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킴스특허법률사무소
 
 
 
카페 게시글
자전거/애완용/바둑 스크랩 찰자세 시즌2 제15호 ★ 여자의 몸무게는 비밀
킴스특허 추천 0 조회 21 08.10.02 00:3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지난밤엔 나의 파란색 집에 두 번째 사랑방 손님을 맞이했다.

원래 텐트가 3인용이어서 자전거를 밖에 두니깐 성인 둘이서도 좁지는 않았지만

매트리스가 하나 밖에 없어서 니얼스보러 깔고 자라고 했는데 괜찮다고 해서 그냥 나만 깔고 잤다.ㅋ

원래 유럽스타일은 한 번 물어봐서 ‘노 땡큐’ 하면 끝이다.ㅋ

저번에 네덜란드 친구가 좋은 매트리스를 하나 줘서 순간 두 개였는데

내 것은 베트남 정비소 친구들에게 주고 와서 나도 이제 하나밖에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닳아서 찢어지려고 하는 타이어를 교체하려고 하는데

타이어가 림에 걸리지 않고 사이즈가 한 치수 큰지 바퀴에 껴지질 않는다.

분명 타이어에 26인치라고 쓰여 있는데 왜 그럴까 하고 원인을 찾아보니깐

가장자리(Rim)의 크기가 서로 달라서 안 맞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엔 못 고치고 찢어지려 하는 타이어를 다시 그대로 꼈다.



맞는 타이어 찾을 때까지는 또 다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들고 뛰는 심정이겠구나.ㅡ.ㅜ



 

 

 

 

텐트를 걷고 어제 공원 입장료를 냈는데 아무것도 안 본 게 아까워서 떠나기 전에 살짝 둘러보기로 했다.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소수민족 마을을 만들어 놓은 것 같아서 별 관심 없었는데

한 바퀴 둘러보니깐 섹시한 할머니가 아침밥을 짓고 있는 것 아닌가.

할머니가 참 특이한 의상을 입고 계시구나 하고 자세히 보니깐 할아버지였다.^^

관광객에게 많이 익숙한지 여기저기 긁고 아주 자연스러우시다.



 

 

 

 

할아버지는 우리가 옆에 있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 듯해서 우리는 한참을 곁에 앉아서 지켜봤다.

만약 말이 통했다면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셨을까?



 

 

 

 

공원에서 나오자마자 처음으로 보이는 가게에 찾아가서 먹을 것이 있냐고 물어봤다.

밥 밖에 없다고 한다.

맨밥.

그래서 그냥 가자고 했는데 니얼스는 밥만이라도 먹자고 한다.ㅋ

그냥 맨 밥만 먹어도 괜찮겠냐고 하니깐 자기는 좋다고 한다.

나야 원래 배만 채우면 되는 스타일이어서 먹기야 하지만

니얼스는 신기하게 아주 맛있게 잘 먹는다.



동양인이 빵에 버터고 뭐고 아무 것도 바르지 않고 맨 빵만 먹으면

서양인이 이상하게 보는 것이 이런 것과 비슷한 느낌 이어서였을까?



 

 

 

 

오토바이 가게라도 나오면 혹시 자전거 타이어도 있을까 해서 물어보면서 다니다가

어느 시장에서 사이즈가 약간 작지만 억지로 끼어 넣을 수 있었던 타이어를 찾았다.

림에 흠 내면서 펜치, 십자드라이버 모두 동원해서 둘이서 겨우 꼈다.

끼기야 했지만 나중에 펑크 나면 어떻게 다시 뺄지 걱정이다.ㅋ



요번 타이어는 어제 팍세 시장에서 잘 못 구입한 타이어와 협상 교환해서 1000킵만 더 주고 구입했다.

내가 수리하는 사이에 니얼스는 장을 보고 와서 부실한 아침밥을 보충한다.

둘이다보니 일을 분할함으로 시간이 단축 돼서 좋다.



니얼스는 앞의 가게에서 15kg까지 측정할 수 있는 저울을 발견하곤

우리의 짐 무게를 한번 재보자고 한다.

내 자전거와 짐무게를 40~45kg 정도 나간다고 짐작만 하고 있었지 확실히 몰랐는데 잘 됐다.



