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table-wrap"><table data-ke-type="table" data-ke-align="alignLeft" style="width: 100%;" border="1"><tbody><tr><td>증비부소낭중십형(贈比部蕭郎中十兄)-두보(杜甫)<br>피부낭붕인 소형게에 드린다-두보(杜甫)<br>有美生人傑(유미생인걸) : 아름다운 사람 있어 인물을 낳았으니<br>由來積德門(유내적덕문) : 원래부터 덕업을 쌓은 가문입니다.<br>漢朝丞相系(한조승상계) : 한나라 조정에서는 승상의 핏줄이요<br>梁日帝王孫(양일제왕손) : 양나라 때에는 제왕의 자손이었습니다.<br>蘊藉爲郎久(온자위낭구) : 관대한 마음 지니시고 오랫동안 낭중 벼슬 하였고<br>魁梧秉哲尊(괴오병철존) : 장대한 기골에 명철함을 지니신 존귀한 분입니다.<br>詞華傾後輩(사화경후배) : 문장이 화려하여 후배들을 경도시키고<br>風雅靄孤鶱(풍아애고건) : 용모가 우아하여 구름 가를 홀로 나는 새 같습니다.<br>宅相榮姻戚(댁상영인척) : 혈족께서는 인척들을 영광되게 하시고<br>兒童惠討論(아동혜토논) : 어린 저에게는 토론하는 은혜를 주셨습니다.<br>見知眞自幼(견지진자유) : 어려서부터 저의 진면목을 알아주셨으나<br>謀拙愧諸昆(모졸괴제곤) : 지혜가 모자라 여러 형님들에게 부끄럽기만 합니다.<br>漂蕩雲天闊(표탕운천활) : 이리저리 떠도니 구름길 하늘은 광활하기만 하고<br>沈埋日月奔(침매일월분) : 묻히어 사는 동안 세월은 빨리도 달아나버렸습니다.<br>致君時已晩(치군시이만) : 임금님께 다가가기에는 시간이 이미 늦어버리고<br>懷古意空存(회고의공존) : 옛날을 떠올리니 마음은 허전하기만 합니다.<br>中散山陽鍛(중산산양단) : 혜강은 산양에서 대장장이 일을 하고<br>愚公野谷邨(우공야곡촌) : 우공은 시골 골짜기 마을에서 살았습니다.<br>寧紆長者轍(녕우장자철) : 어찌 어르신 수레를 돌리게 하겠습니까<br>歸老任乾坤(귀노임건곤) : 돌아가 늙어가며 천지에 이 몸을 맡기려 합니다.<br><br>증특진여양왕이십운(贈特進汝陽王二十韻)-두보(杜甫)<br>특진 벼슬의 영양왕에게 드리는 시-두보(杜甫)<br>特進羣公表(특진군공표) : 특진께서는 여러 공들의 표상이시며<br>天人夙德升(천인숙득승) : 귀인의 오랫동안 쌓은 덕망이 높아집니다.<br>霜蹄千里駿(상제천리준) : 서리 밟는 발굽으로 천리를 달리는 명마이시고<br>風翮九霄鵬(풍핵구소붕) : 바람 날개짓하며 하늘까지 오르는 붕새이십니다.<br>服禮求亳髮(복례구박발) : 예의를 갖추심에 철저하시고<br>惟忠忘寢興(유충망침흥) : 충성을 생각함에 자고 일어남도 잊으십니다.<br>聖情常有眷(성정상유권) : 천자의 마음에 항상 돌보심이 있으나<br>朝退若無憑(조퇴야무빙) : 조정에서 물러나면 의지할 곳도 없는 것 같다.<br>仙醴來浮蟻(선례내부의) : 왕실에서 내리는 감로주는 부의라는 술이 나오고<br>奇毛或賜鷹(기모혹사응) : 기이한 새로는 혹 송골매를 내려주셨습니다.<br>淸關塵不雜(청관진부잡) : 맑은 대문에는 먼지 같은 사람들로 잡되지 않았고<br>中使日相乘(중사일상승) : 대궐의 사신은 날마다 수레 타고 찾아옵니다.<br>晩節嬉遊簡(만절희유간) : 늙어서도 노는 것이 간소하고<br>平居孝義稱(평거효의칭) : 평소 생활함에 효도와 의리로 칭송 받았습니다.<br>自多親棣萼(자다친체악) : 형제간의 친애함을 스스로 아름답게 여기니<br>誰敢問山陵(수감문산능) : 누가 감히 산릉에 대해서 물을 수 있겠는가.<br>學業醇儒富(학업순유부) : 학업은 순정한 유가처럼 풍부하시고<br>辭華哲匠能(사화철장능) : 문장은 뛰어난 문장가처럼 능숙하셨다.<br>筆飛鸞聳立(필비난용립) : 글씨를 날려 쓰면 난새가 솟아오르는 듯하고<br>章罷鳳鶱騰(장파봉건등) : 문장을 다 지으면 봉황새처럼 뛰어오는 듯하다.<br>精理通談笑(정리통담소) : 이치에 정통하여 담소하심이 능통하고<br>忘形向友朋(망형향우붕) : 신분을 잊고 친구를 대하신다.<br>寸長堪繾綣(촌장감견권) : 작은 장점도 친밀하게 돌보아주시고<br>一諾豈驕矜(일낙개교긍) : 한 번 허락해주셔도 어찌 교만하게 자랑하겠습니까.<br>已忝歸曹植(이첨귀조식) : 이미 외람되게도 조식 같은 분에게 기탁하였는데<br>何如對李膺(하여대리응) : 어떻게 해서 권세가 이응을 대하겠습니까.<br>招要恩屢至(초요은누지) : 불러주시니 은혜가 여러 차례나 이르고<br>崇重力難勝(숭중력난승) : 높이고 귀하게 여기심을 제 힘으로 감당하기 어렵습니다.<br>披霧初歡夕(피무초환석) : 안개 헤치고는 처음 기쁜 저녁<br>高秋爽氣澄(고추상기징) : 높은 가을 하늘에 상쾌한 바람이 맑았습니다.<br>樽罍臨極浦(준뢰림극포) : 술잔을 들고 먼 포구에 서니<br>鳧雁宿張燈(부안숙장등) : 물오리와 기러기는 켜진 등불에서 자고 있었습니다.<br>花月窮遊宴(화월궁유연) : 꽃 핀 달 아래서 한껏 노닐며 잔치벌이고<br>炎天避鬱蒸(염천피울증) : 더운 여름날 무더운 습기를 피하였습니다.<br>硯寒金井水(연한금정수) : 벼루는 차가워 금정수 우물의 물 같고<br>簷動玉壺冰(첨동옥호빙) : 처마는 움직이는 것은 옥 같은 병의 얼음과 같다.<br>瓢飮惟三徑(표음유삼경) : 표주박으로 물 마시려면 오직 세 갈래 길이 있으니<br>巖棲在百層(암서재백층) : 바위굴 집은 백 층이나 높이 있습니다.<br>謬持蠡測海(류지려측해) : 잘못 표주박 가지고 바닷물을 재려하다니<br>況挹酒如澠(황읍주여민) : 하물며 승수와 같이 많은 술을 뜨려함에 있어서야.<br>鴻寶寧全袐(홍보녕전필) : 큰 보배가 어찌 완전히 숨겨질까<br>丹梯庶可凌(단제서가능) : 신선세계의 붉은 사다리는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br>淮王門有客(회왕문유객) : 회왕의 문하에는 빈객이 있으니<br>終不愧孫登(종부괴손등) : 끝내 손등과 같은 분에게 부끄럽지 않겠습니다.<br><br><br>금석항(今夕行)-두보(杜甫)<br>오늘 밤의 노래-두보(杜甫)<br>今夕何夕歲云徂(금석하석세운조) : 오늘 밤은 어떤 밤인가, 한 해가 간다는데<br>更長燭明不可孤(경장촉명부가고) : 밤은 길고 촛불은 밝으니 외롭지가 않도다.<br>咸陽客舍一事無(함양객사일사무) : 함양 객사에는 하나도 할 일이 없어<br>相與博塞爲歡娛(상여박색위환오) : 서로 박색놀이를 즐거움으로 삼는다.<br>馮陵大叫呼五白(풍능대규호오백) : 신나게 크게 외치며 오백의 패를 소리쳐 부르며<br>袒跣不肯成梟盧(단선부긍성효노) : 옷 벗고 맨 발로 해도 효노의 패로 되지 않는구나.<br>英雄有時亦如此(영웅유시역여차) : 영웅도 때로는 이와 같나니<br>邂逅豈卽非良圖(해후개즉비량도) : 우연히 만났어도 어찌 좋은 의도가 없겠는가.<br>君莫笑劉毅從來布衣願(군막소류의종내포의원) : 그대는 웃지 말라, 유의의 포의 시절의 소망을<br>家無儋石輸百萬(가무담석수백만) : 집안에 1, 2 석의 식량도 없었으나 백만 전을 잃었단다.<br><br>송공소부사병귀유강동겸정이백(送孔巢父謝病歸游江東兼呈李白)-두보(杜甫)<br>공소보가 병으로 관직을 버리고 강동으로 돌아가 노는 것을 전송하고 겸하여 이백에게 드리다-두보(杜甫)<br>巢父掉頭不肯住(소보도두부긍주) : 소보는 머리를 흔들며 머물려 하지 않고<br>東將入海隨煙霧(동장입해수연무) : 동으로 장차 바다로 가 안개를 따라가려 한다.<br>詩卷長留天地間(시권장류천지간) : 시를 적은 두루마리를 세상에 남겨두고<br>釣竿欲拂珊瑚樹(조간욕불산호수) : 낚싯대 가지고 산호초를 흔들려 하신다.<br>深山大澤龍蛇遠(심산대택룡사원) : 깊은 산과 큰 못에는 용과 뱀은 멀리 있고<br>春寒野陰風景暮(춘한야음풍경모) : 봄날 추위에 들판은 어둑하고 해는 저문다.<br>蓬萊織女回雲車(봉래직녀회운거) : 봉래산 선녀가 구름수레 돌려오고<br>指點虛無引歸路(지점허무인귀노) : 동쪽 아련한 곳 가리키며 가는 길을 안내한다.<br>自是君身有仙骨(자시군신유선골) : 본래 그대의 몸에 신선의 골격 있으나<br>世人那得知其故(세인나득지기고) : 세상 사람들 어찌 그 까닭을 알겠는가.<br>惜君只欲苦死留(석군지욕고사류) : 그대 아끼노니, 애써 머물게 하고 싶지만<br>富貴何如草頭露(부귀하여초두노) : 부귀가 어찌 풀끝의 이슬만 하겠는가.<br>蔡侯靜者意有餘(채후정자의유여) : 채후는 조용한 사람으로 마음이 넉넉하여<br>淸夜置酒臨前除(청야치주림전제) : 맑은 밤에 술을 차려 뜰 앞의 섬돌에 나왔다.<br>罷琴惆悵月照席(파금추창월조석) : 거문고 소리 그쳐 서글픈데 달빛은 자리를 비추고<br>幾歲寄我空中書(기세기아공중서) : 어느 해에나 나에게 신선의 공중 글을 보내려는가.<br>南尋禹穴見李白(남심우혈견리백) : 남쪽으로 우임금 무덤 찾다가 이백을 만나거든<br>道甫問訊今何如(도보문신금하여) : 두보가 지금은 어떠하신지 묻더라고 말해주게나.<br><br>정부마댁연동중(鄭駙馬宅宴洞中)-두보(杜甫)<br>정 부마 집 동굴에서 잔치하다-두보(杜甫)<br>主家陰洞細煙霧(주가음동세연무) : 공주의 집 그늘진 동굴에 엷은 안개<br>留客夏簟靑琅玕(류객하점청랑간) : 객을 머물게 하는 여름 대자리에 푸른 옥돌.<br>春酒盃濃琥珀薄(춘주배농호박박) : 봄술 담긴 술은 잔이 짙어 호박 빛처럼 엷고<br>冰漿椀碧瑪瑙寒(빙장완벽마노한) : 얼음물은 그릇이 푸르러 마놋빛처럼 차갑다.<br>悞疑茅堂過江麓(오의모당과강록) : 초가집에 강기슭 지나는 듯 잘못 알고<br>已入風磴霾雲端(이입풍등매운단) : 바람 부는 돌계단에 드니, 멀리 구름 끝에 흙비 내린다.<br>自是秦樓壓鄭谷(자시진누압정곡) : 본래 진루가 정곡을 내리누르고 있고<br>時聞雜佩聲珊珊(시문잡패성산산) : 때때로 찰랑찰랑 온갖 패옥소리 들린다.<br><br>여리십이백동심범십은거(與李十二白同尋范十隱居)-두보(杜甫)<br>이백과 범은사를 방문하다-두보(杜甫)<br>李侯有佳句(이후유가구) : 이후에게 아름다운 시구 있으니<br>往往似陰鏗(왕왕사음갱) : 왕왕 음객의 시구와 흡사하다.<br>余亦東蒙客(여역동몽객) : 나 또한 동몽산의 나그네<br>憐君如弟兄(련군여제형) : 당신 좋아하기를 형제처럼 하였다.<br>醉眠秋共被(취면추공피) : 취하여 잠들면 가을에는 함께 이불 덮고<br>攜手日同行(휴수일동항) : 손을 맞잡고 날마다 동했었다.<br>更想幽期處(경상유기처) : 기약한 그윽한 곳을 다시 생각하며<br>還尋北郭生(환심배곽생) : 다시 고고한 북곽선생 찾는다.<br>入門高興發(입문고흥발) : 문을 들어서니 고상한 흥이 일고<br>侍立小童淸(시립소동청) : 모시고 서있는 어린 동자가 해맑다.<br>落景聞寒杵(낙경문한저) : 지는 햇볕에 차가운 다듬이 소리 들려오고<br>屯雲對古城(둔운대고성) : 쌓인 구름이 옛 성을 마주한다.<br>向來吟橘頌(향내음귤송) : 지금껏 굴원의 귤나무 노래를 읊었으니<br>誰與討蓴羹(수여토순갱) : 누구와 같이 고향 돌아 와 순채 나물국 찾을까.<br>不願論簪笏(부원논잠홀) : 벼슬아치의 비녀와 홀을 말하고 싶지도 않나니<br>悠悠滄海情(유유창해정) : 아득하다, 푸른 바닷가에 살고 싶은 마음이로다.<br><br>증이백(贈李白)-두보(杜甫)<br>이백에게-두보(杜甫)<br>秋來相顧尙飄蓬(추내상고상표봉) : 가을이 되어 서로 돌아 보니 떠도는 쑥 같아<br>未就丹砂愧葛洪(미취단사괴갈홍) : 단사의 땅으로 나아가지 못해 갈홍에게 부끄러워라.<br>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난 통쾌히 마시고 미친 듯 노래하며 헛되이 세월 보내고<br>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당신은 멋대로 날아오르고 뛰어오르니 구누 위한 허세인가.<br><br>잠여림읍지작산호정봉회이원외성흥(暫如臨邑至㟙山湖亭奉懷李員外成興)-두보(杜甫)<br>잠시 입읍에 가서 택산호의 정자에 이르러 이원외를 생각하니 흥이 일다-두보(杜甫)<br>野亭逼湖水(야정핍호수) : 들의 정자가 호수에 가까워<br>歇馬高林間(헐마고림간) : 말을 높은 숲 사이에서 쉬게 한다.<br>鼉吼風奔浪(타후풍분낭) : 악어가 소리치니 바람에 물결 일어<br>魚跳日映山(어도일영산) : 물고기가 뛰고 햇빛이 산에 비친다.<br>暫遊阻詞伯(잠유조사백) : 잠시 돌아다니다가 사백과 떨어져<br>却望懷靑關(각망회청관) : 돌아보니 그가 있는 정관이 생각난다.<br>靄靄生雲霧(애애생운무) : 자욱이 구름과 안개 피어나니<br>惟應促駕還(유응촉가환) : 오직 수레 재촉하여 돌아가야 하리라.<br><br>동리태수등력하고성원외신정(同李太守登歷下古城員外新停)-두보(杜甫)<br>이태수의 <역하 고성에 있는 원외랑의 새 정자에 올라>에 화답하여-두보(杜甫)<br>新亭結構罷(신정결구파) : 새 정자 짓는 일 모두 마치니<br>隱見淸湖陰(은현청호음) : 정자 모습 맑은 호수 남쪽에 아련하다.<br>跡籍臺觀舊(적적대관구) : 집터는 누대와 누각의 옛 모양 빌리고<br>氣冥海嶽深(기명해악심) : 분위기는 바다와 산의 깊숙함처럼 어둑하다.<br>圓荷想自昔(원하상자석) : 둥근 연잎 예부터 있었던 듯한데<br>遺堞感至今(유첩감지금) : 성가퀴는 지금까지 남아 있어 감회가 인다.<br>芳宴此時具(방연차시구) : 향기로운 잔치 이 시간에 베풀어지고<br>哀絲千古心(애사천고심) : 슬픈 음악소리 천고의 마음을 전하는구나.<br>主稱壽尊客(주칭수존객) : 주인은 술잔 들어 귀한 손님을 축수하고<br>筵秩宴北林(연질연배림) : 연회의 격식대로 북림에서 잔치를 벌인다.<br>不阻蓬蓽興(부조봉필흥) : 미천한 사람들의 흥취도 막지 않아<br>得兼梁甫吟(득겸량보음) : 능히 양보음도 겸하여 노래하게 되었도다.<br><br><br>배리배해연력하정(陪李北海宴歷下亭)-두보(杜甫)<br>이북해를 모시고 역하정에서 연회하다-두보(杜甫)<br>東藩駐皁蓋(동번주조개) : 동쪽 번국에 검은 수레 멈추고<br>北渚凌淸河(배저능청하) : 북쪽 물가에서 청하를 건너간다.<br>海右此亭古(해우차정고) : 바다 오른편엔 이 정자가 예스럽고<br>濟南名士多(제남명사다) : 제남 땅에는 이름난 선비들이 많았다.<br>雲山已發興(운산이발흥) : 구름 낀 산에는 이미 흥이 일고<br>玉珮仍當歌(옥패잉당가) : 옥패를 소리꾼은 곧 노래를 부른다.<br>脩竹不受暑(수죽부수서) : 늘어진 대나무에 덥지도 않고<br>交流空湧波(교류공용파) : 섞여 흐르는 물 공연히 물결 치솟는다.<br>蘊眞愜所遇(온진협소우) : 참된 멋 모여 닥치는 것마다 흡족하니<br>落日將如何(낙일장여하) : 지는 해를 장차 어찌하랴.<br>貴賤俱物役(귀천구물역) : 귀하고 천한 사람 모두 일에 얽매여<br>從公難重過(종공난중과) : 공을 따라 다시 이곳에 오기는 어려우리라.<br><br><br>중제정씨동정(重題鄭氏東亭)-두보(杜甫)<br>정씨의 동편 정자에 다시 제하다-두보(杜甫)<br>華亭入翠微(화정입취미) : 푸른 푸른 산빛 속 화려한 정자<br>秋日亂淸暉(추일난청휘) : 가을 해는 맑은 빛을 산란시킨다.<br>崩石欹山樹(붕석의산수) : 무너진 돌이 산 나무에 걸치고<br>淸漣曳水衣(청련예수의) : 맑은 잔물결이 물풀을 끌고 간다.<br>紫鱗衝岸躍(자린충안약) : 자줏빛 물고기 언덕에 부딪혀 뛰고<br>蒼隼護巢歸(창준호소귀) : 푸른 매는 둥지를 지키려 돌아간다.<br>向晩尋征路(향만심정노) : 저녁이 되어 갈 길을 찾는데<br>殘雲傍馬飛(잔운방마비) : 말곁에서는 남은 눈이 날린다.<br><br><br>이감댁이수1(李監宅二首1)-두보(杜甫)<br>이감의 저택에서-두보(杜甫)<br>尙覺王孫貴(상각왕손귀) : 아직도 왕손의 귀함을 알겠노니<br>豪家意頗濃(호가의파농) : 호화로운 집에 마음 씀이 자못 깊다.<br>屛開金孔雀(병개금공작) : 병풍에는 금빛 공작새가 펼쳐있고<br>褥隱繡芙蓉(욕은수부용) : 잠자리 요에는 수놓은 부용이 숨어 있다.<br>且食雙魚美(차식쌍어미) : 한 쌍의 물고기 요리 맛있게 먹으려는데<br>誰看異味重(수간리미중) : 이 많은 특이한 요리가 누가 보기나 했나.<br>門闌多喜色(문란다희색) : 문의 난가에는 기뻐하는 사람들 많고<br>女壻近乘龍(녀서근승룡) : 이 집 사위는 용을 탄 사람에 가깝구나.<br><br><br>이감댁이수2(李監宅二首2)-두보(杜甫)<br>이감의 저택에서-두보(杜甫)<br>華館春風起(화관춘풍기) : 화려한 집에 봄바람 이니<br>高城煙霧開(고성연무개) : 높은 성에 연기안개 걷힌다.<br>雜花分戶映(잡화분호영) : 온갖 꽃들을 문에 나누어 비치고<br>嬌燕入簾回(교연입렴회) : 예쁜 제비들 주렴에 들었다 간다.<br>一見能傾座(일견능경좌) : 한 번 한번 보면 능히 좌중을 장악하니<br>虛懷只愛才(허회지애재) : 속마음 비우고 다만 재주가 좋아해서라<br>鹽車雖絆驥(염거수반기) : 소금 수레가 천리마를 묶어두었어도<br>名是漢庭來(명시한정내) : 명색은 곧 한나라 조정의 핏줄이어라.<br><br><br>용문(龍門)-두보(杜甫)<br>용문산-두보(杜甫)<br>龍門橫野斷(용문횡야단) : 용문산은 들판을 가로 누워 끊어지고<br>驛樹出城來(역수출성내) : 역의 나무들은 성에서부터 늘어서 있다.<br>氣色皇居近(기색황거근) : 분위기를 보니 황제 계신 곳이 가까워<br>金銀佛寺開(금은불사개) : 휘황찬란한 금빛 은빛, 사찰들이 열려있다.<br>往來時屢改(왕내시누개) : 왕래하는 때마다 자주 바뀌나<br>川陸日悠哉(천륙일유재) : 냇가와 땅은 날마다 변함없구나.<br>相閱征途上(상열정도상) : 여행하면서 사람들을 살펴보니<br>生涯盡幾回(생애진기회) : 내 일생동안 모두 몇 번이나 다시 찾아올까.<br><br>가산(假山)-두보(杜甫)<br>가산-두보(杜甫)<br>天寶初(천보초) : 천보 연간 초기에<br>南曹小司寇舅(남조소사구구) : 남조 소사구인 외삼촌이<br>於我太夫人堂下(어아태부인당하) : 내 할머니 당 아래에<br>壘土爲山(루토위산) : 흙을 쌓아 작은 산을 이루었다.<br>一匱盈尺(일궤영척) : 한 광주리의 흙으로 한 자 높이가 되어<br>以代彼朽木(이대피후목) : 썩은 나무를 대신하였다.<br>承諸焚香瓷甌(승제분향자구) : 그것이 여러 향불을 피우는 자기를 받치는데<br>甌甚安矣(구심안의) : 자기가 대단히 안정되어있다.<br>旁植慈竹(방식자죽) : 옆에다가 자죽을 심었는데<br>蓋茲數峰(개자수봉) : 이 가산의 몇 개 봉우리를 덮었다.<br>嶔岑嬋娟(금잠선연) : 산은 우뚝하고 대나무는 선연하여<br>宛有塵外致(완유진외치) : 완연히 세속에서 벗어난 운치가 있었다.<br>乃不知興之所至(내부지흥지소지) : 이에 나도 모르게 흥이나 서<br>而作是詩(이작시시) : 이 시를 짓는다.<br>一匱功盈尺(일궤공영척) : 한 광주리 흙으로 한 자 높이를 이루니<br>三峯意出羣(삼봉의출군) : 세 봉우리의 의미가 출중하여라.<br>望中疑在野(망중의재야) : 바라보니, 내가 들에 있는 듯 하고<br>幽處欲生雲(유처욕생운) : 그윽한 곳에서는 구름이 일어나는 듯 하다.<br>慈竹春陰覆(자죽춘음복) : 심은 자죽은 봄날의 그늘에 덥혀있고<br>香爐曉勢分(향노효세분) : 향기는 새벽 연기의 형세로 나누어진다.<br>惟南將獻壽(유남장헌수) : 남산이 장차 헌수 하려는 듯이<br>佳氣日氤氳(가기일인온) : 아름다운 기운이 날마다 끝없이 생겨나다.<br><br><br>임읍사제서지(臨邑舍弟書至)-두보(杜甫)<br>임읍 동생의 편지가 오다-두보(杜甫)<br>* 原題 : 臨邑舍弟書至苦雨黃河泛因寄此詩 用寬其意<br>二儀積風雨(이의적풍우) : 하늘과 땅에는 온통 바람과 비<br>百谷漏波濤(백곡누파도) : 골짜기마다 큰 물결이 흘러내린다.<br>聞道洪河坼(문도홍하탁) : 듣자니, 큰 황하의 둑이 터져<br>遙連滄海高(요련창해고) : 아득히 동해 푸른 바다와 이어져 물결이 높단다.<br>職司憂悄悄(직사우초초) : 맡은 관리들이 초조하게 근심하고<br>郡國訴嗷嗷(군국소오오) : 수해 입은 지방에서는 웅성거리며 호소한다.<br>舍弟卑棲邑(사제비서읍) : 동생은 임읍에서 비천하게 사는데<br>防川領簿曹(방천령부조) : 하천의 범람을 막는 부조의 벼슬직을 맡고 있다.<br>尺書前日至(척서전일지) : 짧은 편지 하나 전날 도착했는데<br>版築不時操(판축불시조) : 판과 축을 제때에 대지 못했습니다.<br>難假黿鼉力(난가원타력) : 자라와 악어 같은 큰 힘을 빌리지도 못하고<br>空瞻烏鵲毛(공첨오작모) : 오리와 까마귀 깃털의 도움마저 바라고 있습니다.<br>燕南吹畎畝(연남취견무) : 연 지방 남쪽은 논밭이 휩쓸려나가고<br>濟上沒蓬蒿(제상몰봉호) : 제수 위에는 쑥대조차 물에 잡겼습니다.<br>螺蚌滿近郭(나방만근곽) : 고동과 조개가 근방 성곽에 가득하고<br>蛟螭乘九皐(교리승구고) : 교룡 같은 것이 높은 언덕을 타고 넘습니다.<br>徐關深水府(서관심수부) : 서관 지방은 깊은 용궁이 되었고<br>碣石小秋毫(갈석소추호) : 갈석산도 가을 터럭에 불과할 정도입니다.<br>白屋留孤樹(백옥류고수) : 백성들의 초라한 집에는 외로운 나무만 남고<br>靑天失萬艘(청천실만소) : 비 그친 푸른 하늘에는 길 잃은 배가 만 척입니다.<br>吾衰同泛梗(오쇠동범경) : 나는 쇠약하여 물에 떠도는 나무인형 같은 신세<br>利涉想蟠桃(리섭상반도) : 물을 건너기는 유리하니 반도 복숭아나 생각하리라.<br>却倚天涯釣(각의천애조) : 도리어 하늘 끝에 기대어 살면서 낚시질하면<br>猶能掣巨鼇(유능체거오) : 그래도 거대한 자라라도 낚을 수 있으리라.<br><br>과송원외지문구장(過宋員外之問舊莊)-두보(杜甫)<br>원외랑 송지문의 옛 별장을 지나며-두보(杜甫)<br>宋公舊池館(송공구지관) : 송지문님의 옛 연못가 별장이라<br>零落首陽阿(령낙수양아) : 수양산 언덕에 영락하여 있구나.<br>枉道秪從入(왕도지종입) : 길을 돌아 다만 따라 들어가니<br>吟詩許更過(음시허경과) : 시를 읊자니, 다시 들릴 수 있을까<br>淹留問耆老(엄류문기노) : 오래 머물며 노인에게 물으며<br>寂寞向山河(적막향산하) : 쓸쓸히 산과 강을 바라본다.<br>更識將軍樹(갱식장군수) : 더욱 알겠다, 장군의 나무에<br>悲風日暮多(비풍일모다) : 서글픈 바람이 해질녘에 많은 것을.<br><br><br>사상인모재(巳上人茅齋)-두보(杜甫)<br>사상인의 조가집에서-두보(杜甫)<br>巳公茅屋下(사공모옥하) : 사상인님 초가집 아래에서는<br>可以賦新詩(가이부신시) : 멋진 시를 지을 만하구나.<br>枕簟入林僻(침점입림벽) : 목침과 댓자리 가지고 깊숙한 숲으로 드니<br>茶瓜留客遲(다과류객지) : 차와 외를 내놓으며 객을 오래 머물게 한다.<br>江蓮搖白羽(강련요백우) : 강의 연꽃은 흰 부채처럼 흔들리고<br>天棘蔓靑絲(천극만청사) : 천문동 덩굴은 푸른 실처럼 뻗어있다.<br>空忝許詢輩(공첨허순배) : 산수 유람 좋아한 허순 같은 분들을 공연히 욕되게 하고<br>難酬支遁詞(난수지둔사) : 수도하는 고승인 지둔같은 분 말씀에 응대하기 어렵구나.<br><br><br>대우서회주요허주부(對雨書懷走邀許主簿)-두보(杜甫)<br>비를 대하고 마음을 적어 달려가 허주부를 맞게 하다-두보(杜甫)<br>東嶽雲峰起(동악운봉기) : 동악에 구름이 봉우리에 일어<br>溶溶滿太虛(용용만태허) : 아득히 흘러 하늘에 가득하다.<br>震雷翻幕燕(진뇌번막연) : 진동하는 우뢰는 장막의 제비를 뒤집고<br>驟雨落河魚(취우낙하어) : 소나기에 강물의 물고기 솟아 떨어지게 한다.<br>座對賢人酒(좌대현인주) : 앉아서 현인의 술, 백주를 마주하면<br>門聽長者車(문청장자거) : 문에서는 귀인의 수레 오는 소리 들린다.<br>相邀愧泥濘(상요괴니녕) : 맞아 모시자니 진흙탕이 부끄러우니<br>騎馬到堦除(기마도계제) : 말을 타신 채로 섬돌까지 닿아오세요.<br><br><br>여임성허주부유남지(與任城許主簿遊南池)-두보(杜甫)<br>임성 허주부와 남지에서 놀다-두보(杜甫)<br>秋水通溝洫(추수통구혁) : 가을 물 밭도랑으로 통하고<br>城隅進小船(성우진소선) : 성 모퉁이에 작은 배가 나아간다.<br>晩涼看洗馬(만량간세마) : 싸늘한 저녁에 말 씻는 것 보이고<br>森木亂鳴蟬(삼목난명선) : 숲 속 나무에는 매미소리 어지럽다.