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金萬泰* ――――――――――― < 目次> ――――――――――― Ⅰ. 머리말 Ⅱ. ≪이허중명서≫의 위작(僞作) 여부 Ⅲ. ≪이허중명서≫의 주요 내용 Ⅳ. ≪이허중명서≫의 인식과 특징 Ⅴ. 맺음말 ―――――――――――――――――――――――――――― Ⅰ. 머리말 사람의 생년월일시를 간지(干支)로 치환한 후 그 상호관계를 해석하여 사람 운명의 길 흉화복을 추론하는 예언체계인 사주명리(四柱命理)는 오래전 중국에서 체계화되었지만 그 시원(始原)을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1) 현재로서 사주명리의 기원은 늦어도 4세기 초 무렵 으로 거슬러 올라간다.2) 동진(東晉)의 곽박(郭璞, 4C초), 당대(唐代)의 원천강(袁天綱, 7C 초)과 이허중(李虛中, 9C초) 등에 의해 연주(年柱) 위주의 고법(古法)사주가 형성되었고, 오대(五代) 말에서 남송(南宋)에 걸쳐 서자평(徐子平, 10C중)과 서대승(徐大升, 13C중) 등 *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조교수 ** 이 글은 ‘한글(한자)’ 표기가 원칙이나 독자들의 이해와 가독을 위해 오행, 십간, 십이지에 한하 여 한자를 노출하여 서술하였다. 1) 陳素庵저, 韋千里선집, ≪命理約言≫(香港, 上海印書館, 1987), 103쪽: 祿命之學, 不詳所自起. 2) 최진묵은 雲夢秦簡≪日書≫에서 사람이 태어난 日의 干支로 개인 명운의 길흉을 판단하는 기 사들을 근거로 秦漢代에 이미 八字算命術의 맹아형태가 있었다고 본다. 최진묵, <漢代數術學 硏究―漢代人의 天․地․人理解와 그 活用>(서울,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1), 93-95쪽. 中國人文科學第62輯 - 234 - 에 의해 일간(日干) 위주의 신법(新法)사주 체계가 완성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중국 고대에 녹명학(祿命學)은 매우 발달했으며 특히 당송(唐宋) 이래의 사주법(四柱 法, 속칭 八字算命)은 후세에 심원(深遠)한 영향을 주었다. 사주법의 형성 과정에서 당대 (唐代)의 저명한 술수가인 이허중은 일찍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명리이론의 기초 를 마련한 인물로 후대 사람들에게 존중을 받고 있다.3) 본고에서 논의할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는 전국시대의 귀곡자(鬼谷子)가 지은 것 으로 전해지는 <귀곡자유문(鬼谷子遺文)>에 이허중이 주문(注文)을 달았다는 대표적인 고법사주 명리서로 명리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으며 ≪사고전서(四庫全書)≫에 수록되어 지금까지 전하고 있다. 따라서 명리학의 기원을 논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전적(典 籍)이며 사주명리의 초기 형태를 파악할 수 있는 고법사주의 원전(原典)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사주명리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이허중명서≫의 위작(僞作) 여부를 비롯하여 그 구성 체계와 주요 내용, 그 안에 함축된 명리 인식과 특징 등에 관하여 고찰함으로써 사주명리의 원류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Ⅱ. ≪이허중명서≫의 위작(僞作) 여부 ≪이허중명서≫의 1차 자료로 여겨지는 <귀곡자유문>을 저술했다는 귀곡자는 그에 관한 문헌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그 실체와 생몰 연대가 분명하지 않다. ≪사기 (史記)≫ <소진열전(蘇秦列傳)>과 <장의열전(張儀列傳)>에는 귀곡자가 전국시대 정치 가․유세가인 소진과 장의의 스승이라고 나온다.4) 소진의 합종책이 B.C.333년에, 장의의 연횡책이 B.C.311년에 채택되었으니 귀곡자도 이 무렵에 생존했던 종횡가(縱橫家)의 인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에는 종횡가와 관련된 저술로 ≪귀곡자(鬼谷子)≫ 3 권이 기록되어 있으며, “귀곡자는 초(楚)나라 사람으로 주(周)나라 때 귀곡(鬼谷)에 은거 했다.”는 황보밀(皇甫謐)의 주해가 달려 있다.5) ≪사고전서≫ 자부․잡가류(子部․雜家 類)에 ≪귀곡자≫ 1권이 수록되어 있으나 종횡가의 모략학설(謀略學說)에 관한 내용으로 녹명학설(祿命學說)과는 무관하며, 귀곡자의 저작이 아니라 후대 사람들의 위작(僞作)으 3) 劉國忠, ≪唐宋時期命理文獻初探≫(哈尔滨, 黑龍江人民出版社, 2009), 71쪽. 4) ≪史記≫ 卷69 <蘇秦列傳>: 蘇秦者, 東周雒陽人也. 東事師於齊, 而習之於鬼谷先生.; 같은 책 卷 70 <張儀列傳>: 張儀者, 魏人也. 始嘗與蘇秦, 俱事鬼谷先生學術. 5) ≪隋書≫ 卷34 <經籍志>: 鬼谷子三卷. 皇甫謐注: 鬼谷子楚人也, 周世隱於鬼谷.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 235 - 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 그 기록이 없고, 그 문체(文 體)가 전국시대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진이 자찬(自撰)한 것을 귀곡자의 이 름에다 가탁(假託)한 것이라는 설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 당나라의 마총(馬總)은 ≪의 림(意林)≫에서 “주나라 때 귀곡에 은거하는 호사(豪士)가 있었는데 자신을 귀곡선생이 라 불렀으며 고향과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다.”6)라고 하였다. ≪태평광기(太平廣記)≫에는 ≪신전습유(神傳拾遺)≫를 인용해 “귀곡선생은 진(晉) 평공(平公) 때 사람으로 귀곡에 은 거했기 때문에 귀곡선생이라고 불렸으며 선생의 성은 왕(王)이고 이름은 리(利)이다. 또 한 청계산(淸溪山)에 살았는데 소진과 장의가 그에게서 종횡가의 학술을 배웠다. 그런데 두 사람은 제후국들을 분주히 돌아다니며 지략과 속임수로 서로 다투려고만 했기 때문 에 귀곡선생은 이들을 지극한 도리로 교화시킬 수 없었다.”7)라고 적었다. 위의 내용들로 볼 때 귀곡자는 전국시대에 종횡가의 스승으로 추앙받았던 실존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 러나 ≪사고전서≫에 수록되어 전하는 ≪귀곡자≫ 1권은 그의 저술이 아닐 가능성이 매 우 높다.8) 중화민국의 명리학자 추문요(鄒文耀)는 ≪명학심진(命學尋眞)≫에서 “서주(西周)로부터 한문제(漢文帝, 재위 B.C.180-B.C.157)까지 모두 4명의 귀곡자가 있었는데 그 유문명서 (遺文命書)는 연월일시의 간지로써 명(命)을 논했다. 그러나 한문제 때는 아직 간지로 기 년(紀年)과 기시(紀時)를 하지 않았으므로9) 설령 정말로 그 귀곡자가 있었을지라도 어찌 그가 연월일시의 간지로 명(命)을 논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므로 <귀곡자유문>은 위탁 (僞託)인 것이 분명하다.”10)라고 하였다. 