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그리스는 고대 그리스 문명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민주주의와 서양 철학, 올림픽, 서양 문학, 역사학, 정치학, 수많은 과학적 · 수학적 원리, 희극이나 비극 같은 서양 희곡 등 서양 문명의 발상지다.
그리스 문학의 근원을 이룬 트로이아 전쟁을 다룬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란 이름도, 플라톤의 《국가》와 《법률》 같은 명성도 낯익은 것들이다.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세계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페르시아 전쟁 때였기에 초등학교 때부터 들어 귀에 익은 이름이다.
아크로폴리스 계단에 퍼질고 앉아서...
남유럽 발칸반도 남쪽 끝에 있는 국가다. 1,400여 개에 달하는 섬과 바위가 흩어져 있다. 해안선 길이는 13,676km(8,498 mile)로 지중해 지역에서 가장 길고, 세계에서 11번째다.
그래서 해운업은 예로부터 그리스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지금도 해운업은 이 나라의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해운 재벌 오나시스가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미망인을 부인으로 맞은 유명한 이름을 익히 들어 온 바 있다.
역사와 문화의 나라, 그리스의 관문, 피레아스(Piraeus)항. 가을철의 그리스 해안! 노르스럼하게 물든 키 큰 포풀러 나무가 줄지어 선 도로의 배경에는 맑기로 유명한 에게해의 파란 바다가 잔물결을 일으키며 조잘대는 한적한 해안 길을, 검은 선그래스에 마후라를 길게 휘날리는 금발의 아가씨와 늘씬한 무개차(無蓋車)로 드라이브 하는 모습. 상상해 보셨습니까?
대개 어느 항에서나 입항하여 접안(接岸)한 뒤 수속절차를 모두 마치고 갑판(Deck) 위에서는 적하(積荷) 혹은 양하(揚荷) 작업에 관한 논의가 본선과 지역담당자들 사이에 한창인 때부터가 선장으로서는 한 시름 놓는 시간이다. 모처럼의 입항, 잊고 있었던 땅 내음을 어떻게 맡고 보관할 것인가를 연구(?) 해야 할 차례다. 세수부터 하고 수염도 깎으며 나름대로의 멋을 내 본다.
대강 마치고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을 달래는 데, 느닷없이 현지 경비(대개 항만당국에서 지정한 업체에서 나온 현지인)가 손님이 찾는다고 데리고 왔다. ‘손님?’. 내용을 알기도 전에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어어?’ 늘씬한 금발의 팔등신 아가씨다. “Oh! Capt. Suh. Nice to meet you.” 하며 악수부터 청한다. 그 희고 보드라운 손을 어느 누가 거절하랴. 우선 덥석 잡고 본다. 그리곤 가볍게 어께도 안아준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애인처럼…. 향긋한 내음이 코를 스며드는 순간 엉뚱한 녀석이 제가 먼저 아는 척 한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 본 아테데 시가. 보다 앞의 여인이 더..... .
오기를 기다렸다며 소개를 받았다고 이름을 대는데 아무래도 모르는 이름이다. 그래도 잘 안다는 데는 굳이 따지지 않았다. “차라도 한 잔?” 나가서 하잖다. 시원하게 드라이브를 하잖다. 마치 옛 동화에 나오듯 대낮에 여우에게 홀린 기분이다. 본선 Gang way(선박을 내려가는 문)를 내려서자 안내했던 그 경비 녀석이 히죽이 웃으며 경례까지 척 붙인다.
본선 곁에는 연초록색의 길쭉한 나선형 리무진 무개차가 있다. 옆 자리가 푹신하다. 솜씨 좋게 운전하여 정문을 빠져나가 해안가 도로에 나서자 직접 운전하란다.
“No Problem?” “No Problem!” 하며 어께를 들썩한다.
