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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지 : 2012. 2.18(토) / 아차산역(10시)
▣ 산행 소요시간 : 2시간40분 (10:05~12:45)
▣ 산행코스: 아차산역(2번출구)-아차산입구-팔각정-해맞이광장-아차산3보루-정상(전망대)-아차산4보루-용마산5보루--아차울마을-석유공사앞-기와집(뒷풀이장소)
▣ 동 참 자: 10명 <종화, 원우, 재웅, 용복, 문형, 광일, 성화, 웅순, 선식, 용훈>
* 뒷풀이 참석 2명(이종진, 박운기) <총 12명>
▣ 동 반 시: "아차산은 잠들지 않는다" / 오덕교
▣ 뒷 풀 이: 삼합,소고기,낙지볶음에 막걸리 / "기와집"(구리 아천동)-최용훈 제공
박 회장님께서 몇 일전에 번개산행을 한다고 연락이 왔었다. 시산회 친구들은 한 달에 두 번씩 만나는데, 보름동안 기다리자니 지겨웠나... 아마 광주에 살고있는 용훈이가 서울에 올라올 기회가 있어 평소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원우, 세환 등)과 연락이 되어 박 회장님과 협의, 날은 잡았나 보다. 산행도 하고 싶었지만, 토요일이라 집에서 특별히 할 일도 없고, 마나님을 위하여 영식이는 못 되더래도 일식이나 이식이는 되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어제는 문형과 전화하여 함께 참석키로 하였다.
엇그제 부터 영하의 날씨가 지속된다. 일기예보에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9도 이란다. 춘분이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으니 이번 추위가 가면 따뜻한 봄날이 오겠지. 고향 초딩친구들의 소식에 따르면 벌써부터 내 고향인 광양 백운산에는 고로쇠물이 나온다고 물 자시러 오라고 초청을 한다. 옛부터 고로쇠물은 '경칩' 무렵에 수액을 채취하였다. 지금도 광양에 가면 약수제를 경칩때에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아차산을 산행하려면 광나루역이 가까울텐데, 아마도 역 이름이 아차산역이기에 이 곳에서 모이기로 하였나 보다.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언제보아도 반가운 친구들의 모습이 보인다. 광일, 용복은 오래간만에 보이고, 경조사에 가끔씩 보았던 성화, 선식. 그리고 광주에서 올라 온 용훈이는 얼굴 뵌지가 꽤 오래된 것 같다. 곤지암에 살고있는 웅순이는 팔각정에서 합류하여 총 10명이 모인 것 같다.
내가 아차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KBS의 '역사스페셜'을 보고 난 이후이다.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대제국 고구려. 남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고구려의 유적이 아차산에서 발굴되었다니 획기적인 일이 아니겠는가. 그동안 내가 아차산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온달장군이 신라군의 화살에 맞아 죽었고, 한강에 접하고 있는 높이 285 m 에 불과한 워커힐 뒷편에 있는 낮으막한 산..., 고작 그정도 뿐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차산은 옛부터 전략요충지로써 삼국시대에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온 산이다. 아차산 남단에 위치한 아차산성의 축성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장수왕이 한성을 공격하기까지는 대체로 백제의 영향권 하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 된단다.
고구려는 광개토대왕 때부터 본격적으로 남진정책을 추진하며 장수왕 때에 와서는 마침내 한성백제를 멸망시킨 후 아차산에 보루를 쌓고 약 70여년간 아차산 유역을 집중적으로 관할하였단다. 이 후 고구려의 남진정책에 대항하기 위해 약 60년간 지속된 나제동맹이 깨어지면서 신라의 진흥왕이 553년 한강유역을 차지한다. 그리고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하기까기 일진일퇴를 거듭되는 격전의 장. 바로 그 중심에 아차산이 있었다.
산의 이름과 관련하여 전해지는 이야기가 안내판에 적혀 있었는데, 조선 명종 때 점을 잘 치는 것으로 유명한 홍계관이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명종이 소문을 듣고, 그를 불러 쥐가 들어 있는 궤짝으로 능력을 시험하였는데, 그가 숫자를 맞히지 못하자 사형을 명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조금 후에 암쥐의 배를 갈라보니 뱃속에 새끼가 들어 있어 '아차'하고 사형 중지를 명하였으나 이미 때가 늦어 홍계관을 죽여버렸고, 이후 사형집행 장소의 위쪽 산을 '아차산'이라고 불렀다는 전해 진다. 우리 시산회에서는 아차산 곁에 있는 용마산과 연계하여 2007년 7월초(제63회 산행), 흐린 날에 다녀 온 적이 있다.
팔각정에서와 해맞이광장은 시야가 탁 트인 장소로서 산 아래 전망을 잘 볼 수 있도록 전망대를 설치해 놓았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그 뒤로 아스라히 보이는 예봉산, 검단산, 천마산 등의 전경에 가슴이 시원하기만 하였다. 산행중 용복인 광주에 사는 딸아이가 보내왔다고 팥고물찰떡을, 문형은 며느리가 싸 줬다고 홍어무침을 내어 놓는다. 두 산우에게 늦게나마 감사히 잘 먹었다고 함께 한 친구들을 대표해서 전한다.
용훈인 뒷풀이겸 점심식사 장소를 고교 후배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을 미리 예약해 놨단다. 약속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기 위해 발걸음을 서두른다.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바쁘지겠지만 명색이 우린 시산회이지 않는가. 시라도 하나 낭송하여야 겠는데, 오늘 집행부에서 회장님과 총장님이 개인적인 일이 있어 참석하질 못 하였다. 잠시 망설이다 나홀로 뒤에 남아 등산로 길가에 세워놓은 시들 중에 오덕교 시인의 '아차산은 잠들지 않는다' 라는 시를 조용히 읊조리며 잠시나마 시상에 몰입하였다.
'구리둘레길'을 따라 조금 더 걷고 싶었지만, 이미 12시가 지나서 배가 고플 시간이 되었다. 점심식사 예약시간을 맞추기 위해 용마산5보루를 지나 사가정공원으로 내려가는 네갈래 갈림길에서 구리 아치울마을을 향해 하산하였다. 아치울마을에 도착, 구리에서 강변역까지 다니는 뻐스가 있었지만 큰 길을 따라 뒷풀이 장소까지 걸어왔다. 맛있는 삼합 등의 안주에다 마신 막걸리와 청국장은 꿀맛 이었다. 오늘 시산회 친구들과 함께 해 준 성화, 선식, 웅순 친구와 멀리 광주에서 참석해 뒷풀이까지 제공해 준 용훈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나이들어 건강은 우리들의 삶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내가 아는 산악회에 금년 연세가 팔순이 되신 할아버지가 계시는데, 지금도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고 매주마다 산행을 하고 계신다. 대부분의 우리 친구들이 회갑 전후이다 보니 부속품이 하나, 둘씩 고장이 날 때이다. 하지만, 인생은 육십부터란 말이 있잔는가. 아모쪼록 모든 친구들이 건강관리 잘 하시여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산행을 통하여 함께 즐거운 삶을 살았으며 하는 바램이다. 다음 도봉산 산행에서도 즐거운 산행이 되길 빌면서, 잠시 시간을 내어 두서없이 산행후기를 올린다...
- 성남에서 김종화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