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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의 기찬여행- 여수 금오도 비렁길 |
천혜의 전망대에서 보는 다도해 조망 압권 궁궐 건축하는 황장목 생산지 '봉산' 입지 신석기시대 유물 간직한 '안도' 관광은 덤 |
비렁길이 보인다 미역널방에서
태생적인 DNA가 섬을 좋아 하는 유전적 성향을 띠고 있나보다.
섬을 좋아하고, 여행을 하면 섬에 대한 아스라한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나에 원적은 섬이며, 외갓집역시 섬이다.
어린 시절 방학만 되면 할머니가 늦게 본 손주 녀석 보고 싶다는 기별에 어김없이 섬으로 가서 별로
놀 거리가 마땅찮은 섬 생활을 해야 했으며,
행여 이웃 섬의 외갓집에서 기별이라도 오면 노 저어가는 거룻배를 타고 또 다른 유배지로 가야만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섬 생활은 도회지 생활에 익숙했던 나에게는 고통과 옹색스럽고, 불편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많은 추억을 주었던 섬이다.
여름에는 갯벌과 염전에서 겨울에는 발목이 빠지는 눈밭에서 토끼 잡는다고 쏴 댕기던 이야기가 있다.
'미항 여수'엔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어색함이 없다. 볼 것도, 즐길 것도, 먹을 것도, 쉴 곳도, 다양하며,
금년 같은 추위에도 영하권으로 내려간 적이 극히 드문 따듯한 동네이다.
여수시내는 시내대로, 육지는 육지대로, 섬은 섬대로 뭐든 즐길 수 있는 여수를 돌아보자.
따듯한 해풍에 푸릇푸릇 올라온, 해풍 맞은 쑥이 성큼성큼 돋아나는 섬을 가보자.
1박도 되고 당일 코스도 되는 금오도를.
여수에서 금오도로 가는 항구는 여수연안여객터미널과 돌산읍의 신기항,화양면의 백야도 선착장 등
3군데서 출항한다.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과 남면 함구미항을 오가는데
금오고속 페리호편은 여수에서 오전 6시 20분과 오후 2시에 출항하며,
함구미에서는 오전 8시25분, 오후4시 25 출항한다.
비렁길 초입 |
여수 백야도선착장과 남면 함구미항을
오가는 신한 페리호편은 백야항에서 7시30분, 10시20분, 오후 2시 35분 출항하고, 함구미에서는 8시15분, 11시, 오후 3시20분 출항한다
.
한편 여수 돌산읍 신기선착장과 남면 여천항오가는 한림페리호는 7시 45분, 9시10분, 10시30분, 12시, 오후 2시, 오후 3시50분, 오후 5시 이며,
여천항에서는 8시20분, 9시40분, 11시, 오후 1시, 오후 2시30분,
오후 4시20분, 오후 5시30분 각각 7회 운행한다.
동절기(9월 15일 ~ 익년 2월)와 하절기 운행을 달리하고 있으며,
여름 휴가철에는 운행 횟수가 증편되어 확인은 필수이다(주)한림해운(061-666-8092).
금오도 내의 마을버스와 승합차량 택시가 운행 되고 있다.
여수시에는 365개의 섬이 있다. 그중 49(연륙도서4)개는 유인, 316개의 무인도다.
리아스식 해안을 이루는 한려수도의 기점을 이루는 천혜의 아름다운 미항이다.
여수 남쪽에 있는 화태도, 대두라도, 소두라도, 나발도, 대횡간도, 소횡간도, 금오도, 안도, 연도,
대부도, 소부도, 삼도, 형제도, 수항도, 일컬어 ‘금오열도’라 부른다.
금오도의 옛 이름은 ‘거무섬’이였다. 아열대 기후 탓에 산림이 울창하여 섬이 검게 보여 그리 불렸단다.
거문도, 흑산 등도 그런 의미가 있어 부른듯 보인다.
금오도는 그런 탓에 왜구의 침입이 잦아, 고려말과 조선초에는 공도정책이 추진되기도 했던 섬이다.
그리고 왕궁에서 봉산(封山)으로 지정하여 금오도 출입을 금지 시켰다. 즉 금양(禁養)된 곳 자체를 뜻하기도 하였다.
봉산에는 왕이나 왕비의 능묘를 보호하고 포의(胞衣 : 태아를 싸고 있는 막과 태반)를 묻기 위하여
정해진 태봉봉산과 밤나무재목을 생산하기 위한 율목봉산(栗木封山)과 황장목만을 생산하기 위한
황장봉산(黃腸封山) 등이 있는데 금오도는 황장봉산으로 황장목은 생산되는 곳이었다.
황장목을 송진이 많이 함유되고 있어서 가볍고, 잘 썩지 않고, 휨의 강도기 일반소나무 2배로 궁궐에서 왕실의 관이나,
왕실을 보수 하거나, 궁궐을 새롭게 건축할 때만 사용 됐었다고 한다.
얼마큼 관리를 하였으면, 황장금표(출입금지표시)가 세워진 곳에서 1주를 벌채 했을 때 곤장 100대, 10주를 벌채하면
극형에 처했다고 하니, 짐작이 간다.
함구미에서 올라오는 길 |
원래 황장목은 백두대간을 중심인데, 금오도까지 이루게 된 것은 여수의 진남관이 있는 전라
좌수영에서 관리를 하면서 판옥선과, 전선 등을 만드는 목재가 필요했을 것이며,
대원군 시절 경복궁을 복원 할 때, 함구미 마을 소나무도 한양으로 갔다고 한다.
