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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는 현역으로 들어갔어요 ㅎㅎ
제가 학교에 시험내용을 정리해 제출하느라 반말로 쓰여있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ㅠ0ㅠㅋㅋ
좀 길어요
3일 시험 동안 내내 교수님들께서 시험장을 돌아다니시며 수험생들이 과제를 진행하는 모습을 관찰하시고 질문을 하시거나 질문을 받으셨다. 시험 장 내에서 식사를 해야 했고 점심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고 12시 이후로 알아서 시간을 정해 먹었다.
마지막 셋째날은 시험이 끝나고 교수님들이 수험생 전원을 모아 찹살떡과 차음료를 주시고 다들 1차 붙은 것 만으로도 대견하다고 칭찬해주시고 떨어지더라도 밖에서 아는 척 하라고 말씀하셨다. ㅋㅋㅋ
첫째날 / 스파이더맨과 임의의 상대방역 X를 지정해 표현하기 (점수 중 25%)
(스파이더맨 피규어를 참고해 그리게 했다)
- 두 인물 모두 역동적인 자세로 구성할 것
- 만화 이미지가 아닌 실사 이미지로 묘사할 것
- 되도록 지정된 켄트지 밖으로 인물의 신체가 벗어나가지 않게 묘사할 것
- 스파이더맨 영화 내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아니어도 됨. 다양한 상황을 상상해 자유롭게 표현하시오.
- 배경은 일체 그리지 않도록 함.
- 표현된 상황에 대한 20자 내외의 설명을 쓰시오.
나는 저런식으로 그렸다. 스파이더맨 피규어를 모두가 1분씩 본후에는 피규어를 시험장 앞에 두고 만지지 못하는 상태에서 총 세 번의 기회를 주고 피규어를 관찰할 수 있게 했다.
역동적인 느낌이 나는 상황이면서도 남들이 그리지 않을 만한 상황을 찾다보니 처음엔 사물놀이가 생각났다. 그런데 사물놀이 동작중에 내가 생각했던 그 뱅글뱅글 돌며 달리는 자세는 그리기 어려워서 탈춤으로 결정했다. 평소에 만화그리는게 취미였기 때문에 인체나 동작을 그리는데 무리는 없었다. (아싸!) 실사이미지로 그리라는 제시문이 있어서 만화그리던 때의 버릇.. 인체의 비인간적 비례(엄청 긴 다리등..)을 자제하려 노력했다. 그래도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근육질 남성을 그려본 적은 별로 없어서 피규어를 관찰하는 시간에 근육을 만지는데 집중했다...(ㅋ....) 한예종은 타 대학처럼 열심히 까맣게 칠하는 소묘만을 선호하는 학교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음영은 근육이나 옷주름을 표현하는데, 스파이더맨의 타이즈옷의 빨간색부분과 검은색부분을 구분하는데만 적당히 깔아주었다. 마무리로 지우개를 뾰족하게 잘라 스파이더맨 신체(등줄기, 종아리 근육, 어깨근육등..)의 하이라이트를 줬다.
화장실 가면서 나 말고 다른 수험생들이 그린 그림을 봤는데 투시를 많이 줘서 그렸었다. 난 자세를 구성하느라 투시를 넣는 걸 깜빡했었는데 채점엔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다. 수험생들 대부분이 상대방 X역을 타이즈입은 적이나 타이즈입은 동료로 많이 그리던데 피하길 잘 한것 같다. 여튼 그리는 내내 까맣게 칠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교수님께 질문을 하러 갔었는데 .. “교수님 질문이 있는데요.. 그 표현할 때 소묘처럼 까맣게 칠하지 않아도 되죠?” 라고 여쭤보니 교수님께서 “까맣게 칠하면 보이겠어? 크크크ㅋㅋㅋ.” 라고 대답해주셔서 재미있었다.
둘째날 / 문손잡이와 초인종은 주택 외/내부의 인간이 서로 상호작용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쓰이고 있는 것들은 기능성과 생산성을 우선시해 그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여 디자인할 것. (점수 중 25%)
(시험에 들어가기 전 실험적 디자인의 전등스위치들을 모아놓은 영상, 음악을 연주하는 물병 영상을 보여준 후 교수님께서 수험생들에게 이런 걸 참고로 해서 진부하지 않은 디자인, 인간적인 디자인을 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시험시간 중간 즈음에 인터랙티브 디자인을 전공하시는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하나 하나 불러 자신이 디자인한 문손잡이와 초인종에 대해 2분가량 설명하게 했다.)
