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화는 기본적으로 선을 사용해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이다. 미술가가 3차원적인 형태를 나타내는 색조로 윤곽선을 보완하고자 하는 순수한 펜 드로잉에서는 일련의 선들을 촘촘하게 병치시켜 해칭이나 크로스해칭으로 면을 형성함으로써 입체감을 나타내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인물이나 풍경의 윤곽선 등 중요한 묘사를 펜으로 그린 뒤 그 위에 엷은 색조의 채색을 덧칠한다(→
워시 드로잉).
펜 습작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유형의
잉크는 최종 결과에 다양한 효과를 부여한다. 역사적으로 3가지 종류의 잉크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첫째, 기름이나 수지를 불에 태워 나오는 검댕의 미세한 입자들을 아교나 아라비아 고무의 용액에 넣어 만든 검은 탄소 잉크였다. 가장 질이 좋은 검은 탄소 잉크는
먹이다. 둘째, 나무 검댕을 끓여 만든 투명한 갈색의 액체인
비스터는 따뜻하고 밝은 색을 지녀 옛 대가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셋째, 동물의 쓸개에서 추출한 즙과 아라비아 고무로 만든 화학 잉크였다. 이것은 몇 세기 동안 글을 쓰는 데 널리 사용되었으며 옛날부터 소묘에 사용되었다. 이것은 처음 종이에 칠하면 푸른빛을 띤 검은색을 나타내지만 곧 거무스름하게 변하며, 세월이 지나면 오래된 편지나 서류, 소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처럼 흐린 갈색을 띠게 된다. 그밖에 천연 물감이나 합성 물감으로 만든 채색 잉크들은 드물게 사용되었다.
펜은 서양의 미술가들이 소묘에 사용해온 모든 매체들 중 가장 오래되고 인기 있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3가지 형태의 기본적인 펜이 다양한 선의 효과를 제공해주었고 수세기에 걸쳐 변화해온 소묘 양식들에 잘 적응해왔기 때문이다. 이 3가지 형태의 기본적인 펜은 닭이나 새의 날개깃을 잘라 만든 깃펜과 대나무 같은 풀의 줄기를 다듬어 만든 갈대 펜, 다양한 금속, 특히 순수한 강철로 만든 금속 펜이 있다. 갈대 펜은 고대와 중세에도 사용되었지만,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와 몇몇 소묘가들이 이 펜의 섬유 구조와 뭉툭한 끝에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소묘에 사용했다. 갈대 펜의 뛰어난 대가인 네덜란드의 미술가 렘브란트는 그의 작품들에서 상당히 암시적·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하여 종종 갈대 펜과 깃 펜에 엷은 색조의 물감을 사용했다. 갈대 펜은 깃 펜이나 금속 펜 만큼 폭넓은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특별한 효과를 낼 때 훌륭하게 사용되어왔다. 예를 들면 19세기 네덜란드의 미술가인 빈센트 반
고흐는 말년에 그린 많은 유화 작품들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묵직한 붓놀림과 비슷한 무디고 강렬한 붓놀림의 효과를 자아내기 위하여 소묘에서 갈대 펜을 사용했다.
현대의 강철 펜이 사용될 때까지 서양의 주요한 소묘가들은 대부분
깃 펜을 사용했다. 중세에는 필사본에서 이미지의 윤곽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 깃 펜이 사용되었으며 그 펜촉은 아주 예리할 정도로 뾰족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숙련공들은 책장이나 양피지의 테두리를 따라 선으로 작은 인물들이나 장식들을 그릴 수 있었다. 깃 펜은 이러한 특징과 함께 선의 폭을 변화시키거나 어떤 부분을 강조할 때 압력에 따라 펜촉이 유연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15세기부터 19세기말까지 소묘가들에게 널리 쓰였다. 1830년대에 영국의 제임스 페리가 우수한 강철 펜을 개발하고 강철을 원료로 펜을 찍어냄으로써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금속 펜이 깃 펜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가들은 특별한 경우에만 강철 펜을 사용했으며, 20세기 이전의 펜화에서는 여전히 깃 펜이 사용되었다. 지금은 거의 전적으로 강철 펜이 사용되고 있는데, 모양과 크기 및 딱딱함이나 부드러움의 정도가 다양한 강철 펜의 구입이 가능하다. 그것은 이제 삽화가·만화가·디자이너의 기본적인 작업 도구가 되었다.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헨리 무어 같은 뛰어난 화가들과 조각가들이 그린 펜 소묘들은 일반적으로 현대의 대가들이 선호하듯이 선을 뚜렷하게 묘사할 수 있는 강철 펜의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
첫댓글 어제 통도사에서 김영택 펜화 전시회가 있어 다녀오면서 펜화에 대하여 좀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질문에 이렇게 정성다한 답 감사드립니다^^
정말 멋있네여...
세상엔 다양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 넘넘 많아~~~~미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아도 될 만큼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