이허중은 자(字)가 상용(常容)이고 위(魏)나라에서 시중(侍中) 벼슬을 지낸 이충(李沖) 의 8세손11)이다. 795년 진사에 급제하여 당 헌종 원화(元和, 806-820) 시기에 관직이 감 찰어사(監察御史)를 거쳐 전중시어사(殿中侍御史)12)에 이르렀다. 813년 등에 악성 종기가 6) ≪意林≫ 卷2: 周時有豪士隱者居鬼谷, 自號鬼谷先生, 無鄕里族姓名. 7) ≪太平廣記≫ 卷4 <神仙>4: 鬼谷先生, 晉平公人, 隱居鬼谷, 因爲其號, 先生姓王名利. 亦居淸溪 山中, 蘇秦․張儀, 從之學縱橫之術. 二子欲馳騖諸侯之國, 以智詐相傾奪, 不可化以至道. 8) 김만태, ≪한국 사주명리 연구≫(서울, 민속원, 2011), 95-96쪽. 9) 간지기년이 일반화된 것은 후한 때 85년 사분력(四分曆)이 개정․시행되면서부터이고(김만태, <간지기년(干支紀年)의 형성과정과 세수(歲首)․역원(曆元) 문제>, ≪정신문화연구≫ 140, 성 남, 한국학중앙연구원, 2015, 65쪽), 간지기시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후한 광무제 의 건무(建武, 25-56)부터이다(김만태․신동현, <명리학에서 시간(時間)에 관한 논점 고찰―자 시(子時)를 중심으로>,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59, 익산,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2014, 438쪽). 10) 鄒文耀, ≪命學尋眞≫(臺北, 集文書局, 1982), 249-250쪽. 11) 11세손이라고도 한다. ≪四庫全書≫ 集部․別集類, ≪五百家注昌黎文集≫ 卷28 <唐故殿中侍御 史李君墓誌銘>: 其十一世祖沖. 12) 당대(唐代)에 조정(朝廷)의 의식을 규찰하고, 고장(庫藏)의 출납과 궁문(宮門)의 내사를 관장하 던 종7품 하(下)의 문관 품계이다. 中國人文科學第62輯 - 236 - 나서 52세의 나이로 졸하였다.13) 한유(韓愈, 768-824)가 그를 위해 지은 묘지명(墓誌銘) 이 ≪창려문집(昌黎文集)≫에 보인다.14) 그는 오행서(五行書)에 매우 능통하여, 사람이 태어난 생년월일(生年月日)에서의 일진(日辰)과 간지(干支)를 갖고서 서로 낳고 이기고 (相生勝), 쇠하고 죽고(衰死), 돕고 왕성하게(相王) 하는 상태를 적절히 참작해서 사람 목 숨의 길고 짧음, 귀함과 천함, 이로움과 불리함을 추리했는데 언제나 그 생년과 생시로 부터 먼저 시작했으며 백에 한둘도 틀리지 않았다고15) 기록하고 있다. 남송(南宋) 때 요중(寥中)이 지은 사주명리서인 ≪오행정기(五行精紀)≫의 참고 서목 (書目)에 이허중의 저술로 ≪오행요론(五行要論)≫․≪직도가(直道歌)≫가 기록되어 있으 나16) 현재 전하지는 않는다. 그의 설명은 넓고 심오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으며, 관건이 되는 바를 열어 해설하고, 수많은 단서를 통해서 얽혀 있는 것들을 거듭 풀어내었다. 배우려는 이에게 자신의 법을 전해 주었는데, 처음에는 이를 받아들이는 듯했지만 끝내는 놓치고 말았으며, 점성술의 담당관과 역법의 원로들조차도 그와 득실을 비교할 수 없었다.17) 그러므로 후세에 성명 학(星命學)을 전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허중을 조종(祖宗)으로 여긴다.18) 사마계주(司馬季主)가 호산(壺山)의 남쪽에서 유문(遺文) 9편을 내어준 귀곡자를 만나 깊고 미묘한 이치를 논했으며, 여기에 이허중이 제가(諸家)의 주석을 모아서 문집(이허중 명서)을 완성했다고 한다.19) 그러나 한유(韓愈)가 이허중의 묘지명을 쓰면서 이허중의 저 서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당서(唐書)≫ <예문지(藝文志)>에 그 기록이 없다가 ≪송서 (宋書)≫ <예문지(藝文志)>에 비로소 ≪이허중명서격국(李虛中命書格局)≫ 2권의 기록 이 처음으로 나온다. 그리고 정초(鄭樵)의 ≪예문략(藝文略)≫에는 ≪이허중명술(李虛中 命術)≫ 1권과 ≪명서보유(命書補遺)≫ 1권, 조공무(晁公武)의 ≪군재독서지(郡齋讀書志) ≫에는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3권, 초씨(焦氏)의 ≪경적지(經籍志)≫에는 ≪명서(命 書)≫ 3권과 ≪명서보유(命書補遺)≫ 1권이 있다고 했다. 이처럼 그 명목(名目)과 권수 13) ≪四庫全書≫ 集部․別集類, ≪五百家注昌黎文集≫ 卷28 <唐故殿中侍御史李君墓誌銘>. 14) ≪四庫全書≫ 子部․術數類, ≪李虛中命書≫ 提要: 虛中字常容, 魏侍中李冲八世孫. 進士及第, 元和中, 官至殿中侍御史. 韓愈爲作墓誌銘, 見於昌黎文集. 15) ≪四庫全書≫ 集部․別集類, ≪五百家注昌黎文集≫ 卷28 <唐故殿中侍御史李君墓誌銘>: 最深 於五行書, 以人之始生年月日所直日辰支干, 相生勝․衰死․相王斟酌, 推人壽夭․貴賤․利不利, 輒先起其年時, 百不失一二. 16) ≪五行精紀≫ 諸書標名. 17) ≪四庫全書≫ 集部․別集類, ≪五百家注昌黎文集≫ 卷28 <唐故殿中侍御史李君墓誌銘>: 其説 汪洋奥義, 闗節開解, 萬端千緒, 參錯重出. 學者就傳其法, 初若可取, 卒然失之, 星官厯翁, 莫能與 之校得失. 18) ≪四庫全書≫ 子部․術數類, ≪李虛中命書≫ 提要: 後世傳星命之學者, 皆以虛中爲祖. 19) ≪四庫全書≫ 子部․術數類, ≪李虛中命書≫ 提要: 稱司馬李主於壺山之陽, 遇鬼谷子, 出遺文九 篇, 論幽微之理, 虛中爲掇拾諸家注釋成集.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 237 - (卷數)가 같지 않은 것은 세간에 전해지는 판본이 단절된 지 오래되어 바르게 고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20) 그 글의 전․후반이 서로 어긋나고, 송대(宋代)의 관직명이 많이 나오며, 여러 사람의 문체가 섞여 나오는 걸로 봐서 이 글 모두가 이허중의 손에서 나오지 않았음은 확실하 다. 송나라 때의 어느 성학자(星學者)가 이허중이 ≪귀곡자≫를 주석했다고 가탁하면서 자신의 학설을 끼워 넣고 그 술법을 신비롭게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21) ≪이허중명서 ≫의 원서(原序) 말미에 ‘당원화 초재구월십삼일 전중시어사 이상용허중서(唐元和初載九 月十三日殿中侍御史李常容虛中序)’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사고전서≫ 교열자들은 당 나라는 오직 천보(天寶, 742-756)․지덕(至德, 756-757) 때에만 해(年)를 ‘재(載)’로 지칭 했는데, 이 서문은 그 뒤 원화(元和, 806-820) 때이면서도 ‘재(載)’로 지칭했다는 것은 ≪ 이허중명서≫가 위작(僞作)이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하였다.22) 추문요(鄒文耀)도 그의 저술 ≪명학심진≫에서 “≪귀곡자명서≫의 이허중 주문(注文) 에는 7개의 명례(命例)가 인용되면서 소재(少宰)란 관직과 좌승(左丞) 왕안중(王安中)이 언급된다. 그러나 소재(少宰)란 관직은 당나라 때는 없었으며 송나라 때 잠시 있었고, ≪ 송사(宋史)≫ <왕안중전(王安中傳)>을 보면 “왕안중은 선화(宣和) 3년(1121)에 좌승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허중명서≫는 당의 이허중이 지은 것이 아니며 송나라 사람이 지어서 이허중의 명성에 가탁한 것임을 더욱더 알 수 있다.”23)고 하였다. 