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대청호 오백리길 기행, 21코스 및 완주 편
1. 대청호 21코스 걷기
대청호 오백리길 21코스는 오백 리 대청호 둘레길의 마지막 구간이다. 이 구간의 백미는 청주 문의면에 있는 구룡산(九龍山)
이다. 오백 리 순례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대청호를 오롯 담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산 남릉에 있다. 구룡산의 급하게
내려서는 남쪽 산자락은 대전 동쪽의 계족산이 북쪽 대덕구 미호동까지 길게 뻗어 내린 줄기와 마주하며 협곡을 이루는데,
이곳에서는 금강이 마치 오던 길을 되돌아가기라도 하듯 360도 가까이 꺾어 서 돌아 흐른다. 그리고 이 협곡에 다목적 대청
댐이 놓여 있고, 금강은 수평불류를 이루고 거대한 호수가 된다. 오늘날 이 대청호는 그 본래의 기능 외에도 산수 어우러진
여러 명소들이 생겨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그중의 으뜸이다.
청주 문의면과 대전으로 이어지는 국도 32호선을 잇는 문의대교는 작두산 서쪽 자락을 굽 돌아온 동등천을 건너서며 두 갈
래 길로 나뉜다. 아홉 시 조금 지난 시각, 이곳 삼거리 구룡산 들머리에도 벌써 아침 햇살이 뜨겁게 내리고 있었다. 손수건을
흥건히 적시며 구룡산을 올랐다. 높이 370m에 이르는 정상 삿갓봉은 멀리서 보기와는 달리 숲에 가려 조망이 별로였다. 이
산의 대청호 전망대는 남릉에 별도로 있지만, 21코스 트레일은 그곳이 아닌 장승공원으로 내려선다. 진장골로 내려서며 장
승공원과 야생화체험단지 마을을 거치며 길게 이어지는 남서 능선을 타고 걸었다. 대청호반 누리길과 겹치는 능선길은 교목
숲 울창해 호젓했다. 나뭇잎 헤치고 내리는 햇살은 오솔길 내내 얼룩무늬를 그려대고, 야생화들도 간간이 피어 반기었다. 청
한한 마음에 솔바람과 새소리를 거둬 담으니, 가슴골을 적셨던 등산길의 땀이 가셔지며 발걸음 가벼워졌다.
용호교를 찾았다. 대청댐 십 리 아래에 청주 현도면 노산리와 대전 대덕구 용호동을 잇는 이 다리는 대청호 조정지 댐을 겸하
고 있는 다리다, 이곳은 대청댐을 내린 금강의 물길을 다시 한번 더 가두어 두고 방류를 조정하는 곳이다. 다리 난간에 서서
조정지에 갇힌 호수 같은 금강을 거슬러 바라보니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길게 이어지는 호수 가장자리는 호반 양쪽의
푸른 숲 반영(反映)이 아른대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호심은 맑은 하늘을 담아 더 검푸른데, 무리지은 잉어 떼가 노니는 모
습은 한가롭고 별스러웠다. 다리 건너 용호동은 선사유적지가 있고, 조금 더 거슬러 가면 죽림정지(竹林亭址)가 나온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선사인들이 살았고, 또 산수가 아름다웠던가 싶었다. 옛 선비들은 잡념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려고 솔바람 불
고 달 빛 내리는 강변에 은거하며 은일한 삶을 즐기었다. 죽림정지도 그중의 한 곳이지만 지금은 옛 터에 길손을 위한 팔각
쉼터각이 세워져 있다. 미호교를 건너 수변 산책길을 거슬러 오르며 조정지에 잠긴 해묵은 왕버드나무 군락지를 눈에 담은
후 21코스 마지막 날머리가 되는 대청댐 광장을 찾았다.
