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키운 서해순 해명···"진실 탄로 두려움···전략적 모호함"
등록 2017-09-26 16:36:51 | 수정 2017-09-26 17:27:30
"과한 몸짓·시선 회피, 진실 탄로날까봐 두려움 때문"
"불리할 때마다 '경황없다'···전략적으로 모호함 유지"
공황장애 가능성 일축···"방송 출연 하지 않았을 것"
【서울=뉴시스】박영주 유자비 남빛나라 기자 = 가수 고(故) 김광석(1964~1996)씨의 부인 서해순(52)씨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지만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씨가 방송을 통해 김씨와 외동딸 서연양의 사망 과정을 설명한 것이 오히려 의혹만 키운 모양새다.
서씨는 지난 25일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서연이의 죽음과 관련한 이야기를 할 경황이 없었다"고 밝혔다. 손 앵커가 "언젠가는 밝혀야 했지 않았냐"고 묻자 서씨는 "재판과 별개로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동문서답도 했다.
김씨 사망과 관련해서는 "(오빠가 아래층에 있어) 바로 119를 부르지 않았다. 오빠가 잠옷 바람으로 같이 올라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손 앵커가 "김광석 사망 당일 거실에는 종류가 다른 담배 두 가지가 있었다"고 지적하자 서씨는 "저는 안 피웠다. 누가 오셨었나. 새벽에. 김광석씨가 담배를 좋아하셔서. 술집에서 여러 개를 할 수도 있고"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로 혼란을 키웠다.
서씨는 때때로 "제 뒷조사를 했냐"는 등 발끈하는가 하면 냉소적인 웃음을 곁들여 대화를 이어나갔다. 손 앵커의 눈을 피하거나 이따금 눈을 감기도 하고 한숨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서씨의 행동이 진실돼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과한 몸짓이나 시선 회피, 여유로운 웃음 등 인터뷰에 비친 서씨의 모습은 진실을 감추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김경수 한국심리과학센터 총괄본부장은 26일 "과한 몸짓, 불안한 시선,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은 진실이 탄로가 날까하는 두려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화 도중 발끈하는 모습에 대해서도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인 배상훈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도 서씨의 인터뷰에 대해 "90%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배 교수는 "과도한 몸짓은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선행행동인데 그런 모습이 많이 보였다"며 "원래 예정했던 말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나오니 손으로 계속 '빨리 나와라'하고 주문을 외우는 것이다. 자기감정을 말할 땐 그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큐영화 '김광석'에서 이상호 기자의 의뢰를 받아 서씨를 분석한 바 있는 배 교수는 "인터뷰 때 웃는 것도 여유로운 게 아니라 당황한 것이다. '죄를 짓지 않았다'고 주장하거나 변명하려다 보니 웃음과 한숨이 공존하는 것"이라며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분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무언가 자기에게 불리하고 거짓 또는 뭔가 가공된 내용을 넣을 때 손을 많이 움직인다"며 "사실이 아닌 부분, 불리할 수 있는 부분에서 상당히 손동작이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서씨의 행동을 보면 진실을 다 털어놓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분석했다.
서씨가 돈이나 법 얘기를 할 때는 예민한 반응을 보였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은 나타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감정 결핍' 또는 '공감 능력 부족' 상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서씨는 인터뷰에서 남편을 '김광석씨'라고 말하는가 하면 딸에 대해서는 '서연(서우)', '장애우'라는 표현을 썼다. 제3자를 칭할 때 쓰는 호칭이라는 것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보통은 우리 딸 서연이라고 해야 하는데 '장애우'라고 표현을 한다. 남편도 호칭 대신 이름을 부른다"며 "감정이 부족하고 결핍돼 있다는 증거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감정 결핍이 의도적이라기보다는 타고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딸이 아니라 서연이 혹은 '장애우'라고 말하는 걸 보면 서씨에게 사랑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엄마라면 감정이 복받쳐야할텐데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서씨는 손 앵커가 "김씨가 사망한 후 119를 부른 시간이 50분이 지나서다", "당시 '술 먹고 장난하다가 그렇게 된 거다'는 인터뷰 뜻은 무엇이었나" 등 불리한 질문을 던질 때마다 "경황이 없었다", "오래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불리할 때마다 '경황이 없다'고 하는데 (남편과 아이가 사망한 사건보다) 더 경황 있을 일이 뭐가 있냐. 이 사람의 전략은 모호성 유지"라고 주장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자신이 판단해서 불리하다 싶은 이야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표현 등에 대해 조언을 받았을 것이다. 모호한 표현으로 법적인 책임을 피해가거나 최소화해 답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서씨의 공황장애 가능성'도 일축했다. 서씨의 오빠는 25일 한 매체를 통해 "서씨가 공황장애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공황장애는 대중에 대한 노출, 사람 많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발표를 못 한다"면서 "다른 사람 앞에 선다는 생각만 해도 죽을 것 같은데 서씨는 자처하고 방송에 나왔다. 오히려 공황장애 반대편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선 경북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은 불안이 예상되는 상황을 피한다"며 "서씨가 공황장애가 있었으면 방송에 나오겠다는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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