살펴본 바와 같이 ≪이허중명서≫는 1차 자료인 <귀곡자유문>과 이허중의 주문(注 文) 모두 후세 사람의 위탁(僞託)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사고전서≫에 수록되었다. 그 까닭은 “그 의론(議論)이 자세하고 적절하여 이치에 가까우며 성명(星命)의 바른 뜻을 터득함이 많아서 후래(後來)의 모호하고 허황된 것과 같지 않으므로 이것을 수록하여 그 법을 존속케 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미혹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24)라고 ≪사고전서≫ 교 열자들은 밝혔다. 이처럼 ≪이허중명서≫는 위작(僞作)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 논의가 자세하고 적 절하며 바르고 이치에 가까워서 명리이론의 토대를 마련한 저술로 평가받고 있는 고본 (孤本)이다. 20) ≪四庫全書≫ 子部․術數類, ≪李虛中命書≫ 提要. 21) ≪四庫全書≫ 子部․術數類, ≪李虛中命書≫ 提要. 22) ≪四庫全書≫ 子部․術數類, ≪李虛中命書≫ 原序: 唐元和初載九月十三日殿中侍御史李常容虛中 序. 案唐, 惟天寶至德稱載, 此序後元和, 而亦稱載, 是即作偽之一證. 23) 鄒文耀, 앞의 책, 250-251쪽. 24) ≪四庫全書≫ 子部․術數類, ≪李虛中命書≫ 提要: 今以其議論精切近理, 多得星命正旨, 與後來 之杳邈恍惚者不同, (…) 著之於録, 以存其法, (…) 俾讀者毋爲所惑焉. 中國人文科學第62輯 - 238 - Ⅲ. ≪이허중명서≫의 주요 내용 현재 ≪이허중명서≫는 가장 대표적인 고법사주서로 인정받고 있다. 사주명리의 발전 과정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고법사주이다. 고법사주는 삼명학(三命學)이라고도 하는데, 생년(生年)의 천간을 녹(祿), 생년의 지지를 명(命), 연주(年柱)의 납음오행(納音 五行)을 신(身)이라 하여 삼명(三命)이라 한다.25) 납음오행은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의 다섯 음(音)에 각기 수(數)와 오행(五行)을 붙이고[納] 그것으로써 육십갑자의 오행을 각 각 매긴 것으로 고법사주에서는 매우 핵심적인 개념이지만 신법(新法)사주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고법사주에서는 태어난 연주의 납음오행인 신(身)을 위주로 하여 각종 신살(神煞)을 취하고 태원(胎元)과 월주, 일주, 시주의 순서대로 신을 대입시켜 왕쇠강약(旺衰强弱)을 정해 명(命)의 길흉화복을 추론하였다. 태원은 잉태한 달, 즉 입태월(入胎月)을 말하며 잉태될 때의 기후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고법사주에서 사주(四柱)는 胎․月․日․時의 네 기둥을 가리키는 말이었다.26) 지금의 연주(年柱) 대신에 태원(胎元)이 들어갔던 것이 다. 하지만 고법사주는 생년을 삼명(三命: 祿命身)의 근거로 삼아 태원과 생월일시를 함 께 고려했으므로, 고법사주는 엄밀히 말하면 사주가 아니라 오주(五柱)라고 할 수 있 다.27) ≪사고전서≫에 수록되어 전하는 ≪이허중명서≫는 제요(提要)와 원서(原序), 상중하 (上中下) 3권의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의 내용은 <귀곡자유문>에 이허중이 주 문(注文)을 단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상권(上卷)은 대부분<귀곡자유문>으로 이허 중의 주문이 매우 간략한 반면 중권(中卷)과 하권(下卷)은 <귀곡자유문>에 비해 이허 중의 주문이 상세한 편이다.28) 상권은 주로 육십갑자납음오행(六十甲子納音五行)과 귀인(貴人)․귀신(貴神)에 대해 논 하고 있으며, 중권은 통리물화(通理物化)․진가사정(眞假邪正)․승강청탁(升降淸濁), 하권 은 쇠왕취시(衰旺取時)․삼원구한(三元九限)․천승지록(天承地祿)․수토명용(水土名用)의 4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권의 주요 내용으로 납음오행에서는 甲子․乙丑부터 壬戌․癸亥에 이르기까지 각 육십갑자의 납음오행이 부귀(富貴)를 의미하는 재관(財官)의 복됨을 성취하기 위해서 각 25) ≪李虛中命書≫ 卷中: 元命勝負三元者, 干祿, 支命, 納音身, 各分衰旺之地. 26) ≪李虛中命書≫ 卷中: 四柱者, 胎月日時. 27) 김만태, ≪한국 사주명리 연구≫(서울, 민속원, 2011), 93쪽 참조. 28) 최영숙, <李虛中命書의 命理學的特性에 관한 硏究>(공주, 공주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 문, 2012), 14쪽 참조.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 239 - 기 기뻐하거나[喜] 꺼리는[忌] 오행과 그 쇠왕묘절(衰旺墓絶)․형충회합(刑衝會合)․상승 상조(相乘相助)하는 관계 등에 대해 논하고 있다. 그리고 천간을 모(母), 지지를 자식(子) 에 비유하면서 납음오행과의 생극(生剋)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29) 甲子는 천관(天官)이 간직된 것이니 자식이 왕하고 모(母)가 쇠약한 金이다. (…) 丙寅은 녹지(祿地)의 근원이니 자식과 모(母)가 서로 이어지는 火이다.30) 즉 甲子는 납음오행이 金이므로 자식인 지지 子水는 금생수(金生水)로 왕성해지고 모 (母)인 천간 甲木은 금극목(金剋木)으로 쇠약해진다. 그리고 丙寅은 납음오행이 火이므로 자식인 지지 寅木과 모(母)인 천간 丙火는 모두 목생화(木生火)하여 서로 왕성해진다는 것이다. 천을귀인(天乙貴人)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논하고 있는데, 甲戊庚인은 丑未, 乙己인은 子申, 丙丁인은 亥酉, 辛인은 午寅, 壬癸인은 巳卯가 천을귀인이다. 천을귀인은 삼명(三 命) 중에서 가장 길한 신(神)이니 만약 사람이 이것을 만나면 주로 영화로운 명성이 일 찍 달성되고 관록에 쉽게 나아가며, 만약 다시 삼명이 모두 왕성한 기세를 타면 마침내 장상(將相)과 공경(公卿)의 자리에 오른다고 하였다.31) 그리고 천을귀인의 월일시 각 귀신(貴神)의 우열(優劣) 즉 길(吉)․반길(半吉)․대패 (大敗), 귀인이 있는 천간의 상합(相合)과 그 귀인 지지의 상합인 귀합(貴合), 식신(食神) 이 되는 천간의 귀인과 그 상합인 귀식(貴食)에 대해서도 논하였다. 중권의 주요 내용으로 통리물화(通理物化, 만물이 변화하는 이치에 통하다)편에서 무 극(無極․道)-태극(太極․一)-청기(淸氣․陽․天)․탁기(濁氣․陰․地)-삼재(三才․天地 人)-사상(四象․四正․四隅)-팔괘구궁(八卦九宮)의 변화, 음양오행과 십간․십이지의 분 화, 지지 삼합(三合)과 생왕고(生旺庫) 등을 설명하였다. 납음오행을 정하는 수(數)에 대해 설명하였는데, 천지생성(天地生成)의 수는 水가 1, 火는 2, 木은 3, 金은 4, 土는 5이고, 납음오행(納音五行)의 수는 火가 1, 土는 2, 木은 3, 金은 4, 水는 5이다.32) 간지배합(干支配合)의 수는 甲己子午가 9, 乙庚丑未는 8, 丙辛寅申 29) 이렇게 간지(干支)를 모자(母子)에 비유하여 그 상생상극 관계를 결정하는 설명은 한대(漢代) 초기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 B.C.179?