(재료 - 켄트지, 유토, 나무젓가락, 하드보드지, 필기구)
첫 번째 켄트지 - 디자인한 문손잡이와 초인종의 외관을 간단히 묘사한 후 기능을 자유롭게 서술하시오.
두 번째 켄트지 - 8칸 스토리보드에 디자인한 것들이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 그림과 간단한 설명으로 구성하시오.
유토, 나무젓가락, 하드보드지 - 나누어준 재료를 사용하여 디자인된 문손잡이를 실제 모델 사이즈로 만드시오. (전부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다)
- 아날로그적 작동방식을 취하도록 디자인하고 가급적 첨단기술(지문인식, 센서등...)을 사용하지 말 것.
외관 묘사는 간단히 했다.
아래 설명에는 켄트지 두장에 서술했던 것들을 한꺼번에 적습니다. ... 중복되는 내용도 몇 개 있어서^^
◎ 문손잡이 : 재질은 일반 문손잡이와 비슷한 금색 빛이 나는 금속
문을 열 때 열쇠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잡았다.
문손잡이와 악수하고 손가락을 순서대로 누른 뒤에 다시 한 번 악수하면 문이 열린다.
손가락을 누르는 순서와 총 횟수등은 사용자의 임의로 제한없이 바꿀 수 있다.
문의 내부와 외부의 문손잡이는 같은 형태로 안과 밖이 똑같이 움직인다.
이 점을 이용해 집주인의 상태(집 안에 있음, 신문사절)등을 나타내 보일 수도 있다.
주먹을 쥐어 놓으면 일반 손잡이처럼 위장할 수도 있다..(이건 재미있으라고 적었다ㅋㅋ)
집주인의 취향에 따라 손잡이에 악세서리등을 착용 시킬 수도 있다.
혼자 사는 사람에겐 자주 손잡는 손잡이에게 또는 문에게 이름을 지어줄 수도 있다.
◎ 초인종 : 초인종은 정말 단순하기 짝이 없다... 사실 문손잡이가 손모양이라서 연관 있는 걸로 해야 하기는 하는데... 신체부위를 또 하기엔 촌스럽길래 “사용자가 왼손 오른손 동시에 쓸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게 디자인 해봤다. 문을 여는 사람은 왼손으로 문손잡이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초인종을 누를 수 있다.
초인종의 구조는 아날로그 방식을 극대화 하기 위해 모든 센서와 복잡한 장치를 다 빼버렸다. 저 동그란 버튼들은 화풀이용 장난감 닭인형의 재질과 비슷한데, 스위치를 누르게 되면 문 내부에 빈 공간이 있어 그 공간을 거친 소리가 집 안으로 들리게 된다.
각 버튼마다 빈 공간의 길이가 달라서 저마다 다른 소리가 난다.
소리는 매우 우스꽝스러우며(다들 닭인형에서 어떤 소리 나는지 알죠ㅋㅋ?) 누르는 순서에 따라 특별한 사이간의 신호를 만들 수도 있다.
-<그 밖에 서술했던 것들>-
우리 생활에서 만나는 디자인 제품들은 일정한 틀 안에서 그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행동을 제한한다. 하지만 위의 두 제품은 사용자의 자율성에 따라 제품이 사용될 수 있는 범위가 천차만별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 미 있 다!” 그렇다! 디자인 제품이 단순히 감동만 주어서는 사용자에게 잊혀지기 십상이다. 나는 내가 디자인한 제품들이 그렇게 쉽게 잊혀지는 것을 용납 할 수 없었고 위와 같은 디자인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위 두 제품은 촉각에 대한 의존이 크기 때문에 시각적 능력에 불편이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 이라 예상된다.
- 유토로 모델링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완성했다. 하드보드지의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수험생들처럼 나무젓가락을 손가락안에 집어 넣거나 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드보드지를 손모양 비슷하게 잘라 손가락 마디 마디 마다 살짝 칼집을 넣어주면 칼집낸 방향의 종이는 잘리고 반대편의 종이는 질기게 남아있어 쉽게 구부려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 하드보드지 골격 위에 유토를 알맞게 붙여 완성한 후 지지대에 붙여주었다.
