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어 놓은 민들레
글 사진/유영자
봄 민들레는 잎이 연하고 뿌리가 어른 손가락 처럼 굵다.
뿌리 채 캐어내어 거무티티한 겉껍질을 벗겨내고 먹기 좋게 찢은 다음 고추장에 설탕과 초로 맛을 내고 무치면 맛난 맘마꼬(민들레의 충북사투리) 무침이 된다 .뿌리만 다듬어 고추장에 무쳐먹기도 하는데 맛이 마치 도라지 같다. 민들레도 도라지처럼 약간 쓴맛이 나는데 굳이 우려내지 않아도 괜찮다.
도라지는 삼년 정도 키워야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라지만 민들레는 일년이면 다 자라고 맛도 그 해 난것이 가장 좋다. 해묵은 것은 뿌리에 심이 생겨 질기다.약간의 공간이 있다면 민들레를 한번 키워 먹어 볼만하다. 야생화의 특징인 강한 생명력으로 한번 씨앗을 뿌려두면 해마다 돋아나 굳이 재배에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흰 민들레는 약효가 뛰어나 차茶로도 덖어 마시는데 주로 추운 지방에 흔하다. 노랑 민들레는 그 잎이 연한 푸른빛을 띄고 흰 민들레는 이외로 검푸른 빛을 띤다. 검푸른 잎 위에 올려진 하얀 꽃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어둠의 통로를 거처 나오는 빛 같기만하다.
밭둑에 핀 흰민들레
충청도나 강원도 사람들은 민들레를 즐겨먹는다.돼지고기를 구울 때도 상추대신 민들레를 쌈으로 곁들인다. 주로 생으로 많이 먹지만 데쳐서 양념에 무치기도 하고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푹 익어 누런 민들레 김치를 밥 위에 척 걸치면 절로 군침이 돈다."맘마꼬"라는 이름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맛이 난다는 뜻에서 그렇게 지어 부르는 걸까? 아니면 엄마 꽃이라는 뜻일까. 이름이 유난해 입 속으로 되뇌어 본다 맘마꼬....엄마꽃..
엄마처럼 자식을 위해서 고난을 이겨내는 강인한 꽃이라는 뜻일까. 세멘블록 작은 틈새에서도
사람들이 밟고 다니는 딱딱한 땅에서도 씨가 앉은 곳이면 끝까지 살아남아 꽃을 피워내는 민들레. 엄마꽃 이라는 이름도 과하지 않다.
축담 돌 틈에 핀 민들레
주로 이른 봄 꽃이 피기 전 연할 때 많이 캐어 먹는데
꽃을 피우고 그 씨가 날아 앉아 다시 돋아나므로 봄부터 여름 가을까지 내내 연한 잎을 즐길 수 있다.
바람이 데려다 준 운명의 땅에서
끝까지 목숨 꽃 환하게 피우고
훨훨 사랑의 홀씨 날리는 민들레
민들레 나물을 먹으며 민들레 같기만 하다면 사람이 ..생각해본다.
첫댓글 민들레 처럼...괜히 마음 한쪽이 쓸쓸해지네..............
그래요? 으음..그럼 안되는데..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