-B.C.122)이 황로학(黃老學)을 기본 사상으로 여러 학 자들을 모아 공동으로 저술하여 한무제(漢武帝, 재위 B.C.141-B.C.87)에게 헌상했던 ≪회남자 (淮南子)≫의 <천문훈(天文訓)>에 이미 보인다: 子生母曰義, 母生子曰保, 子母相得曰專, 母勝 子曰制, 子勝母曰困. 30) ≪李虛中命書≫ 卷上: 甲子天官藏, 是子旺母衰之金. (…) 丙寅祿地元, 是子母相承之火. 31) ≪李虛中命書≫ 卷上: 天乙貴人者, 三命中最吉之神也, 若人遇之, 主榮名早達, 官祿易進, 若更三 命皆乘旺氣, 終登將相公卿之位. 32) ≪李虛中命書≫ 卷中: 自生成而言之, 則水得一, 火得二, 木得三, 金得四, 土得五. 感物化而言之, 則火得一, 土得二, 木得三, 金得四, 水得五[生成者天地生成之數, 物化則五行支干相成納音之數也]. 中國人文科學第62輯 - 240 - 은 7, 丁壬卯酉는 6, 戊癸辰戌은 5, 巳亥는 4이다.33) 그래서 예를 들면 甲子․乙丑은 합하면 34가 되고, 5로 제(除)하고 남은 수를 납음오행의 수로 취하는데 4가 남으므로 납음오행은 金 이 된다. 戊子․己丑은 합하면 31이 되고, 5로 제하면 1이 남으므로 납음오행은 火가 된다. 고법사주의 주요 개념인 삼원(三元: 祿命身)과 사주(四柱: 胎月日時), 연본(年本)과 일주 (日主) 등에 대해 논하였고, 간지 납음오행의 왕쇠(旺衰)와 경중(輕重)의 이치로써 부귀빈천 의 근원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각 오행이 다른 오행을 많이 만나는 경우에 나타나는 성정(性情)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논 했는데, 이는 오행의 성정을 논한 것이지 신살(神煞)을 갖고 논한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34) 水가 水를 많이 얻으면 가라앉아 물에 빠진듯하여 재주는 적고 권모가 많으며 싹이 났으나 꽃은 피우지 못하지만 명성은 넓은 바다와 같다. (…) 土가 火를 많이 얻으면 남에게 의리를 베풀고도 친함을 잊으며 외형은 밝으나 결단이 부족하며 사 치와 검소가 중도를 잃으며 예의를 좋아하면서도 입으로만 은혜를 베푼다.35) 진가사정(眞假邪正)편에서 음생양사(陰生陽死)․양생음사(陽生陰死)의 순역(順逆) 이치, 일(日)에서 격각(隔角)․고신(孤辰)을 만나는 경우, 괴강살(魁罡煞)․천덕(天德)․월덕(月 德)․월장(月將)의 작용 등을 논하였다. 亥년생이 정월(寅월)에 나서 사주에 (寅의 월장인) 亥가 있고36) [寅의 괴살(魁 煞)인] 戌37)은 없는데 이달(寅월)의 천덕은 丁38)이고 월덕은 丙39)인데 사주와 두 덕이 합하는 경우이다. 만약 사람이 태어나 천월덕이 명에 임하여 사주를 도우면 반드시 귀하고 높은 지위를 지낸다.40) 승강청탁(升降淸濁)편에서 명(命) 중의 오행이 묘고(墓庫)와 생왕(生旺)에 임한 경우의 33) ≪李虛中命書≫ 卷中: 支干配則甲己子午九, 乙庚丑未八, 丙辛寅申七, 丁壬卯酉六, 戊癸辰戌五, 巳亥支數四. 34) ≪李虛中命書≫ 卷中: (注)此論五行之性, 不取神煞論也. 35) ≪李虛中命書≫ 卷中: 水得水多, 則沉潛伏溺, 小巧多權, 苗而不秀, 聲譽汪洋. (…) 土得火多, 則 施義忘親, 外明少斷, 奢儉失中, 好禮口惠. 36) ≪星曆考原≫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지지육합(地支六合)이 되는 관계로서, 가령 정월은 월건이 寅이고 월장이 亥에 있으므로 寅과 亥는 합이 된다. 37) 寅은 만물이 화기생육(和氣生育)하는 달인데 戌은 만물이 숙살추수(肅殺秋收)되는 달이므로 戌 은 寅월생이 싫어하는 염원(厭元)으로서 괴살(魁煞)이다. 38) 사맹월(寅申巳亥)은 삼합(三合)의 합화(合化)오행의 음간(陰干)이 천덕이다. 寅월의 삼합 합화 오행은 丙이므로 천덕은 丁이다. 39) 월지(月支)의 삼합이 합화하는 오행의 양간(陽干)이 월덕이다. 그러므로 寅월의 월덕은 丙이다. 40) ≪李虛中命書≫ 卷中: 亥人正月生, 得亥而無戌, 又此月生人, 天德在丁, 月德在丙, 更四柱德合. 若 人生有天月二德, 朝命承之, 必歷顯位.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 241 - 처신, 생시(生時)에서 사맹(四孟: 寅申巳亥)․사중(四仲: 子午卯酉)․사계(四季: 辰戌丑未) 를 만나는 경우의 작용 등에 대해 논하였다. 오행의 묘(墓: 辰戌丑未)는 일 년 사계절이 갈무리되는 자리이므로 [시(時)에 있으면] 시가 귀하더라도 부모를 방해하며, 사맹(寅申巳亥)은 고신(孤辰)과 기절 (氣絶)의 방위이니 흉살(凶煞)을 대동하면 반드시 부모를 극한다. 子午는 음양이 지극하고 卯酉는 일월(日月)의 문이니 사패(死敗: 子午卯酉)를 모두 만나면 형 (刑)이 있어도 오히려 장수한다.41) 하권의 주요 내용으로 쇠왕취시(衰旺取時)편에서 홀아 비살인 고신(孤辰)과 과부살인 과수(寡宿)에 대해 논하였 다. 한 방향의 기를 논할 때에 그 방각(方角)을 벗어나면 안 되는데 방각을 지나가면 고신(孤辰)이 되고, 방각보다 물러나면 과수(寡宿)가 된다. 예를 들면 寅卯辰목방국(木 方局)은 巳가 고신이고 丑이 과수이다.42) 십이운성(十二運星)에 대해서도 논하였는데 생(生)․목욕(沐浴)․관대(冠帶)․임관(臨 官)․왕(旺)․쇠(衰)․병(病)․사(死)․묘(墓)․절(絶)․포태(胞胎) 등이다. 생월(生月)은 부(父)이고 태월(胎月)은 모(母)이며, 신(身․納音)이 극하는 것이 처(妻)이고, 처가 생하 는 것이 자식이며, 시(時)가 생하는 것이 처자(妻子)의 수라고 하였다.43) 오행에는 각각 삼기(三奇)의 형태가 있으므로 반드시 순역(順逆)을 분별해야 된다고 하였다.44) 甲戊庚은 金의 삼기이니 辰戌丑未나 金方을 좋아하고, 乙丙丁은 火의 삼기이 니 寅午戌이나 酉方을 좋아하고, 丙辛癸는 水의 삼기이니 亥子丑과 申辰方을 좋 아하고, 丁壬甲은 木의 삼기이니 寅卯辰과 亥方을 좋아하고, 甲己丙은 土의 삼기 이니 사계(四季: 辰戌丑未)와 寅亥午申方을 좋아한다. 세태월일시(歲胎月日時) 순 서로 배열되면 순(順)이고 시일월태세(時日月胎歲) 순서로 배열되면 역(逆)이 다.45) 삼원구한(三元九限)편에서는 생년의 천간이 양남음녀(陽男陰女)인 경우는 순(順)으로, 음 41) ≪李虛中命書≫ 卷中: 五墓爲歲藏之地, 時貴亦妨, 四孟是孤絶之方, 帶煞必尅. 子午乃陰陽之至, 卯酉爲日月之門, 死敗全逢, 刑猶壽考. 42) ≪李虛中命書≫ 卷下: 論一方之氣, 不可過角, 進角爲孤, 退角爲寡. (注)如寅卯辰,則巳孤丑寡. 43) ≪李虛中命書≫ 卷下: 生月爲父, 胎月爲母, 身尅爲妻, 妻生爲子, 時生是妻子之數. 44) ≪李虛中命書≫ 卷下: 五行各有奇儀, 須分逆順. 45) ≪李虛中命書≫ 卷下: 甲戊庚金奇, 喜辰戌丑未或金方. 乙丙丁火奇, 喜寅午戌或酉方. 丙辛癸水奇, 喜亥子丑, 申辰方. 丁壬甲木奇, 喜寅卯辰, 亥方. 甲己丙土奇, 喜四季及寅亥午申方. 歲胎月日時者 順, 時日月胎歲者逆. 과수살 지지 고신살 丑寅卯辰巳 辰巳午未申 未申酉戌亥 戌亥子丑寅 <표 83> 고과살(孤寡煞) 中國人文科學第62輯 - 242 - 남양녀(陰男陽女)인 경우는 역(逆)으로 추리하여 대운(大運)의 수(數)를 헤아리는 이치, 1세 부터 남녀의 소운(小運)을 헤아리는 이치 등을 논하였다. 