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마친 뒤 저는 한국을 떠나온 원래 목표인 세계 일주를 떠났습니다. 1년 1주일 동안 24개국을 떠돌아다니며 호주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이 아니었다면 만나기 힘들었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인생의 다양함을 배웠습니다.
칠레에서는 국경을 넘다 공무원에게 핸드폰을 도난당하고 멕시코에서는 교통정체로 비행기를 놓쳤으며 아르헨티나에서는 환전 사기를 당하는 등 여러 사건들이 있었지만 그 문제들을 해결해 가며 조금씩 단단해지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중남미를 여행하면서는 지구 반대편의 전혀 다른 지리와 문화, 사람들에 매료되어 9개월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공산주의 혁명 이후 미국과의 단교로 오랫동안 외부세계와의 교류가 드물었던 쿠바는 그 중 아직도 가장 그리운 나라입니다. 인터넷이 없기에 사람들끼리 만나면 핸드폰을 보는 대신 대화를 나누고 아직까지 1920년대의 올드카를 고쳐 쓰고 다니는 매력에 반해 수도인 아바나에 2달간 머물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인 티티카카 호에서 바라보았던 석양, 페루의 쿠스코에서 힘겹게 올랐던 마추픽추 , ‘남미의 유럽’ 이라 불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보냈던 시간 등등 남미에서의 추억은 아직도 가슴 깊이 남아있습니다. 외롭고 힘든 순간들은 그저 그대로, 즐겁고 편했던 순간들은 그저 그대로 머물러만 있었다면 느껴보지 못했을 소중한 감정들을 선사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