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중개업자는 창업컨설턴트가 아니다

[향기천사]

점포중개업자는 창업컨설턴트가 아니다
 - 점포매물상에게 놀아나는 국내 창업시장, 피해는 고스란히 예비창업자 몫으로

창업수요가 늘어나면서 창업컨설턴트들의 활동도 활발해지고 그 수 또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 처음 창업컨설턴트가 등장한 것

은 지난 1980년대 중반. 당시만 해도 창업컨설턴트는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색직종(?)이었고 몇 사람에 불과했다. 그러다 1990년

중반을 넘기면서 창업컨설턴트들이 점차 늘어났고, IMF를 기점으로 창업수요가 많아지면서 빠르게 늘어났다. 일부 창업전문가들

은 창업컨설턴트를 미래의 유망직업으로 손꼽을 정도로 창업컨설턴트에 대한 직업선호도와 인기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점포중개업자가 창업컨설턴트로 둔갑하는 현실

현재 창업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창업컨설턴트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아이템과 매출, 입지, 마케팅 등 전반적인

창업플로우를 알고 각 부분의 분석능력과 상당기간의 경험을 갖고 있는 창업전문가들이다. 또 다른 부류는 부동산컨설턴트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부동산 가운데서도 점포를 전문으로 하는 ‘점포중개업자’이다. 그런데 창업시장 규모가 커지고 창업수요가 증

가하면서 점포중개업자들이 자칭 ‘창업컨설턴트’임을 내세워 창업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컨설턴트(consultant)의 사전적 풀이는 ‘기업의 창설, 경영, 관리 등에 관해서 조언, 진단, 상담하는 전문가’라고 돼 있다. 컨설턴

트라는 단어는 미국의 세계적인 경영컨설팅그룹 매킨지가 처음 사용한 명칭. 지난 1926년 제임스 매킨지(James O. McKinsey)

가 맥킨지를 설립했을 당시 기업경영을 진단하는 ‘경영 엔지니어’에서 이후 컨설턴트로 바뀌게 됐다. 컨설턴트는 해당분야의 문제

점을 발견하고 그 문제에 대한 ‘솔루션’, 즉 해결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창업컨설턴트는 창업전반에 대한 이해와 지

식을 바탕으로 각 부분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조건이다.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창업컨설턴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볼 때 과연 점포중개업자를 창업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적지 않은 점포중개업자들은 창업컨설턴트임

을 자처하면서 창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창업컨설턴트로 포장한 점포중개업자들은 동네 부동산중개업서부터 거짓 정

보로 투자자들을 속여 부당이익을 취하는 이른바 기획부동산, 거기에 점포매물만 취급하는 부동산중개법인까지 다양하다.

점포중개는 점포장사일 뿐 창업컨설팅이 아니다

그렇다면 동네 부동산부터 기업형 중개법인까지 많은 부동산 컨설턴트들이 앞다투어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속칭 ‘돈이 된다’는 계산 때문이다. 동네 부동산의 경우 주택 매매나 전월세를 중개하는 것보다 권리금 붙은 점포 중개수수

료가 더 짭짤한 수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지만 토지나 임야를 주로 취급하는 기획부동산들도 개발예정지라는 것을 내세워 점

포창업을 유도하기도 한다.

창업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기획부동산업자들의 정보는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중개료 몇 푼 더 벌어 보

려는 동네 부동산업소나 덩치 큰 매물을 취급하는 기획부동산이 부수입(?) 삼아 점포중개를 하는 것은 그나마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그리고 창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

문제는 점포매물을 전문으로 하는 중개업자들이다. 이들이 바로 ‘창업전문가’임을 자처하는 장본인들. 단순히 점포중개를 하는 것

에 그치지 않고 창업컨설팅까지 하고 있다. 점포창업 비중이 높은 실정에서 관련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면 사업과 활동영역을

넓히는 것은 자유의사이고 또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점포개발자들이 창업컨설턴트에 준하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어떤 분야의 종사자든 전문성이 결여돼 있다면 진정한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특히 가진 것을 모두 끌어모아 창

업하는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창업컨설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전문성이 결여된 컨설

팅은 창업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물론 창업컨설팅도 점차 세분화, 전문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점포개발도 창업의 한 분야인 것만은 확실하다. ‘장사는 목’이라

는 말처럼 특히 점포창업에서 입지의 중요성이 큰 만큼 점포개발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하지만 ‘골프 칠 줄 안다고 모두 프로골퍼’가 아니고 ‘아픈 곳을 진단한다고 모두 의사’가 아닌 것처럼 특정분야를 잘 안다고 해서

창업컨설턴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입지를 알고 점포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면 창업컨설팅에 유리한 장점이 될 순 있지만 그것이

곧 창업컨설턴트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더욱이 일천한 점포개발 경력을 내세워 창업컨설턴트임을 자처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

한 행태는 아니다.

일부 가맹본부와 창업컨설턴트의 방조와 유착이 문제

그럼에도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점포중개업자들과 점포개발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상권과 입

지분석, 점포개발은 가맹희망자로부터 가맹비와 로열티를 받은 가맹본사의 몫이다. 그런데 자신들이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점포

중개업자들에게 넘겨주고 거기서 발생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의 몫이다.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100~200명이 넘는 점포중개업자들을 거느린 부동산중개법인 대부분은 고정 급여가 없다. 회사 소속인

것처럼 명함만 갖고 다닐 뿐 실질적으로는 각 부서장이 오너이고 직원들은 자체적으로 고용한다. 고정급이 없거나 적고 영업실적

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아가는 것이 보통. 사정이 그렇다보니 규모가 작거나 권리금 낮은 점포는 중개하지 않는다. 창업자를 배려

한 점포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중개수수료도 턱없이 비싸다. 기본이 500만원에서 권리금 높은 점포는 5,000만원~1억까지

받기도 한다.

점포개발자들이 창업컨설턴트로 둔갑해 버젓이 활동하는 데는 앞서 언급한 가맹본부들의 직무유기와 점포개발자들의 의식부재,

그리고 일부 창업컨설턴트들의 방조도 한 원인이다.

(사)한국소자본창업컨설팅협회에 등록된 창업컨설턴트는 약 120명. 이 가운데 일부는 창업컨설턴트라고 보기엔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특정 가맹본부 종사자와 점포개발자, 창업박람회를 주관하는 사업자,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 등 그야말로 ‘어중이 떠중이’가

창업컨설턴트로 올라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창업컨설팅 단체가 이런 정도라면 증언부언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부동산중개법인이 창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점포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와 창업교육까지 하고 있는 실정. 그런

데도 일부 창업컨설턴트들은 점포중개업자들이 깔아놓은 멍석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 몸집을 불리기 위해 무분별하게 회원을

받아들이는 창업컨설팅단체, 전문성은 부족하면서 창업컨설턴트라고 내세우는 점포중개업자의 ‘마당놀이’는 그들만의 놀이에 그

치는 것이 아니다.

창업전문가들의 방조와 점포중개업자들의 부적절한 관계는 자칫 예비창업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창업컨설턴트에 대한 불신과

창업컨설팅 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전문가는 자기 스스로 주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알아줘야

한다. 점포개발자는 창업컨설턴트가 아니라 점포개발자일 뿐이다. ‘날아다니는 것이 모두 새’가 아닌 것 처럼                     

                           창업을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며 성공창업을 만들어 가는 창업등대

                                       여러분이 성공하는 그 날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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