천승지록(天承地祿)편에서는 천간 오합(五合)과 지지 육합(六合)․암합(暗合)의 덕(德)에 대해 논했다. 끝으로 수토명용(水土 名用)편에서 土는 본래 일방의 기가 없으며 수처(水妻)의 의리를 따른다고 하였다.46) Ⅳ. ≪이허중명서≫의 인식과 특징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명리학은 10C 중엽을 기점으로 그 이전 연주(年柱) 위주의 고 법사주와 그 이후 일주(日柱)의 천간인 일간(日干) 위주의 신법사주 체계로 구분된다. 대 표적인 고법사주서로 인정받고 있는 ≪이허중명서≫에 함축된 명리론에 대한 인식과 특 징은 크게 9가지이며 대부분 고법사주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들이다. 1. 납음오행(納音五行) 중시 납음오행은 ≪이허중명서≫ 본문 맨 처음에 가장 많은 분량으로 설명되고 있고, 납음 오행을 정하는 수(數)에 대해서는 중권에서 따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이허중 명서≫가 납음오행을 중시했다는 반증이다. 납음오행은 고법사주를 신법사주와 구분 짓 는 가장 핵심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고법사주에서 이처럼 중요하게 납음오행을 쓰는 까닭은 신(身․납음)이 있으므로 인하 여 오행의 기(氣)를 얻고, 신(납음)은 천지인 삼원(三元)의 근본이며 오행의 기는 신(납 음)의 근본이기 때문이다.47) 그러므로 간지․납음오행의 왕쇠(旺衰)와 경중(輕重)의 이치 로써 사람의 부귀빈천의 근원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왕쇠(旺衰)의 이치는 [간지․납음오행의] 생극(生剋) 관계를 살펴서 헤아리며, 경중(輕重)의 명분은 마땅히 [간지․납음오행의] 향배(向背) 여하로써 알 수 있다. [간지․납음오행이] 각각 쇠하고 왕하니 경중도 저절로 그리 되는 것이다. 다시 [간지․납음오행의] 경중의 이치로써 비로소 귀천(貴賤)의 근원을 얻게 된다.48) 납음오행은 궁상각치우의 오음(五音)에 각기 수(數)와 오행을 붙인 것으로써 육십갑자 를 둘씩 짝지어 그 오행을 매긴 것이다. 궁음(宮音)은 土, 상음(商音)은 金, 각음(角音)은 46) ≪李虛中命書≫ 卷下: 土本無一方之氣, 從水妻之義也. 47) ≪李虛中命書≫ 卷下: 用之納音者, 緣有身而得之氣也. 身者三元之本也. 氣者身之本也. 48) ≪李虛中命書≫ 卷中: 旺衰之理, 審量生尅, 輕重之名, 須識向背. (…) 各衰各旺, 輕重自然. (…) 復以輕重之理, 方得貴賤之原.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 243 - 木, 치음(徵音)은 火, 우음(羽音)은 水이다. ≪이허중명서≫는 “그러므로 甲己(합화土)는 참된 궁음이고, 乙庚(합화金)은 참된 상음이고, 丙辛(합화水)은 참된 우음이고, 丁壬(합화 木)은 참된 각음이고, 戊癸(합화火)는 참된 치음이다.”49)라면서 천간의 합화(合化)하는 관 계로 오음과 오행을 짝지었다. ≪이허중명서≫의 납음오행을 일반적으로 다음 표와 같이 정리해서 활용하고 있다. 예 를 들면 “戊辰은 꽃과 열매가 함께 번영하는 木이고, 己巳는 기세가 뛰어나고 본체가 굳 센 木이므로”50) 둘 다 대림목(大林木)으로 칭하여 활용한다. “壬申은 스스로 소임해서 권 력으로 제압하는 金이고, 癸酉는 굳세고 예리하며 날카로움을 활용하는 金이므로”51) 둘 다 검봉금(劍鋒金)이라 칭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간지 납음오행 간지 납음오행 간지 납음오행 간지 납음오행 간지 납음오행 甲子 乙丑 海中金 (해중금) 丙寅 丁卯 爐中火 (노중화) 戊辰 己巳 大林木 (대림목) 庚午 辛未 路傍土 (노방토) 壬申 癸酉 劍鋒金 (검봉금) 甲戌 乙亥 山頭火 (산두화) 丙子 丁丑 澗下水 (간하수) 戊寅 己卯 城頭土 (성두토) 庚辰 辛巳 白蠟金 (백랍금) 壬午 癸未 楊柳木 (양류목) 甲申 乙酉 泉中水 (천중수) 丙戌 丁亥 屋上土 (옥상토) 戊子 己丑 霹靂火 (벽력화) 庚寅 辛卯 松柏木 (송백목) 壬辰 癸巳 長流水 (장류수) 甲午 乙未 沙中金 (사중금) 丙申 丁酉 山下火 (산하화) 戊戌 己亥 平地木 (평지목) 庚子 辛丑 壁上土 (벽상토) 壬寅 癸卯 金箔金 (금박금) 甲辰 乙巳 覆燈火 (복등화) 丙午 丁未 天河水 (천하수) 戊申 己酉 大驛土 (대역토) 庚戌 辛亥 釵釧金 차천금 壬子 癸丑 桑柘木 (상자목) 甲寅 乙卯 大溪水 (대계수) 丙辰 丁巳 沙中土 (사중토) 戊午 己未 天上火 (천상화) 庚申 辛酉 石榴木 (석류목) 壬戌 癸亥 大海水 (대해수) <표 84> 육십갑자 납음오행 2. 녹명신(祿命身)의 삼원(三元)·삼명(三命) 사상 고법사주를 삼명학(三命學)이라고 별칭하는 것도 ≪이허중명서≫에서 “사람의 타고난 운명을 승부(勝負)하는 삼원(三元)은 천간(天干)의 녹(祿), 지지(地支)의 명(命), 납음(納 音)의 신(身)으로서, 각기 쇠왕(衰旺)의 자리로 구분된다.”52)라고 한데서 비롯되었다. 그 러므로 생년(生年)의 천간을 녹(祿), 생년의 지지를 명(命), 연주(年柱)의 납음오행(納音五 行)을 신(身)이라 하여 녹명신(祿命身)의 삼원(三元)·삼명(三命)이라 칭하는 것이다. 중화민국의 명리학자 장신지(張新智)는 ≪이허중명서≫의 이런 추명(推命)방식은 진대 49) ≪李虛中命書≫ 卷中: 故曰甲己眞宮, 乙庚眞商, 丙辛眞羽, 丁壬眞角, 戊癸眞徵. 50) ≪李虛中命書≫ 卷上: 戊辰(…) 乃華實兼榮之木(…). 己巳(…) 乃氣勝體剛之木. 51) ≪李虛中命書≫ 卷上: 壬申(…) 乃自任權制之金(…). 癸酉(…) 乃剛銳利用之金. 52) ≪李虛中命書≫ 卷中: 元命勝負三元者, 干祿支命納音身, 各分衰旺之地. 中國人文科學第62輯 - 244 - (晉代) 갈홍(葛洪, 284-364)의 저술인 ≪포박자(抱朴子)≫<선약(仙藥)>에서 인용한 바 <옥책기(玉策記)>와 <개명경(開明經)>에서 연(年)의 천간․지지․납음오행을 본명(本 命)으로 여긴 관점53)을 계승한 것이 분명하다고 하였다.54) 삼원은 만물의 근본으로55) 연주(年柱)의 천간은 천원(天元)이 되고, 지지는 지원(地元) 이 되며, 납음오행은 인원(人元)이 되는데56), 천간은 명예·재록·귀함·권세를 주관하니 의 식(衣食)을 받아 누리는 기초가 된다. 지지는 금전·주옥·적부(積富)를 주관하니 득실(得 失)과 영고(榮枯)의 근본이 된다. 납음은 재능·기량·식견을 주관하니 인륜(人倫)과 친속 (親屬)의 근원이 된다고57) 인식하였다. 그러므로 연주의 천간이 구비되면 녹(祿)이 갖춰지고, 명(지지)이 이뤄지면 재(財)가 성취되고, 신(납음)이 왕지에 있으면 관(官)이 행해지니 이로부터 귀천을 알 수 있다고58) 하였다. 삼원은 각각 생(生)·왕(旺)·고(庫)의 자리로 나뉘어서 구명(九命)이 되는데 복록을 주 관하며 삼합(三合·三會)을 주관하는 것이며59), 구명은 서로 충형(衝刑·奔刑)하거나 역순 (逆順·反順)·성쇠(盛衰·生煞)함을 논하여 [사시(四時)에] 근원적으로 흐르는 [기(氣)의 청 탁(淸濁)함을] 구별하나니, 먼저 그 경중(輕重)·성쇠(盛衰)·존비(尊卑)·순역(順逆) 등을 살 펴봐야60) 명조(命造)의 좋고 나쁨을 알 수 있다고 인식하였다. 3. 