에라 모르겠다. 낯선 길이지만 길 좋겠다. 차도 그리 많지 않으니 천천히 드라이브하는 데야 문제가 없겠지. 죽어도 이런 아가씨와 함께라면 어딘들 못가랴 싶었다. 운전석 옆자리로 옮겨 앉은 그녀의 옆모습이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다. 마치 내 자신이 멋진 영화의 한 장면에라도 나오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항해 중에는 약한 바람에도 못 이기는 듯해 보기 싫던 바다가 어찌 그렇게도 아름답게 보일까. 아가씨의 마후라를 날리는 바람도 눈에 보이는 듯하다. 참말로 묘한 일이다.
어디로 가는지? 얼마나 가야 하는지?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삼수갑산을 갈망정. 그냥 들뜬 기분으로 달린다. 마치 꿈을 꾸는 듯하다.
얼마 가지 않아 해변의 한적한 모텔 커피숍에서 멎었다. 커피 한 잔으로 수작 끝에 바로 Room으로 직행. 그리고는 시간이 어떻게, 어디로, 얼마나 갔는지 모른다.
고급 Call Girl. 나를 소개 받았다는 그 이름의 세관 담당자로부터 내 이름과 국적 등을 알아내고 찾아 온 것. “그 사람 모르느냐?” 고 물어왔지만 내가 알 수가 없지. 누군지.
모텔을 나설 때 이미 주머니는 먼지뿐이었는데 본선의 내 Cabin까지 따라와서는 뽀뽀 한 번 해주고 갈 때는 시퍼런 100$ 달러 한 장을 더 훑어갔다.
평소 한 푼이라도 절약한다며 고래 심줄같이 아끼던 그 놈의 달러가 눈앞에서 유유히 사라져도 이상하게도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은 무슨 놈의 조화일까.
알고 보니 내 신상을 소개해준 담당 세관부터 경비까지 모두 한 통속의 패거리였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 나만 피박을 쓴 셈이다. 많이 해본 솜씨들이다.
그리스 해안을 드라이브한 감미로운 추억은 한참 뒤에까지 남아 있었지만, 호박씨 까서 한 입에 털어 넣듯 한 것만은 두고두고 아쉽다. 그래도 ‘한 번쯤은 더…’ 하는 바램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살살 간지러는 걸 보면 역시 남자들의 늑대 근성이 살아 있는가 보다.
이 이야기는 내가 직접 겪은 것이 아니고 일찍 당해 본, 즉 유경험자인 모 선장으로부터 피레아스(Piraeus)항에 간다니 조심하라는 경고의 의미에서 둘려준 얘기지만, 한 번은 당해보고 싶었기에 기대했던 일인데 결국 그런 행운(?)이 내게는 오지 않았다.
첫댓글 내가 지금 감미로운 영화 한 편을 보고 있는건가?
미심쩍어 중도에 다시 처음부터^^
끝내주는 호기심을 싹뚝 잘라버린 잔인한 늑점이 선장을 원망하면서 퇴장합니다.
친구야 앞에서 실컨 재미 본 이야기 해 놓고 슬거머니 유 경험자에게 들은 이야기라니.
자네 선장하며 옛날 재미 본 것 우리는 짐작하고 있는데 이제 툭 틀어 놓게 ㅎㅎㅎ...
쪼께 더 기다려 보소. 카페 주인 마담이 당장 퍼다 버릴까 망서려지는 얘기가 있응게..... . 건강하소. ㅎㅎㅎ 부산넘
좋은 이야기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실제 그랬더라도 영부인이 계신데 사실이 아니라고 해야지요. 잘못하다가는 인생 말년에 애인이었고 친구이고 간호인이 될 영부인에게 혼 납니다. 논픽션 작가님이 아니라고 부정하면 독자들은 믿습니다. 해외에 나가서 재미보다가 매독이나 에이즈에 걸리면 큰 일 나지요. 물론 콘돔을 사용하고 해도 잘못되면 여권 빼앗기고 속절없이 당할 수 있습니다. 파리 누드쇼나 런던의 Soho는 주의해야 하고 외국에는 믿을 만한 사람이 있어야 하지요.
그거야 백번 맞는 말이지만, 님도 한 번 당해보시면 그런 거 하나도 생각도 겁도 안 납니다.
천당이 눈 앞인데요. 건강하소. ㅎㅎㅎ 부산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