<br>菱熟經時雨(능숙경시우) : 때맞춘 비 지나가니 마름이 익고<br>蒲荒八月天(포황팔월천) : 팔월 하늘에 창포가 황폐해지는구나.<br>晨朝降白露(신조강백노) : 이른 아침에 흰 이슬 내리는데<br>遙憶舊靑氈(요억구청전) : 낡은 푸른 털담요 아득히 생각는구나.<br><br><br>유구법조정하구석문연집(劉九法曹鄭瑕丘石門宴集)-두보(杜甫)<br>법조참군사 유씨, 하구현령 정씨와 석문에 모여 잔치하다-두보(杜甫)<br>秋水淸無底(추수청무저) : 가을 물 맑아 바닥이 보이지 않아<br>蕭然淨客心(소연정객심) : 쓸쓸하게 나그네 마음을 씻어주는구나.<br>掾曹乘逸興(연조승일흥) : 연조 유씨는 편안한 흥취를 타고<br>鞍馬到荒林(안마도황림) : 안장 얻은 말이 황폐한 숲에 이르렀다.<br>能吏逢聯璧(능리봉련벽) : 유능한 관리가 같은 좋은 친구 만나니<br>華筵直一金(화연직일금) : 화려한 술자리 한 덩이 금에 값하노라.<br>晩來橫吹好(만내횡취호) : 저녁에 오랑캐 노래는 좋고<br>泓下亦龍吟(홍하역룡음) : 깊은 물 아래에서 용도 시를 읊는다.<br><br><br>등연주성누(登兗州城樓)-두보(杜甫)<br>연주성루에 올라-두보(杜甫)<br>東郡趨庭日(동군추정일) : 동군서 종종걸음으로 집뜨락 처음 가던 날<br>南樓縱目初(남누종목초) : 남루서 눈 가는대로 마음껏 구경한 첫날이었다.<br>浮雲連海岱(부운련해대) : 뜬구름은 동해와 태산으로 이어지고<br>平野入靑徐(평야입청서) : 평평한 들판은 청주와 서주로 뻗혀들었다.<br>孤嶂秦碑在(고장진비재) : 외로이 솟은 산봉우리에 진나라 비석이 서있고<br>荒城魯殿餘(황성노전여) : 황폐한 성에는 노나라 궁궐이 남아있었다.<br>從來多古意(종내다고의) : 지금껏 옛날을 그리는 마음이 많아<br>臨眺獨躊躇(임조독주저) : 임하여 바라보며 홀로 자꾸만 머뭇거린다.<br><br><br>단가항증왕낭사직(短歌行贈王郎司直)-두보(杜甫)<br>단가행을 사직 왕랑에게 주다-두보(杜甫)<br>王郎酒酣拔劍斫地歌莫哀(왕낭주감발검작지가막애) : 왕랑이 취하여 칼을 뽑아 땅을 치며 막애를 노래하지만<br>我能拔爾抑塞磊落之奇才(아능발이억새뇌낙지기재) : 나는 그대의 누르고 막는 뇌락한 기이한 재능을 뽑을 수 있도다.<br>豫章翻風白日動(예장번풍백일동) : 예장 나무는 바람에 펄럭이며 대낮의 해를 움직이고<br>鯨魚跋浪滄溟開(경어발낭창명개) : 고래가 물결을 밟으며 푸른 바다를 여는구나.<br>且脫劍佩休徘徊(차탈검패휴배회) : 잠시 패용한 칼을 풀어놓고서 배회하기를 그치고<br>西得諸侯棹錦水(서득제후도금수) : 서방에서 제후를 얻어 비단빛 물결에 노를 젖는다.<br>欲向何門趿珠履(욕향하문삽주리) : 어느 문을 향하여 가서 구슬 집어 밟으려하나<br>仲宣樓頭春色深(중선누두춘색심) : 중선이 배의 다락 머리에 있는데 봄빛은 짙어간다.<br>靑眼高歌望吾子(청안고가망오자) : 푸른 눈과 높은 소리로 노래하며 나를 바라보니<br>眼中之人吾老矣(안중지인오노의) : 눈에 비친 사람인 내가 이미 늙었구나.<br><br><br>배왕시어동등동산최고정연(陪王侍御同登東山最高頂宴)-두보(杜甫)<br>왕시어을 모시고 동산의 최고봉에 같이 올라 잔치를 열다-두보(杜甫)<br>姚公美政誰與儔(요공미정수여주) : 용공의 선정을 누구에게 비할 수 있을까<br>不減昔時陳太丘(부감석시진태구) : 그 옛날 진태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리라.<br>邑中上客有柱史(읍중상객유주사) : 읍중 상객 중에서 주사인 왕시어가 있어<br>多暇日陪驄馬遊(다가일배총마유) : 많은 휴가날을 총마를 데리고 노닌다.<br>東山高頂羅珍羞(동산고정나진수) : 동산의 높은 봉우리에서 진수성찬 차리고<br>下顧城郭銷我憂(하고성곽소아우) : 성곽을 내려다보고 근신을 녹여버린다.<br>淸江白日落欲盡(청강백일낙욕진) : 맑은 강에 맑은 해가 다 넘어가려고 하는데<br>復攜美人登綵舟(복휴미인등채주) : 다시 미인을 끼고 올라 배에 올라본다.<br>笛聲憤怨哀中流(적성분원애중류) : 피리소리 쏟아낸 분노는 강 한 가운데서 애닲고<br>妙舞逶迤夜未休(묘무위이야미휴) : 교묘한 춤은 느릿느릿 온 밤 동안 그치지 않는다.<br>燈前往往大魚出(등전왕왕대어출) : 등불 앞에는 가끔씩 큰 고기가 나와<br>聽曲低昂如有求(청곡저앙여유구) : 노래를 듣고는 물을 오르내리며 무얼 구하는 듯하다.<br>三更風起寒浪湧(삼경풍기한낭용) : 한 밤에 바람이 일어 차가운 물결이 솟구치는데<br>取樂喧呼覺船重(취낙훤호각선중) : 악기를 가지고 소리쳐 부르며 배가 무거운 것만 알고있다.<br>滿空星河光破碎(만공성하광파쇄) : 공중에 가득한 은하수의 빛이 부서지고<br>四座賓客色不動(사좌빈객색부동) : 사방 자리에 가득한 손님들의 얼굴빛은 변함이 없다.<br>請公臨深莫相違(청공림심막상위) : 공에게 청하노니, <시경>의 깊은 물가 교훈을 잊지 말고<br>廻船罷酒上馬歸(회선파주상마귀) : 배를 돌려 술자리를 그치고 말에 올라 돌가가시오.<br>人生歡會豈有極(인생환회개유극) : 인생의 기쁜 연회가 어찌 끝이 있을까<br>無使霜露霑人衣(무사상노점인의) : 서리와 이슬이 사람의 옷을 적시게 하지 말았으면.<br><br>위풍녹사댁관조장군화마도인(韋諷錄事宅觀曹將軍畫馬圖引)-두보(杜甫)<br>위풍 녹사댁에서 조장군의 말 그림을 본 노래-두보(杜甫)<br>國初已來畫鞍馬(국초이내화안마) : 국초 이래로 안마를 그려왔는데<br>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수강도왕) : 신묘한 경지는 오직 강도왕을 헤아린다.<br>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 장군은 삼십 세에 이름을 얻었으며<br>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 사람들은 다시 요순의 명마인 승황을 보았다.<br>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 한 때는 선 황제의 조야백을 그렸고<br>龍池十日飛霹靂(룡지십일비벽력) : 용지에는 십 일만에 용이과 운우가 날았다.<br>內府殷紅瑪瑙盤(내부은홍마노반) : 내부에 소장된 짙붉은 마노 소반을<br>婕妤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색) : 쳡여는 재인에게 전하여 찾아 주게 하셨다.<br>盤賜將軍拜舞歸(반사장군배무귀) : 은반을 하사받은 장군은 배례하고 춤추며 돌아왔다.<br>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 가벼운 비단 섬세한 비단이 서로 따라 날아오고<br>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 귀척과 권세가도 필적을 얻었으니<br>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 장군이 그린 평풍에 광채가 있음을 비로소 알았다.<br>昔日太宗拳毛騧(석일태종권모왜) : 옛날에는 태종에게 권모왜라는 명마가 있었고<br>近時郭家獅子花(근시곽가사자화) : 근래에는 곽가에 사자화라는 명마가 있다.<br>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 지금의 새 그림에 두 마리 말이 그려 있으니<br>復令識者久嘆嗟(복령식자구탄차) : 다시 식자로 하여금 오랫동안 차탄하게 한다.<br>此皆戰騎一敵萬(차개전기일적만) : 이들은 모두가 전쟁 말로서 하나가 만을 상대했다.<br>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 흰 비단에서 아득히 바람과 모래 일으키니<br>其餘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 그 나머지 일곱 필도 특별히 뛰어났다.<br>逈若寒空動煙雪(형야한공동연설) : 아득히 찬 공중에 연기같은 흰 눈이 움직이는 듯<br>霜蹄蹴踏長楸間(상제축답장추간) : 서리 밟은 발굽은 길이 오동나무 사이를 밟는다.<br>馬官厮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렬) : 마관과 시양들이 삼엄하게 줄지어 서있다.<br>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 어여쁘게도, 아홉 말은 신령스러움과 준일함을 다투어<br>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 맑고 높은 절개를 돌아보니 기품이 깊고도 온건하다.<br>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 고심하고 아끼는 것이 어느 것이냐고 잠깐 물으니<br>後有韋諷前支遁(후유위풍전지둔) : 위로는 위풍이 있고 앞에는 지둔이 있다고 한다.<br>憶昔巡幸新豐宮(억석순행신풍궁) : 옛날 신풍궁을 행차한 때를 생각하니<br>翠華拂天來向東(취화불천내향동) : 천자의 깃발인 취화는 하늘을 치며 동쪽 향하고<br>騰驤磊落三萬匹(등양뇌낙삼만필) : 등양뇌락한 말이 삼 만 필이나 되었는데<br>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 모두 이 그림처럼 근골이 같았도다.<br>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 스스로 보물을 바치고 하종에 조공하여<br>無復射蛟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 다시는 강물 안에서 교룡을 잡지 않았단다.<br>君不見金粟堆前松柏裏(군부견금속퇴전송백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금속퇴전의 송백의 안을<br>龍媒去盡鳥呼風(룡매거진조호풍) : 준마 용매는 다 떠나가고 새만이 바람을 불러댄다.<br><br><br>희제왕재화산수도가(戲題王宰畫山水圖歌)-두보(杜甫)<br>왕제의 산수화 그림을 재미로 지은 노래-두보(杜甫)<br>十日畫一水(십일화일수) : 십일만에 물 하나 그리고<br>五日畫一石(오일화일석) : 오일만에 돌 하나 그린다.<br>能事不受相促迫(능사부수상촉박) : 서로 촉박하게 받지 않음을 능사로 했으니<br>王宰始肯留眞跡(왕재시긍류진적) : 왕재는 비로소 진정한 자취를 머룰게 했다.<br>壯哉崑崙方壺圖(장재곤륜방호도) : 장하구나, 곤륜방호의 그림<br>挂君高堂之素壁(괘군고당지소벽) : 군의 고당의 깨끗한 벽에 걸려있구나.<br>巴陵洞庭日本東(파능동정일본동) : 파릉동정은 일본의 동쪽에 있고<br>赤岸水與銀河通(적안수여은하통) : 적안의 물은 은하수와 통한다.<br>中有雲氣隨飛龍(중유운기수비룡) : 그 안에 운기가 있으니 나는 용을 따르고<br>舟人漁子入浦漵(주인어자입포서) : 뱃사람과 어부는 포서로 들어간다.<br>山木盡亞洪濤風(산목진아홍도풍) : 산수가 다하니 다음은 큰 물결과 바람이라.<br>尤工遠勢古莫比(우공원세고막비) : 먼 정황을 그림에 특히 뛰어나 옛날에 견줄 바 없고<br>咫尺應須論萬里(지척응수논만리) : 지척에 있으면서도 만리를 논하게 된다.<br>焉得幷州快剪刀(언득병주쾌전도) : 어찌 병주의 쾌전도를 구해서<br>剪取吳松半江水(전취오송반강수) : 오송과 반강의 물을 끊어버릴 수 있을까.<br><br>만흥(漫興)-두보(杜甫)<br>흥겨워서-두보(杜甫)<br>斷腸春江欲盡頭(단장춘강욕진두) : 애끊는 봄날의 강, 강둑길이 끝나는 곳<br>杖藜徐步立芳洲(장려서보립방주) : 지팡이 짚고 천천히 걸어 방초 우거진 물가에 서다.<br>顚狂柳絮隨風舞(전광유서수풍무) : 미친 듯 날리는 버들개지는 바람 따라 춤추고<br>輕薄桃花逐水流(경박도화축수류) : 가볍고 얇은 복사꽃은 물을 따라 흘러만 가는구나.<br><br><br>절구4(絶句4)-두보(杜甫)<br>절구시-두보(杜甫)<br>江動月移石(강동월이석) : 강물이 움직이니 달이 돌을 옮기는 듯<br>谿虛雲傍花(계허운방화) : 개울이 비어있어 구름이 꽃과 이웃하였다.<br>鳥棲知故道(조서지고도) : 옛 길을 알아 새는 깃들이는데<br>帆過宿誰家(범과숙수가) : 돗단배 지나가다 누구네 집에서 묵고 갈까.<br><br><br>등보공탑(登寶公塔)-왕안석(王安石)<br>보공탑에 오르며-왕안석(王安石)<br>倦童疲馬放松門(권동피마방송문) : 지친 동복과 피로한 말을 송문에 놓아두고<br>自把長筇倚石根(자파장공의석근) : 홀로 긴 대지팡이 짚고 올라 돌벽에 기대어선다<br>江月轉空爲白晝(강월전공위백주) : 강 위의 달은 공중을 빙돌아 대낮같이 비추고<br>嶺雲分暝與黃昏(령운분명여황혼) : 고개 너머 구름은 어둠을 갈라 황혼빛과 함께 한다<br>鼠搖岑寂聲隨起(서요잠적성수기) : 새앙쥐는 정적을 깨고 쉬지 않고 바스락거리고<br>鴉矯荒寒影對翻(아교황한영대번) : 황량하고 추운 달빛 속을 갈가마귀 짝지어 날아간다<br>當此不知誰客主(당차불지수객주) : 누가 객이고 주인인지 모를 이 때에<br>道人忘我我忘言(도인망아아망언) : 스님은 나를 잊고 나는 할 말을 잊는다<br><br><br>고백항(古柏行)-두보(杜甫)<br>오래된 측백나무를 노래함-두보(杜甫)<br>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노백) : 공명의 무덤 앞, 오래된 측백나무<br>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 가지는 청동같고 뿌리는 돌같도다<br>霜皮溜雨四十圍(상피류우사십위) : 서리 맞은 껍질에 흐르는 빗방울 사십 겹<br>黛色參天二千尺(대색삼천이천척) : 대색이 하늘에 닿은 것이 이천 척 높이로다<br>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 군신이 때에 맞춰 모여들지만<br>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 나무는 여전히 사람을 위해 애석히 여긴다<br>雲來氣接巫峽長(운내기접무협장) : 구름이 몰려와 기운이 무협에 길게 닿고<br>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 달이 뜨니 한기가 하얗게 설산에 통하는구나<br>憶昨路繞錦亭東(억작노요금정동) : 전날을 돌아보면 길이 금정의 동쪽을 둘러있다<br>先主武侯同閟宮(선주무후동비궁) : 선왕과 무후는 비궁에 함께 했구나<br>崔嵬枝幹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 높다란 줄기와 가지 교외 언덕에 오래 있어<br>窈窕丹靑戶牖空(요조단청호유공) : 아름다운 단청에도 방과 창문은 비어있고<br>落落盤踞雖得地(낙낙반거수득지) : 낙락히 살아 땅을 차지한다해도<br>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렬풍) : 아득히 높아서 강한 바람이 많구나<br>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 붙어있임은 스스로 신통력이 있어서며<br>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 정직함은 원래 조화옹의 공덕에 의함이로다<br>大厦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 커다란 집이 기울어지면 큰 들보가 필요하며<br>萬牛廻首丘山重(만우회수구산중) : 만 두의 소도 머리를 돌릴 만큼 구산은 무겁도다<br>不露文章世已驚(부노문장세이경) : 그 문장 드러나지 않아도 세상은 이미 놀라고<br>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 자르고 베는 것을 말하지 않았으니 누가 보낼 수 있을까<br>苦心豈免容螻蟻(고심개면용루의) : 고심스럽게도 어찌 개미를 받아들임을 면할 수 있으며<br>香葉曾經宿鸞鳳(향섭증경숙난봉) : 향기로운 나뭇잎에는 이미 난새와 봉황새가 묵었구나<br>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 지사와 은사는 원망하고 탄식하지 말지니<br>古來材大難爲用(고내재대난위용) : 예부터 재목이 크면 쓰이기 어려웠다 하였노라<br><br><br>전출새7(前出塞7)-두보(杜甫)<br>전출새-두보(杜甫)<br>驅馬天雨雪(구마천우설) : 하늘에는 눈비 내리는데, 말 몰고<br>軍行入高山(군항입고산) : 군대는 행군하며 높은 산을 오른다<br>逕危抱寒石(경위포한석) : 좁다란 길 위태하여 찬 바위 껴안으니<br>指落曾冰間(지낙증빙간) : 손가락은 얼음 사이로 미끄러 떨어진다<br>已去漢月遠(이거한월원) : 이미 떠나온 고향의 달은 멀기만 한데<br>何時築城還(하시축성환) : 어느 때라야 성곽을 쌓아 쌀 수 있을까<br>浮雲暮南征(부운모남정) : 날은 저무는데 뜬구름 남으로 가는데<br>可望不可攀(가망부가반) : 거저 바라만 볼 뿐, 따라 잡을 수가 없구나<br><br><br>전출새6(前出塞6)-두보(杜甫)<br>전출새-두보(杜甫)<br>挽弓當挽强(만궁당만강) : 활을 당김에는 마땅히 강한 것을 당겨야 하고<br>用箭當用長(용전당용장) : 화살을 쓸 때에는 마땅히 긴 것을 사용해야 한다네<br>射人先射馬(사인선사마) : 먼저 말을 쏘아죽일 각오라야 사람을 쏠 수 있고<br>擒敵先擒王(금적선금왕) : 먼저 왕을 사로잡을 각오라야 적을 사로 잡을 수 있다네<br>殺人亦有限(살인역유한) : 사람을 죽이는 데는 또한 한계가 있는 법이고<br>立國自有疆(입국자유강) : 나라를 세움에는 강토의 경계가 있어야 한다네<br>苟能制侵陵(구능제침능) : 진실로 적의 침략을 막을 수 있다면<br>豈在多殺傷(개재다살상) : 어찌 그리도 많은 살상이 있어야 하겠는가<br><br><br>강촌3(羌村3)-두보(杜甫)<br>강촌-두보(杜甫)<br>羣雞正亂叫(군계정난규) : 닭들은 어지러이 소리치더니<br>客至雞鬪爭(객지계투쟁) : 객이 오니 닭들은 싸우기 시작한다<br>驅雞上樹木(구계상수목) : 닭을 몰아 나무 위에 올리니<br>始聞叩柴荊(시문고시형) : 비로소 사립문 두드리는 소리 들린다<br>父老四五人(부노사오인) : 동네 어르신 네댓 분이<br>問我久遠行(문아구원항) : 나의 오랜 걸음을 물어온다<br>手中各有攜(수중각유휴) : 손에는 각자 들고 온 것이 있는데<br>傾榼濁復淸(경합탁복청) : 술잔을 기울이니 탁주이고 또 청주였다<br>莫辭酒味薄(막사주미박) : 술맛이 보잘것 없어도 사양하지 말게나<br>黍地無人耕(서지무인경) : 기장밭이 있어도 갈 사람 하나 없었다네<br>兵革旣未息(병혁기미식) : 전쟁은 아직 그치지 않아<br>兒童盡東征(아동진동정) : 아이들 모두가 동으로 군대에 갔다네<br>請爲父老歌(청위부노가) : 어르신들 위하여 청하여 노래부르기를<br>艱難愧深情(간난괴심정) : 가난한데도 깊은 정에 부끄러워 했다네<br>歌罷仰天歎(가파앙천탄) : 노래가 끝나 하늘 바라보며 탄식하니<br>四座涕縱橫(사좌체종횡) : 사방 어르신도 눈물이 마구 흘러내린다<br><br><br>강촌2(羌村2)-두보(杜甫)<br>강촌-두보(杜甫)<br>晩歲迫偸生(만세박투생) : 만년에는 사는데 급급하여<br>還家少歡趣(환가소환취) : 집에 돌아와도 기쁜일이 적었도다<br>嬌兒不離膝(교아부리슬) : 사랑스런 아이는 무릎을 떠나지 않고<br>畏我復却去(외아복각거) : 내가 다시 떠날까를 두려워하는구나<br>憶昔好追涼(억석호추량) : 지난 날 생각니, 서늘한 것 좋아하여<br>故繞池邊樹(고요지변수) : 연못가의 나무들을 빙둘러 돌았다네<br>蕭蕭北風勁(소소배풍경) : 소소하게 북풍이 매섭게 불어<br>撫事煎百慮(무사전백려) : 일을 생각하니 온갖 생각이 끓어오른다<br>賴知禾黍收(뢰지화서수) : 힘이 나는 것은, 곡식이 추수되었음을 알고<br>已覺糟牀注(이각조상주) : 지개미술이 술동에 부어졌음도 깨달았도다<br>如今足斟酌(여금족짐작) : 지금 술을 따를 만하다니<br>且用慰遲暮(차용위지모) : 이것으로 저무는 저녁을 위로할만 하도다<br><br><br>강촌1(羌村1)-두보(杜甫)<br>강촌-두보(杜甫)<br>崢嶸赤雲西(쟁영적운서) : 붉은 구름 서편에 산은 높고<br>日脚下平地(일각하평지) : 햇발은 평지에 내려 깔리는구나<br>柴門鳥雀噪(시문조작조) : 사립문에 새들은 시끄럽고<br>歸客千里至(귀객천리지) : 고향 돌아온 나그네 천리길을 왔도다<br>妻孥怪我在(처노괴아재) : 아내와 자식은 살아 왔음이 신기하여<br>驚定還拭淚(경정환식누) : 놀라움이 진정되니 다시 눈물을 닦는다<br>世亂遭飄蕩(세난조표탕) : 세상의 전란에 떠돌게 되었다가<br>生還偶然遂(생환우연수) : 살아 돌아오다니 기적같은 일이라네<br>鄰人滿牆頭(린인만장두) : 이웃사람들 담장에 가득 모여<br>感歎亦歔欷(감탄역허희) : 감찬하고 또한 흐느껴 우는구나<br>夜闌更秉燭(야란경병촉) : 밤이 깊어도 다시 촛불을 잡고<br>相對如夢寐(상대여몽매) : 서로 마주하며 꿈꾸는 듯 하였다<br><br>성도부(成都府)-두보(杜甫)<br>성도부-두보(杜甫)<br>翳翳桑楡日(예예상유일) : 뽕나무, 느릅나무 사이로 해는 어둑한데<br>照我征衣裳(조아정의상) : 길 떠난 나그네, 나의 옷깃을 비추는구나<br>我行山川異(아항산천리) : 내가 걷는 길은 산천도 다르고<br>忽在天一方(홀재천일방) : 문득 나는 먼 하늘 한 곳, 여기에 있도다<br>但逢新人民(단봉신인민) : 오직 만나는 이는 낯설은 사람들<br>未卜見故鄕(미복견고향) : 고향 다시 볼 일은 첨칠 수도 없도다<br>大江東流去(대강동류거) : 큰 강물은 동으로 흘러가는데<br>遊子日月長(유자일월장) : 떠도는 나그네 길은 멀기만 하여라<br>曾城塡華屋(증성전화옥) : 층진 성채에는 화려한 집들 가득하고<br>季冬樹木蒼(계동수목창) : 마지막 겨울인데도 나무는 푸르기만 하다<br>喧然名都會(훤연명도회) : 이름 난 도회는 소란하여<br>吹簫間笙簧(취소간생황) : 생황소리에 퉁소소리까지 들려온다<br>信美無與適(신미무여적) : 참으로 아름다워도 함께 갈 사람 없어<br>側身望川梁(측신망천량) : 몸을 옆으로 누워 냇물과 다리를 바라본다<br>鳥雀夜各歸(조작야각귀) : 참새도 저녁에는 각자가 돌아가는데<br>中原杳茫茫(중원묘망망) : 중원은 아득하고 멀기만 하여라<br>初月出不高(초월출부고) : 초생달이 떠도 높지가 않고<br>衆星尙爭光(중성상쟁광) : 뭇별들은 아직도 밝은 빛을 다툰다<br>自古有羇旅(자고유기려) : 예부터 나그네야 있겠지만<br>我何苦哀傷(아하고애상) : 나는 어찌 이리도 고통스럽게 애닲아하는가<br><br><br>적곡(赤谷)-두보(杜甫)<br>적곡에서-두보(杜甫)<br>天寒霜雪繁(천한상설번) : 차가운 날, 눈서리 날리는데<br>遊子有所之(유자유소지) : 그곳이 나그네 가는 길이어라<br>豈但歲月暮(개단세월모) : 어찌하여 세월만 저무는가<br>重來未有期(중내미유기) : 다시 올리라는 기약도 없구나<br>晨發赤谷亭(신발적곡정) : 새벽에 적곡정을 떠나왔는데<br>險艱方自茲(험간방자자) : 험난한 길은 이제부터 시작된다<br>亂石無改轍(난석무개철) : 울퉁불퉁 돌길에 수레 돌리지 못해<br>我車已載脂(아거이재지) : 나의 수레에 이미 기름을 발랐도다<br>山深苦多風(산심고다풍) : 산이 깊어지니 바람은 더욱 심하고<br>落日童稚飢(낙일동치기) : 지는 해에 아이들은 더욱 배고파 한다<br>悄然村墟逈(초연촌허형) : 사람 사는 마을은 멀어 근심되는데<br>煙火何由追(연화하유추) : 어느 길을 가야 연기와 불빛 찾아갈까<br>貧病轉零落(빈병전령낙) : 가난과 병으로 더욱 영락해지니<br>故鄕不可思(고향부가사) : 고향 가는 일은 생각지도 못하노라<br>常恐死道路(상공사도노) : 항상 두려운 건, 길가다 죽어서<br>永爲高人嗤(영위고인치) : 영원히 고인의 비웃음거리 되는 일이로다<br><br><br>적초령(積草嶺)-두보(杜甫)<br>적초령에서-두보(杜甫)<br>連峯積長陰(연봉적장음) : 잇단 봉우리에 긴 그늘 쌓이고<br>白日遞隱見(백일체은견) : 밝은 해는 숨었다가 다시 나탄다<br>颼颼林響交(수수림향교) : 숲속엔 바람소리 어울려 들리고<br>慘慘石狀變(참참석장변) : 을씨연스럽게 돌 모양도 