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 쾌거에 부쳐 : 고상돈. 지현옥. 고미영을 추모하며....

[바람]

< 에레베스트산 정복한 고상돈 메킨리봉 하산길 꽃처럼 지다 >

 

"내 금시계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일한 유품이니, 혹시 죽게 되면 어머니께 전해달라.

1,000만원 생명보험에 들어 있으니 만약 사고가 나면 어머니 생활비로 드려라."

1977년 6월12일 고상돈(1948~1979)은 에레베스트로 떠나면서 고종사촌에게 유서를 남겼다.

죽어도 좋다는 결심으로 출발한 등반이었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1차 공격조로 나선 박상열팀이 정상 100m 앞에서 폭설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고 돌아왔다. 김영도 등반대장은 2차 공격조로 고상돈을 보냈다. 그는 팀의 막내였지만

과묵한 성격에 체격이 다부졌다. 태권도 3단이었다.

그기 출발한 지 8시간이50분이 지났다. 김 대장은 피가 마르는 느낌이었다.

그때 무전기가 울리며 고상돈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장님, 더 오를 곳이 없습니다.

여기는 8848m 정상입니다." 이 땅에 에레베스트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성대한 귀국 축하 퍼레이드가 열렸다. 박정희 대통령은 등반대를 청와대로 불러 전원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고씨의 직장이던 전매청은 에베레스트 정복기념 '거북선' 담배를 발매했다.

79년 5월,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봉 등정에 나선 고상돈에게 1년 전 결혼한 아내 이희수는 쪽지를 건넸다.

"돌아오시면 좋은 선물이 있을 거예요." 남편은 무슨 뜻인지 눈치채지 못했다.

아내는 임신 3개월이었다.

(현재 그의 딸은 이화여대 석사를 마쳤고 이 여사는 대전에서 패션사업을 한다.)

2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려 떠난 매킨리 등반대. 공교롭게도 다른 한국팀 2팀이 따라봍고 있어 마음이 급했다.

고상돈은 마침내 6194m 고지를 정복했다.

하지만 내려오는 게 문제였다. 대원 3명은 너무 지쳐있었다.

해발 6000m 지점에서 빙벽을 타다가 한 사람은 실족했고, 몸을 로프로 연결했던 3명은 와르르 추락했다.

고상돈과 이일교는 숨지고 박훈규만 살아남았다.

기다리던 아내는 6월 1일자 신문에서 남편 소식을 알게 됐다.

며칠 뒤 007가방 하나를 받았다. 남편의 카메라도 일기장도 사라진 빈 가방이었다.

고씨의 유해는 80년 10월 고향인 제주 한라산에 안장됐다.

얼마 전, 박영석 원정대가 에레베스트 남서벽 등정에 성공하는 쾌거를 일구었다.

산은 선배들의 어깨를 딛고 오른다고 했던가. 77년 고상돈은 후배들의 가슴에 '도전의 길'을 냈다.

380km를 21일에 걸쳐 걸어가고 98개의 사다리를 놔서 빙벽을 오르며 뚫은 그 첫길.

(중앙일보: 2009년.06월01일 이상국 문화칼럼니스트)



★이 나라 교과서에도 실렸던, 우리나라 산악인으로는 최초로 에레베스트를 정복한 산 사나이 '고 상돈'씨가

매킨리봉 하산길에서  꽃처럼, 눈처럼 사라진지가 어언 3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니 정말 세월은 유수와 같습니다. 

오늘, 여성산악인 오은선 대장이 안나푸르나를 마지막으로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희말라야 14좌를

완등한 kbs 중계를 직접 보니 문득 그가 생각 났습니다. 제주 사나이 그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비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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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10.04.27. 오후6시16분) 우리나라의 여성산악인 오은선 대장이 드디어 세계 여성 산악인으로는

처음으로 희말라야 14좌(8,000m급 이상)를 완등(完登)했습니다.

그14좌 중, 작년에 실패를 안겨 주었던8.091m짜리 안나푸르나를 오늘 정복한 것입니다.

