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9 09:23:03
359차 북한산 산행기(이북5도청-사모바위-응봉능선-진관사)
1. 2011. 9. 18(일)
2. 이북5도청(10:10) - 백숙집 안마당 깊숙한 곳 오른쪽 - 비봉 아래 - 사모바위 - 응봉능선 - 진관사(15:00)
3. 민영(대장), 상국(쫄) + 뒷풀이(병욱) + 뒷풀이의 뒷풀이(모철, 경호, 병훈)
추석연휴 후유증인지 산우회 블로그는 계속 잠을 자고 있다.
참가 한다, 만다는 댓글 하나 없고 산행대장을 부탁받은 민영이 혼자 속이 부글부글 끓어 넘쳤다.
토요일 오후, ‘제일 만만한 놈이 누굴까?’ 혼자 짱구를 굴리던 민영이, 자존심 접고 비밀리에 호객행위에 들어간다.
문수에게 전화.
디스크 수술한 지 제법 되었으니 이제 산에 가도 안 되겠냐고 슬쩍 잽을 던져보았으나 올 연말까지는 등산을 삼갈 것이라는 말에 ‘아니 예전에 팔광스님(?) 인기는 척추 수술하고 바로 다음 주부터 산에도 가고 사방팔방 안 돌아댕기던데가 없던데?’ 하며 머릴 갸우뚱거리다가 두 번째 대상으로 나를 찍었나보다.
나는 마침 빈집에서 혼자 부추전을 부쳐 막걸리 한 잔하고 있을 때.
‘북한산? 용인에서 갈라카몬.... 디기 먼데....’ 하는 마음에 완곡히 사양하고, 혼자 부어라 마셔라 취해 가는데 뭔가 좀 섭섭한 것은, 귀에 맴도는 민영이의 젖은 목소리.
“문수도 안 된다카고, 니도 안 간다 하몬... 아니고 인자... 다른 데 전화 안 할란다. 혼자 가야지, 뭐.뭐.뭐.뭐.뭐...”
일요일 아침, 8시에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종로, 지하철로 불광역, 다시 버스. 10시 4분에 5도청 도착. 먼저 와 있던 민영이와 악수하고 ‘혹시 누가 더 오려나?’하면서 10분까지 기다렸다가 둘이 출발.
윽, 철조망이 높은데다가 2중으로 되어 있다. 나무가 하나 쓰러져 있는데 그걸 타고 넘어가까? 좀 어려워 보인다. 조금이라도 실수했다간 바로 119에 실려갈 판. 할 수 없이 다시 내려가 닭백숙집 마당으로 들어가서 올라왔는데, 윽! 이게 뭐냐? 아까 그 길하고 만나는 곳이다. 다시 내려가 이젠 마당 저 안쪽까지 들어가서 우회전. 겨우 개구멍 통과.
날은 선선하고 자연풍 좋고, 둘뿐이라 쉬고 자시고 할 것 없이 합의가 빨라 좋다. 그냥 앉으면 쉬는 거고 일어서면 출발.
몸이 예전 같지 않으니 이젠 좀 겁을 내야할 때라며 예전엔 그냥 넘었던 높은 바위를 돌아가고 자주 쉬고, 바위틈을 뚫고 뿌리내린 작은 소나무에 감탄하며 그걸 사진 찍고, 마침 민영이가 조만간 세울 회사, 그 이름이 'Tree on the rock'이라 더 유심히 보았던 나무. 사람이라면 저런 역경 이겨내고 성공한 사람, 정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겠냐며 감탄, 감탄에 경외심까지.
응봉능선 들어서며 단체사진(?) 한 장 찍고, 적당한 곳에서 점심. 막걸리 두통에 민영이가 사온 전에다 내가 부친 전. 김밥 두 줄이 남아 고시래~하고.
뒷풀이 제일 만만한(?) 대상 1호, 병욱이. 호객하자마자 바로 입질, 3시에 연신내역 근처에서 만나기. 호객대상 2호 가오리는 아쉽게도 노는 일요일이 아니란다. 간만에 전화로 반가운 목소리에 서로 안부 전하고.
시간 맞춘다고 쉬엄쉬엄 더 쉬어가는 수밖에. 너무 쉬었나? 우리가 15분 지각.
맛나게 먹고 자치기하러갔던 모철이와 경호 연락, 압구정역으로 이동. 설렁탕집에서 설렁설렁 놀다가 당구 딱 한판, 바로 귀가.
쉿!
요번 주 안에 민영이가 예전 쫄고 신분으로 산우회 굿을 하든지 뭘 좀... 한 따까리 해야겠다던데, 다들 몸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