셋째날 / 시험시작 전에 애플사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마케팅, 디자인방식을 비교해 보여줌. 시험주제와 관련 없는 마인드맵을 보여주며 마인드맵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설명해줌.
나누어준 시험용지와 참고자료에는 스마트폰에 대한 내용 외에도 핸드폰으로 의사에게 검진을 받는 이야기, 평생 기업에 대한 이야기,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 마인드맵 구성의 핵심적 이론등이 있었다. 이들을 제출물에 참고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에... 세 번째날 시험 문제는 나중에 한예종 홈페이지에 공개되면 보시는게 나을듯..)
첫 번째 켄트지 -2012년에 출시할 스마트폰 “X"의 디자인계획을 마인드맵으로 구체화하라.
첫 번째 A4용지 -구성한 마인드맵을 토대로 본사의 회장에게 제출할 스마트폰 사업계획서를 보기의 형식을 토대로 하여 개괄식으로 작성하라
<보기>
1. X의 특징 및 개요
2. 현 시장의 문제점 분석
3. 문제점들의 개선방법 도출
4. 기대되는 효과
두 번째 A4 용지 - 출시할 스마트폰 "X"를 광고할 슬로건(12자 내외), 보디카피(5줄 내)를 작성하시오 (점수 중 25%)
-문제지를 받자 나는 당황스러웠다. 일단 내가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있었고 평소에 관심도 없었으며 나는 내가 판단하기에 비인간적이고 순간적이기만 한 스마트폰 관련 기술을 혐오하고 있었기 때문에 ;;;;;; 흐허허허허허 헣 ...... 그래도 계속 생각을 하다보니 뉴스에서 스마트폰에 대한 기사를 본 것이 떠올랐다. 아이폰은 A/S가 좋지 않아 원성이 크다, 일체형 배터리가 불편을 낳는다. 삼성은 구형모델에 대한 서비스가 소홀하다, 등... 이 점을 공략해 스마트폰의 외관에 대한 사업계획서 보다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 어떨까 라고 생각이 들었다. 마침 참고자료에 평생직장 이야기도 있었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해 낸 것이 나와 함께 늙는 동반자 스마트폰 “X"였다. 사용자가 아기였을때부터 스마트폰을 부모로부터 선물받아 늙어 죽을때까지 업그레이드/수리 하면서 함께 지내는 것이다. 내가 대량소비 대량생산 사회의 많이 쓰지 않고 쉽게 버리는 풍조를 몹시 싫어해서 생각해 낸 것이 마음에 들고 있었다.
마인드맵을 구성할 때 2단계로 뽑아져 나온 것들을 모두 합쳤을 때 가운데 있는 1단계의 주제가 빈틈없이 완성되어야 한다는데 그걸 뽑아 내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고민을 오래 했다. 처음엔 중앙을 “X"로만 잡고 2단계로 디자인, 관리, 사용자등을 뽑아내어 봤는데 이것들을 다 합쳐도 완전한 X가 되지 않는 것 같아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다른 사람것도 곁눈질 해보고-_-;; 하다가 도통 모르겠어서 그냥 아주 구체적으로 하기로 했다.
위 그림에는 몇 개 없지만 제출했던 켄트지에는 엄청 많이 썼었다.
먼저 감성적 요소에서는 스마트폰의 외관디자인이나 내부 스킨, 아이콘 디자인등을 사용자가 평생 쓰는 것인 만큼 취향의 변화를 고려해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 스마트폰이 블랙/화이트 위주로 고정된 것을 개선해 플라스틱 외에도 나무, 실리콘, 내부가 비치는 소재등을 적어보기도 하고 주문제작 케이스 유료서비스를 적기도 했다.
또 서비스센터 직원이 고객님이라는 말대신 어머니, 아버지, 언니, 아저씨, 사용자의 이름등의 호칭을 사용함으로써 사용자가 단순히 고객이 아닌 평생 함께 하는 가족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하자고 적어보기도 했다.