변한다<br>山分積草嶺(산분적초령) : 적초령에서 산이 나누어지고<br>路異鳴水縣(노리명수현) : 명수현에선 길이 달라지는구나<br>旅泊吾道窮(려박오도궁) : 나그네 같은 삶, 나의 길은 궁하고<br>衰年歲時倦(쇠년세시권) : 늙은 나이에 계절마저 겨울이로다<br>卜居尙百里(복거상백리) : 내 사는 곳은 아직 백리 먼 길<br>休駕投諸彦(휴가투제언) : 수레 멈추고 선비들 집에 투숙한다<br>邑有佳主人(읍유가주인) : 고을에는 좋은 주인이 있다 하니<br>情如已會面(정여이회면) : 마음은 이미 서로 만난 것 같아라<br>來書語絶妙(내서어절묘) : 보내온 편지 받아보니, 그 말이 절묘하여<br>遠客驚深眷(원객경심권) : 먼 길 떠난 나그네가 깊은 배려에 놀란다<br>食蕨不願餘(식궐부원여) : 고사리를 먹어도 더 이상 바랄 것 없으니<br>茅茨眼中見(모자안중견) : 초가집이 눈안에 아런거리는구나<br><br><br>석감(石龕)-두보(杜甫)<br>석굴-두보(杜甫)<br>熊羆咆我東(웅비포아동) : 곰은 나의 동편에서 포효하고<br>虎豹號我西(호표호아서) : 호랑이는 나의 서편에서 운다<br>我後鬼長嘯(아후귀장소) : 나의 뒤에는 귀신의 긴 휘파람소리<br>我前狨又啼(아전융우제) : 나의 앞에는 원숭이가 운다<br>天寒昏無日(천한혼무일) : 날은 차갑고 해는 져서 어둡고<br>山遠道路迷(산원도노미) : 산은 아득히 멀어 길을 잃는다<br>驅車石龕下(구거석감하) : 석굴 아래로 수레를 몰아가니<br>仲冬見虹霓(중동견홍예) : 한겨울인데도 무지개가 보인다<br>伐竹者誰子(벌죽자수자) : 대나무 베는 이들은 누구네 자식인가<br>悲歌上雲梯(비가상운제) : 슬픈 노래가 구름 사다리 위로 올라간다<br>爲官採美箭(위관채미전) : 나라를 위해 좋은 화살거리를 채취하고<br>五歲供梁齊(오세공량제) : 오년동안이나 양나라 제나라에 공급했도다<br>苦云直幹盡(고운직간진) : 괴롭게 말하기를, 곧은 대나무 다 없어져<br>無以應提攜(무이응제휴) : 공급할 방법이 없다고 말 하는구나<br>奈何漁陽騎(나하어양기) : 어찌할꺼나, 안록산과 사사명의 반군들<br>颯颯驚蒸黎(삽삽경증려) : 삽삽하게도 만백성을 놀라게 하는 것을<br><br><br>야망(野望)-두보(杜甫)<br>들판의 조망-두보(杜甫)<br>淸秋望不極(청추망부극) : 맑은 가을날, 조망은 끝이 없고<br>迢遞起層陰(초체기층음) : 멀리 층계 구름 바뀌어 이는구나<br>遠水兼天淨(원수겸천정) : 멀리 보이는 물, 하늘처럼 깨끗하고<br>孤城隱霧深(고성은무심) : 외로운 성곽, 깊숙이 안개에 묻혀있구나<br>葉稀風更落(섭희풍경낙) : 나뭇잎은 드물어도 바람에 다시 떨어지고<br>山逈日初沈(산형일초침) : 산은 아득히 멀고 해는 지기 시작하는구나<br>獨鶴歸何晩(독학귀하만) : 외짝 학은 돌아옴이 어찌 그리도 늦은가<br>昏鴉已滿林(혼아이만림) : 황혼녘에 까마귀는 이미 숲에 가득 앉았구나<br><br><br>일모(日暮)-두보(杜甫)<br>해가 저문다-두보(杜甫)<br>日暮風亦起(일모풍역기) : 해 저무는데 바람마저 일어<br>城頭烏尾訛(성두오미와) : 성머리에 까마귀 꼬리가 쫑긋쫑긋<br>黃雲高未動(황운고미동) : 누런 구름 높아 움직이지 않는데<br>白水已揚波(백수이양파) : 흰 물이 이미 물결이 이는구나<br>姜婦語還笑(강부어환소) : 굳센 아낙들, 말소리 도리어 우습고<br>胡兒行且歌(호아항차가) : 오랑캐들 걷다가 또 노래를 부른다<br>將軍別換馬(장군별환마) : 장군이 따로 말을 바꿔 타고<br>夜出擁雕戈(야출옹조과) : 밤에 나가 독수리를 잡아 돌아온다<br><br><br>추적(秋笛)-두보(杜甫)<br>가을 피리-두보(杜甫)<br>淸商欲盡奏(청상욕진주) : 맑은 소리 연주가 끝나려는데<br>奏苦血霑衣(주고혈점의) : 연주의 고통에 피가 옷을 적신다<br>他日傷心極(타일상심극) : 타일에 마음 상함이 심하리니<br>征人白骨歸(정인백골귀) : 군에 간 사람, 백골 되어 돌아온다<br>相逢恐恨過(상봉공한과) : 서로 만나 한스럽게 지나칠까 두려워<br>故作發聲微(고작발성미) : 시작하는 소리를 작게도 만들었구나<br>不見秋雲動(불현추운동) : 가을구름의 움직임 보이지 않는데<br>悲風稍稍飛(비풍초초비) : 서글픈 바람에 조금씩 조금씩 날아오른다<br><br><br>형화(螢火)-두보(杜甫)<br>반딧불-두보(杜甫)<br>幸因腐草出(행인부초출) : 다행히도 썩은 풀에서 나와<br>敢近太陽飛(감근태양비) : 감히 태양을 가까이 하며 난다<br>未足臨書卷(미족림서권) : 책에는 족히 이르지 못해도<br>時能點客衣(시능점객의) : 때로는 나그네 옷에 번쩍인다<br>隨風隔幔小(수풍격만소) : 바람 따라 휘장 건너 작고<br>帶雨傍林微(대우방림미) : 비에 묻어 숲풀 가에 희미하다<br>十月淸霜重(십월청상중) : 시월 맑은 서리가 심각하거늘<br>飄零何處歸(표령하처귀) : 떠돌다가 어느곳으로 돌아가는가<br><br><br>겸가(蒹葭)-두보(杜甫)<br>갈대-두보(杜甫)<br>摧折不自守(최절부자수) : 꺾이어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데<br>秋風吹若何(추풍취야하) : 가을바람 불어오니 어찌 하려나<br>暫時花戴雪(잠시화대설) : 잠시 꽃들이 흰 눈을 이고 있는데<br>幾處葉沈波(기처섭침파) : 몇몇 곳에는 잎들이 깔린 물결이로다<br>體弱春苗早(체약춘묘조) : 몸집은 연약해도 봄 싹은 일찍 나고<br>叢長夜露多(총장야노다) : 떨기가 길어서 밤에는 이슬이 많도다<br>江湖後搖落(강호후요낙) : 강과 호수의 뒤에서 흔들리며 떨어지니<br>亦恐歲蹉跎(역공세차타) : 세월에 미끄러져 넘어질까 또한 두렵구나<br><br><br>대설(對雪)-두보(杜甫)<br>눈을 보고-두보(杜甫)<br>戰哭多新鬼(전곡다신귀) : 전장의 곡성, 새 귀신 많아져<br>愁吟獨老翁(수음독노옹) : 홀로 늙은 노인을 수심겨워 노래한다<br>亂雪低薄暮(난설저박모) : 어지러이 날리는 눈 저문 저녁 깔리고<br>急雪舞回風(급설무회풍) : 심하게 내리는 눈 회오리 바람에 춤춘다<br>瓢葉樽無綠(표엽준무록) : 박 잎사귀 술단지, 푸른빛도 없고<br>爐存火似紅(노존화사홍) : 화로에는 불이 있어 붉게 타는 듯<br>數州消息斷(수주소식단) : 적지의 몇 고을에서는 소식조차 없어<br>愁坐正書空(수좌정서공) : 수심에 홀로 앉아 빈 종이에 적어본다<br><br><br>야연좌씨장(夜宴左氏莊)-두보(杜甫)<br>밤에 좌씨의 별장에서 잔치하다-두보(杜甫)<br>風林纖月落(풍림섬월낙) : 바람 이는 숲에 고운 달 떨어지고<br>衣露淨琴張(의노정금장) : 맑은 거문고 소리처럼 옷 이슬 퍼진다<br>暗水流花徑(암수류화경) : 어둑한 강물은 꽃길로 흘러들고<br>春星帶草堂(춘성대초당) : 봄 하늘의 별빛은 초가를 둘러싼다<br>檢書燒燭短(검서소촉단) : 촛불 밝혀 책을 봄은 짧지만<br>看劍引杯長(간검인배장) : 잔을 들어 칼을 봄은 길기만 하다<br>詩罷聞吳詠(시파문오영) : 시 다 지으니, 들려오는 오나라 소랫소리<br>扁舟意不忘(편주의부망) : 조각배에서 마음 속 생각 잊혀지지 않는다<br><br><br>제장씨은거2(題張氏隱居2)-두보(杜甫)<br>장씨 은거에 제하다-두보(杜甫)<br>之子時相見(지자시상견) : 자시에 가서 서로 만나니<br>邀人晩興留(요인만흥류) : 사람을 만나 저녁 흥겨워 머룰다<br>霽潭鱣發發(제담전발발) : 갠 못에 물고기 이리저리 다니고<br>春草鹿呦呦(춘초녹유유) : 봄풀에는 사슴들이 울어댄다<br>杜酒偏勞勸(두주편노권) : 두주는 권하기 바쁘고<br>張梨不外求(장리부외구) : 장래는 밖에서 바라지 않는다<br>前邨山路險(전촌산노험) : 앞 마을 산길은 험준한데<br>歸醉每無愁(귀취매무수) : 취하여 돌아옴에 근심이 없어진다<br><br><br>유룡문봉선사(遊龍門奉先寺)-두보(杜甫)<br>용문 봉선사에 올라-두보(杜甫)<br>已從招提遊(이종초제유) : 초제를 따라 놀다가<br>更宿招提境(경숙초제경) : 다시 초제의 경내에서 묵다<br>陰壑生虛籟(음학생허뢰) : 으슥한 골짜기에 빈 소리 들리고<br>月林散淸影(월림산청영) : 달 뜬 숲에 맑은 그림자 흩어진다<br>天闕象緯逼(천궐상위핍) : 부두성은 씨줄 모양으로 다가오고<br>雲臥衣裳冷(운와의상냉) : 구름이 옷에 드리워져 기운이 차갑다<br>欲覺聞晨鐘(욕각문신종) : 잠을 깨려는데 새벽종소리 들려와<br>令人發深省(영인발심생) : 사람을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구나<br><br><br>북풍(北風)-두보(杜甫)<br>북풍-두보(杜甫)<br>北風破南極(배풍파남극) : 북풍은 남쪽 끝까지 불고<br>朱鳳日威垂(주봉일위수) : 주봉에는 해가 내리쬔다<br>洞庭秋欲雪(동정추욕설) : 동정호 가을에 눈 내릴 것 같은데<br>鴻雁將安歸(홍안장안귀) : 기러기들은 어디로 돌아가려는가<br>十年殺氣盛(십년살기성) : 십년 추위가 심하여<br>六合人煙稀(육합인연희) : 천지엔 사람과 연기 드물구나<br>吾慕漢初老(오모한초노) : 한나라 초기 노인 그리운데<br>時淸猶茹芝(시청유여지) : 날씨는 맑은데 여전히 여지풀이 있도다<br><br><br>풍질주중복침서회(風疾舟中伏枕書懷)-두보(杜甫)<br>바람 빠른 배안에서 엎드려 마음을 적다-두보(杜甫)<br>軒轅休製律(헌원휴제률) : 황제 헌원씨 음악 만들지 말고<br>虞舜罷彈琴(우순파탄금) : 순임금과 유후씨도 거문고 타지 말았어야지<br>尙錯雄鳴管(상착웅명관) : 관의 장웅도 봉황의 울음도 어그러졌으니<br>猶傷半死心(유상반사심) : 여전히 상심하여 반사의 마음조차 없도다<br>聖賢名古邈(성현명고막) : 성현의 명성도 아득한 옛 일<br>羇旅病年侵(기려병년침) : 떠도는 나그네에게 병은 해마다 닥치는구나.<br>舟泊常依震(주박상의진) : 작은 배를 매어 항상 동북방에 의지하고<br>湖平早見參(호평조견삼) : 호수가 넓고 평평하여 일찍 참성을 본다.<br>如聞馬融笛(여문마융적) : 마치 마융이 객지에서 피리소리 듣는 듯하고<br>若倚仲宣襟(야의중선금) : 왕찬이 타향세서 누에 올라 옷깃을 펼친 듯하다<br>故國悲寒望(고국비한망) : 고향을 생각하며 추위에 바라보니 슬프기만 하고<br>羣雲慘歲陰(군운참세음) : 뭉게구름에는 세모의 참람한 기운이 서렸도다.<br>水鄕霾白屋(수향매백옥) : 강남의 고을이라 흰 집이 자욱하고<br>楓岸疊靑岑(풍안첩청잠) : 단풍나무 언덕에는 푸른 봉우리 모여 있도다.<br>鬱鬱冬炎瘴(울울동염장) : 겨울에도 무더운 병으로 답답하기만 하고<br>濛濛雨滯淫(몽몽우체음) : 지루한 장마비에 어둑어둑하다오.<br>鼓迎非祭鬼(고영비제귀) : 북을 치며 맞는 것은 귀신에 제사함이 아니요<br>彈落似鴞禽(탄낙사효금) : 쏘아서 떨어지는 것은 올빼미 같은 새라네.<br>興盡纔無悶(흥진재무민) : 흥이 다하니 겨우 답답한 마음 가진다오.<br>愁來遽不禁(수내거부금) : 시름이 오면 참을 수 없고<br>生涯相汩沒(생애상율몰) : 평생을 서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가운데<br>時物正蕭森(시물정소삼) : 시절의 물상은 얼씨년 스럽기만 하다오.<br>疑惑樽中弩(의혹준중노) : 술잔 속 활 그림자 의심스러워하며<br>淹留冠上簪(엄류관상잠) : 갓 위의 비녀 처지로 머물러 있다오<br>牽裾驚魏帝(견거경위제) : 옷깃을 당기며 위나라 임금 놀라게 한 일도<br>投閣爲劉歆(투각위류흠) : 유음의 아들 일로 알아 던져지기도 하였다<br>狂走終奚適(광주종해적) : 미친 사람처럼 떠돌아 끝내는 어디로 가리오.<br>微才謝所欽(미재사소흠) : 하찮은 재주러 흠모하는 사람을 뿌리치니<br>吾安藜不糝(오안려부삼) : 나는 명아 주국에 쌀 섞지 않은 밥도 만족하다오.<br>汝貴玉爲琛(여귀옥위침) : 그대들은 옥보다 귀한 보배들이니<br>烏几重重縛(오궤중중박) : 다 망가져서 칭칭 동여맨 책상에 기대어서<br>鶉衣寸寸針(순의촌촌침) : 메추리처럼 달아 놓은 것 같이 꿰매었도다.<br>哀傷同庾信(애상동유신) : 애처롭고 쓰라림은 유신과 같고<br>述作異陳琳(술작리진림) : 글을 지음에는 진림보다는 못했도다.<br>十暑岷山葛(십서민산갈) : 촉 지방 민산에 칡옷으로 10년 여름을 보내고<br>三霜楚戶砧(삼상초호침) : 초 지방에서는 가을 다듬이 소리를 3년을 보냈도다.<br>叨陪錦帳坐(도배금장좌) : 외람되게도 비단 장막에 앉아 모시는 낭관이 되어<br>久放白頭吟(구방백두음) : 오랫동안 늙은 나이로 시를 뜻대로 옮기었소<br>反樸時難遇(반박시난우) : 순박한 시절로 돌아가는 시간 만나기 어려워도<br>忘機陸易沈(망기륙역침) : 기회를 노리는 마음 잊어버리면 뭍에 살 듯 쉬워라<br>應家數粒食(응가삭립식) : 응당 가족들 몇 술 잡을 더 먹으나<br>得近四知金(득근사지금) : 하늘과 땅과 그대와 내가 아는 돈을 얻었도다.<br>春草封歸恨(춘초봉귀한) : 봄풀은 푸르러 고향에 가고자 하는 한은 더하고<br>源花費獨尋(원화비독심) : 무릉도원 홀로 찾고자 하는 마음을 생긴다오.<br>轉蓬憂悄悄(전봉우초초) : 쑥이 바람에 구르듯 근심이 심해지고<br>行藥病涔涔(항약병잠잠) : 약을 써도 병은 여전히 심하기만 하도다.<br>瘞夭追潘岳(예요추반악) : 반악처럼 요절한 자식을 길 가에 묻고<br>持危覓鄧林(지위멱등림) : 위태한 몸을 버티고자 지팡이를 찾는다오.<br>蹉跎翻學步(차타번학보) : 엉덩방아 찧으면서도 한단의 걸음을 흉내 내고<br>感激在知音(감격재지음) : 참된 친구 있음에 감격스럽도다<br>卻假蘇張舌(각가소장설) : 그러면서도 소진과 장의처럼 말을 잘하여<br>高誇周宋鐔(고과주송심) : 주송의 칼자루로 크게 자부했었다오<br>納流迷浩汗(납류미호한) : 모든 물 받아들여 호수 되어 아득하고<br>峻趾得嶔崟(준지득금음) : 높은 터전은 우람한 산과 같은 곳에서 얻었고<br>城府開淸旭(성부개청욱) : 해맑은 아침 햇볕이 쪼이는 곳에 감영이 있도다.<br>松筠起碧潯(송균기벽심) : 소나무와 대나무는 푸른 물가에서 생겨나고<br>披顔爭倩倩(피안쟁천천) : 낯을 활짝 펴서 다투어 웃으며 맞아들인다.<br>逸足競駸駸(일족경침침) : 빠른 말은 좋은 다리로 앞을 다투고<br>朗鑒存愚直(낭감존우직) : 밝은 눈으로 우직한 자를 위로해준다<br>皇天實照臨(황천실조림) : 하늘은 진실하게 비춰주고 있고<br>公孫仍恃險(공손잉시험) : 공손술 같은 자가 험함을 믿고서 날뛰고<br>侯景未生擒(후경미생금) : 후경과 같은 자를 아직 사로잡지 못하고 있도다.<br>書信中原闊(서신중원활) : 중원에서는 소식이 아득하고<br>干戈北斗深(간과배두심) : 전쟁 중이라 은 임금 계신 장안은 아득하도다.<br>畏人千里井(외인천리정) : 천리 밖에서 남을 두려워하고<br>問俗九州箴(문속구주잠) : 천하의 잠언에 실린 풍속을 묻고 있소<br>戰血流依舊(전혈류의구) : 전쟁에서 흘리는 피는 옛날과 같고<br>軍聲動至今(군성동지금) : 군사들의 함성소리는 지금까지 울려온다오.<br>葛洪尸定解(갈홍시정해) : 갈홍처럼 시체가 변하여 신선이 되지 못해도<br>許靖力難任(허정력난임) : 허정처럼 식구들을 맡기도 어렵다오.<br>家事丹砂訣(가사단사결) : 집안 살림과 신선되는 단사의 비결도<br>無成涕作霖(무성체작림) : 이루지 못하니 눈물이 흘러 비가 되었다오.<br><br><br>모추장귀진(暮秋將歸秦)-두보(杜甫)<br>저무는 가을 진으로 돌아가며-두보(杜甫)<br>水闊蒼梧野(수활창오야) : 강물 넓고 짙푸른 차오의 들판<br>天高白帝秋(천고백제추) : 백제의 하늘은 하늘이 높기도 하다<br>途窮那免哭(도궁나면곡) : 길이 궁벽하니 어찌 통곡 하지 않겠으며<br>身老不禁愁(신노부금수) : 몸마저 늙어서 시름을 참기 어렵도다<br>大府才能會(대부재능회) : 호남은 큰 고을이라 재주꾼 모여드니<br>諸公德業優(제공덕업우) : 그대들 모두가 덕업이 우스한 분들이도다<br>北歸衝雨雪(배귀충우설) : 비와 눈을 무릅쓰고 북으로 돌아가니<br>誰憫敝貂裘(수민폐초구) : 누가 초라한 가죽옷을 불쌍히 여기리오<br><br><br>만모(晩暮)-두보(杜甫)<br>저녁에-두보(杜甫)<br>耒陽馳尺素(뇌양치척소) : 뇌양 현령 섭씨 편지 보내와<br>見訪荒江渺(견방황강묘) : 거친 강물 아득한 곳을 찾아왔다<br>義士烈女家(의사렬녀가) : 그대는 의사와 열녀의 집안<br>風流吾賢紹(풍류오현소) : 풍류를 내 어진 친구, 그대이었소<br>昨見狄相孫(작견적상손) : 어제는 적상공의 손자를 보았는데<br>許公人倫表(허공인륜표) : 공을 인륜의 사포라고 인정하였소<br>前朝翰林後(전조한림후) : 전 왕조의 한림학자 자손인데<br>屈跡縣邑小(굴적현읍소) : 이 작은 고을에 몸을 굽히고 있소<br>知我礙湍濤(지아애단도) : 내가 큰 물살에 시달림을 알면서도<br>半旬獲浩溔(반순획호요) : 닷새 동안이나 홍수를 만났다오<br>孤舟增鬱鬱(고주증울울) : 외로운 배에서 답답함은 더해가고<br>僻路殊悄悄(벽노수초초) : 궁벽한 길에서는 특별히 초초했다오<br>側驚猿猱捷(측경원노첩) : 곁의 원수이들 날래게 돌아다니고<br>仰羨鸛鶴矯(앙선관학교) : 황새들이 높이 날아감을 선망했었다오<br>禮過宰肥羊(례과재비양) : 예우가 살찐 양을 대접하는 것보다 더했고<br>愁當置淸醥(수당치청표) : 근심을 당하여도 맑은 술을 차려주었소<br>麾下殺元戎(휘하살원융) : 휘하에서는 장수를 죽이고<br>湖邊有飛旐(호변유비조) : 호수가에는 죽은 최관의 명정이 날린다오<br>方行郴岸靜(방항침안정) : 바라흐로 침주의 땅이 안전하여 가려하니<br>未話長沙擾(미화장사요) : 장사지방의 소란함은 말하지 않겠소<br>人非西諭蜀(인비서유촉) : 서쪽으로 초나라 회유하지 못할 사람이니<br>興在北坑趙(흥재배갱조) : 생각에 북쪽 조를 구덩이에 넣어 있게 하오<br>崔師乞已至(최사걸이지) : 최시어가 청한 구원군은 이미 와있고<br>澧卒用矜少(례졸용긍소) : 풍주의 병졸은 적지만 자랑할 만 하오<br>問罪消息眞(문죄소식진) : 반군의 죄를 묻는 소식은 진실이니<br>開顔憩亭沼(개안게정소) : 얼굴 주름을 펴고 역마을 늪에서 쉬고 있소<br><br><br>소한식주중작(小寒食舟中作)-두보(杜甫)<br>소한식날 배 안에서 짓다-두보(杜甫)<br>佳辰强飮食猶寒(가진강음식유한) : 명절이라 억지로 먹으니 음식이 차고<br>隱几蕭條戴鶡冠(은궤소조대할관) : 앉은 자리 쓸쓸하고, 관은 초라한 할관을 쓴다<br>春水船如天上坐(춘수선여천상좌) : 봄물은 불어나 배가 하늘 위에 앉은 듯<br>老年花似霧中看(노년화사무중간) : 늙은이 눈에는 꽃이 안개 속에 보이는 듯 하여라<br>娟娟戲蝶過閒幔(연연희접과한만) : 곱게도 노는 나비는 한가히 장막을 지나가고<br>片片輕鷗下急湍(편편경구하급단) : 여기저기 무지지은 갈매기들 급한 여울 내려간다<br>雲白山靑萬餘里(운백산청만여리) : 청산에는 흰구름 만리나 멀리 떠가니<br>愁看直北是長安(수간직배시장안) : 수심에 바로 북쪽 바라보니, 그곳이 장안이로다<br><br>2004.10.19 22:08:57<br>원본으로 이동<br><br><br>증고식안(贈高式顔)-두보(杜甫)<br>고식안에게 주다-두보(杜甫)<br>昔別是何處(석별시하처) : 옛 이별한 곳, 어느 곳인가<br>相逢皆老夫(상봉개노부) : 만나보니 노인이 다 되었도다<br>故人還寂寞(고인환적막) : 친구들은 도리어 적막하고<br>削迹共艱虞(삭적공간우) : 마른 모습 모두가 고난과 근심<br>自失論文友(자실논문우) : 허탈하여 친구들 이야기해보나<br>空知賣酒壚(공지매주로) : 허되이 술집만 알고 있을 뿐이라<br>平生飛動意(평생비동의) : 평생을 바삐 떠도는 마음<br>見爾不能無(견이부능무) : 그대를 보니 없애지 못하노라<br><br><br>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두보(杜甫)<br>수고 고촉주를 쫓아 인일에 부치다-두보(杜甫)<br>開文書帙中(개문서질중) : 문갑을 열고 잊었던 글을 뒤적여<br>檢所遺忘(검소유망) : 잊었던 글을 뒤적여<br>因得故高常侍(인득고고상시) : 그리하여 옛 고상시의 것을 얻었다<br>人日相憶見寄詩(인일상억견기시) : 인일에 그리워 보내온 시를 보니<br>淚灑行間(누쇄항간) : 눈물이 시 행간에 뿌려진다<br>讀終篇末(독종편말) : 편의 끝가지 다 읽었다<br>自枉詩(자왕시) : 시를 보내온지<br>已十餘年(이십여년) : 이미 십년이 지났다<br>莫記存沒(막기존몰) : 존몰의 연대를 기록하지 않은 채로<br>又六七年矣(우륙칠년의) : 또 육칠년이 되었다<br>老病懷舊(노병회구) : 늙고 병들어 옛날을 생각하니<br>生意可知(생의가지) : 삶의 뜻을 짐작할 수 있다<br>今海內(금해내) : 이제 세상에서<br>忘形故人(망형고인) : 몸을 잊을 정도로 친한 친구는<br>獨漢中王瑀(독한중왕우) : 오직 한중왕 이우<br>與昭州敬使(여소주경사) : 그리고 소주의 군수인 경초선만 있을 뿐이다<br>君超先在(군초선재) : 경초선만 있을 뿐이다<br>愛而不見(애이불견) : 좋아하기는 하지만 볼 수가 없어<br>情見乎辭(정견호사) : 그리워하는 정을 글에 나타내었다<br>大曆五年(대력오년) : 대력 5년<br>正月二十一日(정월이십일일) : 1월 21일에<br>卻追酬高公(각추수고공) : 돌이켜 고적의 작품에 따라 글을 지어<br>因寄王及敬弟(인기왕급경제) : 인하여 한중왕과 초선에게 보낸다<br><br><br>잠곡항(蠶穀行)-두보(杜甫)<br>잠곡행-두보(杜甫)<br>天下郡國向萬城(천하군국향만성) : 천하의 고을은 만성에 가깝고<br>無有一城無甲兵(무유일성무갑병) : 갑옷 입은 병사 없는 성이 하나 없다<br>焉得鑄甲作農器(언득주갑작농기) : 어찌 능히 갑옷 녹여 농기구를 만들어<br>一寸荒田牛得耕(일촌황전우득경) : 한 치의 거친 밭이라도 소로 논 갈 수 있다<br>牛盡耕田蠶亦成(우진경전잠역성) : 소는 모두 밭갈고, 누에도 쳐서<br>不勞烈士淚滂沱(부노렬사누방타) : 의로운 선비 피곤하게 하여 눈물 흘리지 않게 하고<br>男穀女絲行復歌(남곡녀사항복가) : 남자는 농사짓고, 여자는 길쌈하며 길가다 노래할까<br><br><br>원유(遠遊)-두보(杜甫)<br>멀리 놀다-두보(杜甫)<br>江闊浮高棟(강활부고동) : 강이 넓어 높은 용마루 그림자 물에 뜨고<br>雲長出斷山(운장출단산) : 구름이 길어지니 허리 잘린 산이 드러난다<br>塵沙連越嶲(진사련월수) : 티끌과 모래바람은 월수 땅에 이어지고<br>風雨暗荊蠻(풍우암형만) : 바람 불고 비가 내려 형만 땅이 어둑하다<br>雁矯銜蘆內(안교함노내) : 갈대를 물고 나는 기러기 조심스럽게 날고<br>猿啼失木間(원제실목간) : 나무 잃은 원숭이들 애절하게 우는구나<br>敝裘蘇季子(폐구소계자) : 헐어진 가죽옷 입은 소진 같은 사람<br>歷國未知還(력국미지환) : 여러 지방 다니면서 돌아올 줄을 모른다<br><br><br>강한(江漢)-두보(杜甫)<br>강한에서-두보(杜甫)<br>江漢思歸客(강한사귀객) : 강한의 고향 생각하는 나그네<br>乾坤一腐儒(건곤일부유) : 천지간에 한 진부한 선비로다<br>片雲天共遠(편운천공원) : 조각구름, 하늘처럼 아득하고<br>永夜月同孤(영야월동고) : 기나긴 밤, 달처럼 외로워라<br>落日心猶壯(낙일심유장) : 지는 해에도 마음만은 굳고<br>秋風病欲蘇(추풍병욕소) : 가을바람에 병마저 나아지려 한다<br>古來存老馬(고내존노마) : 예부터 늙은 말을 그냥 놔 둠은<br>不必取長途(부필취장도) : 반드시 먼 길에 쓸려고 함은 아니다<br><br><br>쌍풍포(雙楓浦)-두보(杜甫)<br>쌍풍포에서-두보(杜甫)<br>輟棹靑楓浦(철도청풍포) : 청풍도에서 노를 멎으니<br>雙楓舊已摧(쌍풍구이최) : 두 단풍나무 이미 꺾이었다<br>自驚衰謝力(자경쇠사력) : 노쇠하여 힘이 사라짐에 놀라<br>不道棟梁材(부도동량재) : 나라의 대들보감이라 말하지 못한다<br>浪足浮紗帽(낭족부사모) : 물결 자국은 사모를 띄운 듯 하고<br>皮須截錦苔(피수절금태) : 껍질은 비단 이끼 깎은 듯 하도다<br>江邊地有主(강변지유주) : 강가의 땅은 임자가 있으리니<br>暫借上天廻(잠차상천회) : 잠시 빌려서 하늘에 올랐다 오리라<br><br><br>발담주(發潭州)-두보(杜甫)<br>담주를 떠나며-두보(杜甫)<br>夜醉長沙酒(야취장사주) : 