고종 때는 금오도 섬이 명성황후가 살던 명례궁에 하사되어 황장목이 살아질 뻔 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던 섬이다.
거문도와 가깝게 있고, 어장과 수산물이 풍부하여 틈틈이 왜구의
출입이 빈번하여 말썽을 일으켜 복잡한 상황이 되곤 하였던 사연 많은 섬이다.
금오도에 '비렁길'이 있다.
'비렁'은 벼랑의 사투리다. 여수 쪽에서만 쓰는 언어다.
곧 해안절벽을 따라 섬을 에둘러 돌아가는 길이다.
아니 우리 선조들이 먹고 살기 위해 지게 바작에 미역과 갯바닥에서 막 주어온 해초를 한 짐 지고 넘다들었던 고개다.
이 애환의 고개는 새끼들을 먹여 살리고 공부를 가르쳐온 눈물의 고개며, 땔감을 구해 절벽 따라 다녔던 길이며,
먹을 양식을 뭍에서 구해 머리에 이고 등에는 갓난이 업고 넘나들던 엄마의 애환의 길이다.
‘섬 문화답사기’에서 저자 김준은 금오도의 비렁길이 주목 받는 이유를 이렇게 썼다.
첫 번째가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았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생활로 이다. 두 번째는 다양한 식생의 보전 상태다.
고란초, 취, 고사리, 참가시나무, 생강나무, 비자나무 등이 다양하며
그이유가 봉산이었기에 왕실재산으로 안정적 보전이 이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을 한 용머리에 신선이 앉아 놀았다는 신선대 까지는 다도해 조망이 압권이며,
또 서남쪽 망망대해의 풍광도 일품이다.
네 번째는 이곳에는 인공조명이 없기 때문에 별빛의 모습이 다양하며,
햇빛과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인 윤슬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다섯 번째는 바다, 산, 밭에서 나오는 로컬푸드라고 이야기 한다.
이런 비렁길이 6개와 자전거 하이킹 코스가 있다. 다양한 선택과 볼거리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필자는 1,2 번 코스를 걸었다.
시선대 |
함구미(含九味) 마을 출발한다. 마을 이름이 독특하다. 한자대로 하면, 아홉 가지 맛을 지니고 있는 마을일까?
아니면 크다는 의미 ‘한’이 함이 되었을까. 무척 궁금해 하면서,
좁은 곡목 같은 길을 걸으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방풍나물이다. 방풍은 풍을 예방하며,
남자들의 바람기를 잡아준다는 이야기에 누군가 이야기 한다.
“야! 니네 서방좀 먹여” 한바탕 웃다보니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다는 용머리다.
여기까지가 살짝 언덕배기다. 그리고 좀 올라가면 절터가 있는데 오르막길이다.
그러나 가파른 언덕은 아니다.
그 작은 숲길을 지나면,
와! 소리와 감탄사 인지, 아니면 풍광에 놀라는 괴성인지 드넓은 운동장 같은
‘미역널방’ 확 터진 시야가 우리를 현혹시키며 잠시를 안 놔둔다.
이곳까지 저 아래서 등짐지고, 머리에 한 짐이고 올라와 미역을 말렸다는,
미역널방에서 얼마나 고생 했을 끄나, 잠시 생각에 젖어본다.
아마도 100m넘는 절벽에서 삶과 죽음의 번뇌도 있었을 법한 미역널방을 뒤로하니
'수달피벼랑'이다. 수달이 많이 살았다는 청정해역이다.
이런 비렁길이 주상절리로 중간 중간 넓은 장소도 있어 좋다.
산비탈에 송광사 폐사지가 있는데 많은 부분이 밭으로 변해 경작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
전설에 의하면 보조국사가 지눌이 화순 모후산에 올라 좋은 절터를 찾기 위해
나무로 조각한 새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한 마리는 순천 송광사 국사전에, 또 다른 한 마리는 고흥군 금산면 송광암에,
그리고 맨 마지막은 금오도에 앉았다고 해서 ‘삼송광’이라 한다.
숲길을 걷다보면 높이 50m 내외의 해안절벽을 따라 초포를 지나 직포에 이어진다.
영화 ‘인어공주’, ‘혈의 누’, ‘하늘과 바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의 영화 촬영지가 나오고,
서너 시간을 풍광 속에 걷다보면 비렁길 2구간이 끝난다.
금오도에 가면 안도는 보너스다. 안도는 둘레가 2.9㎞에 불과한 조그만 섬. 금오도와는 안도대교로 연결돼 있다.
신석기 시대 유물에서 장보고의 유적까지 있다. 선착장 오른쪽 야산은 동에 사당도 있어 오를 만하다.
산정에 서면 작고 예쁜 안도의 전경과 멀리 다도해 풍광이 잘 어우러진다.
안도 최고의 풍경 포인트는 백금포 해변이다. 모래가 곱고 수심이 얕아 여름철 해수욕을 즐기기 맞춤하다.
물색 또한 연한 에메랄드빛을 띠고 있다.
시선대로 가는 전망대에서 |
비렁길 코스
1코스 5.0km(2시간소요) 함구미 → 미역널방 → 송광사절터 → 선선대 → 두포
2코스 3.5km(1시간소요) 두포 → 굴등전망대 → 촛대바위 → 직포
3코스 3.5km(1시간소요) 직포 → 갈바람통전망대 → 매봉전망대 → 학동
4코스 3.2km(1시간소요) 학동 → 사다리통전망대 → 온금동 → 심포
5코스 3.3km(1시간소요) 심포 → 막개심포 → 장지
종주코스 18.5km(6시간소요) 함구미 → 두포 → 직포 → 학동 → 심포 → 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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