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암은 간에 생기는 모든 악성 종양을 말하는 데 간세포암과 담관세포암이 95%를 차지합니다. 일반적으로 간암이라고 하면 간세포암을 지칭합니다. 우리나라의 간암 발생률은 위암과 폐암에 이어 제3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제1위를 차지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는 암이기도 합니다.
간경변증,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 및 기타 만성 간질환이 원인입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간암의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대부분이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오른쪽 윗배가 아프고 쑤심(우상복부 동통), 복부 팽만, 체중감소, 식욕부진, 피로감, 명치에 덩어리 및 통증, 만성 간질환과 동반된 황달, 복수, 위장관 출혈 등을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증상이 없는 조기에 간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에 생기는 종양은 다른 장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원발성 종양과 전이종양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전이암이 많은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원발암이 많이 발생하는데 전이암과 원발암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 전이암
간은 간동맥과 간문맥으로부터 많은 피(혈액)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암세포가 피를 타고 도는 암들은 간에 전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위, 대장, 췌장은 간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이곳의 종양이 퍼지거나 전이될 수 있습니다. 간으로 전이를 잘하는 암으로는 폐암, 대장암, 유방암 등이 있습니다.
- 원발성 간암
간을 구성하는 주된 세포인 간세포가 암으로 변하는 간세포 암이 70~80%입니다. 담즙이 흘러 나가는 길을 구성하는 세포인 담관세포가 암으로 변하는 간내 담관세포암도 10~20%이며 혈관 등 기타 조직에서 생기는 암이 5~10%입니다. 간세포암은 간염 및 간경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담관세포암은 간내 결석,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간내 기생충 등이 위험인자입니다. 2002년 중앙암등록본부에서 조사한 전국 암발생률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원발성 간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1년에 남성은 42.5명, 여성은 14명입니다. 남성에게는 위암과 폐암에 이어 세 번째, 여성에게는 7 번째로 많은 암입니다.
- 간세포암
원인은 바이러스성 감염이나 알코올 등에 의한 만성 간질환, 아플라톡신 B1 등을 포함한 화학물질, 스테로이드계 성호르몬 등입니다. 주된 요인은 B형 간염바이러스와 C형 바이러스 간염입니다.
간염을 앓은 후 시간이 지나 간경변으로 진행한 환자나 만성간염환자에게 대부분 발생합니다. 간경변이 없는데도 걸리기는 사례도 있지만 이는 매우 드뭅니다. 우리나라의 만성 간질환과 간세포 암 환자의 70%가량이 B형 간염 바이러스, 나머지 20∼30%가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입니다. 알코올성 간 질환은 알코올(술)의 독성으로 간이 손상되는 것입니다.
지방간에서 간경변증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은 술을 마신 양과 기간에 관계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대부분 지방간이 발견됩니다. 알코올성 간염은 오랫동안 술을 마신 사람의 20∼30%가 걸리며 우리나라에서 알코올성 간경변증은 7% 안팎에 불과합니다. 이 밖에도 흡연, 조영제, 유기인 살충제 등이 간세포암의 원인으로 생각되지만 관련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 간내 담관암
간암에서 간세포암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종양입니다. 간세포암과 달리 특이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늦게 발견됩니다. 그래서 암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부위를 최대한 잘라 내는 근치적 절제의 기회를 놓치거나 수술을 해도 종종 예후가 안 좋습니다. 흔히 담석증이 같이 오는데 담관 점막이 자극되고 담즙이 감염되고 막혀 악성화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 기생충증(간흡충증), 선천성 간내 담관 확장증이나 다발성 간내 낭종도 함께 오는 질환입니다.
간세포암은 초기에는 특이한 증상이나 징후가 없이 서서히 진행됩니다. 간은 60~70%가 제 기능을 못 하더라도 간기능 검사는 정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간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더 자주, 더 세밀한 검사를 해야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다른 장기의 암 조기진단을 위한 기준에 따라 검사를 받으면 됩니다. B형이나 C형 바이러스 간염과 연관된 간경변증 환자, 특히 고령의 남성은 간암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국가 간암 조기검진사업’으로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와 복부초음파검사를 통해 선별검사(screening test)를 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다중시기 나선식 컴퓨터단층촬영(spiral CT), 역동적 조영증강 자기공명영상검사(MRI), 혈관촬영(angiography) 및 기타 특수 혈액학적 검사 등을 받아 보는 게 좋습니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보통 3~6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발생 가능성이 낮은 사람들도 1년 한 번은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 결과가 높게 나온 경우는 다시 한번 시행하여 확인하고 이상이 확인되면 자세한 검사를 하게 됩니다.
