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동 호숫가 마을로>
실습 첫 주말, 토요활동으로 대전에 있는 추동 호숫가 마을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갈 준비를 마치고 복지관에 모이려고 밖에 나가보니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대청호 산책을 하기로 했기에 옷을 다 젖을 각오를 한 채 출발했습니다.
저와 수환, 유빈은 나태후 선배님 차를, 다른 실습생들은 박상빈 과장님 차를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전날 갑작스럽게 제가 추동에서 우리 기관을 대표해서 사례발표를 맡아 준비하느라 잠을 많이 못 잤습니다.
선배님께선 제가 너무 피곤해 보였는지 졸리면 자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휴게소를 들렀습니다. 나태후 선배님께서 “제 차 탔으니까, 음료수라도 사줄게요”라고 하시면서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하나씩 마셨습니다.
가는 길에 이야기도 많이 했습니다. 선배님은 이번 추동 호숫가 마을에 3번째 방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선배님의 말씀에 책 속의 호숫가 마을은 어떤 곳인지 기대되었습니다. 그 기대감과 설렘에 피곤하긴 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습니다.
<여기가 진짜 도서관이라고?>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호숫가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차를 주차하기 위해 올라가면서 창밖으로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산속의 작은 시골 마을 같았습니다. 차에서 내려 도서관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내려가던 중 작은 구멍가게처럼 생긴 건물을 보며 지나치려 했습니다.
하지만, 옆에서 선배님이 이 건물이 호숫가 마을 도서관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야? 여기가 진짜 도서관이라고?”
책을 읽으며 상상해 보았던 도서관보다 훨씬 작고 아담한 도서관이었습니다.
외관과 달리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함을 안고 문을 열었습니다.
도서관 내부도 크기만큼 작고 좁았습니다. 성인 두 명 정도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았습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니 저희보다 먼저 도착한 다른 복지관 사람들이 도서관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다시 보니 꽤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었습니다.
저희가 마지막으로 도착하여 이름과 제가 맡은 사업을 말하며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소개가 끝난 후, 최선웅 선생님께서 일정을 말해주셨습니다.
<선두를 달리며>
이후의 일정은 대청호 산책이었습니다. 밖에는 출발하기 전에 했던 걱정과 달리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습니다.
여러 복지관과 한데 섞여 출발했습니다. 최선웅 선생님께서 길 안내를 위해 선두로 걸으시고 그 뒤로 저와 다른 복지관의 실습생 동료와 같이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말을 먼저 걸었습니다.
“혹시 어느 복지관이세요?”
“저 산내 복지관이요.”
산내 복지관 동료와 서로 이름과 나이, 맡은 사업을 공유했습니다. 사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산내 복지관은 실습을 다음 주부터 시작한다고 하였습니다.
동료와 사업에 관해 어려운 점이나 걱정되는 점 등 이야기를 하며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동료는 아이들과 요리하는 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요리하기 전 식재료를 사는 데 필요한 예산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예산에 대해서는 아이들의 주변 둘레 사람, 부모님에게 부탁해 볼 수 있어요. 아니면 아이들 서로 집에 있는 재료들을 가져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너는 밀가루, 너는 설탕, 너는 뭐….”
“이렇게 하면서 아이들끼리 서로 의논하고 둘레 사람들에게 부탁할 수 있게 할 수 있어요.”
저희 앞에 계신 최선웅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평범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건데 사업이라 생각하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네요.”
이 말씀을 시작으로 저와 동료는 최선웅 선생님과 도착할 때까지 사업이나 도서관에 관해 이야기하며 걸어갔습니다.
도착해서 비가 내리는 대청호를 바라보았습니다. 대청호 한가운데 있는 모래섬이나 TV에서 본 듯한 외딴섬.
끝에는 나무 한 그루가 있기에 걸어가 봤습니다. 뭔가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그동안 했던 걱정들과 여러 생각이 잠시 비워져 계속 대청호만 바라보았습니다.
