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환희네가 내집에 왔다가 급한일이 생겼다고 하루밤도 못지내고
남양주 자기네 집으로 저녁에 서둘러 돌아갔다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면서 잘 도착했다고 며느리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버님 우리 잘 도착했어요
아직 5분정도는 더 가야 자기네 집인데 아들네는 톨게이트만 빠져 나오면 이젠 살았다는 듯이 도착 소식을 전한다 ㅎㅎ
그래~~고생들 했다~~
환희 좀 바꿔라
한뼘통화를 눌렀는지 잡음이 들린다
환희가 휴대폰을 드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지만 며느리는 나와 환희의 대화를 듣고 싶었나 보다....ㅎㅎ
환희야~~
더 놀다 가면 좋은데 이렇게 일찍 가서 섭섭하다
나도 그래~~약간은 환희 목소리에 힘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며칠있다가 너네 집에 놀러 갈꺼니까 그 때 재밋게 놀자?~~~
그래~~~ 금방 목소리가 밝아진다
할아버지 나 수영선수 될거야~~
이날 평택 실내수영장에서 신나게 놀은 환희는 엄마한테 선수란 말을 배웠나보다
그래 수영 재밋지? 환희는 수영을 잘하니까 수영선수가 될거야
나 발레선수도 될거야~~
얼마전부터 일주일에 한번 발레를 배우러다닌다
태권도도 배우고싶다고 해 어린이집 끝나면 바로 태권도장에 가고
이번엔 발레를 배우겠다고?
하여튼 샘은 많다~~ㅎㅎ
에고 너네 엄마 요즘 실업자 됐는데 돈 들어 갈일 많구나 ㅉㅉ
허긴 하나밖에 없는 딸인데 뭔들 못 해주겠나?
발레 배운거 해보랬더니 뻘쭘~~~ㅋ
이제 첫번째여서인지 아직은 아무것도 배운게 없나보다
좀 더 배우면 환희가 발레복을 입은 모습을 할아버진 사진 찍어 줄 생각에 벌써부터 즐겁다 ㅎ
그래,동영상으로 찍어줘야지~~~ㅎㅎ
할아버지!!
나 ㅇㅇ 선수도 될거야~~
잡음이 들려서인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무슨 선수?
확!!!아!!!!
무슨?
화~~가~~
아~~ 화가선수~~~ㅎㅎㅎ
환희는 그림은 정말 잘 그리고 또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
혼자 있으면 늘 그림을 그린다.
그런데 선수란 말은 좀 찝찝하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
환희야 선수는 다른사람하고 시합하는 건데
환희가 그림 그리는 건 시합하는 게 아니잖아
그냥 네가 좋아서 하는 거지?
응~~
그런 건 선수라고 하는 게 아니야
그냥 그림 그리는 게 재밋으면 되는 거야
그러다보면 멋진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는 거고~~
지금도 환희는 훌륭한 화가지 ~~암~~~
이 대목에선 손주바보로서의 과장은 아니다
실제 환희는 나보다도 훨씬 그림을 잘 그린다
환희의 그림엔 순수한 사람만이 볼수 있는 게 잘 표현 돼 있다
나는 흉내도 내지 못할~~~
환희야 할아버지가 선수가 뭐라고 했지?
응 ~~선수는 시합해서 이기는 거~~
그래 맞았어
그러면 환희가 그림그리는 건 다른 사람을 이길려고 그리는 거야?
아니~~
그럼 왜 그려?
재밋으니까~~~
맞았어
재밋게 그리고, 그린거 할아버지한테 설명 해주는게 재밋지?
그렇게 재밋으면 화가야~~
수영도 그렇고
태권도도 그렇고
발레도 그래~~ㅎ
응 알았어~~
덜컹!
이게 무슨 소리니?
에레베타 소리야
15층 내가 눌렀지~~호호
이젠 15층도 누를 수 있구나 야~그새 많이 컷구나~~
지난 번에 왔을 땐 14층까지 밖에 못 눌러 한층을 걸어 올라갔었는데~~~ㅎㅎ
찰칵~~
(현관문 열리는 소리)
다 왔구나~~
환희야 이제 전화 그만하자
환희랑 전화해서 너무 즐거웠다
며칠있다 보자~~
그동안 잘 있어~~안녕~~~
나두 재밌었어~~
할아버지두 안녕~~(아들며느리도 인사를 했는데 난 환희 소리 밖에 안들린다~~ㅎㅎ)
애인과의 통화는 이렇게 늘 즐겁다 못해 달콤하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랑선수~~
아니, 사랑 챔피언 환희~~안녕~~ 사랑해요~~~^^.
내 손녀 환희는 할아버질 닮아서인지 그림을 잘 그린다
닭을 그린 거랜다~~~ㅎㅎ
닭벼슬이 재밋다~~
발가락도~~~ㅎㅎ
자세히 보면 닭 부리도 재밋게 그렸다~~~ㅎㅎ
관찰력이 훌륭하다~~~ㅎㅎ
여러마리 그렸는데 대충 내집 닭의 숫자와 비슷하다~~ㅎㅎ
Friendship
첫댓글 애기가 그린 그림에 닭 발가락이 세개씩 그려진 걸 보고서...
그래.. 닭 발가락이 몇개더라...?
그래서 얼른 닭을 찍어놓은 사진들을 보니 정말 앞으로 나온 닭 발가락이 세개네...^ ^
그럼.. 같은 새니까 참새 발가락도 세개인가..?
담엔 참새 발가락도 세어 봐야지...ㅎㅎㅎ
섶골님은 사랑을 듬뿍 담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손녀가 있어 참 좋으시겠습니다.
저는 촌사람이라 이런 훈훈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참 좋아하거든요.
시간 나시는대로 이런 팬들을 위한 봉사활동 많이 부탁합니다.
항상 즐겁고 건강하시길...
아~ 이번에도 음악...good 입니다....^ ^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친구예요~~ㅎㅎ
이런 대화를 나눌 친구는 흔치 않겠죠
또 변함없는 우정도~~
환희를 만난 건 나에겐 큰 행운이죠~~
내가 사랑 하는 사람은 가까이에 있다는 거~~
그래서 그가 늘 고맙습니다 ~~ㅎㅎ
헤헤님도 사람 사는 얘기를 글로 옮기시잖아요?
이 카페를 통해 같이 그런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아직 손주가 없으신가 본데 환희처럼 이쁜 손주를 보시길 ~~~^^
손녀 사랑하시는 마음이 충분히 느껴집니다~~ㅎ
손주가 아직 없으신가 본데
생기면 자동으로 그렇게 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