-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
간암세포가 이 단백질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간암의 검사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3cm 이하의 소간암(초기간암)은 50% 정도가 증가하지 않고 진행성 간암도 30%가 정상치를 보이 때문에 혈청 알파태아단백이 정상이라고 하여 간암이 아니라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만성 간질환이 있을 때(B형 간염 항원이 양성이거나 간 효소수치(ALT)가 상승한 경우 등)는 혈청 알파태아단백 수치가 올라가기도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검사로 이상이 발견되면 초음파 검사나 컴퓨터 단층 촬영과 같은 검사를 더 받아야 합니다.
- 간초음파 검사 (Ultrasonogram)
간세포암을 진단하는 데 검사를 받는 사람에게 가장 해가 적고, 비교적 정확하면서 다른 영상 진단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진단 비용이 적게 듭니다. 종괴(덩어리)를 발견할 확률은 70~80%이지만 이 검사만으로 간암으로 확진 하기는 어렵습니다. 종괴가 발견되면 정확하게 감별하기 위해 컴퓨터 단층 촬영(CT), 자기공명 영상진단(MRI), 혈관조영술(Angiogram) 등을 시행해야 합니다. 이런 검사들로도 구별이 안 되면 주삿바늘을 찔러 조직을 떼어 내 현미경으로 암세포 유무를 확인합니다.
- 컴퓨터 단층 촬영
매우 정밀한 검사법으로 초음파로는 검사하기 어려운 작은 크기의 암까지 진단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중시기 나선식 컴퓨터단층촬영(spiral CT scan)을 하므로 검사의 정확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특히 초음파 검사와 컴퓨터 단층 촬영을 병행하면 다른 양성 종괴와 구별하거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복강 내의 다른 장기의 이상유무, 주변 림프절의 전이 등을 아는 데도 우수하며, 간 내 혈관들과의 관계를 통하여 간암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도 매우 유용합니다.
- 자기공명 영상진단 (MRI)
간 초음파 검사나 컴퓨터 단층 촬영으로는 다른 간 종괴들과 구별하기 어려운 때에 주로 하는 검사입니다. 특히 간 혈관종(Hemangioma)과 구별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 혈관조영술 (Angiogram)
동맥에 카테타를 삽입하고 조영제를 투여하여 혈관의 분포 및 혈류의 공급 등을 조사하는 방법입니다. 과거 다른 검사법들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매우 유용한 검사였습니다. CT, MRI 등이 발달하면서 이들을 통해 필요한 혈관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최근에는 색전술을 시행할 때가 아니면 쓰지 않습니다. 영상이 아닌 진단으로는 간기능 검사, 암표지자(AFP, AFP-L3, PIVKA-Ⅱ), 간조직 검사가 있고 영상 진단으로는 복부 초음파 ,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혈관조영술,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이 있습니다. 이 검사들을 통해 정확하게 간암의 크기, 개수, 주위 및 장기 침범여부, 간실질 섬유화 정도를 확인합니다.