155m의 단신에다 우리나라 나이로 45세로써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대단한 용기를 요하는

그 고봉(高峰)들 정복했다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kbs가 중계를 하는 동안 저는 계속 눈시울을 붉혔고 , 또 얼마나 떨렸던지 지금도 가슴을 진정시키기가

힘듭니다. 전 세계의 산악인 60여명을 삼킨 안나프루나.

평지로 치면 겨우 10m밖에 안되는 정상지점을 지쳐서 한 시간 이상을 지체하여 올라가지 못할 때는

너무 안타까워 제가 대신 오르고 싶었습니다. 세르파든, 카메라맨이든 누구든지 그녀를 잡아주면 안되기 때문에

지쳐있는 그녀. 특히 지금까지 13좌 중11좌를 무산소로 등정했던 것처럼 오늘도 그녀는 무산소 속에

목숨을 건 악전고투 속에서 기어가다시피하여 기어코 정상에 태극기를 꼽고야 말았습니다.

가슴에는 故고미영 대장의 사진을 앉고서 말입니다.

그 순간, 저는 우리나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산(8,850m)를 밟았고, 또 훗날 우리나라 최초로 14좌를 완등한

엄홍길과 함께 1999년 정상 등정에 성공하고도 하산길에 실종되어 안나푸르나의 꽃이  된 고(故)지현옥 대장,

또 오은선 대장과 14좌 완등 경쟁 속에 작년 7월10일 낭가파르밧(8,126m)을 정복하여 11좌를 등정하고 역시 하산길에

산화한 故 고미영 대장이 생각나서 눈물을 훔쳤습니다. 각기 40세와 42세의 아까운 나이에 숨진(살아있으면

각각 우리 나이로 52세, 44세가 될 터인데...) 그들의 영혼을다시 한번 어루만져 봅니다.

오늘 세계 등반 역사에 길이 남을 대업을 이룬,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엄홍길, 박영석, 한왕룡 대장에 이어

4번째. 세계에선 20번째 완등을 이룬 오은선 대장의 위업을 축하하며 부디 하산길 조심 조심하여

무사히 귀국하시길 충심으로 빕니다.

세계 최초로 14좌를 완등한 '라인홀트 메스너'가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밝혔기 때문입니다.

"정상 정복이 중요한 게 아니고 살아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요즘 알 수 없는 고독감 속에 빠져 있는 저도 오늘 술 한잔 해야겠습니다.

대업(大業)의 축하와 함께 뼈저리게 느껴지는, 희말라야에서 산화한 모든 산악인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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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앵지밭 골' 님의 글을 옮겨 왔읍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이루어낸 성공은 업적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겠지요.

요즈음 찜찜한 뉴-스들 속에서 많은 우리의 꽃. 영웅들이 있지만,

김연아. 박태환. 장미란. 오은선....등등 이어지는 커다란 성취들은

피눈물나는 노력과 용기의 결과이지만, 이 또한 우리 모든 국민들의 노력으로

일구어낸 전 세계가 기적으로 치는 우리의 국력이 받쳐준 결과입니다.

1945년 세계 제 2차대전이 끝나고, 식민지에서 독립한 현재까지

약 100개국 중에서 정치적으로 '민주화' 경제적으로 '산업화'가 완성되어

세계에 그 이름을 준 선진국으로 당당히 내 걸수 있는 나라는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 뿐입니다.

자----아. 우리 다같이 힘차게!

' 대-한민국!'

고상돈

허영호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

오은선

그리고....

지현옥 : 1999. 4. 29 안나프르나에서 산화.

고미영 : 2009. 7. 13 낭가파르밧 산화

"저기 모든 경계가 끝나고

길들이 사라지는 곳

침묵이 시작되는 그 곳으로

나는 천천히 다가간다.

그리고 밤을 밝힌다.

별들로, 이야기로,

멀리서 나를 기다리는

물결의 숨소리로,

새벽이 시작되는 그 곳"

                   -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의 시로 글을 마친다. -

[별빛촌]

조용히 새벽이 시작 되는 숨소리... 꾸벅

[진정심]

긴외로움 .침묵 .새벽별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봉춘]

가히 신의 영역에 도전하여 성공한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