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오토쇼에 전시된 중국 BYD 전기차 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Copyright@국민일보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지금까지 유일한 승자는 중국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여러 관련 통계와 전망을 인용해 보도했다. 서방 국가들이 전기차 배터리 자급화 야심을 품고 있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과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희토류 채굴·제련, 엔지니어 훈련, 대규모 생산시설까지 모두 자급화한 상태다. 망간 코발트 니켈 리튬 흑연 등 이른바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광산업 관련 각종 통계와 정보를 생산하는 CRU그룹에 따르면 중국은 망간은 95%, 코발트 73%, 흑연 70%, 리튬 67%, 니켈 63%를 생산한다. 중국은 오랜 기간 남미와 아프리카의 자원 부국에 큰돈을 투자해 대형 광산회사 지분을 취득하고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41%, 리튬 28%, 니켈 6%, 망간 5%를 통제하게 됐다. 확보된 광물을 수입해 값싼 노동력과 느슨한 환경 규제를 이용해 대량 제련한다.
배터리용 광물 제련은 철이나 구리 제련보다 3~4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도 훨씬 많다. 서방 기업들이 엄격한 환경 규제에다 높은 인건비로 이를 포기하는 데 비해 중국 기업은 정부 지원까지 받아가며 공장부지를 마련하고 오염물질 배출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배터리 핵심부품인 양극재와 음극재도 중국산이 전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한국이 주도해온 고품질 고효율의 ‘NMC 양극재’는 저렴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로 빠르게 대체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양극재 시장의 77%를 차지한 상태다. 음극재 92%, 분리막 74%, 전해질 82% 등 다른 부품 생산도 압도적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30년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은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보다 배 이상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2030년은 이들 4개국 주요 메이커가 화석연료 엔진차량 생산 중단을 선언한 해다. NYT는 “중국은 2015년 외국산 배터리 사용을 차단해 중국산 전기차는 거의 모두 자국산 배터리를 사용한다”면서 “미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추격에 나섰지만 서방 어떤 나라도 배터리 공급망 자급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스콧 케네디 수석고문의 말을 인용해 “어떤 식으로든 중국과의 협력 없이 전기차에서 성공할 방법은 없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