니얼스의 배낭 무게는 13kg.

멋진 쌀(?)자전거는 17kg 정도 하니깐 짐과 자전거 합쳐서 30kg이다.



이제 내 짐들 차례다.

내가 짐을 하나하나 저울에 올려서 눈금을 읽으면 니얼스가 받아 적는다.



“앞 중앙 5.5kg” (카메라 가방 + 허리 가방)

“앞 우측 7.8kg” (노트북 등등)

“앞 좌측 6.3kg” (옷, 충전기 등등)

“뒤 우측 7.9kg” (의약품 등등)

“뒤 좌측 6.3kg” (캠핑장비 등등)

“뒤 중앙 7.5kg” (지도, 코펠 등등)

“끝, 다 합치면 얼마야?”

니얼스가 계산해 보더니 "41.3kg" 라고 한다.

헉.

짐 무게만 해서 내가 예상했던 자전거와 짐을 합친 무게이다.

자전거도 저울에 올려보니깐 15kg 까지 있는 눈금이 한 바퀴 확 돌아버려서 측정하기가 어렵다.



가만 있어봐.

아무 것도 장착하지 않고 교체하지 않았을 때 순수 깜순이의 무게가 13kg이고

자전거에 달린 액세서리들(물통, 짐받이, 펌프, 안장가방, 조명 자물쇠 등등)만 해도 10kg 정도 나가는데

그렇다면 내가 한국에서부터 여기까지 거의 수천km 되는 거리를

65kg란 무게의 짐을 짊어지고 왔다는 말인가?

어쩐지 약간 경사만 지면 좀 많이 무겁더라했네.ㅎㅎ

니얼스도 놀랍다는 의미로 한 마디 던진다. “Respect."



무게만 봐선 지구 한 바퀴 돌겠다는 자전거 여행자의 짐인지

차마고도를 넘는 야크의 짐인지 알 수가 없다.ㅋ



 

 

 

 

아니다, 히말라야에서 소금 나르는 야크도 장거리 여행에 무거운 짐 실으면 지친다고해서

30kg 이상의 소금을 싣지 않는다고 하던데.. 나는 뭐지? -_-;;

나중에 할 일 없으면 엘리베이터 없는 동네의 이삿짐센터에 취직하면 되겠다.ㅋ



그런데 짐을 줄이려야 줄일 수가 없다.

사계절 살림살이 다 가지고 다녀야 하고 그렇다고 전자제품을 포기할 수도 없고.

목축 대신 디지털 장비를 가지고 다닐 뿐이지 유목민이나 다름없으니.



무게는 생각하면 괜히 더 피곤해 져서 다시 까먹기로 하고

다시 예전처럼 가벼운 40kg대라고 생각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깜순이는 원래 여자의 몸무게는 비밀이라며 부끄러운지 또 경운기 뒤로 숨는다.ㅋ



 

 

 

 

점심시간이 되어 우리는 우리의 목적지인 타들로(Tad(폭포) Lo) 입구에 도착했다.

표지판이 있는 큰길에서 2km 비포장도로로 들어가니 폭포가 보이고 얼른 뛰어들고 싶다.



 

 

 

 

폭포 앞에 가니 한 자전거 여행 커플이 있는데 요번엔 프랑스 친구들이다.

방콕에서 한 달 전에 출발해서 티베트까지 가려고 하고

개 쫓기 용으로 나무막대기를 안장 뒤에 가지고 다니는 것도 재미있다.

(앞서 언급 하는 것을 까먹었는데 니얼스는 호신용 스프레이를 허리에 차고 다님)

남자 자전거 뒤에 트레일러의 무게는 30kg정도 나가고 자전거랑 합쳐서 50kg라고 한다.

니얼스는 여기 65kg 끌고 한국에서 중국 넘어온 친구도 있다면서 무게를 강조한다.ㅋ

니얼스도 65kg에 충격을 받았나보다.



 

 

 

 

우선 숙소부터 잡아 놓고 놀기로 하고 방을 찾으러 갔는데

방갈로형의 게스트하우스들이 적지 않게 눈에 뜨인다.

좋은 환경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라오답다고 해야 하나?