2. 오백 리 대청호 둘레길 순례를 마치고-
1년 만에 다시 찾은 대청댐 광장에는 지난 때와 달리 'Dae Cheong DAM'이란 영문자 안내 글씨 외에 'ㄷ. ㅊ. ㄷ' 이라고 쓴 대
형 한글 자음 설치물이 세워져 있어 보기 좋았고, 넓고 푸른 호수에서는 염천 뙤약볕을 식혀주는 강바람 불어와 시원해 더 좋
았다. 지난해 7월 16일, 이곳을 찾아 시작한 나(몽중루)의 대청호 오백리길 기행은 그날 이후 1. 2. 3. 4 - - 21로 이어지는 구간
을 매월 격주간 주말마다 차례차례 찾아 걷고 또 걸었다. 대전(대덕구. 동구)과 충북 옥천. 보은군을 차례로 돌고, 청주시(상당
구. 서원구)를 돌아 원점으로 회귀하는 220km의 대청호 둘레길은 동. 남. 서해안을 따라 걷는 한반도 둘레길과는 또 다른 감
흥이 있는 길이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강변 길과 산을 넘는 옛길이, 산을 오르는 임도와 등산길이, 소하천을 건너가는 습지 데
크 길이 곳곳에 있다. 계족산이 동쪽으로 부챗살을 편 듯 여러 곳으로 늘어뜨린 산줄기마다에 있는 옛 산성들과 라. 제(羅濟)
의 격전지를 돌아보는 길은 망외의 덤길이다. 호수 주변 200~400m 높이의 산들은 물길 따라 병풍처럼 에워싸고,하늘 담은 호
수의 저편 가장자리에서는 산마다의 반영들이 실경처럼 아름답게 일렁거린다. 이러한 호반과 산록을 돌며 대전 동구 이현동
의 거대습지를, 신라와 백제의 격전지였던 노고산성을, 추동리 호반의 명상정원을, 백골산성과 회남로의 긴긴 벚꽃길을, 산수
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부소담악을, 성리학자이자 임란 때의 의병장인 조헌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에 세운 서화천 변 이
지당을, 삼일천하의김옥균이 도피했던 청풍정을, 옥천 육영수 생가와 지용 생가를 거치며 금강 잠수교를 건너고, 금강의 물길
따라 보은군으로 들어서서 옥천 700 의총의 승군과 의병을 길러낸 호국도장 가산사를 지나고 청주 문의면 청남대를 거쳐 다
시 댐 광장에 섰다. 청한한 마음으로 완주의 기쁨을 자축하며 강을 거슬러 대청호를 쫓으니 지난 일 년 간 스물한 번을 찾아 걸
었던 대청호 둘레길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한 해 동안 함께했던 대청호 오백리길에게 감사 드린다.
촬영, 2023, 06, 17.
▼대청호 오백리길 전구간 안내도
▼ 21코스(대청호 로하스길) 안내 지도
▼ 청주 상당구 문의면 덕유리, 문의대교 삼거리
▼ 구룡산 북쪽 능선 들머리
▼메주고개 올라가는 길
▼구룡산 북릉
▼구룡산 장승공원 갈림길
▼ 구룡산(370m) 정상
▼ 구룡산 木龍
▼ 구룡산 정상에서 본 문의 문화재단지와 대청호 분수
▼ 오백 리 대청호 둘레길, 마지막 구간 구룡산 산정 기념
▼ 구룡산 북릉 장승공원 갈림길
▼ 구룡산 장승공원 - 1
▼ 구룡산 장승공원 - 2
▼ 구룡산 진장골 야생화체험 마을
▼ 딱총나무(접골목) 열매
▼ 구룡산의 야생화 -금계국
▼ 노루오줌 꽃
▼ 족두리풀
▼ 엉겅퀴 꽃
▼ 큰 까치수영 꽃
▼ 호장근
▼ 야생화 체험마을 평양고기국숫집
▼ 구룡산 남서쪽 능선 길 / 오백리길과 대청호 호반길 겹치는 구간
▼연리목
▼ 구룡산 남서쪽 능선 길
▼ 구룡산 남서쪽 능선 길
▼ 청주 서원구 현도면 하석리, 구룡산 등산로 입구
▼ 하석삼거리
▼ 하석리 성마루
▼하석리 루드베키아 정원
▼ 하석리 금강 변 습지
▼ 서원구 현도면 노산리, 용방이 마을 표석
▼ 용호교
▼ 용호교 대청호 조정지댐
▼ 용호교에서 본 금강 조정지
▼대전 대덕구 삼정동
▼ 금강 변 옛 죽림정지와 팔각정
▼ 대청호 조정지댐과 조정지
▼ 지나온 구룡산과 금강 조정지 / 대청댐 쪽
▼ '금강에 살어리랏다" 금강 조정지 잉어들
▼ 대덕구 미호동 미호천 입구
▼ 금강 조정지 미호동 강변 숲길 입구
▼ 일명, 금강의 주산지 왕버드나무 - 1
▼ 일명, 금강의 주산지 왕버드나무 - 2
▼ 구룡산과 대청댐
▼ 대청댐 물문화관 광장 - 1
▼ 대청댐 물문화관 광장 - 2 / 대청댐
▼ 대청댐 물문화관 광장에서 본 대청호 - 3
▼ 대청댐 물문화관 광장 - 4
▼ 대청댐 물문화관 - 5
▼ 오백 리 대청호 둘레길을 마치며 - -
▼함께한 청마산악회 회원들
첫댓글 대청호 오백리길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사정상 중도에 하차 했지만 알찬 후기와 아름다운 사진으로 완주를 한거나 진배 없는 흐뭇함이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공부도 되었고 같이 못한 아쉬움도 많이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더위와 겨뤄야 할 때이니 건강 조심하시고 또 좋은글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끝까지 함께 완주하셨으면
모두가 다 도 즐거웠겠지요.
차츰 좋아지고 있다는 말씀 풍문으로 들었습니다만
하루 빨리 예전 그 모습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