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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선전… 승리의 결정타
19일 끝난 제18대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세대(世代) 간 대결'이었다. 영·호남 간의 지역 구도는 일부 완화됐지만 여전히 주요 변수가
됐고 도시와 농촌 간의 표심도 갈렸다. 박 당선인은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승리했다.
KBS·MBC·SBS 등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날 대선에서 50대의 89.9%, 60대의 78.8%가 투표장으로 나와 20대(65.2%), 30대(72.5%)와 '표
대결'을 벌였다.
◇투표장에서 벌어진 세대 대결
세대 대결 양상은 박근혜 당선인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율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날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박 당선인이 20대에서 얻은 지지율은
33.7%, 30대에선 33.1%에 그쳤다. 반면 문 후보는 20대에서 65.8%, 30대에서 66.5%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에서는 정반대였다. 박 당선인은 50대에서 62.5%를 얻어 문 후보를 25.1%포인트 차로 앞섰고 60대
이상에서는 그 격차가 44.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노무현·이회창 후보가 겨뤘던 2002년 16대 대선과 비교하면 2030세대의 투표율이
5~8%포인트 올라갔지만 인구가 더 많은 장·노년층의 결집이 더 강하게 이뤄진 것이다.
◇영·호남 지역 구도 일부
완화 조짐
박 당선인은 전북·전남·광주 등 호남에서 10.4%를 득표했다. 1987년 직선제 실시 이후 새누리당
진영의 후보가 호남에서 득표율 10%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국민 대통합'을 내걸며 호남에 다가서려 했고
그것이 두자릿수 득표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TK(대구·경북)와 호남에서 각각 새누리당과 민주당 후보에게 표가 결집된 현상은
여전했다. 투표율에서 광주가 1등, 대구가 2등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이 TK와 호남에서 상대 후보와 큰 격차를 벌렸고, 양 지역의 표차는 서로
상쇄됐다.
부산에서는 문 후보가 선전했다. 문 후보는 부산에서 39.8%를 얻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때 부산에서
받았던 29.8%보다 10%포인트 늘었고 이는 민주당이 목표로 했던 득표율에 근접한 결과다. 문 후보 측은 당초 '부산에서 40% 이상을 얻고
수도권에서 7%포인트 이상 벌리면 이길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경남·울산까지 합하면 40% 득표에는 실패했다. PK(부산·울산·경남)의 유권자
비율은 전체의 16%로 수도권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박 당선인은 PK에서 벌어들인 표로 서울의 열세를
만회했다.
◇수도권과 충청의 치열한 중원 싸움
박 당선인은 특히 유권자의 절반이 몰린
서울·경기·인천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수도권에서 51%를 얻어 승리의 발판으로 삼았다. 당시 이회창
후보는 서울·경기·인천 가운데 한 군데도 이기지 못하면서 노 전 대통령에게 7%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서울에서
47.9%(개표율 81.1%)를 얻어 문 후보를 3.7%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경기와 인천에서는 박 당선인이 각각 1.3%포인트,
3.5%포인트 앞섰다. 수도권의 선전이 박 당선인 승리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승인(勝因)은 대전, 세종,
충·남북 등 충청권 전 지역에서 문 후보에게 상당한 격차로 이긴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일 때 이에 반대했고,
선거 기간 내내 이 점을 강조했다. 또 박 당선인의 모친이 충북 옥천 출신이다. 이 같은 사실이 충청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또
이회창·이인제·심대평·이완구 등 충청 지역 출신 거물급 정치인들의 합류도 힘이 됐다.
반면 문 후보는 당초 충청에서 50%가량
득표한다는 목표였지만 실제 결과는 이에 크게 못 미쳤다. 박 당선인은 충청권 중에서도 대전보다는 충남·충북에서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전에서는 박 당선인 49.9%, 문 후보 49.7%로 표차가 작았지만 충남은 14%포인트, 충북은 13%포인트 차로 박 당선인이 앞섰다.
이른바 '야도여농(野都與農)' 현상이 벌어진 것도 이번 대선의 특징 중 하나다. 박 당선인은 강원에서 61.9% 대 37.5%로 문 후보를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