밤에 장사의 술에 취하고<br>曉行湘水春(효항상수춘) : 새벽에 상수의 봄날로 간다<br>岸花飛送客(안화비송객) : 언덕의 꽃잎도 날아 나그네를 보내고<br>檣燕語留人(장연어류인) : 돛대의 제비는 나를 가지 말라 말한다<br>賈傅才未有(가부재미유) : 가의의 재주는 흔하지 않고<br>褚公書絶倫(저공서절륜) : 저수량의 글씨는 뛰어나도다<br>名高前後事(명고전후사) : 명성 높은 앞뒤의 일들<br>回首一傷神(회수일상신) : 돌이켜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아프다<br><br><br><br><br>남정(南征)-두보(杜甫)<br>남으로 원정가-두보(杜甫)<br>春岸桃花水(춘안도화수) : 봄언덕에 복숭아꽃에 물들고<br>雲帆楓樹林(운범풍수림) : 구름 같은 돛 달고 단풍 숲을 간다<br>偸生長避地(투생장피지) : 살기 위해 오랫동안 난리 난 땅 피해<br>適遠更霑襟(적원경점금) : 멀리 떠나며 다시 옷깃에 눈물 적신다<br>老病南征日(노병남정일) : 늙고 병들어 남으로 가는 날<br>君恩北望心(군은배망심) : 임금의 은혜에 북녘을 바라보는 마음<br>百年歌自苦(백년가자고) : 백년 한 평생 노래가 스스로 괴롭고<br>未見有知音(미견유지음) : 참된 친구는 아직도 만나보지 못했도다<br><br><br>효발공안(曉發公安)-두보(杜甫)<br>공안에서 새벽에 떠나며-두보(杜甫)<br>北城擊柝復欲罷(배성격탁복욕파) : 북성 순라꾼 딱딱이 소리 다시 잦아들고<br>東方明星亦不遲(동방명성역부지) : 동쪽 하늘에 샛별도 머지 않아 곧 지리라<br>鄰雞野哭如昨日(인계야곡여작일) : 이웃 닭 들판에서 우는 소리 어제와 같은데<br>物色生態能幾時(물색생태능기시) : 만물의 물색과 생태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br>舟楫眇然自此去(주즙묘연자차거) : 배 타고 아득히 이곳을 떠나가<br>江湖遠適無前期(강호원적무전기) : 강호로 멀리 가서 앞날의 기약이 없도다<br>出門轉眄已陳跡(출문전면이진적) : 문을 나와 돌아보니 이미 옛 자취 없고<br>藥餌扶吾隨所之(약이부오수소지) : 약물로 살아가는 나 갈대로 가보자구나<br><br><br>이거공안산관(移居公安山館)-두보(杜甫)<br>공안산관으로 옮겨 살다-두보(杜甫)<br>南國晝多霧(남국주다무) : 남쪽 고장에는 낮에도 안개가 자욱<br>北風可正寒(배풍가정한) : 북풍은 가이 이제 막 모질고 차가워진다<br>路危行木杪(노위항목초) : 길은 가팔라서 나무 끝을 걸어가는 듯<br>身逈宿雲端(신형숙운단) : 몸은 멀리 하늘 끝에서 묵는구나<br>山鬼吹燈滅(산귀취등멸) : 산의 귀신 등불을 불어 끄고<br>廚人語夜闌(주인어야란) : 부엌에는 사람의 말소리 밤 늦도록 들린다<br>雞鳴問前館(계명문전관) : 닭이 울어 앞의 역사를 묻는 것은<br>世亂敢求安(세난감구안) : 세상이 어지러운데 감히 편안함을 구하리오<br><br><br>항차고성점범강작(行次古城店汎江作)-두보(杜甫)<br>고성점 범강에 행차하여 짓다-두보(杜甫)<br>老年常道路(노년상도노) : 노년에 항상 길에서 헤매는 신세<br>遲日復山川(지일복산천) : 낮은 길어지는데 다시 산천을 떠돈다<br>白屋花開裏(백옥화개리) : 꽃 활짝 핀 곳에 초라한 초가집<br>孤城麥秀邊(고성맥수변) : 보리 팬 곳에 외로운 성만 서있구나<br>濟江元自闊(제강원자활) : 건너 편 강은 원래부터 넓은데<br>下水不勞牽(하수부노견) : 내려가는 강물에 끄는 수고 필요 없도다<br>風蝶勤依槳(풍접근의장) : 바람에 나는 나비 부지런히 상앗대에 붙고<br>春鷗懶避船(춘구나피선) : 봄 갈매기는 권태로워 배를 피해가는구나<br>王門高德業(왕문고덕업) : 양성군왕 위백업의 문은 덕이 높아<br>幕府盛才賢(막부성재현) : 그 막부에는 어진이가 무수히 많았다<br>行色兼多病(항색겸다병) : 떠나는 행색 쓸쓸하고 병도 많으니<br>蒼茫汎愛前(창망범애전) : 널리 자선하는 앞에 서니 정신이 창망하도다<br><br><br>해민3(解悶3)-두보(杜甫)<br>번민을 푼다-두보(杜甫)<br>一辭故國十經秋(일사고국십경추) : 고향 한번 떠나 열 번이나 가을 지나니<br>每見秋瓜憶故丘(매견추과억고구) : 가을 외를 볼 때마다 고향이 생각나는구나<br>今日南湖采薇蕨(금일남호채미궐) : 호남에서 오늘 아침 고사리 나물 캐니<br>何人爲覓鄭瓜州(하인위멱정과주) : 그 누구가 나를 위하여 정과주를 찾으리오<br><br><br>해민2(解悶2)-두보(杜甫)<br>번민을 푼다-두보(杜甫)<br>商胡離別下揚州(상호리별하양주) : 상호에서 이별하고 양주로 내려와<br>憶上西陵故驛樓(억상서능고역누) : 서릉의 옛 역루가 생각 나 올라본다<br>爲問淮南米貴賤(위문회남미귀천) : 회남의 쌀 가격 물어보니<br>老夫乘興欲東遊(노부승흥욕동유) : 노인은 흥이 나서 동에서 놀려한다<br><br><br>해민1(解悶1)-두보(杜甫)<br>번민을 푼다-두보(杜甫)<br>草閣柴扉星散居(초각시비성산거) : 초가집 사립문에 별들은 흩어지고<br>浪翻江黑雨飛初(낭번강흑우비초) : 비 날리는 초하루, 물결 뒤집혀 강이 어둑하다<br>山禽引子哺紅果(산금인자포홍과) : 산 새는 새끼 끌여 익은 열매 먹이고<br>溪女得錢留白魚(계녀득전류백어) : 개울가 여인내는 뱅어를 가두어 돈 벌이한다<br><br><br>우시종무(又示宗武)-두보(杜甫)<br>종무에게 또 보이다-두보(杜甫)<br>覓句新知律(멱구신지률) : 싯구를 찾다가 율시를 새로 알게 되었으니<br>攤書解滿牀(탄서해만상) : 책을 펼쳐놓고 가득한 책상 뒤질 줄도 안다<br>試吟靑玉案(시음청옥안) : 장형의 시, <청옥안>을 외워보라<br>莫羨紫羅囊(막선자나낭) : 사형처럼 붉은 비단 부러워하지 말아라<br>暇日從時飮(가일종시음) : 휴일에 시절을 따라 술을 마시니<br>明年共我長(명년공아장) : 명년에는 나처럼 성장하리라<br>應須飽經術(응수포경술) : 반드시 경서와 학문을 배불리 익혀<br>已似愛文章(이사애문장) : 이미 문학을 좋아하는 것 같구나<br>十五男兒志(십오남아지) : 열다섯살 사나이는 뜻을 가지고<br>三千弟子行(삼천제자항) : 삼천 제자의 행렬에 들어야 하느니라<br>曾參與游夏(증삼여유하) : 증삼과 자유와 자하처럼<br>達者得升堂(달자득승당) : 도달하면 승당의 경지는 얻을 수 있으리라<br><br><br>이농(耳聾)-두보(杜甫)<br>귀머거리-두보(杜甫)<br>生年鶡冠子(생년갈관자) : 한 해를 살아가는 할관 쓴 사람<br>歎世鹿皮翁(탄세녹피옹) : 세상을 개탄하는 녹피의 늙은이로다<br>眼復幾時暗(안복기시암) : 눈은 다시 어느 때 어두워지나<br>耳從今月聾(이종금월농) : 이번 달부터 귀가 먹었도다<br>猿鳴秋淚缺(원명추누결) : 원숭이가 울어도 가을 눈물 없어졌다<br>雀噪晩愁空(작조만수공) : 참새가 지저겨도 저녘 근심 없어진다<br>黃落驚山樹(황낙경산수) : 누런 낙엽이 산의 나무를 놀라게 하니<br>呼兒問朔風(호아문삭풍) : 아이 불러 북풍이 부는가 물어본다<br><br>복수십이수6(復愁十二首6)-두보(杜甫)<br>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br>胡虜何曾盛(호노하증성) : 오랑캐 어찌 그렇게 성했는가<br>干戈不肯休(간과부긍휴) : 전쟁은 그치려 하지 않는구나<br>閭閻聽小子(여염청소자) : 마을마다 젊은이들 소리 들리니<br>談笑覓封侯(담소멱봉후) : 담소를 나누며 벼슬을 찾는구나<br><br><br>복수십이수5(復愁十二首5)-두보(杜甫)<br>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br>金絲鏤箭鏃(금사루전족) : 금실로 화살에 새기고<br>皁尾製旗竿(조미제기간) : 말꼬리에 깃대를 만들었다<br>一自風塵起(일자풍진기) : 한번 풍진이 일어나니<br>猶嗟行路難(유차항노난) : 여전히 행로난을 탄식한다<br><br><br>복수십이수4(復愁十二首4)-두보(杜甫)<br>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br>身覺省郎在(신각생낭재) : 벼슬버린 몸임을 알았으니<br>家須農事歸(가수농사귀) : 집에 반드시 농사일로 돌아온다<br>年深荒草徑(년심황초경) : 해마다 거친 풀 길을 깊게 하니<br>老恐失柴扉(노공실시비) : 늙은이 사립문 뵈지 않을까 두려워라<br><br><br>복수십이수3(復愁十二首3)-두보(杜甫)<br>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br>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 전국은 아직도 전쟁 중<br>故園今若何(고원금야하) : 고향에는 지금 어떠할까<br>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돌아가 봐도 아는 이 더물었으니<br>早已戰場多(조이전장다) : 일찍이 많은 곳이 이미 전쟁터였다<br><br><br>복수십이수2(復愁十二首2)-두보(杜甫)<br>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br>釣艇收緡盡(조정수민진) : 낚시배 낙시줄 다 걷으니<br>昏鴉接翅稀(혼아접시희) : 저녘 가마귀 날개짓 드물다<br>月生初學扇(월생초학선) : 달이 떠올라 둥글어지는데<br>雲細不成衣(운세부성의) : 구름은 엷어서 옷이 되지 못한다<br><br><br>복수십이수1(復愁十二首1)-두보(杜甫)<br>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br>人煙生處僻(인연생처벽) : 사람과 연기 이는 곳 드물어<br>虎跡過新蹄(호적과신제) : 새로 난 발자국 호랑이 지나갔나보다<br>野鶻翻窺草(야골번규초) : 들판의 독수리 번득 풀섶을 노리는데<br>邨船逆上溪(촌선역상계) : 마을의 배는 거슬러 계곡을 올라간다<br><br><br>정초(庭草)-두보(杜甫)<br>뜰의 풀-두보(杜甫)<br>楚草經寒碧(초초경한벽) : 초나라 풀, 추위 지나 푸르고<br>庭春入眼濃(정춘입안농) : 뜨락의 봄이 짙게 눈에 드는구나<br>舊低收葉擧(구저수섭거) : 지난 날, 시들은 잎 살아나니<br>新掩卷牙重(신엄권아중) : 새로 가린 권아가 무거워진다<br>步履宜輕過(보리의경과) : 발걸음도 가벼워지리니<br>開筵得屢供(개연득누공) : 잔치도 여러 번 열리리라<br>看花隨節序(간화수절서) : 계절에 맞춰 꽃 바라보노니<br>不敢强爲容(부감강위용) : 감히 억지로 꾸미지는 못하리라<br><br><br>수(愁)-두보(杜甫)<br>근심-두보(杜甫)<br>江草日日喚愁生(강초일일환수생) : 강가의 풀은 나날이 수심을 불러오고<br>巫峽泠泠非世情(무협령령비세정) : 무협의 맑은 물은 세상의 정은 아니더라<br>盤渦鷺浴底心性(반와노욕저심성) : 소용돌이 여울에서 멱감는 백로는 무순 심사<br>獨樹花發自分明(독수화발자분명) : 외로운 나무에 꽃이 피지 저절로 선명하도다<br>十年戎馬暗南國(십년융마암남국) : 십년 오랑캐 전쟁에 남방이 어둡고<br>異域賓客老孤城(이역빈객노고성) : 이역만리 떨어진 나그네 외로운 성에서 늙는다<br>渭水秦山得見否(위수진산득견부) : 위수와 태산를 돌아가 볼수나 있을까<br>人今罷病虎縱橫(인금파병호종횡) : 이제야 병이 그쳤지만 호랑이가 횡행하는구나<br><br><br>강매(江梅)-두보(杜甫)<br>강가의 매화-두보(杜甫)<br>梅蘂臘前破(매예납전파) : 매화꽃술 섣달 전에 지고<br>梅花年後多(매화년후다) : 매화꽃 해 넘긴 뒤 많이 핀다<br>絶知春意好(절지춘의호) : 봄날 좋음을 절실히 알았으니<br>最奈客愁何(최나객수하) : 제일먼저 나그네 수심 어찌할까<br>雪樹元同色(설수원동색) : 눈과 나무는 본래 같은 색<br>江風亦自波(강풍역자파) : 강바람도 물결에서 일어난다<br>故園不可見(고원부가견) : 고향 땅을 볼 수 없으니<br>巫岫鬱嵯峨(무수울차아) : 우뚝한 무협의 묏구멍 답답하여라<br><br><br>입춘(立春)-두보(杜甫)<br>입춘-두보(杜甫)<br>春日春盤細生菜(춘일춘반세생채) : 봄날 화분에 나물 싹 돋으니<br>忽憶兩京全盛時(홀억량경전성시) : 갑자기 두 서울의 전성기가 생각난다<br>盤出高門行白玉(반출고문항백옥) : 화분이 큰 집을 떠나 옮겨 백옥으로 가니<br>菜傳纖手送靑絲(채전섬수송청사) : 나물이 전문가에 맡겨져 푸른 잎 나는구나<br>巫峽寒江那對眼(무협한강나대안) : 무협의 차가운 강을 어찌 바라보며<br>杜陵遠客不勝悲(두능원객부승비) : 두릉의 먼 나그네 슬픔을 이기지 못한다<br>此身未知歸定處(차신미지귀정처) : 이몸은 돌아가 살 곳을 아직 알지 못하여<br>呼兒覓紙一題詩(호아멱지일제시) : 아이를 불러 종이를 찾아 한 편 시를 지어본다<br><br><br>영회고적오수5(詠懷古跡五首5)-두보(杜甫)<br>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br>諸葛大名垂宇宙(제갈대명수우주) : 제갈량의 위대한 명성 우주에 드리우고<br>宗臣遺像肅淸高(종신유상숙청고) : 종신의 남긴 얼굴, 엄숙하고 맑기도 하여라<br>三分割據紆籌策(삼분할거우주책) : 셋으로 나누어 할거하니 술책에 모자라<br>萬古雲霄一羽毛(만고운소일우모) : 만고의 구름 낀 하늘에 날리는 깃털같도다<br>伯仲之間見伊呂(백중지간견이려) : 백중지간의 상황으로 이윤과 여상을 보고<br>指揮若定失蕭曹(지휘야정실소조) : 지휘한 대로 정해지면 소하와 조삼이 무색하리<br>運移漢祚終難復(운이한조종난복) : 옮아가는 한나라의 운수가 끝내 회복 어려워<br>志決身殲軍務勞(지결신섬군무노) : 뜻 무너지고 몸 다 하니 군무에 수고로웠도다<br><br><br>영회고적오수4(詠懷古跡五首4)-두보(杜甫)<br>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br>蜀主窺吳幸三峽(촉주규오행삼협) : 촉나라 임금 오나라 노려 삼협에 행차하니<br>崩年亦在永安宮(붕년역재영안궁) : 돌아가신 그 해에도 영안궁에 계셨도다<br>翠華想像空山裏(취화상상공산리) : 상상 속, 화려한 깃발 쓸쓸한 산 속에 있고<br>玉殿虛無野寺中(옥전허무야사중) : 허무한 궁궐터는 저 들판 절터에 있었도다<br>古廟杉松巢水鶴(고묘삼송소수학) : 옛사당 소나무에는 물새들이 둥지 틀고<br>歲時伏臘走村翁(세시복납주촌옹) : 명절이면 사냥하려 시골 노인들 부산하다<br>武侯祠屋長鄰近(무후사옥장린근) : 제갈공명의 사당집이 언제나 이웃되어<br>一體君臣祭祀同(일체군신제사동) : 한 몸 된 임금과 신하, 제사도 같이 하는구나<br><br><br>영회고적오수3(詠懷古跡五首3)-두보(杜甫)<br>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br>羣山萬壑赴荊門(군산만학부형문) : 산고 골짜기 넘어 형산에 이르니<br>生長明妃尙有村(생장명비상유촌) : 왕소군 생장한 마을 아직도 남아 있구나<br>一去紫臺連朔漠(일거자대련삭막) : 한번 대궐을 떠나니 북녘 사막에 가<br>獨留靑塚向黃昏(독류청총향황혼) : 푸른 무덤에 홀로 남아 황혼을 향하리라<br>畫圖省識春風面(화도생식춘풍면) : 봄바람 같이 고운 얼굴 화공은 알았지만<br>環珮空歸夜月魂(환패공귀야월혼) : 옥패물 두른채로 달밤에 헛되이 돌아온 넋<br>千載琵琶作胡語(천재비파작호어) : 천년 전의 비파노래 오랑캐말로 지어졌지만<br>分明怨恨曲中論(분명원한곡중논) : 분명한 원과 한이 곡조 속에서 논하는구나<br><br><br>영회고적오수2(詠懷古跡五首2)-두보(杜甫)<br>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br>搖落深知宋玉悲(요낙심지송옥비) : 요락한 처지라 송옥의 비애를 깊이 알아<br>風流儒雅亦吾師(풍류유아역오사) : 풍류와 선비의 멋, 그 또한 나의 스승이로다<br>悵望千秋一灑淚(창망천추일쇄누) : 지난 오랜 세월 생각하니 한결 같은 눈물<br>蕭條異代不同時(소조리대부동시) : 쓸쓸하여라, 같은 시대 아니고 다른 시대라니<br>江山故宅空文藻(강산고댁공문조) : 남긴 옛글은 없어지고 옛집만 강산에 남아<br>雲雨荒臺豈夢思(운우황대개몽사) : 운우의 거친 양대 어찌 꿈속의 생각일까<br>最是楚宮俱泯滅(최시초궁구민멸) : 최고인 초나라 궁궐, 모두가 사라없어지고<br>舟人指點到今疑(주인지점도금의) : 뱃사공은 멀리 손짓하나 지금은 의심스럽도다<br><br><br>영회고적오수1(詠懷古跡五首1)-두보(杜甫)<br>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br>支離東北風塵際(지리동배풍진제) : 동북 지방 전쟁에 가족과 떨어져<br>漂泊西南天地間(표박서남천지간) : 서쪽과 남쪽으로 천지를 떠돌았다<br>三峽樓臺淹日月(삼협누대엄일월) : 삼협의 누대에서 오래 머물고<br>五溪衣服共雲山(오계의복공운산) : 오계의 의복으로 운산에서 살았다<br>羯胡事主終無賴(갈호사주종무뢰) : 오랑캐 임금 섬김은 끝내 미덥지 못해<br>詞客哀時且未還(사객애시차미환) : 나그네는 시절을 슬퍼 돌아가지 못하노라<br>庾信生平最蕭瑟(유신생평최소슬) : 우신은 평생동안 누구보다 쓸쓸했지만<br>暮年詩賦動江關(모년시부동강관) : 말년의 그의 글은 강남을 움직였도다<br><br><br>제장오수5(諸將五首5)-두보(杜甫)<br>장군들-두보(杜甫)<br>錦江春色逐人來(금강춘색축인내) : 금강의 춘색이 사람을 쫓아 오게 하니<br>巫峽淸秋萬壑哀(무협청추만학애) : 무협에는 온 골짝들이 맑은 가을이로다<br>正憶往時嚴僕射(정억왕시엄복야) : 지난 날 엄복야가 몹시도 생각나느니<br>共迎中使望鄕臺(공영중사망향대) : 망향대에서 함께 사신을 맞았었다네<br>主恩前後三持節(주은전후삼지절) : 은혜로 전후로 세 번이나 병부를 잡았고<br>軍令分明數擧杯(군령분명삭거배) : 군령이 분명하여 여러 번 승리의 축배 들었도다<br>西蜀地形天下險(서촉지형천하험) : 서촉의 지형은 천하의 험한 곳이라<br>安危須仗出羣材(안위수장출군재) : 나라의 안위는 모름지기 뛰어난 인재에게 있도다<br><br><br>제장오수4(諸將五首4)-두보(杜甫)<br>장군들-두보(杜甫)<br>廻首扶桑銅柱標(회수부상동주표) : 동쪽 국경으로 고개 돌려보니<br>冥冥氛祲未全銷(명명분침미전소) : 어득한 기운 아직 사라지지 않았구나<br>越裳翡翠無消息(월상비취무소식) : 월상국의 비취는 소식도 전혀 없고<br>南海明珠久寂寥(남해명주구적요) : 남해의 구슬도 오랫동안 적료하구나<br>殊錫曾爲大司馬(수석증위대사마) : 특패를 받고자 대사마가 된 자 있는데<br>總戎皆揷侍中貂(총융개삽시중초) : 장군은 하나같이 높은 벼슬 겸하였다<br>炎風朔雪天王地(염풍삭설천왕지) : 춥고 더운 남북방이 임금님의 땅이라<br>只在忠臣翊聖朝(지재충신익성조) : 다만 나라를 보좌할 충신은 있으리라<br><br><br>제장오수3(諸將五首3)-두보(杜甫)<br>장군들-두보(杜甫)<br>洛陽宮殿化爲烽(낙양궁전화위봉) : 낙양성 궁궐이 봉화불로 변했으니<br>休道秦關百二重(휴도진관백이중) : 나라의 이백 겹 관문을 말하지 말게나<br>滄海未全歸禹貢(창해미전귀우공) : 산동은 아직 수복되지 않았는데<br>薊門何處盡堯封(계문하처진요봉) : 하북 땅 어느 곳에서 국권이 다했는가<br>朝廷袞職誰爭補(조정곤직수쟁보) : 조정의 제상 자리 누가 다투어 메울 것인가<br>天下軍儲不自供(천하군저부자공) : 나라가 군량미도 공급하지 못한다네<br>稍喜臨邊王相國(초희림변왕상국) : 조금은 기쁘도다, 변방의 왕제상이<br>肯銷金甲事春農(긍소금갑사춘농) : 갑옷을 벗어 놓고 봄 농사를 짓는다네<br><br><br><br>제장오수2(諸將五首2)-두보(杜甫)<br>장군들-두보(杜甫)<br>韓公本意築三城(한공본의축삼성) : 삼성을 쌓은 한공의 본래의 뜻은<br>擬絶天驕拔漢旌(의절천교발한정) : 천교를 끊고 오랑캐를 뽑아버리는 것<br>豈謂盡煩回紇馬(개위진번회흘마) : 어찌 생각했으랴, 회흘의 병마 모두 욕보이고<br>翻然遠救朔方兵(번연원구삭방병) : 번연히 북방의 병사들을 모두 구해내다니<br>胡來不覺潼關隘(호내부각동관애) : 안록산 쳐들어와 동관이 막힌 것 알지 못해<br>龍起猶聞晉水淸(용기유문진수청) : 장군이 일어나 진수를 맑게 한 사실을 들었도다<br>獨使至尊憂社稷(독사지존우사직) : 다만 지존께서 사직을 걱정하게 하였으니<br>諸君何以答升平(제군하이답승평) :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서 태평성대에 답하려나<br><br>제장오수1(諸將五首1)-두보(杜甫)<br>장군들-두보(杜甫)<br>漢朝陵墓對南山(한조능묘대남산) : 한나라 종묘가 남산을 마주하고<br>胡虜千秋尙入關(호노천추상입관) : 오랑캐는 천추 동안 국경을 침입하네<br>昨日玉魚蒙葬地(작일옥어몽장지) : 어제의 옥어가 무덤에 묻혔더니<br>早時金盌出人間(조시금완출인간) : 빨리도 금 소반이 세상에 나왔구나<br>見愁汗馬西戎逼(견수한마서융핍) : 서융의 천리마들 처들어와 수심겨운데<br>曾閃朱旗北斗殷(증섬주기배두은) : 대궐에는 붉은 깃발들 번쩍이는구나<br>多少材官守涇渭(다소재관수경위) : 수많은 장군들 경수와 위수를 지켜도<br>將軍且莫破愁顔(장군차막파수안) : 장군들은 장차도 긴장한 얼굴 풀지 마시라<br><br>시요노아단(示獠奴阿段)-두보(杜甫)<br>요뇨 아단에게-두보(杜甫)<br>山木蒼蒼落日曛(산목창창낙일훈) : 나무는 검푸르고 지는 해에 어득하니<br>竹竿裊裊細泉分(죽간뇨뇨세천분) : 대통이 간들간들 가는 샘물 흘러내린다<br>郡人入夜爭餘瀝(군인입야쟁여력) : 고을 사람들 밤 들어 물 받기를 다투고<br>豎子尋源獨不聞(수자심원독부문) : 내 종도 물줄기 찾아 불러도 기척없구나<br>病渴三更廻白首(병갈삼경회백수) : 당뇨병이라 한밤에 머리 돌려 찾아도<br>傳聲一注濕靑雲(전성일주습청운) : 한 줄기 물소리 드려도 하늘만 적신다<br>曾驚陶侃胡奴異(증경도간호노리) : 도간의 종과는 다름에 놀라기도 하지만<br>怪爾常穿虎豹羣(괴이상천호표군) : 호랑이 소굴을 뚫고 다님이 이상하여라<br><br><br><br><br>희우(喜雨)-두보(杜甫)<br>기쁜 빗소리-두보(杜甫)<br>南國旱無雨(남국한무우) : 남쪽 지방 가물어 비소식 없다가<br>今朝江出雲(금조강출운) : 오늘 아침 강가에 구름이 이는구나<br>入空纔漠漠(입공재막막) : 공중에 들어 겨우 막막하더니<br>灑逈已紛紛(쇄형이분분) : 쇄아 소리내며 어지러이 내린다<br>巢燕高飛盡(소연고비진) : 둥지의 제비도 좋아라 높이 날고<br>林花潤色分(림화윤색분) : 숲 속 꽃에도 생기가 넘치는구나<br>晩來聲不絶(만내성부절) : 저녁에 돌아오니 소리 끊이지 않아<br>應得夜深聞(응득야심문) : 밤 깊으도 반가운 빗소리 들리겠구나<br><br><br>거촉(去蜀)-두보(杜甫)<br>촉을 떠나며-두보(杜甫)<br>五載客蜀郡(오재객촉군) : 오년 동안 촉 땅의 나그네<br>一年居梓州(일년거재주) : 일년 동안은 재주에 살았다<br>如何關塞阻(여하관새조) : 어찌하여 국경에 막혀<br>轉作瀟湘遊(전작소상유) : 전저나며 소상 땅을 다니는가<br>萬事已黃髮(만사이황발) : 만사는 이미 누렇게 늙어<br>殘生隨白鷗(잔생수백구) : 남은 인생 갈매기 따라 살리라<br>安危大臣在(안위대신재) : 나라의 안위 대신에게 달린 것<br>不必淚長流(부필누장류) : 반드시 길이 눈물 흘릴 필요없도다<br><br><br>문관군수하남하배(聞官軍收河南河北)-두보(杜甫)<br>관군이 하남하북을 수복한 소식을 듣고-두보(杜甫)<br>劍外忽傳收薊北(검외홀전수계배) : 검각산 밖에서 하남하북 수복 소식<br>初聞涕淚滿衣裳(초문체누만의상) : 처음 듣고는 눈물이 옷에 가득하여라<br>卻看妻子愁何在(각간처자수하재) : 돌아가 처자를 만나면 무슨 걱정일까<br>漫卷詩書喜欲狂(만권시서희욕광) : 아무렇게나 책 덮고 기뻐서 미칠 것 같아라<br>白首放歌須縱酒(백수방가수종주) : 흰머리로 노래하며 미친 듯 술을 마시며<br>靑春作伴好還鄕(청춘작반호환향) : 한창의 봄을 벗삼아 기분좋게 고향에 돌아가리라<br>卽從巴峽穿巫峽(즉종파협천무협) : 곧장 파협을 다라 무협을 뚫고 지나<br>便下襄陽向洛陽(편하양양향낙양) : 