<조금은 찝찝하지만 맛있네>
대청호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메뉴는 민물새우탕이었습니다,
저는 새우를 포함한 갑각류, 어패류 등 생선을 제외한 알레르기가 있어서 반찬으로만 밥을 먹으려 했습니다.
같은 복지관 동료들이 제가 새우를 못 먹는 걸 알고 “괜찮냐?, 뭐랑 밥 먹어?” 등등 걱정해 주었습니다.
민물새우탕이 나오고 밥도 나왔습니다. 그때 저를 포함한 나태후 선배님과 예찬이, 김용하 선배님도 새우를 드시지 못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박상빈 과장님께서는 저희를 위해 다른 식당에서 밥을 먹고 와도 된다고 해주셨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나태후 선배님의 차를 타고 다른 식당을 찾아 이동하였습니다. 찾아보니 양식집이었습니다.
뭔지 모를 찝찝함을 안고 가게에 들어가 메뉴를 시켰습니다.
“저희 우삼겹 필라프 하나랑 토마토 빠네 파스타 하나 주세요.”
메뉴를 시키곤 서로 웃으며 말했습니다.
“뭔가 기분이 이상한데? 약간 일탈하는 것 같은?”
“그래도 일단 맛있게 먹자.”
식사가 끝나고 후식으로 아메리카노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태후 선배님께서 계산하셨습니다. 기분은 이상했지만 정말 맛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저희를 배려해 주신 박상빈 과장님과 식당까지 차로 이동해 주시고 비싼 점심까지 사주신 나태후 선배님께 감사했습니다.
<떨렸던 사례발표>
점심 식사와 산책을 마치고 도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도서관에 돌아와 보니 더숨99에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사 와 주셔서 감사히 맛있게 먹으며 더위를 날렸습니다.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마지막 일정인 사례발표를 위해 다같이 대청호 자연생태관으로 이동했습니다.
시작 전까진 긴장되지 않았습니다. 잠시 가방과 준비한 자료를 놓고 화장실을 갔다 오니 저에게 바로 발표하게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당황했지만 매도 일찍 맞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발표를 위해 단상 위로 올라갔습니다. 막상 올라가니 갑자기 긴장되었습니다.
긴장한 마음을 어느 정도 추스르고 마이크를 쥐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맡은 사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맡은 사업은….”
긴장해서 그런지 발표가 끝나니 땀이 많이 나 있었습니다. 과장님께선 저를 안아주셨습니다.
발표를 마치고 내려와서 잠시 흐르는 땀을 닦기 위해 화장실을 갔습니다.
“조금만 더 긴장하지 않았더라면, 그래도 다행이다.”
스스로 아쉬워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안도감과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화장실에서 돌아와 다온빌, 더숨99, 대덕, 추동 등 다른 복지관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긴장이 풀려 피곤이 몰아왔지만, 참으며 발표를 들었습니다.
발표를 들으니 피곤하고 자고 싶다는 생각들이 감탄으로 바뀌었습니다.
“글도 정말 잘 쓰고, 발표도 잘하고, 느낀 게 정말 많구나.”
옆에 앉은 선배님과 말했습니다.
사례발표 중 기억에 남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막다른 길을 만나도 희호씨가 아는 길로 돌아가 다시 출발했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당사자를 기다리고”
저 때 나였다면? 과연 저렇게 기다릴 수 있었을까?
많은 걸 생각하고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첫댓글 저는 선배가 사업 발표를 시작했을 때 "떨리겠다". 생각을 하였어요. 하지만 실제로 발표할 때는 잘하셔서 놀랍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발표할 때 떨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잘하셨어요!! 고생많으셨습니다.
저도 맛있는 거 먹었는데 선배는 더 맛있는 거 먹었네요...(^^)
다온빌 실습생 이다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기관을 대표해서 사례 발표 준비하느라 수고했고 잘 발표해줘서 고맙습니다.
종수 학생에게 분명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입니다.
다른 기관 실습생의 사례를 통해 배움이 있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