세태월일시(歲胎月日時)의 오주(五柱) 체계 10C 중엽 신법사주의 창시자 서자평 이후로 사주의 정의는 태어난 연월일시(年月日 時)이지만 고법사주를 대표하는 ≪이허중명서≫에서는 잉태월(孕胎月)을 포함하여 태어 난 월일시(月日時)를 사주로 정의한다.61) 그리고 연주의 삼원인 녹명신(祿命身)이 만물의 근본이 되고, 태월일시(胎月日時)의 사 주는 오행이 보좌하는 것이라면서62) 실제상 오주(五柱)체계로써 간명(看命)을 하였다.63) 53) ≪抱朴子內篇≫ 卷2 <僊藥>11에 수록되어 있다. 54) 張新智, <子平學之理論硏究>(臺北, 國立政治大學中國文學硏究所博士論文, 2002), 41쪽. 55) ≪李虛中命書≫ 卷中: (注)三元爲萬物之本. 56) ≪李虛中命書≫ 卷中: (注)干爲天元祿, (…) 支爲地元, (…) 納音爲人元身命. 57) ≪李虛中命書≫ 卷中: 干主名祿貴權, 爲衣食受用之基. 支主金珠積富, 爲得失榮枯之本. 納音主材 能器識, 爲人倫親屬之宗. 58) ≪李虛中命書≫ 卷中: 干備而祿備, 命成而財成, 身有地而官行, 貴賤自此而見矣. 59) ≪李虛中命書≫ 卷中: (注)三元各分生旺庫之地而爲九命, 是主祿主三會也. 60) ≪李虛中命書≫ 卷中: 九命論互相奔刑, 反順生煞, 以別源流. 先看重輕盛衰尊卑逆順. 61) ≪李虛中命書≫ 卷上: 四柱者, 胎月日時. 62) ≪李虛中命書≫ 卷中: (注)三元爲萬物之本, 四柱乃五行之輔佐. 63) “예컨대 甲乙丙丁戊등 십간이 온전하게 세태월일시 순으로 놓이면 (그 명조는) 청하게 된다 (如甲乙丙丁戊爲十干全, 須歲胎月日時順則爲淸).”는 ≪李虛中命書≫ 卷中주석 내용은 오주 체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 245 - 연주의 삼원이 주관하는 바는 ‘4.2 녹명신(祿命身)의 삼원(三元)·삼명(三命) 사상’에서 살펴보았고, 태는 부모와 조상을 주관하는 것이 십분이고, 월은 사시의 기를 주관하는 것이 십분이고, 일은 아직 기를 얻지 못한 것을 주관함이 십분이고, 시는 용도(用度)·진퇴 (進退)·향배(向背)·역기(力氣)·승부(勝負) 등을 주관함이 모두로서 십분이라고 하였다.64) 사람의 정명(定命)에 대해 깊이 궁구하여 후대에 큰 영향을 미쳤던 동한(東漢)의 사상 가 왕충(王充, 27-100?)은 “사람이 행운을 만나거나 거듭해서 해를 당하는 것은 모두 명 때문이다. 생사수요(生死壽夭)의 명이 있는가 하면 빈부귀천의 명도 있으며,”65) “사람이 명을 받음에 부모가 기(氣)를 넣어줄 때 이미 그 길흉을 얻는다.”66)고 하여 품기설(稟氣 說)을 구체적으로 펼쳤다. 왕충의 이런 주장은 이후 사람이 잉태된 날을 추산하여 타고난 명의 길흉을 논하는 태원법(胎元法)에 근거를 제공하였는데, ≪이허중명서≫에서 사주 안에 잉태월을 포함시 켜 오주 체계로써 명을 논한 것도 바로 품기설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4. 연본일주(年本日主)의 본주론 연본일주(年本日主)란 연(年)은 명의 근본이 되고 일(日)은 명의 주체가 되는67) 명리 관점이다. 이는 명의 주체인 일(日) 위에 상위 개념인 연(年)을 배치하여 군신과 부자, 부부간의 관계에 비유하면서 명리에 상하질서와 조화의 개념을 반영한 것이다. 연은 일의 근본이고 일은 명의 주인이다. 예컨대 신하에게 군주가 있고, 자식 에게 아비가 있고, 아내에게 남편이 있고, 왕에게 나라가 있는 것과 같다. 태․ 월․생시는 일주와 연본을 돕는 것이 되니 마땅히 차례대로 서로 받들고 따라야 한다.68) 그리고 일주와 연본이 돕고 화합하면 빈천한 사람이 없으므로,69) 일주와 연본이 돕고 화합하며 서로 길러주는 것을 귀하게 여기니 연이 일을 극하면 힘을 감소하고, 일이 연 을 극하면 비록 귀기(貴氣)를 주관할지라도 또한 지체와 곤궁이 많다고70) 인식하였다. 계 간명의 예이다. 64) ≪李虛中命書≫ 卷中: 胎主父母祖宗者十分, (…) 月主時氣者十分, (…) 日主未得氣者十分, (…) 時主用度進退向背力氣勝負皆十分. 65) 王充, ≪論衡≫ <命祿>: 凡人遇偶及遭累害, 皆由命也. 有死生壽夭之命, 亦有貴賤貧富之命. 66) 王充, ≪論衡≫ <命義>: 凡人受命, 在父母施氣之時, 已得吉凶矣. 67) ≪李虛中命書≫ 卷中: 大抵年爲本則日爲主, 月爲使則時爲輔[월은 부리어 쓰고[使用], 시는 보조 (輔助)하는 것이 된다]. 68) ≪李虛中命書≫ 卷中: (注)年爲日之本, 日爲命主. 如君之有臣, 父之有子, 夫之有婦, 國之有王. 是 胎月生時爲主本之扶援, 欲得以序相承順也. 69) ≪李虛中命書≫ 卷中: 主本保和, 未有貧賤之人. 中國人文科學第62輯 - 246 - ≪이허중명서≫의 고법사주체계는 연본일주의 원리인 본주(本主: 연과 일)와 삼원(三 元: 천간․지지․납음)의 원리가 조합하여 이루어졌다. 연(年)과 일(日)이 가진 삼원의 정 보를 먼저 살피고 점차 태(胎)와 월(月)과 시(時) 등으로 확대하여 살펴나가는 것이다.71) 이는 간명(看命)주체로서 삼원인 연본과 명주(命主)인 일주라는 복수를 설정한 것으로 송대(宋代) 이후 일간위주(日干爲主)의 신법사주체계와 근본적으로 차별화되는 고법사주 의 주요 특징이다. 5. 삼원오행의 왕쇠강약(旺衰强弱) 중시와 십이운성(十二運星) 육십갑자는 천간과 지지와 납음의 오행이 서로 기세를 타고 있으므로 반드시 경중(輕 重)을 분별해야 한다고 하였다. 예컨대 甲子처럼 金(甲子의 납음오행 金)이 水아래 빠져 있거나(甲子의 지지 子水), 乙亥처럼 火(乙亥의 납음오행 火)가 水위에 나와 있는(乙亥 의 지지 亥水) 경우, 木(甲乙)이 金의 극제(剋制)를 만나지 못하면 木은 그릇을 이룰 수 없다. 辛亥처럼 金(辛亥의 납음오행 金)이 水아래 빠져 있는(辛亥의 지지 亥水) 경우 火 가 水위에 나와야 하며 金(辛)이 火의 극제를 만나지 못하면 金은 그릇을 이룰 수 없 다.72) 이처럼 ≪이허중명서≫에서는 간지와 납음이란 삼원오행(三元五行)의 왕쇠강약을 통해 일개인의 귀함과 권세, 재물과 부, 재능 등을 추산할 수 있다고 보았다.73) 꽃피는 시절이 지나면 쇠락하고 열매가 이루어지는데, 이는 다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 하는 물상(物象)의 이치라면서74) 생(生)․목욕(沐浴)․관대(冠帶)․임관(臨官)․왕(旺)․ 쇠(衰)․병(病)․사(死)․묘(墓)․절(絶)․포(胞)․태(胎) 등의 12단계 십이운성에 대해서 도 언급하였다. 십이운성의 형성배경이 최초로 등장하는 문헌은 기원전 2세기에 저술된 ≪회남자(淮 南子)≫<천문훈(天文訓)>에서 지지(地支) 삼합(三合)의 원리를 통해 십이지지와 오행의 생장성쇠(生長盛衰) 관계를 정하면서부터이다.75) 이것이 점차 12단계로 세분화되면서 ≪이허중명서≫로 편입되어져 지금의 신법사주에 서도 보조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십이운성 체계까지 이어진 것이다. 십이운성은 이어서 살펴볼 음생양사(陰生陽死)․양생음사(陽生陰死)․음양순역(陰陽順逆), 수토동궁(水土同 70) ≪李虛中命書≫ 卷中: (注)主本保和相育爲貴, 年剋日減力也, 日剋年雖主貴氣, 亦多迍剝. 71) 신경수, <唐․宋代命理的三才論과 主體觀點硏究―李虛中命書, 珞碌子賦四家注, 淵海 子平을 중심으로>(익산,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3), 69-70쪽. 72) ≪李虛中命書≫ 卷上: 此六十位, 五行支干相乘, 要分輕重. 若金溺水下, 火出水上, 木不得金之所 制, 木無成也, 如甲子乙亥是也. 金溺水下, 火出水上, 金不得火之所制, 金無成也, 如辛亥之金是也. 73) 董向慧, ≪中國人的命理信仰≫(上海, 上海人民出版社, 2011), 51쪽. 74) ≪李虛中命書≫ 卷下: 華過衰而實成, 是窮則變通之象. 