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노잘큰~ 겨울잠에서 깨어나다!!
한 동안 각자의 시간에 충실했던 잘노잘큰1,2기 멤버들이 모였다. 아이들과 우리자신, 그리고 우리들의 동반자인 남편들까지 힐링 할 수 있는 여행을 계획하면서 다시 분주해졌다. 명선님의 추천으로 결정 된 장소는 강원도 원주 거돈사지터였다.
거돈사지터를 깜깜한 밤에 찾아가 불빛 없는 밤하늘을 감상하면서 별빛과 달빛 속으로 우리들을 온전히 맡겨 보는 꿈을 꾸면서 6가족이 여행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1박을 위해 연빌리지 캠핑장에서 가방을 풀었다.
노부부와 아들이 운영하는 연빌리지 캠핑장은 여유롭고 조용하면서도 아늑한... 참 편안해지는 곳이었다. 풀 옵션 캠핑도 가능한 곳이라 텐트나 캠핑도구가 없는 분들께도 추천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아이들을 위한 작은 개울(정말 작음)이 있어서 우렁이, 가재를 잡기도 했다. 서비스로 제공된 해먹은 아이들의 좋은 놀이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3년의 기다림이 연빌리지 캠핑장에서 꽃을 피웠다. 보민이는 4살에 잘노잘큰을 시작했다. 늘 아웃사이더로 언니 오빠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라다니지도 않고 그저 엄마 주변만 맴돌면서 집에 가자고 조르던 아이였다. 그런데 드디어 캠핑장에서 언니들과 텐트에 들어가 놀고, 해먹에서 함께 놀고, 개울에서 같이 놀고, 엄마 아빠는 거의 찾지 않는 고마운 아이로 다시 태어났다. 기다림의 결실인가.......감동이다.^^
캠핑장에서 박셰프(^^)의 맛있는 요리로 저녁을 먹고 계획했던 거돈사지터로 출발하기위해 저마다 렌턴 한 개씩과 약간의 곡차 몇 캔을 준비했다. 점점 어두움이 짙어오는 저녁, 거돈사지터로 향했다. 별빛과 달빛 그리고 조그마한 렌턴에 의존해 뱀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산을 걷기 시작했다. 귀신 흉내를 내고 무서운 이야기도 하면서 야간 산행을 40-50분 했을까? 넓게 펼쳐진 대지에 흐릿하게 보이는 삼층석탑, 그리고 무지무지 크고 굵은 나무 한 그루가 나타났다. 1000년 된 느티나무와 삼층석탑에서는 달빛 때문일까? 별빛 때문일까? 긴 세월의 애환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렌턴을 잠시 끄고 우리들은 저 마다의 간절함을 두 손에 모아 조용히 탑을 돌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굉장히 진지하게 탑돌이에 참여했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달을 보며 곡차를 나눠먹고 신선이 된 기분으로 별과 달을 길잡이 삼아 기분 좋게 다시 산을 내려왔다. 그래도 아쉬워서 모닥불 피워두고 곡차 옆에 끼고 밤이 깊어가도록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간만에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을 함께 여행하고 다녀오니 마음이 참으로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 사람은 혼자 휴식을 취하면서 마음을 회복하기도 하지만 사람이기에 사람들 속에서 좋은 기운과 힘을 받고 함께 사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제 잘노잘큰1,2기들이 겨울잠에서 일어나 함께 잘 놀고 잘 클 수 있는 활기찬 활동을 재기하려고 한다. 기대만발~^^
첫댓글 아... 부럽네요! 사진도 좀 올려보지 그랬어요? ^^ 탑돌이 모습, 느티나무 풍경 궁금하네요. ㅎㅎ
캠프해야 좀 친해지는 것 같아요. 나무...잘노잘큰도 참학의 한그루 나무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