바로 양양으로 내려가 낙양을 향하리로다<br><br>객정(客亭)-두보(杜甫)<br>나그네 정자-두보(杜甫)<br>秋窓猶曙色(추창유서색) : 가을 창가는 아직 새벽<br>落木更高風(낙목경고풍) : 낙엽 진 나무에다 높은 바람 분다<br>日出寒山外(일출한산외) : 쓸쓸한 산 밖으로 해 뜨고<br>江流宿霧中(강류숙무중) : 묵은 안개 속으로 강물이 흐른다<br>聖朝無棄物(성조무기물) : 거룩한 조정에서 버릴 물건 없지마는<br>衰病已成翁(쇠병이성옹) : 늙고 병든 이 몸 이미 늙은이<br>多少殘生事(다소잔생사) : 남은 삶의 내일이 그 얼마이기에<br>飄零任轉蓬(표령임전봉) : 영락한 삶이 마음대로 구르는 쑥대 같구나<br><br><br>객야(客夜)-두보(杜甫)<br>나그네의 밤-두보(杜甫)<br>客睡何曾著(객수하증저) : 나그네 어찌 일찍 잠이오나<br>秋天不肯明(추천부긍명) : 가을날 날 밝기가 쉽지가 않도다<br>入簾殘月影(입렴잔월영) : 발 사이로 드는 새벽달 그림자<br>高枕遠江聲(고침원강성) : 높은 베개 너머로 멀리 강물소리<br>計拙無衣食(계졸무의식) : 처세에 어색하여 의식도 빈궁하여<br>途窮仗友生(도궁장우생) : 막다른 형편에 친구에게 빌붙었구나<br>老妻書數紙(노처서삭지) : 아내에게 부치는 몇 장의 편지<br>應悉未歸情(응실미귀정) : 응당 모두가 못돌아가는 사연이로다<br><br><br>강상치수여해세료단술(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두보(杜甫)<br>강 위에서-두보(杜甫)<br>爲人性僻耽佳句(위인성벽탐가구) : 위인이 괴벽하여 좋은 글귀 탐내어<br>語不驚人死不休(어부경인사부휴) : 시가 사람을 놀래키지 못하면 그치지 않으리라<br>老去詩篇渾漫與(노거시편혼만여) : 늙어가며 시편을 함부로 하여<br>春來花鳥莫深愁(춘내화조막심수) : 봄이 되어 꽃과 새를 봐도 깊이 생각지 않는구나<br>新添水檻供垂釣(신첨수함공수조) : 새로 난간에 물을 부어 낚시줄을 드리우고<br>故著浮槎替入舟(고저부사체입주) : 일부러 뗏목 붙여 배를 갈아 타는도다<br>焉得思如陶謝手(언득사여도사수) : 어찌 시상이 도연명과 사영운 같아<br>令渠述作與同遊(령거술작여동유) : 너를 글을 지으며 더불어 노니게 되었는가<br><br><br>복거(卜居)-두보(杜甫)<br>살 곳을 찾아-두보(杜甫)<br>浣花溪水水西頭(완화계수수서두) : 완화계곡, 개울물 서쪽편에<br>主人爲卜林塘幽(주인위복림당유) : 주인은 숲과 그윽한 못에 집을 지었다<br>所卽山郭少塵事(소즉산곽소진사) : 집터가 산성 밖이라 번거로운 일 적고<br>更有澄江銷客愁(경유징강소객수) : 게다가 맑은 물있어 나그네 근심 삭혀준다<br>無數蜻蜓齊上下(무삭청정제상하) : 무수한 잠자리들 위아래로 가지런히 날고<br>一雙꜒鶒對沈浮(일쌍계칙대침부) : 한 쌍의 뜸부기 서로 잠겼다 떳다한는구나<br>東行萬里堪乘興(동항만리감승흥) : 동으로 만리교로 가서 흥을 돋우려<br>須向山陰入小舟(수향산음입소주) : 자못 산음 지방을 향새 작은 배에 오른다<br><br><br>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7(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7)-두보(杜甫)<br>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br>男兒生不成名身已老(남아생부성명신이노) : 사나이로 성공 못하고 몸은 이미 늙어<br>三年飢走荒山道(삼년기주황산도) : 삼년동안을 거친 산길 굶으며 뛰어다녔도다<br>長安卿相多少年(장안경상다소년) : 장안의 재상들은 젊은이도 많은데<br>富貴應須致身早(부귀응수치신조) : 부귀의 자리는 반드시 일찍 차지해야 하노라<br>山中儒生舊相識(산중유생구상식) : 산중의 선비들 예부터 알았지만<br>但話宿昔傷懷抱(단화숙석상회포) : 지난 이야기 하자하니 속 마음만 아파라<br>嗚呼七歌兮悄終曲(오호칠가혜초종곡) : 아, 일곱 번째 노래라, 노래를 마치자니 쓸쓸하여라<br>仰視皇天白日速(앙시황천백일속) : 하늘을 쳐다보니 낮의 해는 빠르기도 하구나<br><br><br>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6(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6)-두보(杜甫)<br>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br>南有龍兮在山湫(남유룡혜재산추) : 남쪽에 용있으니 용추산에 있어<br>古木巃嵷枝相樛(고목롱종지상규) : 높다란 고목나무, 가지는 엉켰구나<br>木葉黃落龍正蟄(목섭황낙룡정칩) : 나뭇잎 누렇게 떨어지고 용이 서려있고<br>蝮蛇東來水上游(복사동내수상유) : 살무사가 동에서 와서 물에 놀고 있도다<br>我行怪此安敢出(아항괴차안감출) : 내가 괴상한 이곳에 가려 했으나 어찌 감히 나가랴<br>拔劍欲斬且復休(발검욕참차복휴) : 칼 뽑아 죽리려다 다시 그만 두었도다<br>嗚呼六歌兮歌思遲(오호륙가혜가사지) : 아, 여섯 번째 노래여 그 노래 지루하니<br>溪壑爲我廻春姿(계학위아회춘자) : 골짝에 나를 위해 봄의 자태 돌아오시라<br><br><br>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5(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5)-두보(杜甫)<br>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br>四山多風溪水急(사산다풍계수급) : 사방 산에 바람 잦고 골짝 물살 급한데<br>寒雨颯颯枯樹濕(한우삽삽고수습) : 차가운 비 몰아치니 잎 진 나무 다 젖는다<br>黃蒿古城雲不開(황호고성운부개) : 옛 성에는 쑥 시들고 구름도 개지 않고<br>白狐跳梁黃狐立(백호도량황호립) : 흰 여우 날뛰고 누런 여우 우뚝서 있구나<br>我生何爲在窮谷(아생하위재궁곡) : 나는 무엇하려 이 깊은 골짝에 살며<br>中夜起坐萬感集(중야기좌만감집) : 깊은 밤중 일어나 온갖 감상에 젖는가<br>嗚呼五歌兮歌正長(오호오가혜가정장) : 아, 다섯 번째 노래여 정말 지루하니<br>魂招不來歸故鄕(혼초부내귀고향) : 내 넋을 불러도 고향에 돌아가 오지를 않는구나<br><br><br>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4(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4)-두보(杜甫)<br>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br>有妹有妹在鍾離(유매유매재종리) : 누이들 있으나 종리 땅에 살아<br>良人早歿諸孤癡(량인조몰제고치) : 남편들 일찍 죽어 조카들은 어리도다<br>長淮浪高蛟龍怒(장회낭고교룡노) : 길고 긴 회수의 물결 높고 교룡은 노하여<br>十年不見來何時(십년부견내하시) : 십년 동안 보지도 못했는데 언제나 오나<br>扁舟欲往箭滿眼(편주욕왕전만안) : 조각배로 가보려도 화살이 눈앞에 가득<br>杳杳南國多旌旗(묘묘남국다정기) : 아득한 남방에는 군깃발 가득하여라<br>嗚呼四歌兮歌四奏(오호사가혜가사주) : 아, 네 번째 노래를 읊조리니<br>林猿爲我啼淸晝(림원위아제청주) : 숲 속 잔나비도 나를 위해 대낮에 울어준다<br><br><br>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3(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3)-두보(杜甫)<br>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br>有弟有弟在遠方(유제유제재원방) : 형제들 있지만 먼 곳에 있어<br>三人各瘦何人强(삼인각수하인강) : 셋이 모두 초라한데 누가 강한가<br>生別展轉不相見(생별전전부상견) : 생이별하여 떠돌아 서로 보지 못하니<br>胡塵暗天道路長(호진암천도노장) : 오랑캐 난리에 하늘 어둡고 길마저 멀도다<br>東飛鴐鵝後鶖鶬(동비가아후추창) : 동으로 기러기 날고 뒤에는 재두루미 나는데<br>安得送我置汝傍(안득송아치여방) : 어찌해야 너희들을 내 곁에 둘 수 있을까<br>嗚呼三歌兮歌三發(오호삼가혜가삼발) : 아, 세 번째 노래를 띄우나니<br>汝歸何處收兄骨(여귀하처수형골) : 너희들 어디서 돌아와 형의 뼈를 수습하랴<br><br><br>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2(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2)-두보(杜甫)<br>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br>長鑱長鑱白木柄(장참장참백목병) : 길고 흰 나무 자루 삽이여<br>我生託子以爲命(아생탁자이위명) : 나는 너 때문에 살고 있도다<br>黃獨無苗山雪盛(황독무묘산설성) : 산에 눈이 많아 황독초 싹도 없고<br>短衣數挽不掩脛(단의삭만부엄경) : 옷이 짧아 당겨봐도 정정이도 못가린다<br>此時與子空歸來(차시여자공귀내) : 이러한 때 너를 쥐고 빈손으로 돌아온다<br>男呻女吟四壁靜(남신녀음사벽정) : 사방은 고요한데 아들 딸들 신음한다<br>嗚呼二歌兮歌始放(오호이가혜가시방) : 아, 두 번째 노래를 읊어보나니<br>閭里爲我色惆悵(여리위아색추창) : 이웃들도 나 때문에 얼굴빛이 추창하다<br><br>녹두산(鹿頭山)-두보(杜甫)<br>녹두산-두보(杜甫)<br>鹿頭何亭亭(녹두하정정) : 녹두산이 어찌나 높은지<br>是日慰飢渴(시일위기갈) : 오늘에야 주림과 갈증을 면하겠도다<br>連山西南斷(연산서남단) : 연이은 봉우리 서남쪽에서 끊어지고<br>俯見千里豁(부견천리활) : 천리 널따란 땅을 굽어볼 수 있도다<br>遊子出京華(유자출경화) : 나그네 서울 떠나서<br>劍門不可越(검문부가월) : 검문산을 넘지 못한다 하니<br>及茲險阻盡(급자험조진) : 여기서부터는 험하고 막힌 바 없어<br>始喜原野濶(시희원야활) : 비로서 평야의 훤함에 기뻐지는구나<br>殊方昔三分(수방석삼분) : 이 지방은 옛날 셋으로 나누어져<br>霸氣曾間發(패기증간발) : 일찍이 패왕의 기운이 간간이 있었지만<br>天下今一家(천하금일가) : 지금은 천하가 한 가족이 되었도다<br>雲端失雙關(운단실쌍관) : 구름 끝 험한 두 관문 없는 듯하여<br>悠然想揚馬(유연상양마) : 아득히 양웅과 사마상여 생각하노라<br>繼起名硉兀(계기명률올) : 잇달아 일어난 이름난 사람들<br>有文令人傷(유문령인상) : 그 문장 있어 사람들 상심케 하는구나<br>何處埋爾骨(하처매이골) : 그 어디에 그대들의 뼈가 묻혀있는가<br>紆餘脂膏地(우여지고지) : 넓고 기름진 고장들<br>慘澹豪俠窟(참담호협굴) : 참담한 호걸들의 고장이로다<br>仗鉞非老臣(장월비노신) : 노숙한 신하가 다스리지 않았다면<br>宣風豈專達(선풍개전달) : 어진 풍속이 어찌 이루어졌겠는가<br>冀公柱石姿(기공주석자) : 기공은 주춧돌같은 자질이어서<br>論道邦國活(논도방국활) : 도덕을 논하며 나라를 살리고 있다<br>斯人亦何幸(사인역하행) : 이런 분이 또한 어찌 다행하지 않으리오<br>公鎭踰歲月(공진유세월) : 기공께서 부임한지 한 해가 넘어가는구나<br><br><br>법경사(法鏡寺)-두보(杜甫)<br>법경사-두보(杜甫)<br>身危適他州(신위적타주) : 신변이 위험하여 다른 고을로 떠나니<br>勉强終勞苦(면강종노고) : 억지로 가는지라 수고롭고 고통스럽다<br>神傷山行深(신상산항심) : 산길이 너무 깊어 정신이 아찔하고<br>愁破崖寺古(수파애사고) : 오래된 벼랑의 절에 걱정을 사라진다<br>嬋娟碧蘚淨(선연벽선정) : 아름다운 파란 이끼 고요하고<br>蕭摵寒籜聚(소색한탁취) : 선들거리는 차가운 대 꺼풀 모인다<br>回回山根水(회회산근수) : 휘돌아 흐르는 산 아래 물<br>冉冉松上雨(염염송상우) : 부드럽게 떨어지는 소나무 아래 빗물<br>洩雲蒙淸晨(설운몽청신) : 피어나는 구름 이는 맑은 새벽<br>初日翳復吐(초일예복토) : 돋아오르는 해가 어둠 속에서 빛을 토한다<br>朱甍半光炯(주맹반광형) : 붉은 기와 반쯤 빛나고<br>戶牖粲可數(호유찬가삭) : 창문이 환하여 문살도 헤아릴 수 있도다<br>拄策忘前期(주책망전기) : 지팡이 짚고서 갈 기약 잊었는데<br>山蘿已亭午(산나이정오) : 산 다래숲 나서니 이니 대낮이로다<br>冥冥子規叫(명명자규규) : 어둑한 곳에서 소쩍새 울음소리<br>微徑不敢取(미경부감취) : 희미한 오솔길을 감히 찾지 못한다<br><br>발진주(發秦州)-두보(杜甫)<br>진주를 떠나며-두보(杜甫)<br>我衰更懶拙(아쇠경나졸) : 늙은데다가 게을러서<br>生事不自謀(생사부자모) : 생계를 꾸리지도 못한다<br>無食問樂土(무식문낙토) : 먹을 것 하나 없어 낙원 찾고<br>無衣思南州(무의사남주) : 입을 것 하나 없어 남쪽 고을 생각한다<br>漢源十月交(한원십월교) : 한수의 발원지라 시월이라도<br>天氣如涼秋(천기여량추) : 날씨는 서늘한 가을이도다<br>草木未黃落(초목미황낙) : 초목은 아직 시들어 지지 않은데<br>況聞山水幽(황문산수유) : 게다가 그윽한 물소리 들려온다<br>栗亭名更嘉(율정명경가) : 율정이란 이름이 더욱 좋고<br>下有良田疇(하유량전주) : 아래에는 기름진 밭이 있도다<br>充腸多薯蕷(충장다서여) : 배를 채워줄 마가 많고<br>崖蜜亦易求(애밀역역구) : 벼랑에는 꿀을 구하기도 쉽도다<br>密竹復冬笋(밀죽복동순) : 빽빽한 대숲에는 다시 겨울 죽순도 있고<br>淸池可方舟(청지가방주) : 맑은 못에는 배도 띄울 수 있도다<br>雖傷旅寓遠(수상려우원) : 비록 더부살이 멀어 마음 상하나<br>庶遂平生遊(서수평생유) : 한평생 노닐 것은 찾은 셈이로다<br>此邦俯要衝(차방부요충) : 이 고장 요새를 내려다보니<br>實恐人事稠(실공인사조) : 실은 인사가 번거로워 두려워진다<br>應接非本性(응접비본성) : 응대하는 일 본래 마음에 맞지 않아<br>登臨未銷憂(등림미소우) : 올라가 바라보아도 근심을 못삭인다<br>谿谷無異石(계곡무리석) : 골짜기에는 기이한 바위 하나 없고<br>塞田始微收(새전시미수) : 변방의 땅이라 수확도 적도다<br>豈復慰老夫(개복위노부) : 어찌하여야 늙은 나를 위로하나<br>惘然難久留(망연난구류) : 망연하여 오래도록 머물지 못하고<br>日色隱孤戍(일색은고수) : 햇빛은 외로운 수자리를 감추어버린다<br>烏啼滿城頭(오제만성두) : 우짖는 까마귀 성머리에 가득하고<br>中宵驅車去(중소구거거) : 한밤에 수레 몰고 떠나<br>飮馬寒塘流(음마한당류) : 차가운 못물을 말에게 먹인다<br>磊落星月高(뇌낙성월고) : 말똥말똥한 별과 달은 높기만 한데<br>蒼茫雲霧浮(창망운무부) : 창망히 피어난 구름과 안개 떠있다<br>大哉乾坤內(대재건곤내) : 크기도 하여라, 하늘과 땅이여<br>吾道長悠悠(오도장유유) : 나의 도는 길이 아득하여라<br><br><br>만목비생사(滿目悲生事)-두보(杜甫)<br>눈에 가득 슬픈 인생사-두보(杜甫)<br>滿目悲生事(만목비생사) : 눈에 가득한 슬픈 인생사<br>因人作遠遊(인인작원유) : 인간사에 멀리 떠나 사노라<br>遲廻度隴怯(지회도롱겁) : 천천히 농 땅 건너 두려워<br>浩蕩及關愁(호탕급관수) : 호탕하게 변방에 오니 근심스럽다<br>水落魚龍夜(수낙어룡야) : 강물 빠진 어룡천의 밤<br>山空鳥鼠秋(산공조서추) : 빈 산의 조서산의 가을이로다<br>西征問烽火(서정문봉화) : 서쪽으로 와서 봉화불을 물으니<br>心折此淹留(심절차엄류) : 마음이 쪼개져 이곳에 머무노라<br><br>숙찬공방(宿贊公房)-두보(杜甫)<br>찬공방에 묵으며-두보(杜甫)<br>杖錫何來此(장석하내차) : 석장 짚고 언제 여기 오셨는가<br>秋風已颯然(추풍이삽연) : 가을바람 이미 을씨년스러워라<br>雨荒深院菊(우황심원국) : 깊숙한 절집 국화, 비맞아 황량하고<br>霜倒半池蓮(상도반지련) : 연못에 절반이나 되는 연꽃이 서리에 꺽였소<br>放逐寧違性(방축녕위성) : 내쫓겨진들 어찌 본성이야 어기리오<br>虛空不離禪(허공부리선) : 빈 마음이라 참선에서 떠나지 않는다오<br>相逢成夜宿(상봉성야숙) : 서로 만나 밤잠을 같이 자니<br>隴月向人圓(롱월향인원) : 농 땅의 달이 사람을 향하여 둥글기도 하다<br><br><br>공낭(空囊)-두보(杜甫)<br>빈 주머니-두보(杜甫)<br>翠柏苦猶食(취백고유식) : 푸른 잣잎은 써나 먹을 수 있고<br>晨霞高可餐(신하고가찬) : 새벽 노을 높아도 먹을 수 있도다<br>世人共鹵奔(세인공로분) : 세상 인심들 어수선하니<br>吾道屬艱難(오도속간난) : 나의 길도 곤궁한 처지로다<br>不爨井晨凍(부찬정신동) : 우물물 얼어 밥도 못짓고<br>無衣牀夜寒(무의상야한) : 의복이 없어 참상의 밤은 차갑도다<br>囊空恐羞澀(낭공공수삽) : 주머니 비면 부끄럽고 곤란할까<br>留得一錢看(유득일전간) : 한 푼만 남겨두고 있노라<br><br>의골항(義鶻行)-두보(杜甫)<br>보라매를 노래하다-두보(杜甫)<br>陰崖二蒼鷹(음애이창응) : 응달 낭떠러기에 두 검은 보라내<br>養子黑柏顚(양자흑백전) : 시켜먼 잣나무 꼭대기에 새끼를 친다<br>白蛇登其巢(백사등기소) : 하얀 구렁이가 그 둥지에 올라<br>呑噬姿朝餐(탄서자조찬) : 닦치는 대로 삼켜 아침밥으로 씹어먹었다<br>雄飛遠求食(웅비원구식) : 수컷은 멀리 먹이 구하러 날아가고<br>雌者鳴辛酸(자자명신산) : 암컷만 울부짖으며 고생하며 싸웠다<br>力强不可制(력강부가제) : 힘들여 강제하여 보나 막아내지 못해<br>黃口無半存(황구무반존) : 노오란 입의 새끼들 반만 살아 남았다<br>其父從西歸(기부종서귀) : 그 애비 서쪽에서 돌아와<br>翻身入長煙(번신입장연) : 몸을 돌이켜 먼 이내속으로 들어갔다<br>斯須領健鶻(사수령건골) : 이에 곧 사나운 보라매 거느리고 돌아와<br>痛憤寄所宣(통분기소선) : 분하고 원통하여 마땅한 곳 기다려서<br>斗上捩孤影(두상렬고영) : 우뚝 하늘로 올라 외로운 그림자 비튼다<br>噭哮來九天(교효내구천) : 으르렁 포효하며 높은 하늘에서 내려오니<br>修鱗脫遠枝(수린탈원지) : 비늘 달린 궁렁이가 나무꼭대기에서 벗겨져<br>巨顙拆老拳(거상탁노권) : 꺼다란 이마가 익숙한 발톱에 잘라진다<br>高空得蹭蹬(고공득층등) : 높은 공중에서 맥을 추지 못해<br>短草辭蜿蜒(단초사완연) : 짧은 풀에서처럼 설설 다닐 수가 없었다<br>折尾能一掉(절미능일도) : 동강 난 꼬리는 한번 흔들지도 못하고<br>飽腸皆已穿(포장개이천) : 포식한 창자는 이미 구멍이 뚫리었다<br>生雖滅衆雛(생수멸중추) : 살아서는 새끼들 먹어 없앴지만<br>死亦垂千年(사역수천년) : 죽어서는 천년에 교훈을 남겼도다<br>物情有報復(물정유보복) : 물정에는 주고받는 보복이 있어<br>快意貴目前(쾌의귀목전) : 통쾌한 마음 눈앞에서 귀하기도하다<br>茲實鷙鳥最(자실지조최) : 보라매는 새중에서 정말 사나운데<br>急難心炯然(급난심형연) : 남의 급함을 구하는 마음은 이리도 밝도다<br>功成失所往(공성실소왕) : 공을 세우고 아무 미련도 없으니<br>用舍何其賢(용사하기현) : 나가고 물러섬이 어찌 그리도 어진가<br>近經潏水湄(근경휼수미) : 근래에 휼수 가를 지나다가<br>此事樵夫傳(차사초부전) : 이 이야기 나뭇꾼에서 전해 듣고<br>飄蕭覺素髮(표소각소발) : 쓸쓸히 늙어 흰머리 된 것 알았도다<br>凜欲衝儒冠(늠욕충유관) : 그 늠름함에 망건 밖으로 머리털이 뻗친다<br>人生許與分(인생허여분) : 인생이 남에게 마음을 나눔이<br>只在顧盼間(지재고반간) : 다만 서로 돌아보는 사이에 있도다<br>聊爲義鶻行(료위의골항) : 애오라지 의로운 보라매의 노래 지어<br>用激壯士肝(용격장사간) : 장사의 의협심을 불러 일으키련다<br><br><br>구일남전최씨장(九日藍田崔氏莊)-두보(杜甫)<br>구일 남전 최시 별장에서-두보(杜甫)<br>老去悲秋强自寬(노거비추강자관) : 늙어가지 서글픈 가을 억지로 덤덤하렸더니<br>興來今日盡君歡(흥내금일진군환) : 흥이 난 오늘, 그대와 함께 기쁨을 다하도다<br>羞將短髮還吹帽(수장단발환취모) : 짧아진 머리에 모자가 벗어질까 부끄러워<br>笑倩傍人爲正冠(소천방인위정관) : 웃으며 옆 사람에게 모자 고쳐달라 부탁한다<br>藍水遠從千澗落(남수원종천간낙) : 남수는 이득히 천리 먼 골짜기에서 떨어지고<br>玉山高竝兩峯寒(옥산고병량봉한) : 옥산은 높아 두봉오리와 차갑게 나란하다<br>明年此會知許健(명년차회지허건) : 명년의 이 모임에는 누가 건강히 남아있을지<br>醉把茱萸仔細看(취파수유자세간) : 취하여 수유를 손에 잡고 자세히도 살펴본다<br><br>대운사찬공방사수2(大雲寺贊公房四首2)-두보(杜甫)<br>대운사 찬공방 사수-두보(杜甫)<br>細軟靑絲履(세연청사리) : 가늘고 부드러운 청색 비단 신<br>光明白疊巾(광명백첩건) : 윤기나는 흰 명주 손수건이로다<br>深藏供老宿(심장공노숙) : 깊이 간직한 늙은 스님 것인데<br>取用及吾身(취용급오신) : 받아서 입어서 내 몸에 걸치었도다<br>自顧轉無趣(자고전무취) : 스스로 생각해봐도 멋이란 없는데<br>交情何尙新(교정하상신) : 사귀는 정분은 어찌하여 새로운가<br>道林才不世(도림재부세) : 도림은 세상에 드문 스님<br>惠遠德過人(혜원덕과인) : 혜원의 덕망 세상사람과 다르도다<br>雨瀉暮簷竹(우사모첨죽) : 저무는 추녀 밑 대나무에 비가 쏟아지고<br>風吹春井芹(풍취춘정근) : 바람은 우물가 미나리에 불어온다<br>天陰對圖畫(천음대도화) : 날이 어둑하여 벽그림을 대하니<br>最覺潤龍鱗(최각윤룡린) : 새삼 그림 속 용비늘이 젖었는가 한다<br><br>비진도(悲陳陶)-두보(杜甫)<br>진도를 슬퍼하며-두보(杜甫)<br>孟冬十郡良家子(맹동십군량가자) : 초겨울 열 고을 양가집 자제들<br>血作陳陶澤中水(혈작진도택중수) : 죽은 피가 진도의 못과 우물이 되었도다<br>野曠天淸無戰聲(야광천청무전성) : 맑은 하늘 휑한 들판, 싸움 소리 하나 없이<br>四萬義軍同日死(사만의군동일사) : 사 만 의로운 군사 한 날에 죽었도다<br>羣胡歸來雪洗箭(군호귀내설세전) : 오랑캐들 몰려와 피묻은 화살 씻어내리며<br>仍唱夷歌飮都市(잉창이가음도시) : 오랑캐노래 불러대며, 서울에서 마셔댄다<br>都人廻面向北啼(도인회면향배제) : 서울사람들 고개 돌려 북쪽 향사여 울어대며<br>日夜更望官軍至(일야경망관군지) : 밤낮으로 다시 관군이 오기를 갈망하는구나<br><br><br>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두보(杜甫)<br>서울서 봉선현에 이르며 읊은 오백자-두보(杜甫)<br>杜陵有布衣(두능유포의) : 두릉의 벼슬 못한 사람<br>老大意轉拙(노대의전졸) : 늙어갈수록 마음은 치졸하다<br>許身一何愚(허신일하우) : 몸가짐이 어찌 그리도 우직하여<br>竊比稷與契(절비직여글) : 순임금의 직과 설에 비겨보다<br>居然成濩落(거연성호낙) : 거연히 어그러지고 말았도다<br>白首甘契濶(백수감글활) : 백수로 가난을 무던히 여기고<br>蓋棺事則已(개관사칙이) : 관뚜껑을 덮으면 일이 끝나건만<br>此志常覬豁(차지상기활) : 이러한 마음 언제나 가득하다<br>窮年憂黎元(궁년우려원) : 평생토록 민생을 근심하고<br>歎息腸內熱(탄식장내열) : 탄식하며 속을 태우며 산다<br>取笑同學翁(취소동학옹) : 같은 동기들 노인 비웃음 받아도<br>浩歌彌激烈(호가미격렬) : 호탕히 노래하며 더욱 우쭐하다<br>非無江海志(비무강해지) : 실없는 세상 떠나 살고 싶은 생각<br>蕭灑送日月(소쇄송일월) : 후련히 세월 보내고도 싶었도다<br>生逢堯舜君(생봉요순군) : 살아서 요와 순의 세상 만날까<br>不忍便永訣(부인편영결) : 차마 죽을 수가 없었도다<br>當今廊廟具(당금낭묘구) : 지금의 조정에 자리가 갖추어져<br>構厦豈云缺(구하개운결) : 큰 나라를다스림에 결함이 있으랴만<br>葵藿傾太陽(규곽경태양) : 해바라기 태양을 향하는 것처럼<br>物性固難奪(물성고난탈) : 성품이야 빼앗을 수 없도다<br>顧惟螻蟻輩(고유루의배) : 돌아보면, 개미와 같은 