75) 김만태, <한국 사주명리의 활용양상과 인식체계>(안동, 안동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0), 44-45쪽 참조.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 247 - 宮)의 관점과도 연관이 된다. 6. 음생양사(陰生陽死)․음양순역(陰陽順逆)의 관점 음양(陰陽)의 상호 논리에 있어 ≪이허중명서≫는 “음기가 생하면 양기는 죽으며 역 (逆)과 순(順)이 서로 말미암으니 甲木은 신방(申方)에서 乙木은 유위(酉位)에서 절(絶)이 된다.”76)면서 음생양사(陰生陽死)․양생음사(陽生陰死)․음양순역(陰陽順逆)의 관점을 견 지하고 있다. (일 년) 사시(四時)는 일양(一陽: 子월)이 생하면 육음(六陰: 亥월)이 죽으므로 양(陽)의 도는 좌(左)로 행하고 음(陰)의 도는 우(右)로 행한다. 예컨대 甲과 乙은 모두 木이지만 甲은 양이므로 亥에서 생해 순행하여 午에 이르면 죽고, 乙은 음 이므로 午에서 생해 역행하여 酉에 이르면 절(絶)이 된다.77) 이는 대대(對待)․극즉반(極卽反)이라는 음양의 기본 논리를 반영한 것이다. 대대는 음 양, 이 둘은 서로 다르면서도 상호 의존하는 관계를 지니고 있음을 함께 묶어 표현한 것 으로서,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닌 존재임을 나타낸 것이 對이고, 상호 의존성과 영향을 미 침을 나타낸 것이 待이다. 극즉반이란 하나의 기운이 정점에 이르게 되면 상반된 기운으 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끝인즉 시작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양은 순행하고 음은 역행한다는 ≪이허중명서≫의 음양순역 관점도 이런 음양의 기본 논리에서 도출된 것이다. 하권 삼원구한(三元九限)편에서 생년의 천간이 양남음녀(陽男陰女)인 경우는 순(順)으 로, 음남양녀(陰男陽女)인 경우는 역(逆)으로 추리하여 대운수(大運數)를 헤아리는 이치 도 음양순역 관점의 일환이다. 7. 수토동궁(水土同宮)의 관점 십이운성의 운용과 관련하여 화토동궁(火土同宮)과 수토동궁((水土同宮)의 관점이 지 금까지도 대립하고 있는데, 신법명리서인 ≪연해자평(淵海子平)≫과 ≪자평진전(子平眞 詮)≫은 화토동궁, ≪명리정종(命理正宗)≫과 ≪삼명통회(三命通會)≫는 수토동궁의 관점 을 취하며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이에 대해 ≪이허중명서≫는 “甲寅납음水가 庚午·辛未납음土를 보면 기력이 각각 쇠하는데 水와 土가 서로 응하고 화평하므로 화육(化育)하는 도리가 있게 되는 것이니 76) ≪李虛中命書≫ 卷中: 陰生陽死, 逆順相因, 甲氣申方, 乙絶酉位. 77) ≪李虛中命書≫ 卷中: (注)四時一陽生六陰死, 然陽道行左, 陰道行右. 如甲乙皆木也, 甲陽生亥而 順行, 至午則死, 乙陰在午而逆行, 至酉爲絶. 中國人文科學第62輯 - 248 - 나머지도 이에 준한다.”78)고 하면서 납음오행으로서 수토동궁의 입장을 취하였다. 그리 고 천간의 합화(合化)오행으로 십이운성의 패지(敗支: 목욕)를 설명하면서도 수토동궁의 관점을 보였다. 甲己土의 패지(敗支)는 酉에 있고, 乙庚金의 패지는 午에 있고, 丙辛水의 패 지는 酉에 있고, 丁壬木의 패지는 子에 있고, 戊癸火의 패지는 卯에 있으니 십 간(十干)이 각기 짝지어지는 바로써 끊임없이 들고 나며[消息] 변하여 취용(取用) 하는 것이다.79) 8. 부귀(富貴)를 의미하는 재관(財官) 중시 인간생활에 필요한 제반 요소들 중에서도 부귀 즉 재물․처첩과 관직․지위 등을 의 미하는 육신(六神)인 재관(財官)을 가장 중시하였다. 재는 관을 생해주고 관은 재를 보호 해주는 역할이 매우 강조되던 당시의 사회적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예를 들면 “壬申은 스스로 소임해서 권력으로 제압하는 金이니 진실로 재관(財官)을 빌리는 것이 귀한 중의 귀한 것이 된다.”80), “丁未는 생명을 기르는 水이니 재귀(財貴)가 건금(乾金) 방위에 모이면 비로소 부귀를 세상에 높이 드러내는데 쓰인다.”81), “辛亥는 혹 金水중에 충격을 하면 평안하게 관직을 지킬 수 있으며, 부귀하면서 유유자적할 수 있다.”82)면서 재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이허중명서≫ 도처에서 지속적으로 언 급되고 있다. 천을귀인과 관련해서도 “대운·소운·행년이 여기(천을귀인)에 이르러도 또한 관직이 오 르고 재물이 이루어지니 모든 임하는 운기가 여기(천을귀인)에 이르면 다 길조가 된다 .”83)라면서 관직과 재물을 가장 중시하였다. 이는 신법사주에서는 재관 외에 다른 육신 요소들도 중시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9. 각종 신살(神煞)의 활용 신법사주와 달리 고법사주에서는 신살(神煞)을 간명에 많이 활용하는 특징을 갖고 있 는데, 대표적인 고법명리서답게 ≪이허중명서≫는 각종 길신과 흉살에 대해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다. 78) ≪李虛中命書≫ 卷中: (注)甲寅水見庚午辛未土, 力氣各衰, 水土和柔則有化育之道矣, 餘准此. 79) ≪李虛中命書≫ 卷下: (注)甲己土敗在酉, 乙庚金敗在午, 丙辛水敗在酉, 丁壬木敗在子, 戊癸火敗 在卯, 各以十干所配, 消息而取用也. 80) ≪李虛中命書≫ 卷上: 壬申(…) 乃自任權制之金, (…) (注)眞假財官, 貴之爲貴. 81) ≪李虛中命書≫ 卷上: 丁未(…) 育生之水, (…) 財貴會於乾方, 乃富貴顯揚之用. 82) ≪李虛中命書≫ 卷上: 辛亥(…) 或衝擊於金水之中, 得以平安守職, 富貴優游. 83) ≪李虛中命書≫ 卷上: 大小運行年至此, 亦主遷官進財, 一切加臨至此, 皆爲吉兆.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 249 - 대표적인 예로 삼명 가운데 가장 길한 신(神)이라는 천을귀인84)을 비롯하여 각종 귀신 (貴神)들과 그 작용에 대해 ≪이허중명서≫ 상권의 본가귀인명(本家貴人命)·논귀신우열 (論貴神優劣)·자허국(紫虛局)·귀합귀식(貴合貴食)편에서 매우 상세하게 논하였다. “힘들어도 쉬지 못하는 것은 역(驛)이 병방(病方)에 있기 때문이며, 마(馬)는 종횡으로 움직이는 것이므로 다시 천간을 봐야 한다.”85)라면서 소위 역마(驛馬)에 대해서도 논하 였고, “겁살(劫煞)·재살(灾煞)·천살(天煞)·세살(歲煞: 도화살) 등 십이신살의 네 흉살도 쓰 일 곳을 만나면 흉이 되지 않으며, 녹(祿)·마(馬)·삼기(三奇)·금여(金轝) 등 네 길신도 깨 진 곳을 만나면 복이 되지 못한다.”86)고 보았다. “천강(天罡: 辰)과 천괴(天魁: 戌)는 천지조화를 세우는 일에서 시작을 경영하고 마무 리를 이루는 자리로서, 두 지지[辰戌]는 생살(生殺)의 권한을 주관하며 형정(刑政)의 법 통을 행한다.”87), “길신과 흉살이 함께 있을 때는 사주 앞(연월)·뒤(일시)의 천간 길신이 지지의 흉살을 제압할 수 있어야 하며 다시 상생·상극의 이치를 나눈다.”88)면서 괴강살 을 비롯한 길신과 흉살의 작용과 흉살을 제압하는 이치에 대해서도 상세히 언급하였다. 이외 고신살(孤辰煞)·과수살(寡宿煞), 삼기신(三奇神), 공망(空亡) 등을 비롯해 다양한 신살의 작용과 이치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는데, 이는 납음오행․연본일주와 더불어 고 법사주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Ⅴ. 