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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57코스 제2부
전동마을-구미마을-이목마을-서연마을-연말마을-소서이-대서이-서이산-서촌삼거리
20220308
1.여자만 해안의 평화로움이 꽃피는 마을
남파랑길 57코스 남은 구간을 오후 4시까지 걸어야 하는데 시간에 쫓긴다. 전동마을 340년 수령의 당산목 느티나무와 도랑 시멘트 방죽에서 위태롭게 생명을 이어가는 노거수의 당당한 쓸쓸함을 보고서 구미마을로 내려왔다. 일행들이 구미마을에서 이목마을 언덕길로 멀찌감치 앞서서 걸어가는 것을 보고는 시간을 단축할 생각을 했다. 언덕길로 빙 돌아가지 말고 화서로를 따라 그대로 진행하여, 언덕길을 돌아서 내려오는 화서로에서 남파랑길과 재회하는 것으로 결정하니 시간에 쫓기는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남파랑길 57코스 전반부가 봉화산과 고봉산에서의 풍경 조망이 절정이라면 후반부는 어디에 있을까? 여자만 이목리 해안을 돌아가며 조망하는 여자만과 고흥반도의 팔영산과 그 앞 바다의 섬들이 최고의 풍경이라고 판단한다. 여자만 건너편에는 여자도를 공유하는 순천만이 아득히 떨어져서 손짓하는 듯하다.
그 자연 풍경 속에서 더 빛나게 아름다운 인간 삶의 풍경이 펼쳐진다. 산 정상의 바위 모양이 쥐의 귀를 닮았다고 하는 서이산(鼠耳山) 아래, 반 원을 그리는 여자만 이목리해안에 자리잡은 마을은 삶의 평화와 아름다움이 깃든 최고의 풍경을 이루었다. 여자만 건너편 고흥반도 앞 바다에서 오후의 햇빛은 눈부시게 반짝이고 해안의 서연마을과 연말마을은 봄볕을 쐬며 펼쳐져 있다. 그 마을밭에서 남정네와 아낙이 농작물을 가꾸는 다정한 모습은 풍경과 어우러져 샹그리라처럼 길손에게는 비쳐졌다. 무슨 부귀영화를 바라는가?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소박한 마음을 지닌 인간들이 마을을 이루어 안분지족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샹그리라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자연 풍경과 마을의 인간 삶의 풍경이 한 폭의 샹그리라 그림이었다. 언덕의 흑염소농장에 올라서 여자만 이목리마을을 내려본 사람이라면 길손의 이 판단이 결코 그릇된 것은 아니라고 분명 말할 것이다.
마을길에서 마주친 어르신이 길손의 물음에 분명히 답하여 주셨다. "연꽃 蓮, 끝 末, 연말마을이요." 밭에서 일하는 아낙에게 무슨 일을 하시는지 물으니, "양파밭 잡초를 뽑고 있어요. 그런데 어디서 오셨소?" 마을의 평화로움, 일과 마음의 평화 그리고 행복의 물결이 여자만 바다에서 가득히 밀려오고 있었다. 봄볕이 내리쬐는 마을 풍경이 지금도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서우개길을 걸으며 여자만의 소서이마을과 대서이마을을 내려다보면서 거쳤다. 두 마을 앞으로는 여자만의 바다가 열려 있다. 대서이마을 앞으로는 여자만의 이름이 유래된 여자도가 멀리 흐릿하게 가늠된다. 대서이마을 입구에서 서이산 임도로 들어가 서이산을 돌아 서촌마을로 향한다. 새에덴국제기도원 앞을 거쳐가는데 음습한 소름이 끼친다. 개들이 광란하며 짖어댄다. 기도원이 이런 곳일까? 안내판을 보면 '성령의 불의 제단, 은혜의 동산, 기적의 동산, 축복의 동산' 등으로 명명한 곳이 있다고 적혀 있는데, 이런 이름에 어울리는 분위기와는 달리 기도원은 음침하고 황폐한 느낌이 들었다. 남파랑길을 끝내고 알아보니, 새에덴국제기도원을 운영하는 교회 본부는 경기도 성남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에 기도원을 세워 마을 주민들과 갈등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이산 둘레길을 돌아 서촌마을로 내려간다. 왼쪽으로는 여자만이 깊숙하게 들어와 갯벌을 형성하고 있고 그 위쪽에 안양산이 듬직하게 솟아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에 곡화목장(曲華牧場)이 있던 곳으로 산 아래 감목관아사(監牧官衙舍)가 있었다고 한다. 곡화목장은 소호동 바닷가로부터 오천동까지 여러 곳으로 나누어 곡화목장 분계성(分界城)을 만들고, 그 서쪽 화양반도를 목장으로 삼아 말을 놓아서 길렀는데, 봄에는 통구미산, 여름에는 이영산, 가을에는 천마산, 겨울에는 서이산 등 계절에 따라 이목구미의 5개 산으로 목장을 이동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여수시 화양면 지명은 곡화목장에서 유래하며 안양산(安養山)을 화산(華山)이라 이른다고도 한다.