조기에 진단해서 암 부위를 수술로 잘라 내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이외에 경도자동맥 화학색전술(TACE),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PEI), 간이식, 전신적 항암화학요법 등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간암의 예후는 환자의 간 기능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간 기능이 치료법 선택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병기의 간암이라 할지라도 간 기능에 따라 수술을 하기도 하고 경도자동맥 화학색전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장 적절한 간암 치료법은 환자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수술적 치료
- 절제술
여러 치료 방법 중에서 수술적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의 생존율이 가장 높아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간암 환자 중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수술이 가능하려면 아래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는 간암의 크기와 위치가 절제 가능해야 합니다. 크기가 작은 간암이라 할지라도 중요한 혈관이나 구조물을 침범했으면 절제가 곤란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절제를 할지라도 간암 재발률이 높습니다. 둘째는 환자의 남은 간 기능이 수술 후 간부전에 빠지지 않을 만큼 간 기능이 충분해야 합니다. 간암은 대부분 간경변을 동반하고 있는데, 간경변이 심하면 아무리 간암을 떼어 내더라도 수술 후에 간부전에 빠져 사망할 확률이 높습니다. 셋째는 간 이외의 장기(폐, 부신, 뼈, 뇌 등)에 암이 퍼져 있지 않아야 합니다. 전이가 된 경우에도 아주 제한된 범위에서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수술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 간이식
이론적으로 암 완치가 가능성하고 간 기능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초기 간암(단일결절인 경우 크기가 작고 다결절인 경우 개수가 적은 경우)은 이식 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따라서 간암 치료에서 간 이식술은 간경변증이 심하여 그 자체로도 간이식을 받아야 할 때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술이 가능한 환자라면 절제술을 먼저 추천합니다. 간 이식 수술 이후에도 간염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고 수술에 위험이 따르는 데다 경제적인 문제, 장기를 구하기 어려운 문제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 비수술적 방법
- 경도자동맥 화학색전술
대퇴 동맥을 통하여 간암 조직으로 들어가는 동맥을 찾아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넣어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이 시술은 간절제술이 불가능한 간암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법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치료가 잘되면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암이 크고 약이 부분적으로만 들어갈 경우에는 반응이 좋지 않습니다.
- 경피적 에탄올 주입법
피부를 관통해서 주삿바늘로 간암 조직에 직접 순수 알코올을 주입하여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입니다. 초음파로 간암을 보면서 바늘을 찔러 넣어서 순수 알코올이나 암 조직을 죽일 수 있는 물질을 집어넣는 것입니다. 모든 간암에 다 가능한 것은 아니고 대개 △종양이 3cm 이내의 크기이면서 3개 이하이고 △초음파로 간암이 잘 보여야 하며 △대량의 복수가 없고 △출혈의 성향이 없어야 합니다. 한 번으로 치료가 완결되지 않고 대개 여러 번의 반복 시술이 필요합니다. 치료 성적이 상당히 좋아서 수술에 버금가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 고주파 치료법
가장 최근에 나온 치료법입니다. 경피적 에탄올 주입법처럼 초음파 유도하에 간암 조직에 바늘을 찔러 놓고 바늘 끝에서 고주파를 발생시켜 종양을 열에 의해 파괴하는 방법입니다. 아직 장기간의 치료 성적은 나와 있지 않으나 효과가 경피적 에탄올 주입법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고, 잘되면 한 번 치료로 끝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비용이 비싸다는 것이 흠입니다.
- 전신적 항암화학요법
흔히 사람들이 알고 있는 항암제 치료입니다. 정맥을 통해 항암제를 단독 또는 복합으로 주사하여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간암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큰 혈관을 침범했거나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으면 전신적 항암화학요법 이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간암은 전신적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습니다. 치료 반응은 15%를 넘지 못하며, 부분적인 치료 효과만 있습니다. 또한 항암제를 정맥을 통해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간동맥에 카테터를 위치시켜 놓고 항암제를 주입하기도 하지만 효과에 관해서는 많은 연구 결과가 필요합니다.
적절한 치료법의 선택 간암의 치료법은 다양하고, 수술 전 검사 결과와 환자의 간 기능에 따라 여러 가지를 조합할 수 있습니다. 간 기능의 저하를 최소화하며 높은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 최선입니다. 어떤 치료법을 선택한다 할지라도 재발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철저한 추적 관찰 및 적절한 진단법으로 재발의 초기 진단 및 조기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간암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경과 간 자체에서 발생한 원발성 간암은 우리나라 40,50대 성인남자의 주 사망원인으로 예후가 나쁘며 증상이 나타난 시기에는 대부분 진행된 상태라서 완전한 치료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조기 발견하면 완전한 치료가 가능합니다. 조기진단이 현재로서는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일반인은 B형 간염 예방접종, 개인위생 및 체중 관리, 건전한 성생활, 적절한 음주 습관 등 예방적 생활이 중요합니다. 만성 간질환 환자라면 정기 검진 및 관리, 필요시 항바이러스제 투여, 금주, 건강식품보조제 오남용 금지 등이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