방 하나에 2만킵(2.22$)이니 1인당 거의 국수 한 그릇 값만 내면 된다.^^



라오스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돈 내고 자보는 것이고

그레이엄과 같이 베트남 호텔에서 잔 것이 마지막이 숙박비 지출이었으니깐 한참 되긴 했다.ㅋ



 

 

 

 

짐을 풀고 다시 폭포 돌아왔다.

평생 시소나 그네 같은 것은 구경해보지도 못했을 아이들이 엄청 재미있게 놀고 있다.

하긴 놀이터보다 재미있어 보이는 워터파크가 있는데 그런 것이 이 친구들에게 필요할까.



물은 깊지도 않아서 물놀이하기에 좋고

폭포 밑 바위에 앉아 떨어지는 물줄기 맞고 있으면 그만한 마사지가 따로 없다.^^



적당한 바위 위에 누워 챙겨간 MP3의 음악 들으며

게스트하우스에 비치되 있던 소설책 몇 장 읽다가 잠든다.

조용하고 자연 가운데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이곳,

이곳이 바로 파라다이스구나.^^



계곡에서 쉬다가 들어가는 길에 내일 탈 코끼리 예약하고

엥꼬 직전이었던 전자재품의 배터리들 충전한 시키면서

방갈로에 걸려있는 그물 침대에 누워 니얼스와 밤늦게까지 얘기를 나눈다.

니얼스도 한국에 대해서는 접할 기회가 없었다며 어떤 나라일지 궁금하다고 한다.

그래서 주 대화 내용은 한국에 관한 이야기였고 설명하는 나도 객관적으로 얘기 해줘야하는데

어쩔 수 없는 'pride of Korea'한 코리언이라 좋은 내용만 얘기해주게 된다.ㅋ



 

 

 

 

다음날 아침,

특별한 시간을 정하지 않고 눈떠지는 데까지 자다가 느직이 일어났다.

그래봤자 7시 반.ㅋ

조반을 해주는 옆의 게스트하우스로 넘어가서 아침을 먹는다.

서양 배낭 여행객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아침을 서양식으로 1~2$이면 가볍게 먹을 수 있다.

라오 남부로 들어와서부터는 그동안 중부에서 보기 힘들었던 여행객들이 엄청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크래패를 맛있게 먹고 8시에 예약해 놓은 코끼리를 타러 간다.

타들로는 집 몇 십 채 안 되는 아주 작은 마을이어서 모든 곳이 걸어서 10분 내에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한다면 마을에 오는 거나 나가는 것만 힘들지 이 안에서는 문제없다.



 

 

 

 

찰리의 얼굴 두께와 비슷한 뻣뻣한 코끼리 가죽

그리고 묵직한 돌 떨어지는 굵은 소리가 나서 쳐다본 곳에 떨어져있는

코끼리의 갈색 흔적.



두 마리의 코끼리가 인솔자에 의해 같이 이동하고 미국에서 온 커플과 같이 하게 되었다.



 

 

 

 

코끼리는 경사진 곳도 잘 오르고 시냇물도 잘 넘는다.

한니발장군이 어떻게 알프스를 넘었는지 이제 이해가 간다.ㅋ

옆에 나뭇가지가 보이면 무조건 코로 분질러서 먹고 코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

코끼리 가이드 소년은 직접 몰아 보게끔 해주기도 하고 내려가서 센스 있게 사진도 찍어주겠다고 한다.



사실은 우리 둘 다 얼라도 아니고 5$이나 하는 코끼리를 탈까 말까 많이 고민 했는데

타고 나보니 돈이 전혀 안 아깝다.

1시간 반 동안 산속 마을도 지나고 깊은 시냇물도 통과하는 것이

소싯적 놀이공원에서 코끼리차 타는 느낌이랑은 확실히 다르다.ㅋ



 

 

 

 

늦지 않게 체크아웃 하고 타들로에서 좋은 추억 만들고 빠져나왔다.

다시 팍세로 돌아가야 하는데 니얼스는 나 만나기 전에 원래 가려고 했던 팍송으로 해서 돌아서 가자고 한다.