서촌들판은 광활하다. 동쪽으로 화양면 면소재지 나진마을로 나가 여수시 소호동으로 이어진다. 서촌마을 내려가는 비탈밭에 푸른 싹들이 돋아나 줄기를 벋어가는 작물들이 이랑을 따라 푸르게 펼쳐져 있다. 아낙에게 물으니 완두콩이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밭에 완두콩이 심어져 있고, 양파와 옥수수가 그 다음으로 그리고 마늘이 가장 소량으로 재배되고 있었다. 마을길로 들어서니 백매화가 활짝 피어서 향기를 날리며 길손을 맞이한다. 서촌마을의 향기가 매향처럼 느껴진다. 서촌교회는 마을의 수호신처럼 우뚝 솟아 십자가를 하늘 높이 올리고 있고, 마을 할머니들은 허리를 구부리고 밀것을 밀며 보행한다. 인간 삶이 덧없다고 아무리 우겨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으로 삶을 꾸려가면 인생은 아름답고 보람있는 것이 아닐까?
오늘 아름다운 자연 풍경, 그 속에서 소박한 마음으로 따스한 인정 나누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마을 풍경을 걸어왔다. 남파랑길 57코스 끝 지점에 서니, 여자만 바다에 반짝이는 햇빛들이 길손의 눈에서 눈부시게 빛난다. "삶은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운 삶을 더 빛나게 하는 것은 그대의 몫이다." 반짝이는 여자만 바다가 이렇게 길손에게 말을 건넨다.
2.걸은 과정
1부에서 이어짐
왼쪽 뒤 이영산 사이로 난 이목안포로를 따라오다가 자매로에서 서촌 방향으로 길을 들어 산전마을을 거쳐 이곳에 왔다.
아래에 전동마을이 보인다. 전동마을을 거쳐 구미마을로 이어진다.
왼쪽에 정자가 있고, 그 옆에 그윽한 나무가 보여서 찾아간다. 오른쪽에도 멋진 나무가 가지를 펼치고 있다.
정자쉼터와 수령 340년 당산목 느티나무가 있는 곳에 운동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전동(典洞)마을은 구미마을 동쪽 이영산 아래에 있는 마을로, 전몰이라고도 하였으며, 전(全)씨가 많이 살아서 이런 이름이 되었다고도 한다. 마을 자체로 규범을 만들어 마을의 일들을 처리하는 마을 이름에 '典(법 전)' 자가 표기되는데, 전동(典洞)마을'도 같은 사례라고 한다.
아래쪽 시멘트 방죽 옆에 나무가 독특하다. 아래에는 여자만의 구미마을이 보인다.
도랑의 시멘트 방죽에서 여러 줄기에서 가지를 친 노거수가 애처롭다.
고흥반도와 여수 화양반도 사이의 여자만이 앞에 펼쳐져 있고 구미마을이 해안에 자리하고 있다.
남파랑길은 밭 건너편 길을 거슬러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 이목마을회관 방향으로 진행한다.
남파랑길은 화서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이목마을 언덕길로 이어진다. 정면에 보이는 산이 서이산, 저 산 너머에 서촌마을이 남파랑길 57코스 끝지점이다. 남파랑길을 벗어나 왼쪽 길로 들어가 구미마을경로당을 보고 화서로를 따라 진행하여 서연방파제 입구에서 남파랑길과 합류하기로 한다.
양파밭이 파랗게 펼쳐져 있고, 오른쪽 위에 이목교회가 보인다. 앞쪽에 솟은 산이 서이산, 오른쪽 마을이 이목마을이다. 서이산(鼠耳山)은 서연마을 동쪽 뒤편의 산으로 풍수지리로는 쥐의 혈에 해당한다고 한다. 산의 명칭은 산 정상 부근의 바위의 형상이 쥐의 귀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디지털여수문화대전)
남파랑길 57코스는 화서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언덕길로 올라서 이목리마을회관으로 이어지는데, 남파랑길을 벗어나 화서로를 따라 진행하다가 서연방파제 입구에서 남파랑길과 합류하기로 한다.
