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는 이벤트를 좋아해>
언론보도를 보면 미국 질 바이든 여사 측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맞추어 레이디가가와 가수 블랙핑크의 합동공연을 제안하면서 행사 비용은 한국이 부담하는 방향으로 연구하라고 한국외교라인에 여러차례 전달했는데 대통령에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질 바이든과 김건희를 연결하는 라인에서 행사를 좋아하는 김 여사에게 따로 보고하였고 이 상황을 심각하게 느낀 김 여사 라인에서 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 대통령실 김일범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에 이어 김성한 안보실장까지 경질했다는 내용이 언론 보도의 핵심이다.
<챔피언빌딩, 삼겹살은 불티나고>
명동10길 전진상교육관 옆 ‘스타벅스명동길점’있는 빌딩을 ‘김기수빌딩’ 혹은 ‘챔피언빌딩’이라고 부른다. 1966년 북코리아가 잉글랜드 월드컵에 진출하자 박정희대통령은 차지철에게 북촌이 세계스포츠로 나가는데 한국도 세계를 석권하는 종목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자 차지철은 권투가 방법이고 당시 동양 챔피언인 김기수를 키우면 된다고 했다. 차지철이 박정희대통령의 심복인 이유다.
전국을 주먹으로 통일한 신상사파는 일본 야쿠자와 손을 잡기 위해 야쿠자 핵심이면서 일본에서 연예, 스포츠사업을 하던 교포 ‘서순종’을 스카우트해서 국내에서 연예사업과 특히 권투장을 운영하며 김기수를 키우고 있었다.
신상사와 차지철은 박정희의 스포츠정치를 매개로 의기투합을 했고 당시 WBA 주니어 미들급 챔피언 벤베누티(이태리)측에 한국에서 타이틀매치를 하자고 하자 몇 가지 조건과 기본 파이터 머니로 55000달러를 요구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50달러였던 시대였다.
박정희 대통령은 청와대로 김기수 선수를 부른다. “임자 할 수 있겠어?” “네 젖 먹던 힘을 다해 싸워 이기겠습니다.” 차지철과 박태준이 대회장을 맡고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주어 타이틀매치가 성사되었다.
1966년 6월 25일 장충체육관에 박정희를 비롯한 권력실세들이 자리를 잡았고 6500여명의 관중이 모였다. 아마추어 전적 87승1패인 김기수의 1패가 벤베누티이니 나름 서사가 있는 경기였다. 김기수 선수는 여수에 정착해 중학교 때 복싱을 시작해 서울 성북고(현 홍익사대부고)에 스카우트됐고, 1958년 도쿄 아시안게임 웰터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60년 로마 올림픽 8강전에서 벤베누티에게 진 것이다.
15회 판정승을 거둔 김기수는 한국 첫 세계챔피언이 되었다. 이후 신상사파는 홍수환 류제두 염동균 박종팔 박찬희 등 세계챔피언을 수없이 탄생시키며 주먹세계를 양성화하며 돈까지 벌은 일석이조를 이루었다. 장충체육관 옆에 족발집이 생긴 이유고 동네마다 삼겹살집이 생기며 사람들은 권투 이야기를 하며 경쟁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었다. 경기를 보려고 가전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1966년 북(北)은 월드컵 첫 출전을 하고 이태리를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권투로 이태리를 이겼다.
신상사파가 다른 여타의 조폭을 제치고 1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소위 서북청년단의 자금줄 그리고 학교 내 쌈 서열 1위인 일진들을 모았고 총명한 서순종 같은 인물들을 통해 글로벌한 어깨를 동원했다. 또 새로운 권력과 발 빠른 협상을 했기 때문이다. 소위 사보이 호텔 기습사건도 서순종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서 발생이 되었고 지금도 시행사나 용역 등 전국의 어깨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다.
은퇴한 이후 김기수는 명동에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챔피언다방을 운영했다. 김기수(1939∼1997)는 ‘북청 물장수’로 알려진 함경남도 북청 출신으로 절약생활을 잘 했고 권투인을 위한 애정도 많이 보였다. 같은 건물에 한국권투위원회가 오랫동안 있었다. 김기수는 해태 타이거즈 김봉연 선수의 동서이고 해태투수 이상윤의 장인이다. 또 해태 타이거즈의 김응용 감독을 광주에 안착시켜준 인물이다. 실향민 출신으로서 함께 어울려 술을 자주 마셨다. 김응용의 유일한 낙이 같은 광주에 살던 김기수와 술 한 잔 마시는 것이었다고 한다.
김기수 선수는 평소 절약을 잘했기에 이런 요지에 건물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자녀들이 경영을 하고 있다. 그는 1996년 간암을 선고받고 기독교 신앙의 귀의했다 1997년 57세로 운명했다.
남산을 걸으며 남산을 뛰어다닌 옛 권투선수들이 훈련모습이 떠오른다. 꽃들이 싸우는 화투(花鬪)의 시간, 남산 꽃대궐이 찬란하다. 격투가 한문으로 激鬪이거나 擊鬪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서로 격을 갖춘 공정이란 格鬪라고 쓴다. 격이 떨어지면 인정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정부의 격은 몇 점일까? 아니 격이 있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