기술적요소에는 연령별 기능세부화를 적었는데,... 아기때는 출산일기나 육아일기 기능등을 통해 부모가 X의 사용자의 어린시절을 기록하고 사용자가 크면서 그 데이터를 그대로 가질 수 있게 했다. 유아기가 지나 아동기때는 부모와 연락이 잘 되는 기능이라던지 비상경보 시스템이라던지를 넣어보았고 청소년기때는 스터디플래너 기능, 진로상담전문가와 연결 서비스등.. 20-30대 때는 금융서비스나 의료전문가 연결 서비스등을 적었고 중년기에는 부동산컨설던트와의 연결 서비스나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건망증을 예방하기 위한 알람서비스등.. 노년기때는 의료전문가 연결서비스, 식단조절플래너 서비스, 유서 서비스 ..(헉...;;)와 타임캡슐 서비스등을 적어보았다. 또 기존 스마트폰의 문제점 개선방법등으로 분리형 배터리를 사용한다던지 방수기능을 강화한다던지도 적었다. 평생써야 하니까 말이다!
관리적요소에는 스마트폰의 새모델이 나왔을 때 기존에 쓰던 스마트폰을 버리지 않고 케이스를 분리해 낸 뒤 새 모델의 케이스를 장착,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유료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존 스마트폰을 폐기하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다는 점을 적어보았다.
현재 A/S의 질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상담원 교육/ 전문지점 확대등도 적고.. 회사의 직원들 또한 가족이기 때문에 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생각해 자녀 장학금등 뭐 이런 것도 써보았다. 쓰다보니 내가 생각한 계획은 무슨 자선사업 같기도 한데 부분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괜찮은 것도 같고.. 내가 사업을 해본 적이 없어서 난해했다.ㅋㅋㅋ 기타 잡다한 것으로 요즘 스마트폰 어플이나 상호작용은 기업이 제시해 주지 않아도 사용자들이 스스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재미있게 잘 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해야 할 일은 서비스의 개선이 아닐까.. 라는 말도 적어놓고 그랬다.
사업계획서
1. X의 특징 및 개요
-사용자와 평생을 함께하는 스마트폰 "X"
-외관 및 내부스킨 디자인을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 가능
- 그리고 몇 개 더 썼는데 기억이 안나유
2. 현 시장의 문제점 분석
-새 모델이 나오면 구형모델이 등한시 되던 문제
-불친절한 상담원 및 전문 대리점의 부족
-지속시간이 짧은 일체형 배터리
-블랙/화이트 위주의 단순한 외관디자인
3. 문제점들의 개선방법
-기기의 전체적인 교체가 아닌 부분적 교체/업그레이드로 평생을 함께하는 시스템
-상담원 교육 및 지점 수 확대
-분리형 배터리의 사용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주문제작 할 수 있는 외관디자인
4. 기대되는 효과
-부분 유료서비스, 케이스제작비용등으로 이윤 창출
-사용자의 한 세대를 넘어 2세대, 3세대를 뛰어 넘는 고객 확보
-장기적인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에 대한 긍정적 효과
광고문안
"X는 나의 동반자~“
보디카피는 어떻게 썼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0^!!!!!
(시험중간에 흰머리 나신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한명씩 불러 자신이 작성한 마인드맵에 따른 스마트폰 디자인계획을 설명하게 했다. 설명 중간에 교수님께서 학생들이 제시한 디자인계획의 취약점을 찍어내 어떻게 개선할 거냐고 물어보셨다.)
내가 막 이건 평생 함께하는 스마트폰이다 기업은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 하는데 교수님께서 그러면 돈은 어떻게 버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1세대에게 추천을 받은 다음 세대의 구매력을 통해 이윤을 낼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셋째날 프레젠테이션(면접) (점수 중 25%)
6명이 함께 입장해 3명의 교수님들 앞에 앉은채로 질의응답을 했다.
모든 대답은 2분 내외로 하는 것 이었다.
첫 번째 질문은 두 번째날에 디자인한 문손잡이와 초인종에 대해 다시한번 설명하는 것 이었다.
-나는 어제 내 제출물이 형태는 단순하지만 그건 아날로그적 느낌을 내기 위해 과한 장식을 피했다 말했고 문손잡이와 초인종의 기본적 기능을 설명한 뒤 재미라는 요소를 첨가했고 주어진 틀 안에서 사용자는 사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그 제품을 사용하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는 자율성이 있다고 말했다.
