 날지도 모르고....미리 잘 다녀왔다.
모처럼 즐겁게 잘 다녀온 것 같은데,
아내도 무척 좋아해 주어서 고맙다.
7월 생일 무렵에는 자동차로
사진촬영여행 겸해서
변산반도로 해남으로 남해섬으로 동해안으로 ...
한 바퀴 빙 둘러 볼까 싶다.
이제는 국선도 사범이 되어 시간 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아서 잘 될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