팍송은 너무 높은 고원이어서 가기를 꺼렸지만 왔던 길 다시 돌아가기도 싫고

니얼스도 처음에 내가 가자고 하는 곳으로 양보하고 왔으니깐 그러자고 했다.



역시나 끝이 보이지 않는 오르막이고 거기에 또 비포장 길이다.



거기에 숲에서 잡초들을 다 태우느라 연기가 나서 완전 전쟁터의 한 장면이다.



 

 

 

 

지나가는 차가 있기에 니얼스가 세워서 뒤에 붙잡고 달려도 되냐고만 물었는데

그러지 말고 그냥 자전거를 뒤에 실으라고 한다.

어차피 다시 팍세로 돌아가는 코스이기 때문에 찰자세법*에 걸리지 않으니 감사히 타겠다고 했다.



(*세계일주 루트에 앞으로 전진하는 구간에는 자전거만 탈 것)



 

 

 

 

기사 아저씨는 중간에 볼일을 본다고 해서 잠시 섰는데

숲속에 들어가서 나오면서 빨간 열매를 하나 가져온다.

뭐냐고 물어보니 커피라고 한다.

커피나무를 생전 처음 봐서 몰랐는데 껍질을 까보니깐 연두색 빛나는 열매가 나오고 그것을 먹는다.

안 익은 것 같은데 먹어도 된다고 해서 먹어 봤는데 커피 맛은 느끼기 힘들고 오히려 시면서 달다.

색깔만 다를 뿐이지 모양은 원두커피랑 같다.



고마운 아저씨는 약 30km의 오르막길을 태워 주고서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헤어졌다.



블로방 고원(Bolaven Plateau)엔 프랑스인들이 지배하던 시절 커피와 바나나를 가져오기 전까지만 해도

별게 없었는데 프랑스인들이 들어오면서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히치하이킹 아저씨들의 도움을 받고 난 후 시장에서 뭐 좀 먹고

오르막을 다시 오르려 하니 앞이 깜깜하다.

여행 5년 중 1년차이면 이등병의 마음가짐을 하고 있어야 할 내가

군기가 너무 빠져가지고 히치하이킹의 맛을 반해버렸다.



그래서 그냥 지나가는 트럭에게 멈춰 보라는 손짓을 해봤는데

빠른 속도로 달리던 트럭이 정말 급브레이크를 잡더니 전방 20m 앞에 섰다. -0-

혹시 가는 곳 까지 데려다 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깐 기꺼이 실으라고 한다.

요즘 같이 험한 세상에 도로에서 도와달라고 손짓해서 서주는 나라가 몇 나라나 있을까?

거기에 운 좋게 팍송을 들려 팍세 근처까지 간다고 한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어차피 돌아가는 길이라고 또 위로하며 한 숨 잔다.



팍송을 통과하는데 그냥 고원지대의 작은 마을 하나 밖에 없다.

이곳에도 여러 군데에 폭포가 있어서 쉬었다 갈 수 있지만

우리는 타들로에서 충분히 쉬어서 그냥 트럭이 가는 곳, 팍세 근처까지 같이 가겠다고 했다.



종착지에 도착해서 얘기를 몇 마디 나누는데 이 트럭 운전기사도 베트남 사람이라는 것 아닌가.

차의 번호판을 보니 정말 베트남 번호판이고 할 줄 아는 베트남 단어 몇 마디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팍세로 돌아와서 요번엔 인도 사람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 자리 잡았다.(3만5천킵)

니얼스가 나를 만나기 전에 여기서 묵었었는데 1층에 인도 음식점이 든든하면서 맛있다고 해서

저녁도 거기서 먹었다.



물론 친구가 생겨서 더욱 즐거운 것도 있겠지만

쉬고 싶은 적절한 시기에 다녀와서 그런지 타들로에서의 휴식은 짧지만 달콤했다.

조용하다는 것 말고는 특별한게 있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기회되면 다시 한번 와보고 싶은 곳이다.



 

 

 

 

2008년 3월 3, 4일

3일 이동거리 : 63km

4일 이동거리 : 52km (히치하이킹 포함 150km)

세계일주 총 거리 : 7552km

마음의 양식 : 고린도전서 5, 6장


 

www.7lee.com

찰리의 자전거 세계일주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