->교수님께서 초인종의 내부구조가 어제 설명했었지만 잘 모르겠다고 하셔서 고무모양의 버튼 안 빈공간의 깊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누를 때 마다 다른 소리가 난다고 대답했다.
->손 모양을 한 사람이 많은데 왜 그랬냐고 물어보셨는데 생각해 낸 기능들이 그 형태에 워낙 적합해서 포기하기가 좀 그랬다고 말했다. 교수님께서는 그런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니 걱정 말라고 친절하게 말씀해 주셔서 안심이 되었다.
->첫번째 질의응답에서 교수님께 개인질문을 받은 건 나뿐이라서 걱정이 되었다... 내가 쓴게 이해가 잘 안되었나? 하고 똥줄을 태웠다.
두 번째 질문은 본인의 어떤 점이 디자인 분야에서 일할 때 장점이 될 수 있냐는 것이었다.
- 나는 내가 정말로 뛰어나게 디자인을 잘 하는 건 잘 모르겠고 성격이 활발해서 다른 사람들과 잘 협동해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고 그룹에서 일하게 되면 그룹을 이끄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이끌어지는 사람 또한 잘 해낼 수 있다고, 다양한 포지션에서 뭐든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가 내 칭찬하는 것 같길래 막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세 번째 질문은 현재 관심있는 디자인 이슈에 대해 말해보는 것 이었다.
- 나는 디자인 된 제품들의 대부분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 생산공정엔 디자이너들이 포함되어있고 문제가 많다, 어디서 들었는데 비닐봉지보다 종이가방이 환경에 더 좋아보이지만 사실 비닐봉지를 생산할 때 보다 종이가방을 만들때 쓰이는 수 많은 나무와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유해가스를 따져보면 비닐봉지를 쓰는게 낫다고 들었다고 막 횡설수설하는데 왼쪽에 앉아 계시던 교수님이 “환경에 관심이 있다 이거지?“라고 하셔서 ”에 네!“ 이러고 난 후에 그래서 여튼간 디자이너들이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라고 하고 끝냈다.
사실 저 종이가방과 비닐봉지 이야기는 외국어 모의고사 지문에 나온 것 이었는데 내가 수능공부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은게 이번일이 아니였을까....
네 번째 질문은 본인의 장점에 대해 말하는 것 이었다. (첫번째 앉아있던 남자애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했는데 교수님께서 그건 여기에 있는 전원이 그렇다고 해서 다들 웃었다.)
- 나는 뭔 이야기를 할지 너무 고민이 돼서 망설이다가 ......
일차적으로 저도 그림을 잘그리고요 (웃음: 허헣허허허) 다른사람들이 창피하다고 생각해서 못하는 일탈 행동들을 용기있게 잘한다고 말했다. 다 말하니 이 말이 창피했다.
사실 이번 질의응답에서 완전 임팩트 있던건 내 질문이 아니었다. 내 오른쪽 오른쪽 사람이말이다.. 본인은 썰렁개그를 꿋꿋하게 잘 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교수님들께 하나 말해도 되겠냐고 했다. 내가 설마 설마 했는데 완전 그걸 말해버리는 것이다. “광선검색깔이 뭔지 아시나요?” 라고 정말 재미 없는 어투로 말하는데 아 저사람이 혼자 또 답을 말하면 완전 썰렁하겠다 싶어서 내가 갑자기 “주~~와앙~~~황 , 핑크! 핑크! 초록!!” 이라고 했다 ㅡㅡ.. 지금 생각하니 너무 창피하다. 그러니까 그때 답변하시던 분이 “말씀하시면 어떻게 해요..”라고 당황하며 말하셨다. 나는 또 머리를 긁적이면서 “허헣ㅎ허허” 이러고 교수님들은 서로를 마주 보시며 “쟤네 뭐랬어?” “못 들었어” “왜 지들끼리 웃어”등 다양한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그분의 순서는 지나갔고 난 좀 미안해졌다. 근데 그때부터 긴장따위 하지 않았는데 긴장감이 몸을 휩쓸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아 난 바본가봐 왜 사서 등신짓을!!! 흑흑흑흑흑흑흑흑흑흑 그렇게 다음 질문순서가 왔는데
다섯 번째 질문은 후에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봉사하고 싶냐는 것이었다.
