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내용
1. 선비의 개념
선비란 자신의 인격을 성실하게 연마하고 사회적 갈등 문제를 바르게 진단하여 지혜롭게 치유할 수 있는 인간이다. 유학의 이념을 중시했던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전통의 동아시아 사회에서 이상적 인간형으로 여겨졌던 선비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온갖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여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인간형이다.
선비는 이기심을 경계하고 공공의 의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건비는 이 세상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문제가 이기심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여긴다. 선비의 관점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바로 욕망이다. 그런데 욕망에는 먹고 자며 성적관계를 갖고자 하는 것과 같은 생눌학적인 욕망, 아름답고 착하며 가치있게 살고 싶어하는 도덕적 욕망 등이 있다.
선비는 생물학적 욕망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생물학적인 욕망의 실현은 육체를 가진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이기 때문이다. 만일 생물학적인 욕망 자체를 부정한다면 개인의 생명이 유지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는 종이 유지되는 것도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오랫동안 먹지 않고 잠을 자지 않으면 몸이 쇠약하여 죽게 되고, 모든 남성과 여성이 성적 관계를 갖지 않으면 아이가 출산되지 않아 결국에는 인류가 종말을 맞이할 수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생물학적인 욕망의 추구와 실현 그 자체는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문제는 생물학적인 욕망은 추구하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만의 욕망을 지나치게 실현하고다 하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불합리한 상황이다. 예를 들면 여러 사람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사회에서 한정되어 있는 음식을 어느 한 사람이 모두 먹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은 굶주리게 되는 상황, 상대의 의사에 관계없이 자신의 성욕을 강제로 채우고자 하는 상황 등에서 나타나는 이기적인 욕망이다. 이러한 이기적인 욕망이 사회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선비는 이기적인 욕망이 생물학적인 부분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선비는 이기적인 욕망이 이성적인 부분에도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사회적 지위가 낮지 않은데도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을 모함하거나 비방하는 행위,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으려 하기보다 부정적인 방법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려는 행위, 경제적으로 이익을 많이 낸 회사인데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직원들의 봉급을 올려주지 않는 경영자 행위, 출세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상사에게 뇌물을 주는 행위, 비리를 숨기기 위해 또 다른 비리를 저지르는 행위, 공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사적인 이익을 확대하는 행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기 절도 강도 살인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 등 수 많은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선비란 이러한 이기적 욕망에 종속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기적 욕망으로 인해 나타나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발생하는 온갖 병폐를 치유하는 사람이다. 선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코 욕망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욕망이란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형성되는 살아있음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죽은사람 에게서는 욕망도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선비는 욕망의 포기가 아니라, 욕망의 대상과 방향의 전환을 주문한다. 선비의 관점에 의하면 욕망애는 어떤 욕망이든지 반드시 대상이 있고 방향이 있다. 어떤 욕망으로 가지고 있으며, 방향을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병든 욕망이 될 수도 있고 건강한 욕망이 될 수도 있다. 선비들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귀하게 여기며 혼자만 기뻐하지 않고 더불어 즐거워한다. 자신의 장점을 과시하거나 상대의 단점을 비난하지 않는다. 자신과 상대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합리적으로 협의하고 합의하여 공통의 공동의식을 도출 시킨다. 나눔과 모음을 통하여 평화로운 어울림의 문화를 형성한다.
2. 선비의 현실적 의미
선비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를 외면하거나 도피하는 사람이 아니다. 선비는 당면한 문제를 생각으로만 취급하는 몽상가는 더더욱 아니다. 선비는 이로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곧 선비는 눈앞에 펼쳐진 문제에 깊게 개입하여 실제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선비란 성품이 온유하면서도 뜻은 강직하고 타인에게는 너그러우면서도 자신에게는 엄격하며, 옳지 않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때와 장소에 맞지 않은 낡은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때와 장소의 상황을 심층적으로 고려하여 융통성 있게 원칙을 적용하며, 앎과 행함 및 배움과 익힘을 통일 시키고 따뜻하고 포근함 감성과 냉철한 이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결국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선비란 건강항 욕망을 토대로 하여 이기심의 발현을 경계하며, 자신이 속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고른 대접을 받아 함께 즐기는 평화로운 공동체 사회를 구성하는 일에 앞장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선비는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성찰해야할 뿐만 아니라, 밝은 미래를 안내할 눈을 길러야 한다.
3. 선비정신의 발현
조광조는 선비정신이 반영된 왕도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개혁 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언로의 개방과 소통의 확대, 향악 운동을 통한 농촌 사회의 교화, 도교의 소격서 폐지 등 신비주의와 미신타파, 현량과를 통한 어진인재의 등용, 훈구대신들의 공훈 박탈과 신진 사대부의 등용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조광조의 개혁정책은 홍경주, 남곤, 심정 등 훈구파들의 방해와 모함으로 인해 중단되고, 조광조는 전라도 능주로 귀양을 간 후 그곳에서 사약을 받았다. 그는 죽기 전에 충과 절개와 의리정신이 깊게 새겨진 절명시 한 수를 남겼다. 이것이 기묘사화이다.
4. 선비의 문화의식
개인의 이기적 삶보다 공공의 의로움을 추구하는 선비는 문화를 삶의 활력으로 여긴다. 선비의 관점에 의하면 문화란 넓은 의미로 바라볼 때, 인간이 비록 자연에서 나왔기 때문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수동적인 자세로 자연의 속성에 맞추어 살아가는데서 나타난 흔적이 아니다. 이는 자연의 운행원리와 속성을 주체적으로 파악하고 활용하여 윤택한 삶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나타난 자취이다. 곧 넓은 의미로 말할 때 문화란 자연에 반대되는 개념이며, 자연에 대한 인간의 작용 모두를 의미한다.
5. 풍류의 개념과 의의
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는 것을 풍류라고 한다. 가르침을 세우는 근원은 선사에 상세히 갖추어져 있는데, 실제로 삼교를 포함하고, 많은 백성과 사귀어 교화한다. 또한 들어와서는 집안에서 효를 행하고 나가서는 나라에 충성하는 것과 같은 것은 공자의 가르침이고 무위로 일을 처리하고 말없이 가르침을 행하는 것은 노자의 뜻이며, 모든 악을 짓지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는 것은 석가의 교화이다.
6. 풍류문화와 대중문화
풍류문화는 지위의 높낮이에 관계없이 모두가 즐기는 문화이면서 저속하지 않은 문화이다. 이는 생활 속에 반영된 문화이며, 일반적인 정서와 도덕적인 정감이 어우러지는 문화로서 삶의 귀감이 되는 문화이다.
토론주제: 선비정신은 개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풍류의식은 개인의 자유로운 삶을 중시한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중 어떤 것이 더 우선시되어야 하는가? 예를 들어, 팬데믹 상황 속정부가 공공의 안전을 위해 백신접종과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때, 공공의 안전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해야 하는가, 백신접종을 거부하며 개인의 건강을 보호하는 등의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해야 하는가?
나는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토론주제에서의 예시에서는 물론 책임적인 측면이 우선이 되어야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개인의 자유가 우선시 되는 것이 곧 사회에도 기여가 된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예시의 상황에서는 ‘의무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당연하게 지켜야하는 것이지만 이를 거부하는 것 또한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피해가 안가는 선에서의 자유는 충분히 이루어는 것이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고, 자유와 책임의 균형 적절하게 유지되어야 올바른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