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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음식은 메뚜기와 석청이었더라 (마태복음 3:4) |
세례요한의 음식이 메뚜기와 석청이었다는 소리를 듣고서 많은 사람들이 말하기를,
“와우... 세례요한은 몸에 좋은 웰빙 음식들만 먹었네요”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과연 세례요한은 웰빙 식품을 먹었던 것일까요?
성경에서 메뚜기라고 이야기할 때 일반적으로 광야에서 뛰어노는 메뚜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스라엘에는 메뚜기가 또 하나 있습니다. 다른 종류의 메뚜기가 아니라 메뚜기라고 불리는 나무입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본 쥐엄나무를 유대인들은 메뚜기 나무라고 불렀습니다. 왜냐하면 메뚜기라는 히브리어에 단어가 하루브(harub)였는데, 공교롭게도 이 쥐엄나무도 같은 하루브(harub)였기 때문에 쥐엄나무를 메뚜기나무라고도 불렀습니다.
쥐엄나무에는 유대인들만의 또 특별한 개념이 있었는데, 쥐엄나무 열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보리고개때 “소나무 껍데기, 풀뿌리”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쥐엄나무 열매는 당시 사람들이 가장 가난하고 궁핍해졌을 때 먹는 열매입니다. 누가복음 15장에 집을 나간 아들이 돼지와 함께 먹으려 했던 음식이 쥐엄 열매입니다.
그래서 쥐엄나무에는‘가난, 궁핍’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세례요한이 먹던 메뚜기라는 것은 당시 사람들이 당시 사람들이 가장 가난할 때 먹던 쥐엄나무의 열매입니다.
세례요한이 먹던 석청은 그럼 무엇일까요? 우리가 흔히 생각할 때 석청하면 바위 틈사이에 벌이 만들어 놓은 집에 꿀이 가득한 모습이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상황에서의 생각입니다. 세례요한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던 광야에는 꽃이 없습니다. 꽃이 없다는 말은 벌도 없다는 말입니다. 벌이 없다는 것은 꿀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꿀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스라엘에는 세 가지의 꿀이 있습니다.
1. 종려나무의 꿀 2. 벌꿀 3. 쥐엄나무 꿀(쥐엄나무로 만든 시럽)
하지만 이 세 가지의 꿀 중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했던 꿀은 종려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로 시럽을 만든 종려나무 꿀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꿀’은 종려나무 꿀로 생각해도 됩니다.
그렇다면 석청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말 그대로 돌 틈에 끼어 있는 꿀이라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돌 틈에 종려나무에 꿀이 끼어 있을까요? 유대인들의 율법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페아(peah) 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너희 땅의 곡물을 벨 때에 밭 모퉁이까지 다 베지 말며 떨어진 것을 줍지 말고 그것을 가난한 자와 거류민을 위하여 남겨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레위기 23:22)
이것은 가난한 자들과 고아와 과부들을 위한 사회구제법 중 하나였는데, 모든 곡식들을 거둘 때 밭 모퉁이를 베지 않고, 곡식을 거둠에 있어서 이삭을 줍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페아, 즉 모퉁이 법이라고 했습니다. 이 율법은 단순히 곡식에만 적용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과일나무에도 적용되었기에 유대인들은 과일나무의 과일을 거둘 때에도 일정 분량은 남겨놓고 거두었으며, 과일나무에서 떨어지는 것들은 줍지 않고 내버려 두어서 가난한 사람들이 주워 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룻기에 룻이 시어머니 나오미를 봉양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페아 법에 의해서 밭에서 곡식의 이삭을 주울 수 있었습니다.
대추야자, 즉 종려나무의 열매는 추수할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열매들이 떨어지게 되는데, 당시에 농부들이 일정 분량의 대추야자 열매를 거두지 않고 놔두면 그것이 떨어져서 자연히 땅바닥에 그리고 돌 틈에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가난한 사람들이 주워다 먹는 것이었습니다.
즉 석청이란? 돌 틈에 끼어 있는 꿀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벌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종려나무 열매가 떨어져서 돌 틈에 끼어 있던 것이며, 가난한 자들이 주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세례요한은 좋은 웰빙 음식을 먹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정말 가난한 사람들이 먹던 쥐엄나무 열매와 그리고 돌 틈에 끼어있던 종려나무 열매를 먹었던 것입니다. 세례요한은 광야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면서 잘 먹고 잘 살 던 것이 아니라 정말 가난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만을 위하여 초점을 맞추고 전파하던 하나님의 종이며 선지자 였습니다. 우리의 모습이 세례요한처럼 하나님만 보여지는 신앙생활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