나는 막 외국의 기아문제 이런 것들을 말하는 건 좀 진부한 것 같기도 하고 따로 생각해 둔게 없어서 머리를 열심히 굴렸지만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자기소개서 5번에 국내의 우수한 문화적 요소들을 책으로 내고 싶다고 쓴 것이 있었고 그 일에 정말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바탕으로 대답하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내 차례는 오고 난 말을 막 흐리면서...
“에.. 저는 해외로 나가는 것도 좋지만 국내 문제도 많으니까 국내에서 활동하고 싶은데요.. 우리나라 곳곳에 퍼져있는 것들이 가치 있고 아름다운데 요즘은 서양에서 들어온 것만 좋게 여기고 충분히 아름다운 우리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에.... 잠시만요.. (머릿속에서 문장 정리가 안되길래 막 뜸을 들이고 계속 생각했다. 이때 나는 진짜 골똘히 고민하는 표정이었다.) 그래서.. 에.... 음..... 교육... 같은 걸 하고 싶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바보같이 더듬어 말하고 중간에 멈추고 난 대답을 끝낸 후 다음 사람들이 유창하게 말하는 걸 보고 좌절하고 있었다ㅋㅋㅋ... 교수님들은 도통 웃지도 않으셔서 겁도 났다.
그렇게 모든 질의응답이 끝나고 밝게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말한 뒤 들어올 때 떨어뜨린 머리핀을 줍고 아까 광선검 개그하신분께 괜찮으냐고 물어보면서 퇴장했다.
광선검 개그했던 분은 내 얼굴도 제대로 보지 않으시려 해서 슬펐다.. 흑...
나는 그냥 면접인 줄 알았는데 끝나고 나오면서 생각해 보니 이게 그 점수 중 25%를 차지하는 “프레젠테이션”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프레젠테이션이랑 면접이랑 같은말인걸 까먹었다니 우와!! 이런적은 또 처음 ㅇ>-<..... 덕분에 나는 면접동안 진짜 편하고 솔직하게 말했고 좀 산만한 상태로 교수님들 한분 한분을 흥미롭게 주시했었고 끝나고 난 뒤엔 불안감에 휩싸였다.... 내가 붙었다니!!! 너무 신기하다 허허허헣 역시 진실함은 통하는건가!!ㅋㅋ
시험을 다 보고 생각한 건데 면접 때 중요한 건 너무 추상적인 언어로 이야기 하지 않아야 하는 것 같다.. 면접 때 어느 분이 감성적인 어떤걸로 뭘 하게 해서 세상의 평화를 찾아오겠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는데 그건 좀 구체적이지도 않고 너무 막연한 듯...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언어로 남들도 내 생각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게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다른 실기시험에서도 물론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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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여기까지 시험본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많이 부족했었는데 합격해서 너무 기뻐요.
누군가에 의해 정제되지 않은 야성적인 것들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학원도 안다니고 학교 보충도 완전 빠지고(모범생이 절대 아니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 책읽는 시간을 많이 가졌었어요,
뉴스도 자주봤던 편이고.. 막 필요하니까 보자! 이런게 아니고 보던게 습관이라서 봤고요...
여튼 오지랖이 넓어서 이것저것 관심이 많았어요.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막 고딩주제에 이런 생각도 했었어요.. 막 디자이너들의 딜레마중에 환경이라던지 시사문제라던지...
그러면서 난 디자이너가 되야하는가 이런 생각 하고 있고...
계속 저나 제 환경 주변사람 가치관 딴생각 엄청 했던 것 같아요/. 제 무기는 딴생각인듯..
제가 해왔던 방식이 틀린 것이 아니였다는 걸 증명해서 너무 행복합니다!!
대학공부는 정말 열심히 할거에요 ㅎㅎㅎ 제 수기가 다른 지원생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합격했다고 해도 저런거만이 정석이 아니라는거 다들 아시죠 ㅠㅠ? !!!
자신만의 특별함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막 중3때부터 한예종 가고 싶다 그랬는데 사실 그땐 입시요강도 안읽어보고 학교가 뭘 하는곳인지도
잘 모르면서 무조건 가고 싶다.. 새로운 교육, 지금까지와 뭔가 다른 교육! 이라는 말에 끌려 계속 가고싶다고만
막연히 생각해왔고 정말로 한예종 입시공부 하기 시작했던건 고3때 부터였어요.