건너편 왼쪽에 벌구방파제가 보이고, 바다에는 고흥반도 앞 섬들이 길게 누워 있다.
구미(九味, 龜尾)마을은 이 지역의 땅이름이 '구시날'이라고 부르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구시날'을 한자로 옮기면서 거북꼬리라는 뜻의 구미(龜尾)로 표기하였는데, 일제 때 쉬운 한자로 고쳐 아홉 구자를 써서 구미(九味)로 바꿔 쓰고 있다. ‘구시날'의 뜻은 마을 뒷산인 이영산에서 흘러내린 골짜기가 구미마을 앞에서 깊이 파여 그 형상이 마치 소나 말의 먹이인 여물을 담는 구시처럼 생겨 ‘구시날'이라 하였고, ‘구시날'이 있던 곳이 해안이어서 ‘구시기미’ 라고 부르게 되었다.
고흥반도 앞 바다에 고흥의 여러 섬들이 길게 떠 있다. 정면 오른쪽 건너편은 순천만일 것이다.
서이산이 우뚝하고, 이목방파제가 앞에 있다.
여자만과 여러 섬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여자만은 고흥반도와 화양반도에 둘러싸인 바다로 드넓은 갯벌과 구불구불한 리아스식 해안을 자랑한다. 여자만의 해넘이가 명품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왼쪽에 고흥반도 앞 여러 섬들, 오른쪽 끝에 화양면 이목리 연말마을이 보인다.
폐교된 이목초등학교는 이제 이목마을 기업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는 듯.
뒤쪽에 이목리마을회관이 보인다.
이목리 신기마을이 있었으나 인구가 줄어들면서 이목마을과 통합된 것 같다. 본래 ‘배낭기미’라 불리다가, 이를 한자로 ‘배나무+구미’라는 뜻으로 이목구미(梨木九味)라고 표기하였으며, 이것이 이목리(梨木里)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왼쪽으로 꺾어서 서연방파제 방향으로 진행. 남파랑길 정상 코스는 이목마을 언덕길로 올라서 이목교회와 이목리마을회관을 거쳐 화서로 저 위쪽 서연마을 입구에서 화서로를 따라 이쪽으로 내려와야 한다.
소나무 세 그루가 멋지게 조성되어 있다. 뒤쪽으로는 서이산 아래 서연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고흥의 팔영산이 정면으로 보이고 고흥반도 앞 바다에 섬들이 길게 누워 있다. 오른쪽 뒤로는 순천만이 펼쳐질 것이다.
여자만이 깊숙하게 들어온 곳에 이목마을이 자리하고 이목방파제가 길게 설치되어 있다.
전동마을에서 오른쪽 맨 끝 구미마을로 내려왔다. 남파랑길은 이목마을 위의 언덕길로 이어지는데 길손은 이목마을 앞 화서로를 따라와 이곳으로 왔다.
오른쪽에는 연말방파제, 정면에 고흥의 명산 팔영산, 그 앞 고흥반도 바다에 섬들이 떠있다.
팔영산이 여덟 개의 산봉들로 톱날처럼 솟아 있다. 섬들이 둥실 바다에 떠있고 왼쪽에 여수의 적금도와 팔영대교가 보인다.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와 여수시 화정면 적금도를 잇는 팔영대교가 중앙에 보인다. 연륙·연도교 팔영대교, 적금대교, 낭도대교, 둔병대교, 화양대교의 다섯 개 다리가 고흥과 여수를 이어서 지역간 교통 생활과 관광을 편리하게 한다.
남파랑길은 위쪽 연말마을 언덕으로 올라가 서우개길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꺾어 연말길30→2를 따라 올라간다. 연말마을 본래 이름은 '영끝'이었는데 이를 한자로 옮기면서 연꽃 蓮자와 끝 末자를 사용하여 '蓮末'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마을이 ‘연꽃 형상으로 보인다’는 유래가 전해져 온다고 한다.
왼쪽은 연말마을, 오른쪽은 서연마을, 양파밭 사이 연말길30→2를 따라 연말마을 언덕으로 올라간다.
여자만이 이목리 북쪽으로 깊숙하게 들어와 연말마을 해안으로 이어진다.
구미마을, 이목마을, 서연마을을 빙 돌아 여자만이 펼쳐지고, 이목방파제, 서연방파제, 연말방파제가 바다로 나와 있다.
