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원 시인의 신작시집
『안나푸르나로 가는 길』(시와 문화, 2024)
시집을 감상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장우원 시인은 서울교대 선배님이시다.
두 번 뵙는데 겸손하시고
전문적인 사진 촬영과 기타 연주도 대단하시다.
음정 박자 놓쳐도, 악보 없이 기타 반주 가능하고
노래도 목소리가 좋아 일품이다.
이 시집은 안나푸르나 산행의 여정을 기록한
장우원 시인이 직접 촬영한
생생한 사진들이 곁들여져, 마치 감상하는
내가 산행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안나 푸르나로 가는 길
고행하며 걸어가는 시인
아니 구도자, 수도자의 느낌이라고 할까,
시를 읽어 가며 마음이 정화되고
어딘가 모르게
각박하게 살아가는
내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깨달음의 미학이 숨 쉬고 있었다.
그것은 느림에 있고
낮음에 있고
가난에 있고
무소유에 있고
주체 중심이 아닌
경계를 벗어나
중심은 모든 것에 있다는 깨달음이다.
여러 좋은 시편 외에
내 눈에 들어온 시가 한 편 더 있었다
경계
경계는 도발을 자극합니다.
울타리가 없는 집
담도 없는 집
히말라야 집들은
경계를 허물고
자연처럼 서 있습니다.
들어도 자연
나서도 자연
당신을 에워싼 경계도
사실은
내 욕망의 한계라는 것
경계를 지워야
비로소 다가갈 수 있다는 것
창틀 가득
히말라야가 답을 합니다.
바야흐로 요즘은 신고의 시대,
반목의 시대, 의심의 시대이다.
거기에는
너와 나를 나누는
경계가 도사리고 있다.
'자타일시 성불도'
불가에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가 말해주는 여러 시편이
울림이 되어
현대인의 가슴속에 따뜻하게 메아리칠 것만 같다.
-김정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