무리들<br>但自求其穴(단자구기혈) : 다만 자기들 구멍이나 찾는구나<br>胡爲慕大鯨(호위모대경) : 어찌 큰 고래를 사모하여<br>輒擬偃溟渤(첩의언명발) : 겁도 없이 넓은 바다를 생각하리<br>以茲悟生理(이자오생리) : 이러한 데서 삶의 이치 깨닭아<br>獨恥事干謁(독치사간알) : 혼자 아첨하는 취직 운동 부끄러워한다<br>兀兀遂至今(올올수지금) : 이럭저럭 마침내 오늘에 이르러도록<br>忍爲塵埃沒(인위진애몰) : 티끌같은 삶을 살아왔도다<br>終愧巢與由(종괴소여유) : 결국 보부와 허유에게 부끄러우나<br>未能易其節(미능역기절) : 아직은 절개를 바꾸지 못한다<br>沈飮聊自遣(침음료자견) : 거나하게 술이나 마시고 스스로 뜻을 펴<br>放歌破愁絶(방가파수절) : 마음대로 노래하니 시름이 끊어지는구나<br>歲暮百草零(세모백초령) : 해는 저물고 온갖 풀은 시드는데<br>疾風高岡裂(질풍고강렬) : 모진 바람에 높은 언덕마저 찥어진다<br>天衢陰崢嶸(천구음쟁영) : 하늘은 어둑하고 높기만한대<br>客子中夜發(객자중야발) : 나그네 한밤에 길을 떠난다<br>霜嚴衣帶斷(상엄의대단) : 서릿발이 사나워 허릿끈이 끊어지고<br>指直不能結(지직부능결) : 손이 곱아 매듭을 짓지 못한다<br>凌晨過驪山(능신과려산) : 새벽이 되어 여산을 지나는데<br>御榻在嵽嵲(어탑재체얼) : 임금의 의자가 높게 놓여있었다<br>蚩尤塞寒空(치우색한공) : 호위하는 깃발 차가운 하늘 가리고<br>蹴踏崖谷滑(축답애곡골) : 밟은 길은 골짜기까지 미그럽다<br>瑤池氣鬱律(요지기울률) : 온천에는 더운 기운 서리어있고<br>羽林相摩戛(우림상마알) : 임금님 모시는 친위대의 창 부짖는 소리<br>君臣留歡娛(군신류환오) : 임금님과 신하가 같이 머물며 즐거운데<br>樂動殷膠葛(낙동은교갈) : 풍악소리 은은히 울려퍼진다<br>賜浴皆長纓(사욕개장영) : 목욕을 허가받은이 모두가 고관들<br>與宴非短褐(여연비단갈) : 잔치를 함께한 사람들에는 평민은 없도다<br>彤庭所分帛(동정소분백) : 대궐에서 내리는 비단들<br>本自寒女出(본자한녀출) : 본래는 가난집안 아낙에서 나온것이로다<br>鞭撻其夫家(편달기부가) : 그 남편을 채직질하여<br>聚斂貢城闕(취렴공성궐) : 긁어모야 대궐에 바친 것이다<br>聖人筐篚恩(성인광비은) : 임금님이 광주리에 넣어준 은혜는<br>實願邦國活(실원방국활) : 실은 나라를 살리려는 소망이로다<br>臣如忽至理(신여홀지리) : 신하가 지극한 이치를 소홀히 한다면<br>君豈棄此物(군개기차물) : 임금님이 어찌 이를 저버리겠습니까<br>多士盈朝廷(다사영조정) : 많은 선비들이 조정에 가득하니<br>仁者宜戰慄(인자의전률) : 어진 사람들이라면 마땅히 전율해야 한다<br>況聞內金盤(황문내금반) : 하물며 대궐의 황금소반은<br>盡在衛霍室(진재위곽실) : 모두가 인척들의 집에 가 있도다<br>中堂有神仙(중당유신선) : 안 마루에는 노래하는 미희들 있어<br>煙霧蒙玉質(연무몽옥질) : 안개 같은 비단옷 옥같은 살을 가리운다<br>煖客貂鼠裘(난객초서구) : 손님을 따뜻하게 해주는 값진 털옷<br>悲管逐淸瑟(비관축청슬) : 구성진 악기소리 맑은 거문고에 맞춘다<br>勸客駝蹄羹(권객타제갱) : 낙타 발굽 국으로 손님을 대접하고<br>霜橙壓香橘(상등압향귤) : 서리 맞은 등자 향기로운 귤들이 가득하다<br>朱門酒肉臭(주문주육취) : 고관들의 문에는 술과 고기 썪는 냄새<br>路有凍死骨(노유동사골) : 길가에는 얼어죽은 해골들이 나딩군다<br>榮枯咫尺異(영고지척리) : 영화로움과 말라죽은 것이 지척 사이로 다르니<br>惆悵難再述(추창난재술) : 너무나 서글퍼 다디 적기가 어렵도다<br>北轅就涇渭(배원취경위) : 수레를 북으로 돌려 경수와 위수로 나아가<br>官渡又改轍(관도우개철) : 공설 나루터에 또 배를 바궈 탄다<br>羣水從西下(군수종서하) : 몰려오는 물은 서쪽에서 쏟아져 내려와<br>極目高崒兀(극목고줄올) : 끝간데 없이 바라보니 높이도 흘러간다<br>疑是崆峒來(의시공동내) : 아마도 동공산에서 내려오는 듯하니<br>恐觸天柱折(공촉천주절) : 하늘의 기둥에 닿아 꺾어질까 두려웠다<br>河梁幸未拆(하량행미탁) : 다행히도 다리는 꺾어지지 않은채<br>枝撑聲窸窣(지탱성실솔) : 떠받친 기둥이 삐걱거린다<br>行李相攀援(항리상반원) : 나그네 서로 붙잡고 건너는데<br>川廣不可越(천광부가월) : 강이하도 넓어서 건널 수가 없었다<br>老妻寄異縣(노처기리현) : 늙은 아내가 이미 다른 고을에 사는지라<br>十口隔風雪(십구격풍설) : 열 식구가 바람과 눈 때문에 떨어져 사는구나<br>誰能久不顧(수능구부고) : 누가 능히 오래도록 돌보지 않으리오<br>庶往共饑渴(서왕공기갈) : 가서 굶주림을 함께 하기를 원하노라<br>入門聞號咷(입문문호도) : 문에 들어서니 울부짓는 소리 들리는데<br>幼子餓已卒(유자아이졸) : 어린 아이가 굷어서 이미 죽었다 하는구나<br>吾寧捨一哀(오녕사일애) : 내 어찌 애닲아함을 외면하리<br>里巷亦嗚咽(리항역오인) : 마을 사람들도 오열하고 있었다<br>所愧爲人父(소괴위인부) : 아비가 되어 부끄러운 바는<br>無食致夭折(무식치요절) : 먹이지 못해 요절하게 했다는 것이로다<br>豈知秋禾登(개지추화등) : 어찌 가을 곡식이 익어감을 몰랐던가<br>貧窶有倉卒(빈구유창졸) : 가난과 구차함이 창졸간에 닥쳤도다<br>生常免租梲(생상면조탈) : 나는 항상 세금이라도 면제받고<br>名不隸征伐(명부예정벌) : 병적에도 오르지 않아 징벌도 되지 않았다<br>撫跡猶酸辛(무적유산신) : 이 내 몸 어루만져도 쓰라리고 고생스럽다<br>平人固騷屑(평인고소설) : 평민들이야 처음부처 처량하노니<br>黙思失業徒(묵사실업도) : 직업 잃은 많은 사람들 생각해 보고<br>因念遠戍卒(인념원수졸) : 멀리 전쟁나간 사람들도 생각해본다<br>憂端齊終南(우단제종남) : 남산만큼이나 높은 근심의 실마리<br>澒洞不可掇(홍동부가철) : 골짜기를 흐르듯하는 끝없는 생각 거칠수가 없도다.<br><br>증이백(贈李白)-두보(杜甫)<br>이백에게-두보(杜甫)<br>秋來相顧尙飄蓬(추래상고상표봉) : 가을이 와도 떠도는 신세인데<br>未就丹砂塊葛洪(미취단사괴갈홍) : 단사를 못찾아 갈홍에 부끄럽다<br>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통음, 광가하며 헛 세월 보내며<br>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세차게 돌아다님은 누구 위한 호기인지<br><br><br>제장씨은거1(題張氏隱居1)-두보(杜甫)<br>장씨 은거에 제하다-두보(杜甫)<br>春山無伴獨相求(춘산무반독상구) : 봄산을 친구 없이 혼자 찾으니<br>代木丁丁山更幽(대목정정산경유) : 나무 베는 소리에 산이 더욱 그윽하다<br>澗道餘寒歷冰雪(간도여한력빙설) : 개울길 남은 추위, 눈과 얼음 밟고 지나니<br>石門斜日到林丘(석문사일도림구) : 돌문에 기우는 해, 숲 언덕에 이르렀다<br>不貪夜識金銀氣(부탐야식금은기) : 탐하니 않으니 밤에도 은과 금의 기운 알아<br>遠害朝看麋鹿遊(원해조간미녹유) : 해칠 마음 없으니 아침 노루와 사슴 노는 것 본다<br>乘興杳然迷出處(승흥묘연미출처) : 흥에 취해 아득하여 나갈 곳을 몰라<br>對君疑是泛虛舟(대군의시범허주) : 그대를 보게 되니 신선의 빈배 탄 듯 하도다<br><br><br>백우집항(百憂集行)-두보(杜甫)<br>온갖 근심 다 모여-두보(杜甫)<br>憶年十五心尙孩(억년십오심상해) : 생각해보면, 열다섯 나이에 그저 어린아이<br>健如黃犢走復來(건여황독주복내) : 거센 황소의 송아지처럼 달음질치며 다녔다<br>庭前八月梨棗熟(정전팔월리조숙) : 팔월 앞마당에 배와 대추 익어가면<br>一日上樹能千廻(일일상수능천회) : 하루에도 천번이나 나무에 오르내렸도다<br>卽今倏忽已五十(즉금숙홀이오십) : 지금은 어느덧 쉰살이 넘어서<br>坐臥只多少行立(좌와지다소항립) : 앉거나 눕기에 바쁘고 서는 일은 드물도다<br>强將笑語供主人(강장소어공주인) : 억지로 집주인과 우스갯소리 나누며<br>悲見生涯百憂集(비견생애백우집) : 평생의 온갖 근심들 슬피 살펴보는구나<br>入門依舊四壁空(입문의구사벽공) : 대문에 들어서면 여전히 사방 벽은 비어있고<br>老妻覩我顔色同(노처도아안색동) : 늙은 아내가 나를 보나 얼굴빛은 같도다<br>癡兒不知父子禮(치아부지부자례) : 어리석은 아이는 부자간의 예의도 모른 채<br>叫怒索飯啼門東(규노색반제문동) : 성내며 소리치고 밥을 찾아 부엌에서 울어대는구나<br><br><br>억석2(憶昔2)-두보(杜甫)<br>옛날을 그리며-두보(杜甫)<br>憶昔開元全盛日(억석개원전성일) : 옛 개원의 전성시대를 생각해보니<br>小邑猶藏萬家室(소읍유장만가실) : 작은 고을에 일 만여 가구가 있었습니다<br>稻米流脂粟米白(도미류지속미백) : 입쌀은 기름지고 좁쌀은 희고<br>公私倉廩俱豐實(공사창름구풍실) : 관청과 개인 집의 창고가 가득했었습니다<br>九州道路無豺虎(구주도노무시호) : 온 천하 길가에 시랑이와 호랑이도 없고<br>遠行不勞吉日出(원항부노길일출) : 먼 길 떠나도 날 가리는 수고 하지 않았습니다<br>齊紈魯縞車班班(제환노호거반반) : 제 땅과 노 땅의 비단을 수레마다 싣고<br>男耕女桑不相失(남경녀상부상실) : 남자는 밭갈고 여자는 양잠 일 때를 잃지 않았습니다<br>宮中聖人奏雲門(궁중성인주운문) : 궁중에서 임금님은 운문악을 연주하시고<br>天下朋友皆膠漆(천하붕우개교칠) : 천하의 친구들은 아교처럼 붙어 친히 지냈습니다<br>百餘年間未灾變(백여년간미재변) : 백여년간 재앙이나 변란이 전혀 없었고<br>叔孫禮樂蕭何律(숙손례낙소하률) : 숙손의 예악과 소하의 법률로만 다스려셨습니다<br>豈聞一絹直萬錢(개문일견직만전) : 어찌 한 필 비단이 만금이란 소리 듣고<br>有田種穀今流血(유전종곡금류혈) : 종자 곡식에 지금처럼 피 흐르는 논이 있었겠습니까<br>洛陽宮殿燒焚盡(낙양궁전소분진) : 낙양 궁궐은 풀타 없어지고<br>宗廟新除狐ꟙ穴(종묘신제호토혈) : 종묘에는 새로이 여우와 토끼굴 생겼습니다<br>傷心不忍問耆舊(상심부인문기구) : 마음이 아파 차마 노인들에게 묻지 못하니<br>復恐初從亂離說(복공초종난리설) : 처음 난리따라 떠돈 이야기가 다시 두렵습니다<br>小臣魯鈍無所能(소신노둔무소능) : 저 못난 신하 어리석고 둔하여 무능하면서<br>朝廷記識蒙祿秩(조정기식몽녹질) : 조정에 어리섞게도 벼슬을 하였습니다<br>周宣中興望我皇(주선중흥망아황) : 주나라 중흥한 것 알리어 우리 임금님께 바라며<br>灑淚江漢身衰疾(쇄누강한신쇠질) : 노쇠하고 병든 이몸은 강한에 눈물을 뿌리옵니다<br><br><br>견우직녀(牽牛織女)-두보(杜甫)<br>견우와 직녀-두보(杜甫)<br>牽牛出河西(견우출하서) : 견우성 은하수 서쪽에 떠고<br>織女處其東(직녀처기동) : 직녀성은 그 동쪽에 있구나<br>萬古永相望(만고영상망) : 만고의 세월 영원히 바라보다<br>七夕誰見同(칠석수견동) : 칠석날에 같이 하는 것을 누가 보았나<br>神光竟難候(신광경난후) : 신비한 빛을 알기 어려우니<br>此事終朦朧(차사종몽롱) : 이 일은 끝내 몽롱하기만 하여라<br>颯然積靈合(삽연적령합) : 삽상하게 신령한 기운 쌓여<br>何必秋遂通(하필추수통) : 하필 가을에야 서로 만나는가<br>亭亭新粧立(정정신장입) : 정정하게 새로 단장한채로 서서<br>龍駕具層空(용가구층공) : 화려한 수레가 공중에 갖춰있구나<br>世人亦爲爾(세인역위이) : 세상사람들도 직녀 위하여<br>祈請走兒童(기청주아동) : 빌고 청하느라 아이들을 분주게 한다<br>稱家隨豊儉(칭가수풍검) : 부유하고 가난함에 따르고<br>白屋達公宮(백옥달공궁) : 백성들에서 궁궐 사람들에 까지 이른다<br>膳夫翼堂殿(선부익당전) : 선부 익당전에서는<br>鳴玉凄房櫳(명옥처방롱) : 차가운 방에 옥패물 소리 울린다<br>曝衣遍天下(폭의편천하) : 옷 말리려 천하에 두루 펼치고<br>曳月揚微風(예월양미풍) : 달 끌어드리려 가는 바람 일으킨다<br>蛛絲小人態(주사소인태) : 거미줄 같은 소인배들의 교태로<br>曲綴瓜果中(곡철과과중) : 과일나무 속에 거미줄을 엮어놓는다<br><br><br>전출새3(前出塞3)-두보(杜甫)<br>전출새-두보(杜甫)<br>磨刀嗚咽水(마도오열수) : 오열수에서 칼을 가는데<br>手赤刃傷乎(수적인상호) : 손이 붉어지니 칼날에 찔린 것인가<br>欲輕腸斷聲(욕경장단성) : 고통을 줄이려 단장의 외마디 소리<br>心緖亂已久(심서난이구) : 마음은 심란해진지 이미 오래다<br>丈夫誓許國(장부서허국) : 대장부 한 몸 나라에 바치기를 서약하니<br>憤惋復何有(분완부하유) : 분하고 원망함이 어찌 다시 있을 손가<br>功名圖麒麟(공명도기린) : 공명이 기린각에 그려지기 바라며<br>戰骨當速朽(전골당속후) : 전장에 남겨진 뼈골이 급히도 썩어간다<br><br><br><br><br>전출새2(前出塞2)-두보(杜甫)<br>전출새-두보(杜甫)<br>出門日已遠(출문일이원) : 문을 나서니 날은 길어도<br>不受徒旅欺(불수도여기) : 길 떠나는 피곤함도 모르겠다<br>骨肉恩豈斷(골육은기단) : 가족들 은혜를 어찌 끊으랴만<br>男兒死無時(남아사무시) : 사나이 죽음에 때가 없는 법이로다<br>走馬脫轡頭(주마탈비두) : 달리는 말 고삐 놓치고<br>手中挑靑絲(수중도청사) : 손 안 푸른 끈을 당겨본다<br>睫下萬仞岡(첩하만인강) : 눈 아래는 만 길 절벽인데<br>俯身試搴旗(부신시건기) : 몸을 구부려 깃발을 뽑아본다<br><br>전출새1(前出塞1)-두보(杜甫)<br>전출새-두보(杜甫)<br>戚戚去故里(척척거고리) : 슬퍼하며 고향마을을 떠나<br>悠悠赴交河(유유부교하) : 아득히 멀리 교하에 이르렀구나<br>公家有程期(공가유정기) : 나라 일에 정한 기한이 있어<br>亡命嬰禍羅(망명영화라) : 도망하면 징벌을 받을 것이네<br>君已富土境(군이부토경) : 그대 이미 부토의 경계에 있어<br>開邊一何多(개변일하다) : 변경 개척하는 일, 어찌 이리도 많은가<br>棄絶父母恩(기절부모은) : 부모의 은공 버려두고<br>呑聲行負戈(탄성행부과) : 소리치며 창 메고 전장으로 간다<br><br><br>천말회이백(天末懷李白)-두보(杜甫)<br>하늘가에서 이백을 그리며-두보(杜甫)<br>凉風起天末(양풍기천말) : 서늘한 바람 하늘가에서 불어오니<br>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 군자의 마음 어떠하신지요<br>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 기러기는 어느 때나 날아오려나<br>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 강과 호수의 가을물 불어납니다<br>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 문장은 명달을 증오하고<br>魑魅喜人禍(리매희인화) : 귀신은 사람의 재앙을 기뻐하지요<br>應共冤魂語(응공원혼어) : 마땅히 원혼과 이야기하며<br>投詩贈汨羅(투시증골라) : 시를 지어 멱라 강가에 던져줍니다<br><br><br>후유(後遊)-두보(杜甫)<br>뒤에 와 놀다-두보(杜甫)<br>寺憶曾遊處(사억증유처) : 절에서 일찍이 놀던 곳 생각나고<br>橋憐再渡時(교련재도시) : 다리가 너무 좋아 다시 건널 때로다<br>江山如有待(강산여유대) : 강산은 나를 기다리는 듯 하고<br>花柳更無私(화류갱무사) : 더욱이 꽃과 버들은 사심없이 반긴다<br>野潤煙光薄(야윤연광박) : 아지랑이 엷게 끼고 들판은 생기에 넘친다<br>沙暄日色遲(사훤일색지) : 모래는 따뜻하고 낮은 길기도 하다<br>客愁全爲減(객수전위감) : 나그네 수심 다 사라지니<br>捨此復何之(사차부하지) : 이곳을 버리고 다시 어디로 가리오<br><br><br>엄정공댁동영죽(嚴鄭公宅同詠竹)-두보(杜甫)<br>엄정공 댁에서 대나무를 읊다-두보(杜甫)<br>綠竹半含籜(록죽반함탁) : 푸른 댓잎 껍질을 반쯤 덮고<br>新梢綠出牆(신초록출장) : 새 가지 파랗게 담장가로 뻗었다<br>雨洗娟娟淨(우세연연정) : 비에 씻겨 예쁘고 깨끗한데<br>風吹細細香(풍취세세향) : 바람 불어오니 그향기 은은하다<br>但令無剪伐(단령무전벌) : 자르말라 명령만 한다면야<br>會見拂雲長(회견불운장) : 구름에 닿을 만큼 길게도 자랄 것을<br><br><br>팽아항(彭衙行)-두보(杜甫)<br>팽아행-두보(杜甫)<br>憶昔避賊初(억석피적초) : 지난날 도적을 피하던 초기를 생각해보노라<br>北走經險艱(배주경험간) : 북으로 달아나 험난하고 어려운 일 다 겪었도다<br>夜深彭衙道(야심팽아도) : 밤도 깊은 팽아 길에<br>月照白水山(월조백수산) : 백수산에 달빛은 밝았도다<br>盡室久徒步(진실구도보) : 온 식구들 오랫동안 맨발로 걸어<br>逢人多厚顔(봉인다후안) : 사람들 만날 때마다 부끄러웠도다<br>參差谷鳥吟(삼차곡조음) : 들쭉날쑥한 골짜기에 새들 울어도<br>不見遊子還(부견유자환) : 내가 돌아갈 길은 보이지도 않았다<br>癡女饑咬我(치녀기교아) : 어린 딸은 배고파서 나를 깨물고<br>啼畏虎狼聞(제외호낭문) : 우는 소리 호랑이가 들을까 두려웠노라<br>懷中掩其口(회중엄기구) : 가슴에 품고 그 입을 막으니<br>反側聲愈嗔(반측성유진) : 도리어 버둥거리며 소리는 더욱 거세었다<br>小兒强解事(소아강해사) : 작은 아이 억지로 사정을 알려<br>故索苦李餐(고색고리찬) : 일부러 쓰디쓴 오얏 찾아 먹게했도다<br>一旬半雷雨(일순반뇌우) : 열흘에 반은 우뢰치고 비 내리니<br>泥濘相攀牽(니녕상반견) : 진흙길을 서로 끌며 걸어 갔었다<br>旣使禦雨備(기사어우비) : 이미 비옷과 우산으로 막게 했으나<br>徑滑衣又寒(경골의우한) : 길이 미끄럽고 옷 또한 젓어 차가웠도다<br>결활(契闊)<br>有時經契濶(유시경결활) : 수시로 고생하며 길을 걸어도<br>竟日數里間(경일삭리간) : 종이토록 수십리 밖에 가지 못했다<br>野果充糇糧(야과충후량) : 들 과일로 요기하며<br>卑枝成屋椽(비지성옥연) : 낮은 나뭇가지로 집을 엮었다<br>早行石上水(조항석상수) : 아침에는 돌 위의 물을 걸으며<br>暮宿天邊煙(모숙천변연) : 저녁에는 하늘 멀리 안개 낀 곳에서 잤도다<br>少留同家漥(소류동가와) : 동가와에서 잠시 머물었다가<br>欲出蘆子關(욕출노자관) : 노자관 북쪽으로 빠져나가려 하였다<br>故人有孫宰(고인유손재) : 친구 손재라는 이가 있었는데<br>高義薄曾雲(고의박증운) : 높은 의리가 구름까지 닿았도다<br>延客已曛黑(연객이훈흑) : 우리 손을 맞아들이는데 날은 이미 어두워<br>張燈啓重門(장등계중문) : 초롱불 밝히고 겹겹의 문을 열어주었도다<br>煖湯濯我足(난탕탁아족) : 물을 덥혀 나의 발을 씻게하고<br>剪紙招我魂(전지초아혼) : 종이를 잘라 나의 넋을 초대해주었다<br>從此出妻孥(종차출처노) : 이렇게 한 후에 나의 처자를 불러내니<br>相視涕闌干(상시체란간) : 서로 보니 눈물을 비오듯 흘러내렸다<br>衆雛爛漫睡(중추난만수) : 어린 자식들 곤히 잠들어<br>喚起霑盤飧(환기점반손) : 불러 일으켜 더운 밥을 두루 먹게 하였다<br>誓將與夫子(서장여부자) : 친구가 맹세하기를, “그대와<br>永結爲弟昆(영결위제곤) : 영원히 의형제를 맺자”고 하였다<br>遂空所坐堂(수공소좌당) : 드디어는 그가 앉았던 방도 비워주어<br>安居奉我歡(안거봉아환) : 편히 지내라하며 나를 기쁘게 하였도다<br>誰肯艱難際(수긍간난제) : 어려운 때에 누가 기꺼이<br>豁達露心肝(활달노심간) : 활짝 속마음을 열어주리오<br>別來歲月周(별내세월주) : 이별하여 세월은 지나<br>胡羯仍構患(호갈잉구환) : 오랑캐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도다<br>何當有翅翎(하당유시령) : 어찌해야 날개가 생겨<br>飛去墮爾前(비거타이전) : 날아가 그대 앞에 떨어질 수 있을까<br><br><br><br>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2(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2)-두보(杜甫)<br>건원에 동곡현에 우거하면서 지은 노래-두보(杜甫)<br>長欃長欃白木柄(장참장참백목병) : 가래야, 가래야 흰 나무 자루하고<br>我生託子以爲命(아생탁자이위명) : 내 삶을 너에게 의지해 목숨을 이어간다<br>黃獨無苗山雪盛(황독무묘산설성) : 둥굴레 싹은 없고 산에 눈만 가득<br>短衣數挽不掩脛(단의삭만불엄경) : 짧은 옷은 당겨도 정강이를 못 덮으니<br>此時與子空歸來(차시여자공귀내) : 이렇게 너와 나 빈손으로 돌아오는구나<br>男呻女吟四壁靜(남신녀음사벽정) : 사방 벽은 고요한데 아들 딸 울음소리<br>嗚呼二歌兮歌始放(오호이가혜가시방) : 아! 