연말마을 언덕으로 올라오면 여자만을 조망할 수 있는 고급 주택들이 자리하고 있다.
연말방파제와 건너편 오른쪽 뒤에 고흥 팔영산, 고흥반도 앞 바다에 섬들이 떠 있다.
서우개길을 따라 소서이를 거쳐 대서이까지 진행, 왼쪽 언덕에 올라가 조망하기로 한다.
이곳에 올라서 풍경을 조망한 뒤에 오른쪽 뒤로 서우개길로 내려가기로 한다.
아기 흑염소 두 마리가 길손을 보고는 허겁지겁 달아난다.
비탈밭에는 청매실 꽃들이 피어 향기를 날리고, 맞은편 고흥반도 팔영산은 품이 넓다. 바다에는 섬들이 길게 펼쳐져 있다.
여자만이 깊숙하게 들어온 곳에 구미마을과 이목마을, 서연마을, 연말마을이 서이산 아래 포근히 안겨 있다.
오른쪽에 구미마을, 맞은편에 이목마을, 아래에 연말마을, 여자만을 에워싸고 펼쳐진 마을들이 평화롭다.
흑염소농장에서 서우개길로 내려와 소서이마을 버스정류소로 향한다.
여자만 앞 바다가 광활하다. 섬들이 유영하듯 떠 있다. 오른쪽 뒤로는 순천만이 이어지고 있다.
남파랑길은 오른쪽 임도로 진행한다.
바다에 보이는 섬이 여자도가 맞을까? 오른쪽으로는 여자만이 이어지고, 건너편은 순천만이라 불리고 있다.
오른쪽 대서이-서촌 간선 임도로 진입
임도를 따라 3.1km를 걸어야 서촌삼거리 종점에 이른다.
무슨 기도를 할까? 개들을 기르는데 그들이 발광하며 짖어댄다.
새에덴국제기도원에 '성령의 불의 제단, 은혜의 동산, 기적의 동산, 축복의 동산' 등으로 명명한 곳이 있다고 적혀 있다. 지나오면서 본 지역은 음침하고 황폐해 보였으며, 오직 개들이 발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새에덴국제기도원을 운영하는 교회 본부는 경기도 성남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며, 이곳에 기도원을 세워 마을 주민들과 갈등하고 있다고 한다.
이정목 표시를 보면 오른쪽 등산로 1.1km 지점에 서이산 정상이 위치하고 있다.
여자만 바다가 서촌리 깊숙하게 들어와 갯벌을 이루고 있다.
건너편에 안양산이 우뚝하다. 이 지역에서 주로 재배하는 농작물이 완두콩과 양파, 옥수수인 듯.
安養山은 여수시 화양면 화동리·나진리·서촌리 사이에 있는 산. 산 전체의 경사가 가파른 편이다. 무선산에서 이어지는 여수기맥이 안심산을 지나 통과하는 곳이며, 서촌천의 발원지에 해당된다. 서쪽으로 바다와 접한 곳에는 넓은 간석지(干潟地, 개펄)가 발달하였다. 산 서쪽 중턱에 안양암의 옛터가 있으며, 조선시대에 곡화목장(曲華牧場)이 있던 곳으로 산 아래 감목관아사(監牧官衙舍)가 있었다. 곡화목장은 소호동 바닷가로부터 오천동까지 곡화목장 분계성(分界城)을 만들고 그 서쪽 화양반도를 목장으로 삼아 말을 놓아서 길렀다. 이 당시 곡화목장에서 길렀던 말은 1,027필이었으며, 목자는 446명이었다. 봄에는 통구미산, 여름에는 이영산, 가을에는 천마산, 겨울에는 서이산 등 계절에 따라 이목구미의 5개 산으로 목장을 이동하였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산 정상에서 동쪽의 가막만과 서쪽의 여자만에 이르기까지 주변 조망이 아주 잘 되는 곳이다.(디지털여수문화대전)
쉼터정자와 버스정류소, 떡집카페, 경로당이 보인다. 쉼터정자 왼쪽에는 서촌수퍼와 서촌이발관이 있다.
남파랑길 58코스 1부와 2부 모두 마침.
첫댓글
아직 가 보지 못 한곳에 대한
들뜸으로 설렘니다
구체적 영상이 그려지지 않을 겁니다.
해파랑남파랑서해랑평화누리
국토둘레를 순례하는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마침표를 찍을 날을 기다립니다.
상큼님이 해파랑길 종주를 마치고
남파랑길을 걸을 때
길의 의미가 더 새로워지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