맺음말 ≪이허중명서≫는 전국시대 귀곡자가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귀곡자유문>에 당대 (唐代) 이허중이 주석했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고법 명리서이다. 따라서 명리학의 원류를 논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전적이며 고법사주의 주요 원전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이허중명서≫의 위작 여부를 비롯하여 그 구성 체계와 주요 내용, 그 안에 함축된 인식과 특징 등에 관해 고찰함으로써 사주명리를 보다 온전하게 이해하는데 보 탬이 되고자 하였다. ≪이허중명서≫는 제요와 원서, 상중하 3권의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추론 결과를 통해볼 때 ≪이허중명서≫는 후대 사람의 위작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논의가 자세하고 적절하며 바르고 이치에 가까워서 명리이론의 토대를 마련한 저술 84) ≪李虛中命書≫ 卷上: 天乙貴人者, 三命中最吉之神也. 85) ≪李虛中命書≫ 卷中: 勞而不息, 驛居病方. 馬得縱橫, 更觀乎干. 86) ≪李虛中命書≫ 卷中: 劫灾天歲遇用處, 不能爲凶, 祿馬奇轝逢破處, 未始爲福. 87) ≪李虛中命書≫ 卷中: (注)天罡天魁是天地造化立事, 營始成終之位, 二辰主生殺之權, 行刑政之統. 88) ≪李虛中命書≫ 卷中: (注)吉神凶煞, 四柱先後干神可制支煞, 更分生剋之理. 中國人文科學第62輯 - 250 - 로 평가받는다. ≪이허중명서≫에 함축된 명리론에 대한 인식과 특징은 크게 9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는데 대부분 고법사주의 특징과 인식을 잘 보여주고 있으나 십이운성에 관한 논의, 음 생양사․양생음사․음양순역의 관점, 수토동궁의 관점, 부귀를 의미하는 재관의 중시 등 은 지금의 신법사주에서도 유효하게 통용되고 있는 특징들이다. 반면 납음오행 중시, 녹명신의 삼원·삼명 사상, 세태월일시의 오주 체계, 연본일주의 본주론, 삼원오행의 왕쇠강약 중시, 각종 신살의 활용 등은 고법사주만의 주요 특징들이 다. 그러므로 ≪이허중명서≫는 연(年)의 간지와 납음을 의미하는 삼원을 근본을 하고 일(日)을 명의 주체로 하여 그 오행의 왕쇠강약 관계를 먼저 살핀 후, 점차 태월시와 신 살까지 확장하여 간명했던 고법사주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명리 전적이라고 할 수 있다. 【參考文獻】 ≪論衡≫<命祿>․<命義>, ≪史記≫<蘇秦列傳>․<張儀列傳>, ≪星曆考原≫, ≪隋書≫<經籍志>, ≪五百家注昌黎文集≫, ≪五行精紀≫, ≪意林≫, ≪太平廣記≫, ≪淮南子≫<天文訓>. 김만태, <한국 사주명리의 활용양상과 인식체계>, 안동, 안동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0. ≪한국 사주명리 연구≫, 서울, 민속원, 2011. <간지기년(干支紀年)의 형성과정과 세수(歲首)․역원(曆元) 문제>, ≪정신문화연구≫ 140, 성남, 한국학중앙연구원, 2015. 김만태․신동현, <명리학에서 시간(時間)에 관한 논점 고찰―자시(子時)를 중심으로>,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59, 익산,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2014. 김정혜 외 공역, ≪李虛中命書≫, 파주, 이담북스, 2012. 신경수, <唐․宋代命理的三才論과 主體觀點硏究―李虛中命書, 珞碌子賦四家注, 淵海子平을 중심으로>, 익산,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3. 최영숙, <李虛中命書의 命理學的特性에 관한 硏究>, 공주, 공주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2. 최진묵, <漢代數術學硏究―漢代人의 天․地․人理解와 그 活用>, 서울,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1. 董向慧, ≪中國人的命理信仰≫, 上海, 上海人民出版社, 2011. 劉國忠, ≪唐宋時期命理文獻初探≫, 哈尔滨, 黑龍江人民出版社, 2009. 張新智, <子平學之理論硏究>, 臺北, 國立政治大學中國文學硏究所博士論文, 2002. 陳素庵저, 韋千里선집, ≪命理約言≫, 香港, 上海印書館, 1987. 鄒文耀, ≪命學尋眞≫, 臺北, 集文書局, 1982.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 251 - ≪李虛中命書≫, 臺北, 新文豊出版公司, 1987. ≪李虛中命書≫, 文淵閣四庫全書電子版, 香港, 迪志文化出版有限公司, 1999. 【Abstract】 ≪Lihezhongmingshu≫ is a representative book of Gufasizhu(古法四柱), known to have been annotated in <Guiguziyiwen(鬼谷子遺文)> which is said to be written by Guiguzi during the warring states period by Lihezhong of Tang Dynasty. ≪Lihezhongmingshu≫ was composed of summary, introduction, and the main text (3 books). To see through several inferred results, ≪Lihezhongmingshu≫ must be a forgery of future generation. Nevertheless, it was evaluated to have prepared the basis of Mingli(命理) theory, since the discussion was detailed, proper, right, and reasonable. Cognition and characteristic included in ≪Lihezhongmingshu≫ are largely in nine types, i.e. Nayinwuxing(納音五行) emphasis, Sanming(三命) philosophy of Lu(祿)․ Ming(命)․Shen(身), Wuzhu(五柱) system of Sui(歲)․Tai(胎)․Yue(月)․Ri(日)․Shi (時), Benzhulun(本主論) of Nianben(年本)·Rizhu(日主), Wangshuaiqiangruo(旺衰强弱) emphasis of Sanyuanwuxing(三元五行), and utilization of various Shensha(神煞), etc., which well showed the characteristics of Gufasizhu. 【Key words】 Lihezhong, Lihezhongmingshu, Guiguzi, Guiguziyiwen, Gufasizhu, Nayinwuxing, Sanming 접수일자 2016. 03.10 심사완료일 2016. 04.06 게재확정일 2016. 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