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원래 이 상 대 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할 때,
호적초본을 제출하게 되어 있어서 멀리 있는 아버지와 할아버지 적 본적지에서
호적초본을 떼어 보니, 이게 왠 일?
이상대(李相大)가 이상천(李相天)으로 둔갑이 되어 있었다.
옛날에는 면서기가 펜글씨로 써서 서류를 작성하던 시절이라 큰 대(大)자 위에 한 획을 더 그어
하늘 천(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본의 아니게 이상천으로 개명이 되었고
부모님이나 친척들과 초등 동창들은 "이상대"라고 부르고
중학교 이후 친구들과 사회에서는 "이상천"이 되었다.
초등 동창들은 이상천이라 하면 거의 모르고 이상대는 4학급 250여명 모두 알고 있다.
내가 5년간 장기 집권해서...
공무원 시절 전주에서 7년 넘게 근무하다 어느날 갑자기 본청에서 발령이 났다.
인사교류라는 핑계로(사실은 추후 연고지로 오려면 어쩌구 저쩌구 꼼수)
윗분들과 동연배 여러명이 전남 광주로 ....
빽 없고, 돈 없고, 힘 없는 나는 어린 두 아들과 광주로 이사가서 셋방살이.
2년 후에 윗분들이 로비하여 전주로 다시 발령이 나면서, 나는 개평으로 끼어서 오게 되고.
새로운 부서에서 아주 열심히 1년간 근무하던중, 인사발령철이 되자
내 주변 많은 고참 직원들이 타 지역으로 발령 날까봐 안절부절이었다.
그러나 나는 무사태평!
타지에 가서 2년 있다가 승진도 않고 다시 왔으며,
게다가 그 부서에서 표창추천까지 한 상태라서...
드디어 인사발령이 났다. 이게 왠 날 벼락!
걱정하던 사람들은 한 명도 움직이지 않고, 나만 천안으로 발령!
아는 분의 위로 전화를 받고 나는 펑펑 울고 말았다. 세상이 이럴 수가 있느냐고...
그날 저녁 친구들의 위로하는 술자리에서 밤새도록 마시고
새벽에 천안으로 올라갔다.
상관들과 직원들한테 인사하고 배치 받은 부서에 가서
전날 잠도 못자고, 밤새도록 술을 마셔서 내 책상에 고개를 박고 잠을 잤다.
모두들 전주에서 일을 저지른 꼴통이 쫒겨온 줄 알았을 것이다.
다음날 부터 마음을 추스리고 새로운 업무에 최선을 다하였다.
1주일 쯤 지나 관리과에서 봉급 명세서가 나왔는데, 주민등록번호가 내것이 아니었다.
전주에 있는 몇살 연상의 같은 직급 선배의 것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내가 천안에 올 일이 없다고 하자 관리과에서 본사에 전화 해보란다.
본사에 전화하니 내가 아니고 전주에 있는 이상기씨라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다시 전화 해줄테니 기다리라고 하더니 30여분 후에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내가 맞다고.... 잘못된 인사발령을 번복하면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다시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듯 기운이 쭉 빠지고.
그 당시에는 개인용 컴퓨터가 상용되지 않을 때라서 인사발령을 타자수가 타자기로 쳐서
각 지방관서에 팩스로 보냈는데, 이름이 이상천도 아니고 이상기도 아니고
애매모호한 글자로 와서 그렇게 된 것이었다.
그때 격주 휴무 토요일도 없어서 토요일 오후에 전주에 내려왔다가 일요일 야간열차로 천안에...
그래도 이를 악물고 근무를 열심히 하여 근무평점 1위. 직무교육 고득점. 사장표창.
10개월 만에 승진하여 다시 전주로 발령! 완전 전화위복이 된셈....
직원들은 내가 대단한 백그라운드가 있는걸로 생각하였으나, 내가 스스로 노력한 빽 밖에....
또 하나의 이름은 장수역장!
오래전 KT&G(구 : 한국담배인삼공사) 전북 장수지점장 재직시의 일이다.
등산을 30대 중반부터 다녔기에 그 때도 경남 통영 사량도 윗섬 지리산 섬산행을 하게 되었다.
배에서 내려 처음보는 일행중 남자 3명과 여자 2명이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 시작했다.
여자 한 분이 고향이 충남 홍성이라기에, 내가 장항선(장항-천안) 기차역을 간이역까지
줄줄히 말 하기 시작했다. 장항-삼산-서천-판교-주산-간치-웅천-남포-대천-주포-진죽-광천-
홍성-화양-삽교-예산-신례원-온양-천안
초등학교 때 예산 수덕사로 수학여행을 가면서 기차역을 암기 했었는데,
그때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 여자분이 나한테 역에 근무하는냐고 묻기에, 장난으로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장수에 있다고 하자, 장수역장이냐고 묻는다.ㅎㅎ
또 그렇다고 대답하자 일행들중 아는 분들은 피식피식 웃기 시작한다.
전북 장수에는 기차가 안 다니기 때문에...
바로 그거다! 모든 카페의 닉네임을 장수역장으로 바꾸면 재미있겠다 ㅎㅎㅎ
돌아오는 버스에서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여러분! 저는 장수역장입니다. 혹시 장수에 오셔서 기차 타실 일이 있으시면
장수역장을 찾으시면 기차표를 공짜로 드리겠습니다 라고...
아는 사람들은 고향이 장수이냐고 묻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들은 지금도 내가 진짜 기차역장인 줄 안다.
그래서 고등.대학.산악회.기타 많은 카페에서 나는 장수역장이다!
첫댓글 참 인생을 잼나게 사는것 같아~~~
이름도 큰대에서 하늘천으로 아마 훠~~ㄹ 훨 다니라고 바뀐것 같은데...
또한 장수역장도 마찬가지 다니면서 돈쓰지말라는 뜻이고...... ㅎ ㅎ ㅎ ㅎ
상천이친구! 참 사연이 많구만. 발령도 그렇고,,,,,,
그시절 장항에서 천안까지 역을 어찌그리 잘 알았노
나도 장수역장이라고 해서 그 역이 있는줄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