수능공부랑 입시공부를 병행했습니다...라고는 말하지만 제가 진짜 공부 안하는 애거든요...ㅋ....
게임하고 자고 놀고 애들이 공부하느라 안놀아줘서 혼자 놀고 놀고 또 놀고 자고 먹고 막 ...
책상공부보다는 저런 시간들이 저를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입시미술 실기는 고1~고2 1학기 때만 했는데 이건 하나도 도움 안됬어요. ㅡㅡ
저 그림은 충분히 잘 그리는데 막 이 입시체제들은 넌 못그려 더 잘그려야해 하고 채찍질만 하는 것 같아요
외국에서는 어지간히만 그려도 잘 그린다고 칭찬해주는데 우리나라는 뭐 컴퓨터를 앞질러야 그때부터 잘 그린다는건지
아 입시미술 완전 싫어요 분노포팔!!!
제 친구들이 지금 ㅠㅠ ㅠㅠ 미대간다고 매일 충분히 쉬지도 못하고 /./..... 입시미술..
입시미술은 죄송하지만 진짜 필요없어요. 그냥 적절한 묘사력, 평소에 드로잉 연습하면 되지 무슨.....
위에도 썼듯이 제가 만화그리는걸 좋아해서 평소에 그림을 좀 많이 그렸었거든요....
취미생활도 하고 제게도 도움이 되고 ㅎㅎㅎ
막 뭘 할때 이건 뭐 필요해서 해야되 해야만 해 이런 강박관념 가지지마시고 즐기시는게 좋은것 같아요
저는 그렇게.......ㅋ........ 고등학교 생활을........... 제가 하고 싶은걸 하면서............ 야단과 꾸중과 벌을 받으며 지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나빠유 ㅠㅠㅠㅠㅠㅠ 그러면서 저 합격하니까 막 제가 착하다느니 재능있는 학생이라느니!!! 세상이 이런건가요!!
여름방학 지나고 부터 영어공부만 엄청 했던 것 같아요. 요즘 초등학생들보다 후달리는 영어실력에 눈물을 뿜으며 ㅋㅋ
저 영어공부는 영어완전 허접이라서 고3 초기부터 중학생 문법책 하나하고 고1 문법책 하나 풀면서
기초를 다지면서 수능문제도 풀고 그랬습니다.... ㅋㅠㅠ 애들이 중학기본문법이라는 책표지 볼까봐 맨날 뒤집어놓고..
한예종 언어는 너무 자만하지 않고 신중하게 풀어나가면 괜찮은 것 같아요. 시간이 충분하니까요
저 창사능 뽑아서 풀때는 반절도 다 못맞았는데 언어.. 잘 나온 것 같습니다... 바뀐게 제겐 더 유리했던 것 같네요..
정말 시험시간이 타학 교에 비교하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도 있고 검토할 시간도 있는편이니까
너무 서두르지말고 생각을 천천히 정리해나가면서 1차시험도 2차시험도 해결해 나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두서 없는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힘내세요!
제가 이 카페에서 용기도 많이 얻고 정보도 많이 얻어서 이런 후기로는 보답하기에 부족하네요 ㅋㅋ...ㅎㅎ
아래는 웃으시라구.. 말장난...
제 자기소개서 6번 문항입니다 . 진짜 이렇게 냈어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기타 하고 싶은 말
교수님들... 썰렁한 개그 죄송합니다..
입학시험 때 눈썹이 휘날리게 바쁘시고
피곤하시죠..
그래서 .. 그냥.. 이건... 웃으시라구..........
안 웃기시다구요!!ㅠ0ㅠ...유유.......
길고 부족한 자기소개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후기 잘 보고 가요!
멋지네요..참 만나보고싶으신 분 ㅜㅜ. 쾌활하실것같아요. 원하는 공부 실컷 하시구계시겟네요 ㅜㅜ부러워요!
저두 입시학원 안다니고 준비할려고 고민중이였는데...할수있을꺼라는 믿음이 생기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도움 만니만니~~감사^^
읽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밝고 쾌활하신 것 같아요! 저도 딴 생각 엄청 많이 하는데ㅋㅋㅋ 합격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독학이지만 한예종 가고싶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ㅜ 나중에 꼭 한예종 디자인과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