두 번 째 노래를 이제 노래하나니<br>閭里爲我色惆愴(려리위아색추창) : 이웃들도 나를 위해 측은해 하는구나<br><br><br><br>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1(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1)-두보(杜甫)<br>건원에 동곡현에 우거하면서 지은 노래-두보(杜甫)<br>有客有客字子美(유객유객자자미) : 나그네, 나그네여, 그대 이름은 자미<br>白頭亂髮垂過耳(백두난발수과이) : 백발은 엉클어져 귀를 덮었지났구나<br>歲拾橡栗隨狙公(세습상률수저공) : 저공 따라서 해마다 도토리를 줍는데<br>天寒日暮山谷裏(천한일모산곡리) : 날은 추워지고 해 저무는 산골 속<br>中原無書歸有得(중원무서귀유득) : 중원에는 소식 몰라도 가지 못한다네<br>手脚凍皴皮肉死(수각동준피육사) : 손발은 모두 얼어 쭈굴어져 껍질이 터져버렸다<br>嗚呼一歌兮歌已哀(오호일가혜가이애) : 아 한 곡조 노래하노니 노래소리 서글픈데<br>悲風爲我從天來(비풍위아종천내) : 슬픈 바람 날 위해 하늘에서 불어오는구나<br><br><br><br>위풍록사택관조장군화마화인(韋諷錄事宅觀曹將軍畵馬畵引)-두보(杜甫)<br>위풍록사의 집에서 조장군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두보(杜甫)<br>國初已來畵鞍馬(국초이래화안마) : 당나라 초기 이후에 안장 놓은 말 그림 중에서<br>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수강도왕) : 신묘함에 있어 오직 강도왕을 꼽았는데<br>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 조장군이 명성을 얻어 삼십년이 되자<br>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 인간 세상에 또 명마인 승황을 정말로 보게 되었네<br>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 일찍이 선제 현종의 명마인 조야백을 그렸는데<br>龍池十日飛霹靂(용지십일비벽력) : 용지에서 열흘 동안 심한 우뢰와 번개 날았다네<br>內府殷紅馬腦盤(내부은홍마뇌반) : 궁중 창고의 검붉은 마뇌 쟁반 있는데<br>婕妤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색) : 천자가 첩여에게 영을 전하여 재인에게 찾아오게 하여<br>盤賜將軍拜舞歸(반사장군배무귀) : 그 쟁반 조장군에게 건네지자 장군은 재배 추무듯이 돌아갔네<br>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 가벼운 흰 비단 고운 비단도 달아서 나는 듯이 급히 하사되었네<br>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 귀족들과 권세가들도 그의 필적을 얻고서<br>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 비로소 병풍들도 빛을 발함을 알게 되었다네<br>昔日太宗拳毛騧(석일태종권모왜) : 옛날 태종의 권모왜와<br>近時郭家師子花(근시곽가사자화) : 근래 곽자의 장군 집안의 사자화<br>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 지금의 새로운 그림에 이 두 마리 말 그려져 있어<br>復令識者久歎嗟(복령식자구탄차) :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다시 오래도록 감탄하게 하였으니<br>此皆騎戰一敵萬(차개기전일적만) : 이것들 모두 기병에 일기가 만기 대적한 것이어서<br>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 흰 비단에 자욱이 모래 바람 일고있는 듯하다네<br>其餘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 그 밖의 그려진 일곱 필 말도 역시 매우 뛰어나서<br>逈若寒空動煙雪(형약한공동연설) : 멀리 찬 하늘에 연기나 눈이 나부끼는 것 같았다네<br>霜蹄蹴踏長湫間(상제축답장추간) : 서리 위 달리는 발굽은 긴 노나무 사이를 밟고 차고 있어<br>馬官厮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열) : 말 관원과 말 먹이는 사람들이 줄서서 보고 있다네<br>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 멋진 아홉 필 말이 매우 뛰어남을 다투는데<br>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 돌아보는 눈길 맑고 높고 기운은 침착하고 안정되어 있다네<br>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 묻노니, 고심하며 사랑하는 사람 누구인가<br>後有韋諷前支遁(후유위풍전지둔) : 후세에는 위풍이 있고 전세에는 진나라 지둔이 있었네<br>億昔巡幸新豊宮(억석순행신풍궁) : 생각건대, 옛날 현종이 신풍궁에 행차하실 때는<br>翠華拂天來向東(취화불천래향동) : 비취빛 깃으로 장식한 깃발이 하늘에 펄럭이며 동쪽으로 왔었지<br>騰驤磊落三萬匹(등양뢰락삼만필) : 그때 뛰며 달리던 말이 수없이 많아 삼만 필이나 되었었는데<br>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 모두가 이 그림의 말과 근육이나 골격이 같았다네<br>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 옛날 주 목왕이 보물을 바치고 하백에게 조공하듯 현종이 피난 간 뒤로<br>無復射咬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 다시는 한 무제가 장강에서 교룡을 쏘아 잡던 길 없었다네<br>君不見金栗堆前松栢裏(군불견금율퇴전송백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현종의 무덤인 금속퇴 앞 소나무와 측백나무 숲에<br>龍媒去盡鳥呼風(용매거진조호풍) : 준마는 모두 가버리고 부는 바람 속에 새만 울고 있는 것을<br><br><br>희작화경가(戲作花卿歌)-두보(杜甫)<br>장난삼아 화경을 노래하다-두보(杜甫)<br>成都猛將有花卿(성도맹장유화경) : 성동의 용맹한 장군, 화경 장군이 있는데<br>學語小兒知姓名(학어소아지성명) : 말 배우기 시작한 어린아이도 그 이름 알고 있다네<br>勇如決鶻風火生(용여결골풍화생) : 날랜 매처럼 용감하여 바람과 불이 일어나고<br>見賊唯多身始輕(견적유다신시경) : 보이는 적군이 많아야 몸이 비로소 가벼워진다네<br>緜州副使著柘黃(면주부사저자황) : 면주부사 단자장이 모반하여 누런 천자의 옷 입어<br>我卿掃除卽日平(아경소제즉일평) : 우리 화경 장군이 쓸어버리고 바로 평정했었네<br>子璋髑髏血糢糊(자장촉루혈모호) : 단자장의 해골과 뼈에는 피가 흥건하여<br>手提擲還崔大夫(수제척환최대부) : 손으로 끌어 던지버리고 최대부에게 돌아왔었네<br>李侯重有此節度(이후중유차절도) : 이환은 다시 이곳 절도사로 돌아왔으나<br>人道我卿絶世無(인도아경절세무) : 사람들 우리 화경 장군을 세상에 다시 없는 분이라 한네<br>旣稱節世無天子(기칭절세무천자) : 세상에 다시 없는 장군이라 하는데 천자는 없는 것인다<br>何不喚取守東都(하불환취수동도) : 어째서 다시 불러 동도를 지키게하지 않으시는가<br><br>고백행(古柏行)-두보(杜甫)<br>오래된 측백나무를 노래함-두보(杜甫)<br>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로백) : 제갈공명의 사당 앞에 오래된 측백나무<br>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 가시는 청동같고 뿌리는 돌같구나<br>霜皮溜雨四十圍(상피류우사십위) : 서리 견딘 껍질에 흘러내린 물방울, 둘레는사십 아름이라<br>黛色參天二千尺(대색참천이천척) : 검푸른 잎새는 하늘로 이천 척이나 솟아있구나<br>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 군신이 이미 시국에 따라 함께 모였으니<br>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 사당 앞의 나무도 사람의 아낌을 받고 있구나<br>雲來氣椄巫峽長(운래기접무협장) : 구름 몰려오면 그 기운 길게 무협으로 이어지고<br>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 달 떠오르면 그 찬기운 설산의 흰 눈과 통하는구나<br>億昨路繞錦亭東(억작로요금정동) : 지난 날을 생각하노라, 길 따라 금정 동쪽을 도니<br>先主武侯同閟宮(선주무후동비궁) : 선주 유비와 무후 제갈공명이 같은 사당에 모셔있었다<br>崔嵬枝幹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 나무 줄기는 크고 높았고 교외의 들판도 오래되어<br>窈窕丹靑戶牖空(요조단청호유공) : 단청은 으슥했으나 창문 안은 아무것도 없이 비어있었다<br>落落盤踞雖得地(락락반거수득지) : 측백나무는 가지 늘어뜨리고 서리어 땅을 얻고 있으나<br>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열풍) : 어둑하도록 높이 자라 사나운 바람 많이 받는구나<br>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 자신을 부지한 것은 곧 신명의 힘이요<br>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 바르고 곧게 자란 것은 조물주의 공덕일 것이다<br>大廈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 만약 큰 집이 기울어져 대들보나 기둥감이 필요하여도<br>萬牛回首丘山重(만우회수구산중) : 나무가 산처럼 무거워 만 마리 소도 고개 돌려 외면할 것이다<br>不露文章世已驚(불로문장세이경) : 아름다운 무늬가 드러나지 않아도 세상사람들 이미 놀라<br>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 베기를 거절하지 않아는다 해도 누가 능히 운반해 갈 수 있으리<br>苦心未免容螻蟻(고심미면용루의) : 개미에게 당하는 마음 속 괴로움 면하지 못하고<br>香葉終經宿鸞鳳(향엽종경숙란봉) : 향기로운 나무 잎새는 난새나 봉황새의 잠자리도 되었을 것이다<br>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 뜻 있는 선비나 숨어사는 사람들은 원망하고 한탄하지 말아라<br>古來材大難爲用(고래재대난위용) : 예부터 인재가 크면 쓰이기가 어려웠노라<br><br><br><br>입주행(入奏行)-두보(杜甫)<br>천다께 상주하러 가는 노래-두보(杜甫)<br>竇侍御驥之子鳳之雛 (두시어기지자봉지추) : 두 시어사는 뛰어난 천리마나 봉황의 후예 같아<br>年未三十忠義俱(년미삼십충의구) : 나이 서른이 되지 않았는데도 충성과 의리를 갖추리라<br>骨鯁絶代無(골경절대무) : 강직하기는 세상에 다시 없고<br>炯如一段淸冰出萬壑(형여일단청빙출만학) : 번쩍이는 광채는 맑은 얼음이 골짜기에서 꺼내어<br>置在迎風寒露之玉壺(치재영풍한로지옥호) : 영풍관과 한로관의 옥 병에 넣어둔 것같으리라<br>蔗漿歸廚金盌凍(자장귀주금완동) : 사탕수수 음료를 부엌으로 가져가 금쟁반에 얼려<br>洗滌煩熱足以寧君軀(세척번열족이영군구) : 무더위를 씻으면 임금님의 몸을 편히 하리라<br>政用疎通合典則(정용소통합전칙) : 정치에 등용되면 일에 통달하여 법도에 부합되고<br>戚聯豪貴軆文儒(척련호귀체문유) : 핏줄은 호족과 귀족에 연결되고 유학을 몸에 익힌 선비라네<br>兵革未息人來蘇(병혁미식인래소) : 전쟁은 아직 거치지 않고 사람은 아직 깨어나지 못하니<br>天子亦念西南隅(천자역념서남우) : 천자께서도 서남 지방의 일을 걱정하신다<br>吐藩憑陵氣頗麤(토번빙릉기파추) : 토번족은 당나라를 업신여기고 기세도 다소 거칠어<br>竇氏檢察應時須(두씨검찰응시수) : 두시어가 그곳을 검찰하니 시국에 마땅하리라<br>運粮繩橋壯士喜(운량승교장사희) : 승교까지 식량을 운반하니 병사들은 기뻐하고<br>斬木火井窮猿呼(참목화정궁원호) : 화정 지방에 나무를 다 베어버리니 원숭이가 울부짓는다<br>八州刺史思一戰(팔주자사사일전) : 여덟 주의 자사들이 토번과 한번 싸움을 생각하니<br>三城守邊却可圖(삼성수변각가도) : 수비하는 세 성에서는 도리어 도모할 만하리라<br>此行入奏計未小(차행입주계미소) : 이번에 행차하여 천자에게 상주하는 일은 사소한 일이 아니니<br>密奉聖旨恩應殊(밀봉성지은응수) : 천자의 뜻을 은밀히 받드니 그 은혜는 각별하리라<br>繡衣春當霄漢立(수의춘당소한립) : 봄에 수 놓은 어사 복장하고 밤에 은하수 앞에 서리니<br>綵服日向庭闈趨(채복일향정위추) : 낮에는 채색 옷 입고 부모님 계신 집을 분주히 다니리라<br>省郞京尹必俯拾(성랑경윤필부습) : 성낭이나 경윤의 자리는 그냥 줍듯이 얻어<br>江花未落還成都(강화미락환성도) : 강가의 꽃이 다 지기 전에 성도로 돌아오리라<br>肯訪浣花老翁無(긍방완화로옹무) : 돌아오면 완화계의 이 늙은이를 기꺼니 찾아 줄 것이나<br>爲君酤酒滿眼酤(위군고주만안고) : 그대 위해 술을 사서 계명주가 눈에 가득할 것이며<br>與奴白飯馬靑蒭(여노백반마청추) : 하인에게는 흰 쌀밥을 주고 말에게는 싱싱한 푸른 꼴을 먹여 주리라<br><br><br><br>북정(北征)-두보(杜甫)<br>북정-두보(杜甫)<br>皇帝二載秋(황제이재추) : 황제 제위 2년 되는 가을<br>閏八月初吉(윤팔월초길) : 윤 팔월 초하룻날 좋은 날씨<br>杜子將北征(두자장북정) : 나 두보는 북으로 나아가<br>蒼茫問家室(창망문가실) : 멀리 가족을 찾아보련다<br>維時遭艱虞(유시조간우) : 아아, 어려운 시기를 당하여<br>朝野少假日(조야소가일) : 조정과 민간에 한가한 날 드물다<br>顧慙恩私被(고참은사피) : 돌아보건데 부끄럽게도 나만 은총 입어<br>詔許歸蓬蓽(조허귀봉필) : 집에 돌아가는 것 허락받았다<br>拜辭詣闕下(배사예궐하) : 대궐 아래 나아가 하직 여쭙고<br>怵惕久未出(출척구미출) : 떨리는 마음에 오래도록 나오지 못했네<br>雖乏諫諍資(수핍간쟁자) : 내 비록 간쟁의 자질 모자라지만<br>恐君有遺失(공군유유실) : 황제께 잘못 있으실까 두렵기만 하구나<br>君誠中興主(군성중흥주) : 황제께서는 참으로 중흥의 임금님<br>經緯固密勿(경위고밀물) : 나라 일에 진실로 애를 쓰셨다네<br>東胡反未已(동호반미이) : 동쪽 오랑캐 반란이 그치지 아니하니<br>臣甫憤所切(신보분소절) : 나 두보는 이것이 심히 분통스럽다<br>揮涕戀行在(휘체련행재) : 눈물 뿌리며 행재를 그리니<br>道途猶恍惚(도도유황홀) : 가는 길이 오히려 어질어질하도다<br>乾坤合瘡痍(건곤합창이) : 하늘과 땅이 모두 상처투성<br>憂虞何時畢(우우하시필) : 근심 걱정은 언제 끝날 것인가<br>靡靡踰阡陌(미미유천맥) : 느릿느릿 논과 밭 넘어가니<br>人煙眇蕭瑟(인연묘소슬) : 연기 오르는 집은 드물어 쓸쓸하도다<br>所遇多被傷(소우다피상) : 만나는 사람은 부상당한 사람이 대부분이고<br>呻吟更流血(신음갱유혈) : 신음하면서 또한 피를 흘리는구나<br>回首鳳翔縣(회수봉상현) : 고개를 봉상현으로 돌리니<br>旌旗晩明滅(정기만명멸) : 깃발들은 저녁 빛에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구나<br>前登寒山重(전등한산중) : 앞으로 차가운 산을 거푸 오르니<br>屢得飮馬窟(누득음마굴) : 말에 물먹일 동굴도 여러 곳 만났다<br>邠郊入地底(빈교입지저) : 빈주의 성밖은 움푹 꺼져있고<br>涇水中蕩潏(경수중탕휼) : 경수의 물줄기는 그 속에서 세치게 흐른다<br>猛虎立我前(맹호립아전) : 사나운 범이 내 앞에 서서<br>蒼崖哮時裂(창애효시렬) : 울부짖으니 절벽이 갈라지는 듯하다<br>菊垂今秋花(국수금추화) : 국화는 이제 가을 꽃으로 피어있고<br>石戴古車轍(석대고거철) : 바위에는 옛날 수레자국 나있구나<br>靑雲動高興(청운동고흥) : 푸른 하늘 구름에 높은 흥취 일고<br>幽事亦可悅(유사역가열) : 골짜기의 일들이 즐거워할 만하도다<br>山果多瑣細(산과다쇄세) : 산의 열매는 하찮은 것이 많지만<br>羅生雜椽栗(나생잡연률) : 늘어선 온갖 도토리와 밤이 많기도 하다<br>或紅如丹砂(혹홍여단사) : 단사처럼 발간 것도 있고<br>或黑如點漆(혹흑여점칠) : 옷칠처럼 까만 것도 있구나<br>雨露之所濡(우로지소유) : 그것은 비와 이슬에 젖은 것<br>甘苦齊結實(감고제결실) : 달게도 익었고 쓰게도 익었도다<br>緬思桃源內(면사도원내) : 멀리 복사꽃 피는 고을을 생각하니<br>益歎身世拙(익탄신세졸) : 더욱 한탄스럽다, 어설픈 내 처신이<br>陂陀望鄜畤(피타망부치) : 높고 낮은 부주의 산들<br>巖谷互出沒(암곡호출몰) : 바위와 골짜기는 나타났다 사라졌다 아득하구나<br>我行已水濱(아행이수빈) : 나는 이미 강가를 걷고있지만<br>我僕猶木末(아복유목말) : 내 종은 아직 나무끝에 가려져 있구나<br>鴟鳥鳴黃桑(치조명황상) : 올빼미는 누런 뽕나무에서 울고<br>野鼠拱亂穴(야서공난혈) : 들쥐는 어지러운 구멍에서 인사한다<br>夜深經戰場(야심경전장) : 밤이 깊어 전쟁터를 지나가니<br>寒月照白骨(한월조백골) : 차가운 달이 백골을 비추는구나<br>潼關百萬師(동관백만사) : 동관 지키던 백만 대군들<br>往者散何卒(왕자산하졸) : 지난번에 흩어져 달아남이 어찌 그렇게도 빨랐는가<br>遂令半秦民(수령반진민) : 마침내 진나라 백성의 절반을<br>殘害爲異物(잔해위이물) : 죽여서 저승의 귀신을 만들었구나<br>況我墜胡塵(황아추호진) : 더구나 나는 오랑캐의 티끌에 떨어졌다가<br>及歸盡華髮(급귀진화발) : 돌아와 보니 모두가 머리가 희끗희끗해졌구나<br>經年至茅屋(경년지모옥) : 해를 넘겨 내 초가집에 이르니<br>妻子衣百結(처자의백결) : 아내와 자식의 옷은 누더기로구나<br>慟哭松聲廻(통곡송성회) : 통곡의 소리는 솔바람에 감돌고<br>悲泉共幽咽(비천공유열) : 슬픔은 샘물과 함께 목이 메어운다<br>平生所嬌兒(평생소교아) : 평소에 귀여움 받던 사내아이<br>顔色白勝雪(안색백승설) : 얼굴빛 흰 것이 눈보다 더하다<br>見耶背面啼(견야배면제) : 아빠를 보자 돌아서서 우는데<br>垢膩脚不襪(구니각불말) : 때 묻은 발에는 버선도 신지 않았구나<br>牀前兩少女(상전양소녀) : 침상 앞의 두 계집아이<br>補綻才過膝(보탄재과슬) : 기운 옷이 터져 겨우 무릎을 가기는구나<br>海圖柝波濤(해도탁파도) : 바다 그림에는 물결이 동강나 있으니<br>舊繡移曲折(구수이곡절) : 옛날에 놓은 수가 굽게 꺾여 옮겨진 까닭이라네<br>天吳及紫鳳(천오급자봉) : 천오와 보랏빛 봉황새<br>顚倒在裋褐(전도재수갈) : 짧은 저고리 위에 거꾸로 서있도다<br>老夫情懷惡(노부정회오) : 노부는 속이 어짢아<br>嘔泄臥數日(구설와수일) : 토하고 싸면서 며칠이나 몸져눕는다<br>那無囊中帛(나무낭중백) : 어찌 자루 속에 비단이 없어<br>救汝寒凜慄(구여한늠률) : 너희들 추위를 막아 주지 못할까<br>粉黛亦解苞(분대역해포) : 분과 눈썹먹도 보퉁이에서 나오고<br>衾裯稍羅列(금주초나열) : 요와 이불도 슬쩍 펼쳐진다<br>瘦妻面復光(수처면부광) : 수척한 아내 얼굴에 다시 빛이 돌고<br>癡女頭自櫛(치녀두자즐) : 어리숙한 계집아이는 머리를 혼자 빗는다<br>學母無不爲(학모무불위) : 어미를 본받아 못하는 짓이 없어<br>曉粧隨手抹(효장수수말) : 아침 화장에 마구 찍어 바르는구나<br>移時施朱鉛(이시시주연) : 잠시동안 분 바르고 곤지 찍었으니<br>狼藉畵眉闊(낭자화미활) : 요란도 하구나, 널따란 눈썹 그린 것이<br>生還對童稚(생환대동치) : 살아와서 어린 것들을 대하니<br>似欲忘飢渴(사욕망기갈) : 배고픔가 목마름을 거의 잊어버리고 싶다<br>問事競挽鬚(문사경만수) : 지난 일을 물으며 다투어 수염을 당기지만<br>誰能卽嗔喝(수능즉진갈) : 누가 곧 화내고 호통을 칠 수 있겠는가<br>翻思在賊愁(번사재적수) : 문득 적에게 잡혀서 있던 때를 생각하니<br>甘受雜亂聒(감수잡란괄) : 복잡하고 시끄러움도 달게 받아들여지는구나<br>新歸且慰意(신귀차위의) : 새로 돌아온 일만도 위로가되는데<br>生理焉能說(생리언능설) : 생활의 법도 같은 것을 어찌 마마 말할 수 있겠는가<br>至尊尙蒙塵(지존상몽진) : 황제께서는 아직도 피난살이<br>幾日休練卒(기일휴련졸) : 어느 날에나 전쟁이 끝날 것인가<br>仰觀天色改(앙관천색개) : 우르러 하늘을 보니, 하늘빛이 변하여<br>坐覺妖氛豁(좌각요분활) : 요사한 기운 점차 사라지는 것을 앉아서 느끼노라<br>陰風西北來(음풍서북래) : 스산한 바람 서북쪽에서 불어오니<br>慘憺隨回紇(참담수회흘) : 따르는 회흘의 군사들이 참담하구나<br>其王願助順(기왕원조순) : 그 임금은 우리를 돕고싶다 하며<br>其俗善馳突(기속선치돌) : 그 습속은 내달리는 일에 뛰어나다고 하는구나<br>送兵五千人(송병오천인) : 보내 준 병사는 오천 명<br>驅馬一萬匹(구마일만필) : 거기에다 군마는 일만 필이로다<br>此輩少爲貴(차배소위귀) : 이 무리들은 젋은이를 귀히 여기니<br>四方服勇決(사방복용결) : 세상에서 용감하고 과감한 행동에 탄복한다<br>所用皆鷹騰(소용개응등) : 싸움에 쓰여서는 다 솔개가 하늘을 나는 듯하고<br>破敵過箭疾(파적과전질) : 적을 무찌름이 화살보다 빠르도다<br>聖心頗虛佇(성심파허저) : 황제께서는 잠시 우두커니 바라시지만<br>時議氣欲奪(시의기욕탈) : 당시의 의논으로는 그 기세가 탈환할 것 같았다<br>伊洛指掌收(이락지장수) : 이수와 낙수는 쉽사리 들어올 것이고<br>西京不足拔(서경부족발) : 서경은 공격할 것도 없다<br>官軍請深入(관군청심입) : 우리 군사도 제발 깊이 들어가<br>蓄銳可俱發(축예가구발) : 정예를 모아서 함께 떠났으면 좋겠도다<br>此擧開靑徐(차거개청서) : 이 싸움으로 청주와 서주를 열고<br>旋瞻略恆碣(선첨략긍갈) : 다시 항산과 갈석산을 겨냥해야한다<br>昊天積霜露(호천적상로) : 하늘에는 서리와 이슬 내리니<br>正氣有肅殺(정기유숙살) : 정기에 엄숙한 살기가 있도다<br>禍轉亡胡歲(화전망호세) : 재앙을 극복하고 오랑캐를 쳐부수고<br>勢成擒胡月(세성금호월) : 이 기세로 오랑캐를 사로잡으리라<br>胡命其能久(호명기능구) : 오랑캐의 운명이 오래 갈 수 있을까<br>皇綱未宜絶(황강미의절) : 황제의 법통은 끊이지 아니하리라<br>憶昔狼狽初(억석낭패초) : 지난 낭패하던 그 때를 생각하면<br>事與古先別(사여고선별) : 옛날에 없던 일이 생겼도다<br>姦臣竟菹醢(간신경저해) : 간신은 끝내 소금에 절여졌고<br>同惡隨蕩析(동악수탕석) : 그 악당도 따라서 소탕되고 꺾여졌도다<br>不聞夏殷衰(불문하은쇠) : 들어보지 못했네, 하나라와 은나라가 망함에<br>中自誅妺妲(중자주말달) : 그 중에 말희와 달기를 스스로 베었다는 말을<br>周漢獲再興(주한획재흥) : 주나라와 한나라가 다시 일어선 것은<br>宣光果明哲(선광과명철) : 선왕과 광무제가 명철했기 때문이라네<br>桓桓陳將軍(환환진장군) : 훌륭하도다, 진장군이시여<br>仗鉞奮忠烈(장월분충렬) : 군사를 이끌고 충성을 다했도다<br>微爾人盡非(미이인진비) : 그대 아니면 사람들은 다 죽었고<br>于今國猶活(우금국유활) : 그대 때문에 지금까지 나라는 살았도다<br>凄凉大同殿(처량대동전) : 처량한 대동전<br>寂寞白獸闥(적막백수달) : 적막한 백수문<br>都人望翠華(도인망취화) : 도성의 백성들이 비취 깃발 바라니<br>佳氣向金闕(가기향금궐) : 상서로운 기운은 황금 대궐 향하는구나<br>園陵固有神(원릉고유신) : 능묘에는 진실로 귀신이 있으니<br>掃灑數不缺(소쇄수불결) : 쓸고 닦는 예법 자주 거르지 말아라<br>煌煌太宗業(황황태종업) : 빛나도다, 태종의 업적이여<br><br>탄정전감국화(歎庭前甘菊花)-두보(杜甫)<br>뜰 앞의 감국화를 탄식하다-두보(杜甫)<br>簷前甘菊花移時晩(첨전감국화이시만) : 처마 앞 감국화 옮길 때 늦고<br>靑蘂重陽不堪摘(청예중양불감적) : 푸른 꽃술은 중양절에도 꺾지못하네<br>明日蕭條盡醉醒(명일소조진취성) : 내일 아침 찬 날씨에 술에서 깨어나면<br>殘花爛漫開何益(잔화난만개하익) : 남은 꽃 가득 피어난들 무슨 소용있으fi<br>籬邊野外多衆芳(이변야외다중방) : 들 밖 울타리 가에 온 갖 꽃 향기롭도다<br>念玆空長大枝葉(염자공장대지엽) : 이 감국화는 큰 가지에 잎만 무성하여<br>結根失所纏風霜(결근실소전풍상) : 뿌리 내릴 곳 없어 풍상에 얽혀있으리<br><br><br><br>도죽장인(桃竹杖引)-두보(杜甫)<br>도죽 지팡이를 노래함-두보(杜甫)<br>江心蟠石生桃竹(강심반석생도죽) : 강 가운데 서린 돌에 도죽이 자라<br>蒼波噴浸尺度足(창파분침척도족) : 푸른 물결이 물뿜고 적시어 크기도 적당하자<br>斬根削皮如紫玉(참근삭피여자옥) : 뿌리잘라 껍질 벗기니 속 줄이 자색 옥빛<br>江妃水仙惜不得(강비수선석불득) : 강물의 여신인 수선이 아까워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br>梓潼使君開一束(재동사군개일속) : 재주의 자사가 그대를 시켜 한 묶음 풀어 놓으니<br>滿堂賓客皆嘆息(만당빈객개탄식) : 대청 가득한 손님들 개 탄식한다<br>憐我老病贈兩莖(련아로병증량경) : 내가 늙고 병들었음을 불쌍히 여겨 두 개를 주었으니<br>出入爪甲鏗有聲(출입조갑갱유성) : 출입에 발톱에 쇳리가 나는구나<br>老夫復欲東南征(로부부욕동남정) : 나 늙은 몸 동남쪽으로 다시 여행할려고 하노니<br>乘濤鼓枻白帝城(승도고설백제성) : 물결 타고 노 저어서 백제성을 지나리라<br>路幽必爲鬼神奪(로유필위귀신탈) : 길이 으슥하니 귀신들이 빼앗게 될 것이요<br>杖劒或與蛟龍爭(장검혹여교룡쟁) : 칼을 잡고 교룡과 싸워야할지 모른다네<br>重爲告曰杖兮杖兮(중위고왈장혜장혜) : 거듭 고하노니, 지팡이여 지팡이여<br>爾之生也甚正直(이지생야심정직) : 너의 삶이야 매우 정식하니<br>愼勿見水踊躍學變化爲龍(신물견수용약학변화위룡) : 조심하여 물을 보고 뛰어올라 변화를 배워 용이 되지 말게나<br>使我不得爾之扶持(변화위룡사아불득이지부지) : 내가 너의 부축을 받지 못하게 하면<br>滅迹於君山湖上之靑峯(멸적어군산호상지청봉) : 군산 동정호의 푸른 봉우리에 실종될 것이니라<br>噫風塵鴻洞兮豺虎咬人(희풍진홍동혜시호교인) : 아, 바람에 날리는 먼지 가득함이여 승냥이와 호랑이가 사람을 무는구나<br><br><br>금석행(今夕行)-두보(杜甫)<br>오늘 저녁의 노래-두보(杜甫)<br>今夕何夕歲云徂(금석하석세운조) :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인가, 한 해가 가는 날이네<br>更長燭明不可孤(갱장촉명불가고) : 밤은 길고 촛불은 밝으니 혼자 지낼 수야 없다네<br>咸陽客舍一事無(함양객사일사무) : 함양 객사에는 할 일도 하나 없고<br>相與博塞爲歡娛(상여박새위환오) : 서로 모여 투전하며 즐겁게 논다네<br>憑陵大叫呼五白(빙릉대규호오백) : 남을 이기려 크게 소리질러 오백을 부르며<br>袒跣不肯成梟盧(단선불긍성효로) : 옷을 벋고 맨발로 해보아도 성이나 효는 이루어지지 않는구나<br>英雄有時亦如此(영웅유시역여차) : 영웅도 때로로 또한 이와 같으리니<br>邂逅豈卽非良圖(해후기즉비량도) : 우연히 만났으니 어찌 좋은 방법이 아니겠는가<br>君莫笑劉毅從來布衣願(군막소류의종래포의원) : 그대는 벼슬하지 못한 때의 유의의 소원을 비웃지 말라<br>家無儋石輸百萬(가무담석수백만) : 집에는 몇 섬의 곡식도 없으면서 백만 섬을 투전에 걸었다네<br><br><br><br>막상의행(莫相疑行)-두보(杜甫)<br>의심하지 말게나-두보(杜甫)<br>男兒生無所成頭皓白(남아생무소성두호백) : 남아가 살아서 머리가 희어짐이 없었는데<br>牙齒欲落眞可惜(아치욕락진가석) : 치아가 빠질려하니 정말 어찌 애석하지 않으리<br>憶獻三賦蓬萊宮(억헌삼부봉래궁) : 내가 지은 <세부>를 봉래궁에 바친 것을 생각하니<br>自怪一日聲輝赫(자괴일일성휘혁) : 하루 아침에 이름이 당당해졌음을 이상히 여겼다네<br>集賢學士如堵墻(집현학사여도장) : 집현전 학사들이 담장처럼 둘러 앉아서<br>觀我落筆中書堂(관아락필중서당) : 내가 중서당에서 글짓는 것 바라보았다네<br>往時文彩動人主(왕시문채동인주) : 지난 시절 내 글의 문체는 임금을 움직였는데<br>今日飢寒趨路傍(금일기한추로방) : 오늘날은 주리고 궁하여 길가로 쫓겨다닌다네<br>晩將末契托年少(만장말계탁년소) : 만년에 말석이라도 젊은 그대에게 의탁하려했으나<br>當面輸心背面笑(당면수심배면소) : 얼굴을 대해서는 마음을 주다가 안보면 비웃네<br>寄謝悠悠世上兒(기사유유세상아) :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니<br>不爭好惡莫相疑(불쟁호오막상의) : 좋고 싫음을 다투지 않으니 의심하지 말게나<br><br><br><br>거의행(去矣行)-두보(杜甫)<br>떠나가며 노래함-두보(杜甫)<br>君不見韝上鷹(군불견구상응)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사냥꾼의 토시에 앉은 매<br>一飽卽飛掣(일포즉비체) : 한 번 배불리 먹으면 높이 날아오르는 것을<br>焉能作堂上燕(언능작당상연) : 어찌 대청 위의 제비가 될 수 있겠는가<br>銜泥付炎熱 (함니부염열) : 진흙을 물고 날아와 권세가의 집에 붙어살겠는가<br>野人曠蕩無靦顔(야인광탕무전안) : 야인은 마음이 넓고 호탕하여 염치없는 얼굴 못하니<br>豈可久在王侯間(기가구재왕후간) : 어찌 오래도록 왕후들 사이에 있을 수 있겠는가<br>未試囊中湌玉法(미시낭중찬옥법) : 신선되려 주머니 속 옥 먹는 법을 아직 시험해보지 않았지만<br>明朝且入藍田山(명조차입남전산) : 내일 아침에는 옥 명산지인 남전산으로 들어가려네<br><br><br><br>핍측행(偪側行)-두보(杜甫)<br>나를 죄어오네-두보(杜甫)<br>偪側何偪側(핍측하핍측) : 궁박하네, 어찌 아다지도 궁박한지<br>我居巷南子巷北(아거항남자항북) : 나믐 골목 남쪽에 살고 그대는 북쪽에 산다네<br>可憐隣里間(가련린리간) : 가련구나, 이웃 동리에 살면서<br>十日一不見顔色(십일일불견안색) : 열흘에 얼굴 한 번도 못보는구나<br>自從官馬送還官(자종관마송환관) : 내 말을 관마로 보낸 뒤부터<br>行路難行澁如棘(행로난행삽여극) : 길 다니기 가시밭 가기처럼 어렵고<br>我貧無乘非無足(아빈무승비무족) : 나가 가난하녀 탈 것이 없지만 발이 없는 것은 아니라네<br>昔者相過今不得(석자상과금불득) : 옛날엔 서로 찾아다녔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br>實不是愛微軀(실불시애미구) : 사실 미천한 이 몸 아껴서가 아니라네<br>又非關足無力(우비관족무력) : 또 다리에 힘이 없어서가 아니고<br>徒步翻愁官長怒(도보번수관장노) : 다만 걸어자니다가 관청의 나리들에게 걱정 끼칠까 염려되네<br>此心炯炯君應識(차심형형군응식) : 이 내 마음을 분명하니 그대는 응당 알 것이네<br>曉來急雨春風顚(효래급우춘풍전) : 새벽에 갑자기 비내리고 봄바람 어지러웠지만<br>睡美不聞鍾鼓傳(수미불문종고전) : 잠 푹 들어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북소리 듣지 못했네<br>東家蹇驢許借我(동가건려허차아) : 동쪽집에서 절름발이 노새 내게 빌려주었으나<br>泥滑不敢騎朝天(니활불감기조천) : 진흙판이 미끄러워 감히 조정에 타고 갈 수 없다네<br>已令請急會通籍(이령청급회통적) : 이미 임시 휴가를 신청하게 하여 허가서를 받았지만<br>男兒性命絶可憐(남아성명절가련) : 사나이의 한 목숨이 정말로 가련하구나<br>焉能終日心拳拳(언능종일심권권) : 어찌 종일토록 마음 따분하게 지내리오<br>憶君誦詩神凜然(억군송시신름연) : 그대를 생각하며 시를 읊으니 정신이 늠름해진다<br>辛夷始花亦已落(신이시화역이락) : 목련꽃 처음 꽃피었다가 이미 또 꽃잎 떨어지는데<br>況我與子非壯年(황아여자비장년) : 하물며 나와 자네는 장년이 아닌가<br>街頭酒價常苦貴(가두주가상고귀) : 시가의 술값은 늘 너무 비싸<br>方外酒徒稀醉眠(방외주도희취면) : 세상 밖 술꾼 취하여 잠들기 쉽지않구나<br>速宜相就飮一斗(속의상취음일두) : 속히 서로 만나 술 한 말 마셔야지<br>恰有三百靑銅錢(흡유삼백청동전) : 마침 내게는 삼백 청동 동전이 있다네<br><br><br><br>총마행(驄馬行)-두보(杜甫)<br>총마를 노래함-두보(杜甫)<br>鄧公馬癖人共知(등공마벽인공지) : 등공이 말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모두다 아는데<br>初得花驄大宛種(초득화총대완종) : 대완 산의 화총을 처음으로 구하셨다<br>夙昔傳聞思一見(숙석전문사일견) : 옛 날에 전해듣고 한 번 보고 싶어<br>牽來左右神皆竦(견래좌우신개송) : 좌우로 끌고오자 정신이 다 아찔하였다네<br>雄姿逸態何崷崒(웅자일태하추줄) : 웅건한 자세와 빼어난 태도가 어찌 이렇게도 높고 험한지<br>顧影驕嘶自矜寵(고영교시자긍총) : 그림자 돌아보고 교만하게 울며 스스로 사랑 받음을 자랑한다<br>隅目靑熒夾鏡懸(우목청형래경현) : 각진 눈빛 푸르게 빛나 거울을 끼워 매달아 놓은 것 같아<br>肉騣碨礧連錢動(육종외뢰련전동) : 근육 같은 말갈기 울퉁불퉁, 얼룩진 털무늬는 연결된 동전 움직이는 듯 하구나<br>朝來少試華軒下(조래소시화헌하) : 아침에 화려한 수레 내리는 것 조금 실험해보니<br>未覺千金滿高價(미각천금만고가) : 천금이 비싼 가격임을 깨닫지 못하겠네<br>赤汗微生白雪毛(적한미생백설모) : 붉은 땀이 백설 같은 털에서 조금 나오는데<br>銀鞍却覆香羅帕(은안각복향나파) : 은 안장에는 향기 나는 비단 수건이 덮여있도다<br>卿家舊物公能取(경가구물공능취) : 양경 집안의 오래된 것을 이공이 갖게 되었으니<br>天廐眞龍此其亞(천구진룡차기아) : 이것은 천자 마굿간의 용마와 버금가는 말이로다<br>晝洗須騰涇渭深(주세수등경위심) : 낮에는 모름지기 위수와 경수 깊은 물을 뛰어넘고<br>夕趨可刷幽幷夜(석추가쇄유병야) : 저녁에는 달려 유주와 병주의 밤에 탈을 솔질하리라<br>吾聞良驥老始成(오문량기로시성) : 듣건대, 천리마란 늙어야 이루어진다고 하는데<br>此馬數年人更驚(차마수년인갱경) : 이 말은 몇 년 사이에 사람을 더욱 놀라게 하였다<br>豈有四蹄疾於鳥(기유사제질어조) : 어찌 있겠는가, 네 말발굽이 새보다 빠른데도<br>不與八駿俱先鳴(불여팔준구선명) : 팔 준마와 같이 먼저 울며 달려들지 않겠는가<br>時俗造次那得致(시속조차나득치) : 세상에서 갑자기 어찌 생겨날 수 있겠는가<br>雲霧晦冥方降精(운무회명방강정) : 어둑한 구름과 안개에서 이제 막 정기가 내려온다<br>近聞下詔喧都邑(근문하조훤도읍) : 요즈음 듣건데, 좋은 말 구하는 조서를 내려 도읍이 떠들썩한데<br>肯使麒麟地上行(긍사기린지상행) : 기린마를 그냥 땅에 다니게 내버려두려 하겠는가<br><br><br><br>이호현장인호마행(李鄠縣丈人胡馬行)-두보(杜甫)<br>호현 고을의 이노인의 호마를 노래함-두보(杜甫)<br>丈人駿馬名胡騮(장인준마명호류) : 노인은 준마를 호류라고 이름지었네<br>前年避胡過金牛(전년피호과금우) : 지난 해 오랑캐를 피하여 금우 지방을 지났다<br>廻鞭却走見天子(회편각주현천자) : 말머리를 돌려 되돌아가다가 천자를 알현하고<br>朝飮漢水暮靈州(조음한수모령주) : 아침에 한수를 마시고 저녁에 영주에 와서<br>自矜胡騮奇絶代(자긍호류기절대) : 스스로 호류를 자랑하기를 시대에 다시 없을 만큼 뛰어나다네<br>乘出千人萬人愛(승출천인만인애) : 타고 나서면 천만 인이 모두 좋아한다니<br>一聞說盡急難材(일문설진급난재) : 설명을 듣고나니, 위급을 구해 줄 좋은 자질이구나<br>轉益愁向駑駘輩(전익수향노태배) : 더욱 더 근심스럽게 둔한 말들을 바라보게 되나니<br>頭上銳耳批秋竹(두상예이비추죽) : 머리 위의 날카로운 귀는 가을 대나무를 깎아 놓은듯<br>脚下高蹄削寒玉(각하고제삭한옥) : 다리 아래 높은 발굽은 옥을 깎아 놓은 듯하구나<br>始知神龍別有種(시지신룡별유종) : 신룡에는 특별한 종자가 있음을 비로소 알았으니<br>不比俗馬空多肉(불비속마공다육) : 저속한 말들이 공연히 살찐 것과 비교되지 않는구나<br>洛陽大道時再淸(락양대도시재청) : 서울 낙양의 큰 길, 시국이 다시 맑아져<br>累日喜得俱東行(루일희득구동행) : 여러 날 만에 기뻐하며 함께 동쪽으로 왔다네<br>鳳臆龍鬐未易識(봉억룡기미이식) : 봉황새 가슴과 용의 수염을 쉽게 알아보지 못했지만<br>側身注目長風生(측신주목장풍생) : 몸 기울여 자세히 살피니 긴 바람같은 기운이 이는구나<br><br><br><br>고도호총마행(高都護驄馬行)-두보(杜甫)<br>도호 고선지 장군의 말인 총마를 노래함-두보(杜甫)<br>安西都護胡靑驄(안서도호호청총) : 안서 도호 장군의 서호의 총마는<br>聲價欻然來向東(성가훌연래향동) : 높은 명성 지닌 채 갑자기 와서 동쪽으로 향하네<br>此馬臨陣久無敵(차마림진구무적) : 이 말은 싸움에서 오랫동안 적수가 없어<br>與人一心成大功(여인일심성대공) : 사람과 한 마음으로 큰 공적을 이루었다네<br>功成惠養隨所致(공성혜양수소치) : 공을 이루자 은혜롭게 길러져 가는대로 두었으니<br>飄飄遠自流沙至(표표원자류사지) : 이 말은 원래 날리듯 달려서 멀리 사막지방에 왔다네<br>雄姿未受伏櫪恩(웅자미수복력은) : 웅혼한 자태는 마판에서 편히 길러지는 것 바라지 않고<br>猛氣猶思戰場利(맹기유사전장리) : 날랜 기운은 여전히 전장에서 유익함을 생각하게 하네<br>腕促蹄高如踣鐵(완촉제고여북철) : 관절이 짧고 발굽이 높아 쇠덩어리 뉘어놓은 것 같아<br>交河幾蹴層冰裂(교하기축충빙렬) : 교하지방을 몇 번이나 차고 다려 얼음을 갈라놓았을까<br>五色散作雲滿身(오색산작운만신) : 오색 갈기 흩어져 구름이 몸에 가득한 듯 하고<br>萬里方看汗流血(만리방간한류혈) : 만리를 달려야 핏빛 땀이 흐르는 것 보인다<br>長安壯兒不敢騎(장안장아불감기) : 서울 장안 장자들도 감히 타지 못하나니<br>走過掣電傾城知(주과체전경성지) : 번개치듯 달려는 것을 성안 사람들 모두 알기 때문이네<br>靑絲絡頭爲君老(청사락두위군로) : 푸른 실로 갈기털 묶고 주인을 위해 늙어가려니<br>何由却出橫門道(하유각출횡문도) : 어찌하면 다시 서울 장안 횡문을 지나 전장으로 갈까<br><br><br><br>취가행(醉歌行)-두보(杜甫)<br>술에 취하여 부른 노래-두보(杜甫)<br>陸機二十作文賦(륙기이십작문부) : 진나라 육기는 나이 스물에 문부를 지었지만<br>汝更小年能綴文(여갱소년능철문) : 너는 더욱 젋은 나이에 글을 지을 수 있었다<br>總角草書又神速(총각초서우신속) : 총각인데도 초서를 썼을 뿐아니라 빨리도 썼서<br>世上兒子徒紛紛(세상아자도분분) : 세상 아이들은 공연히 많아 분분하기만 했다<br>驊騮作駒已汗血(화류작구이한혈) : 명마 화류가 새끼를 낳자 이미 피땀을 흘리고<br>鷙鳥擧翮連靑雲(지조거핵련청운) : 사나운 새가 날개죽지를 들어올려 푸른 하늘의 구름을 나는 듯 하였다<br>詞源倒流三峽水(사원도류삼협수) : 네 문장의 원천은 삼협의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함과 같고<br>筆陣獨掃千人軍(필진독소천인군) : 붓의 기세는 천 명의 군사를 혼자서 쓸어내는 것 같았다<br>只今年纔十六七(지금년재십륙칠) : 지금 네 나이는 불과 십육칠세<br>射策君門期第一(사책군문기제일) : 임금님 앞에서 사책 과거를 보아 일등을 기약했었다<br>舊穿楊葉眞自知(구천양엽진자지) : 옛사람 활 쏘아 버들잎을 맞춘 것 같이 자신을 잘 알고있으니<br>暫蹶霜蹄未爲失(잠궐상제미위실) : 잠시 서리에 미끄러진 말은 아직 실족한 것이 아니듯이<br>偶然擢秀非難取(우연탁수비난취) : 우연히 길게 자라나는 기회는 가지기 어렵지 않나니<br>會是排風有毛質(회시배풍유모질) : 마침 바람을 밀치는 거친 날개가 있기 때문이다<br>汝身已見唾成珠(여신이견타성주) : 너 자신은 침을 뱉으면 구슬이 되는 사람으로 알려졌으니<br>汝伯何由髮如漆(여백하유발여칠) : 너의 삼촌인 나 두보는 어이해야 머리털이 옻처럼 검어질까<br>春光淡沲秦東亭(춘광담타진동정) : 장안 동쪽 역 누대에 봄빛이 출렁이고<br>渚蒲牙白水荇靑(저포아백수행청) : 물가의 창포는 치아처럼 희고 마름풀은 푸르다<br>風吹客衣日杲杲(풍취객의일고고) : 햇살은 밝은데 바람은 나그네 옷에 불어들고<br>樹攪離思花冥冥(수교리사화명명) : 꽃빛은 어둑한데 나무는 이별의 심사를 어지럽힌다<br>酒盡沙頭雙玉甁(주진사두쌍옥병) : 모랫벌에서 두 옥 병의 술이 다 하니<br>衆賓已醉我獨醒(중빈이취아독성) : 여러 손님들은 이미 취했으나 나 혼자 깨어있도다<br>乃知貧賤別更苦(내지빈천별갱고) : 가난한 사람의 이별이 더욱 아픈 줄을 이제야 알고<br>呑聲躑躅涕泣零(탄성척촉체읍령) : 울음을 삼키며 머뭇거리니 눈물이 흘러내린다<br><br><br><br>천육표기가(天育驃騎歌)-두보(杜甫)<br>천육의 날랜 말을 노래하다-두보(杜甫)<br>吾聞天子之馬走千里(오문천자지마주천리) : 내가 듣건데, 천자의 말은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는데<br>今之畵圖無乃是(금지화도무내시) : 지금의 이 그림이 바로 그렇지 않은가<br>是何意態雄且傑(시하의태웅차걸) : 이것이 얼마나 자태가 웅장하고 걸출해 보이는가<br>駿尾蕭梢朔風起(준미소초삭풍기) : 준마의 꼬리에슨 쓸쓸한 나뭇가지에 북풍이 일고<br>毛爲綠縹兩耳黃(모위록표량이황) : 털빛은 녹옥색, 두 귀는 노랗구나<br>眼有紫焰雙瞳方(안유자염쌍동방) : 눈에는 자주빛 화염이 일고 두 눈동자는 각지는구나<br>矯矯龍性合變化(교교룡성합변화) : 교교한 용과 같은 성질은 변화에 적합하고<br>卓立天骨森開張(탁립천골삼개장) : 우뚝선 뼈대는 삼엄하게 뻗어있구나<br>伊昔太僕張景順(이석태복장경순) : 옛날 태복 장경순이<br>考牧攻駒閱淸峻(고목공구열청준) : 기르고 길들이어 맑고 건장한 말을 알아보고<br>遂令大奴字天育(수령대노자천육) : 나침내 대노로 하여금 천육을 지키게 하였다네<br>別養驥子憐神俊(별양기자련신준) : 신통하고 빼어난 점을 좋아해 건장한 놈을 별도로 기르게 하였다<br>當時四十萬匹馬(당시사십만필마) : 당시에 사십 만 마리 말이 있었는데<br>張公嘆其才盡下(장공탄기재진하) : 장경순은 그 재질이 모두가 하급인 것을 탄식하였다네<br>故獨寫眞傳世人(고독사진전세인) : 그러므로 다만 실물을 그려서 세상에 전하게 한 것인데<br>見之座右久更新(견지좌우구갱신) : 좌우에 두고 보니 오래될수록 더욱 새로워지네<br>年多物化空形影(년다물화공형영) : 여러 해 지난 물건들은 변하여 공연히 형태만 있으니<br>嗚呼健步無由騁(오호건보무유빙) : 아, 굳센 발걸음으로 다리게 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br>如今豈無騕褭與驊騮(여금기무요뇨여화류) : 지금은 어찌 요노와 화류 같은 명마는 없는 것인가<br>時無王良伯樂死卽休(시무왕량백락사즉휴) : 이 시대에는 왕량과 백락이 없기에 그대로 죽어갈 뿐이라네<br><br><br><br>이조팔분소전가(李潮八分小篆歌)-두보(杜甫)<br>이조의 팔분소전을 노래하다-두보(杜甫)<br>蒼頡鳥跡旣茫昧(창힐조적기망매) : 창힐의 새 발자국 글자 이미 망연하여 모르게 되어<br>字體變化如浮雲(자체변화여부운) : 자체의 변화는 뜬 구름 같아졌구나<br>陳倉石鼓又已訛(진창석고우이와) : 진차의 석고체 또한 이미 와전되어서<br>大小二篆生八分(대소이전생팔분) : 다전과 소전이 팔분서를 낳게 했네<br>秦有李斯漢蔡邕(진유리사한채옹) : 진나라에는 이사가 있었고 한나라에는 채옹이 있었지만<br>中間作者寂不聞(중간작자적불문) : 그 중간의 작자는 적막하여 아무도 전하지 않았네<br>嶧山之碑野火焚(역산지비야화분) : 진시황의 역산의 비석도 들불에 다 타버리니<br>棗木傳刻肥失眞(조목전각비실진) : 대추나무에 옮겨 새겨 전하나 자획이 굵어져 진품과 다르다네<br>苦縣光和尙骨立(고현광화상골립) : 고현에는 한나라 때 세운 노자비가 아직 우뚝 서있지만<br>書貴瘦硬方通神(서귀수경방통신) : 글씨는 여위고 굳어야만 신통하다네<br>惜哉李蔡不復得(석재리채불부득) : 아깝도다, 이사와 채옹은 다시 나오지 않으니<br>吾甥李潮下筆親(오생리조하필친) : 나의 생질 이조의 글씨씀이 그들과 가깝다네<br>尙書韓擇木騎曹蔡有隣(상서한택목기조채유린) : 상서 한택목과 병조 참판 채유린이 있다네<br>開元已來數八分(개원이래수팔분) : 개원 이래로 몇 사람의 팔분서를 쓰는 사람이 있는데<br>潮也奄與二子成三人(조야엄여이자성삼인) : 이조에게는 두 아들이 있으니 모두 세 사람이고<br>况潮小篆逼秦相(황조소전핍진상) : 더구나 이조의 소전은 진나라 제상 시사와 집진하니<br>快劒長戟森相向(쾌검장극삼상향) : 예리한 칼과 긴 창이 삼업하게 마주보는 듯하네<br>八分一字直百金(팔분일자직백금) : 팔분 한 글자는 백금의 값이 나가니<br>蛟龍盤拏肉屈强(교룡반나육굴강) : 교룡이 서리어 뒤틀려 근육이 억세게 보인다네<br>吳郡張顚誇草書(오군장전과초서) : 오군의 장전이 초서를 자랑하지만<br>草書非古空雄壯(초서비고공웅장) : 초서는 옛 것 아니고 부질없이 웅장하기만 하다네<br>豈知吾甥不流宕(기지오생불류탕) : 어찌 내 생질이 제멋대로 방탕하지 않은 것을 알겠는가<br>丞相中郞丈人行(승상중랑장인행) : 승상 이사와 중랑 채옹의 노숙한 행렬에 이르렀다네<br>巴東逢李潮(파동봉리조) : 파동에서 이조를 만났는데<br>逾月求我歌(유월구아가) : 한 달이 지나 나에게 노래를 지어줄 것을 요청하는구나<br>我今衰老才力薄(아금쇠로재력박) : 내가 이제 노쇠하고 재능도 보잘것 없어졌으니<br>潮乎潮乎奈汝何(조호조호내여하) : 조여, 이조여, 내 너를 어찌 노래할 것인가<br><br><br><br>유소부신화산수장가(劉少府新畵山水障歌)-두보(杜甫)<br>유보부가 그린 산수 병풍을 노래하다-두보(杜甫)<br>堂上不合生楓樹(당상불합생풍수) : 대청 위에는 단풍나무 자라지 못하는데<br>怪底江山起烟霧(괴저강산기연무) : 이상하게도 강산의 아래 쪽에서 안개가 피어오른다<br>聞君掃却赤縣圖(문군소각적현도) : 듣건대, 그대가 적현도를 쓸어 없애버리고<br>乘興遣畵滄洲趣(승흥견화창주취) : 흥에 따라 산수의 흥을 그려서 기분을 푼다지<br>畵師亦無數(화사역무수) : 화가는 또한 무수히 많지만<br>好手不可遇(호수불가우) : 진정한 화가는 만나기 어렵다지<br>對此融心神(대차융심신) : 이 그림을 보니 마음과 정신이 융합되니<br>知君重毫素(지군중호소) : 그대가 붓과 비단 화폭을 신중히 여김을 알겠네<br>豈但祁岳與鄭虔(기단기악여정건) : 어찌 가악과 정건 정도에 그치겠는가<br>筆迹遠過楊契丹(필적원과양계단) : 필치가 양계단보다 훨씬 뛰어나네<br>得非玄圃裂(득비현포렬) : 곤륜산의 현포를 잘라 갖다 놓은 것이 아이라면<br>無乃瀟湘飜(무내소상번) : 소수와 상수가 물결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br>悄然坐我天姥下(초연좌아천모하) : 초연히 나를 천모산 아래에 앉혀놓은 것이라면<br>耳邊已似聞精猿(이변이사문정원) : 내 귓가에는 이미 맑은 원숭이 소리 들리는 듯하네<br>反思前夜風雨急(반사전야풍우급) : 지난 밤 비바람 세차게 불던 일 도리켜 생각해보니<br>乃是蒲城鬼神入(내시포성귀신입) : 이는 바로 포성의 귀신이 들어온 것 아닐까<br>元氣淋漓障猶濕(원기임리장유습) : 천지의 원기는 질펀하고 병풍도 젖어있음은<br>眞宰上訴天應泣(진재상소천응읍) : 주제자가 상소하여 하늘이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br>野亭春還雜花遠(야정춘환잡화원) : 들판 정자에 봄이 찾아왔으나 꽃 피기는 아직 이르고<br>漁翁暝踏孤舟立(어옹명답고주립) : 늙은 어부 어둠을 밟고 외로운 배에 서있구나<br>滄浪水深靑溟闊(창랑수심청명활) : 맑은 강물은 깊고 푸른 하늘은 넓고<br>欹岸側島秋毫末(의안측도추호말) : 언덕 곁에 기댄 섬은 자세히 그려있기도 하다<br>不見湘妃鼓瑟時(불견상비고슬시) : 상수의 왕비가 거문고 타는 것 보이지 않고<br>至今斑竹臨江活(지금반죽림강활) : 지금은 얼룩 대나무만이 강가에 살아있다<br>劉侯天機精(류후천기정) : 유소부는 천기에 정통하고<br>愛畵入骨髓(애화입골수) : 그림을 좋아하는 것이 골수에 박혔다네<br>自有兩兒郞(자유량아랑) : 아들이 둘 있는데<br>揮灑亦莫比(휘쇄역막비) : 붓을 휘두름이 비길 사람이 없다네<br>大兒聰明到(대아총명도) : 큰 아들은 총명함이 지극하여<br>能添老樹巓崖裏(능첨로수전애리) : 산 마루와 절벽에 오래된 나무 그려넣을 수 있다네<br>小兒心孔開(소아심공개) : 작은 아들은 마음의 창이 열려서<br>貌得山僧及童子(모득산승급동자) : 산승과 동자의 모습을 잘 그려낸다네<br>若耶溪雲門寺(약야계운문사) : 약야계와 운문산이 있는데<br>吾獨胡爲在泥滓(오독호위재니재) : 나만 홀로 어찌 진흙판에 사는가<br>靑鞋布襪從此始(청혜포말종차시) : 짚신에 버선 신고 이제부터 시작하자<br><br><br><br>희위언위쌍송도가(戱韋偃爲雙松圖歌)-두보(杜甫)<br>장난삼아 위언이 그린 쌍송도를 노래하다-두보(杜甫)<br>天下幾人畵古松(천하기인화고송) : 천하에 몇 사람이 노송을 그렸는지<br>畢宏已老韋偃少(필굉이로위언소) : 필굉은 이미 늙었어도 위언은 아직 젊다<br>絶筆長風起纖末(절필장풍기섬말) : 빼어난 필력으로 장풍에 일어나는 나무 끝과<br>滿堂動色嗟神妙(만당동색차신묘) : 방안 가득한 사람들의 감동한 얼굴빛까지 그려낸다<br>兩株慘裂苔蘚皮(량주참렬태선피) : 두 그루 소나무의 참렬히 찢기어진 이끼 낀 껍질<br>屈鐵交錯回高枝(굴철교착회고지) : 굽은 쇠줄 얽혀진 굽은 높은 나뭇가지도 그려낸다<br>白摧朽骨龍虎死(백최후골룡호사) : 흰 곳은 용과 호랑이 죽어 꺾이고 썩은 뼈같고<br>黑入大陰雷雨垂(흑입대음뢰우수) : 검은 곳은 태음의 세계로 들어간 우뢰와 비가 드리운 것다<br>松根胡僧憩寂寞(송근호승게적막) : 소나무 뿌리에는 오랑캐 스님이 가만히 쉬고 있는데<br>厖眉皓首無住著(방미호수무주저) : 짙은 눈썹과 흰머리는 아무런 집착도 없어보인다<br>偏袒右肩露雙脚(편단우견로쌍각) : 오른쪽 어깨로 옷 걷어올리고 두 다리 드러내어<br>葉裏松子僧前落(엽리송자승전락) : 솔잎 속에서 솔방울 스님 앞에 뜰어진다<br>韋侯韋侯數相見(위후위후수상견) : 위 선생, 위 선생 우리 서로 자주 만었지<br>我有一匹好東絹(아유일필호동견) : 내게 한 필의 좋은 비단 있으니<br>重之不减錦繡叚(중지불감금수가) : 중하기는 수놓은 비단 못지 않다네<br>已令拂拭光凌亂(이령불식광릉란) : 이미 잘 털고 닦아서 광채가 요란한데<br>請公放筆爲直幹(청공방필위직간) : 붓을 놓아 곧은 소나무 하나 그려주시게나</td></tr></tbody></table></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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