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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2004 한국영화 Best & Worst
글 : 태상준,이주영,정영권,홍동희 기자 2004.12.13
Best in 2004
= <그녀를 믿지 마세요>
= <범죄의 재구성>
= <인어공주>
= <송환>
= <주홍글씨>
바야흐로 한국 영화 전성시대라고는 하지만, 정작 2004년은 '속빈 강정'과도 같은 한 해였다. 이는 <바람난 가족>, <올드보이>, <지구를 지켜라>,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등 몇 편의 후보를 두고 최고의 한국 영화를 뽑느라 골머리를 썩힌 작년과 비교해 본다면 더욱 확연해진다. 도무지 '이거다' 싶을 정도의 작품이 없었던 것이 그 이유다. 2003년 12월부터 지난 주까지 본 한국 영화는 총 마흔두 편. 강동원, 김하늘의 로맨틱 코미디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쌍욕과 슬랩스틱이 난무하는 한국 주류 코미디 영화와는 달라도 한참 다른 웰메이드 상업영화였다. 김하늘의 귀여운 사기꾼 연기과 어설프기 까지한 풋풋한 강동원의 조화에, 신예 배형준 감독의 이야기 구성 능력이 단연 돋보였다. <범죄의 재구성>은 신예 최동훈 감독이 영화적인 솜씨를 한껏 발휘한 작품이며, <인어공주>를 통해 전도연은 자신이 왜 한국 여배우 중 최고의 개런티를 받아야 하는지를 입증했다. <송환>은 다큐멘터리 혹은 독립영화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 작품. 북한에 가려는 꾸부정한 노인네들을 보고 있으면,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터뜨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주홍글씨>. 배우들의 연기나 텍스트 등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는 있지만, 줄곧 소통과 시점 이야기를 놓지 않는 변혁 감독의 일관된 고집은 돋보인다.
Worst in 2004
= <낭만자객>
= <사마리아>
= <령>
= <늑대의 유혹>
=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최고의 영화 5편을 선정하는 것만큼이나 최악의 영화 선정 작업도 그리 만만한 작업은 아니었다. 전자가 너무 없어서 문제였다면, 후자는 너무 많아서 탈인 경우. 그 중의 제일은 단연코 <낭만자객>이다. <낭만자객>은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등 2연타석홈런을 날린 윤제균 감독의 통산 3번째 작품. 조폭, 슬랩스틱, 욕설, 섹스 거기다 감동까지 <낭만자객>은 윤제균 흥행 코드의 모든 것을 담으려 한 작품. 그러나 이같은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낭만자객>은 ‘낭만’과는 180도 거리가 있는, 욕과 폭력 등으로만 점철된 ‘무절제 미학’의 전형을 잘 보여준다. 올초 김기덕 감독에게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안긴 <사마리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도무지 영화로의 몰입을 막는 그 어설픈 '아마추어리즘'만이 보이는 영화였으며, 김하늘 주연의 <령>은 '깜짝효과'만이 남아버린 전혀 무섭지 않은 공포 영화였다. 동명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늑대의 유혹>은 <그녀를 믿지마세요>를 통해 '가능성 있는 신인 배우'로 거듭난 강동원을 다시 '모델 출신 배우'로 격하시킨 경우. 마지막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도 <늑대의 유혹>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지현은 전작 <4인용 식탁>으로 배우가 되었다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로 다시 CF 모델로 돌아갔다. 두 편 모두 좀 더 긴 뮤직비디오라고 칭해도 무방한 태작 중의 태작이다.
Best Actor in 2004 : <꽃피는 봄이 오면>, 최민식
사실 최민식은 <올드보이>의 드라마틱한 오대수보다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주무기로 한 보통 사람의 이미지가 강한 배우였다. 최민식이 초기 이미지로 회귀한 듯한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 그는 특별히 짜여진 연기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바로 이 연기같지 않은 연기에서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진정성을 잡아낼 수 있다.
Best Actress in 2004 : <그녀를 믿지마세요>, 김하늘
비록 <령>에서의 모습은 실망스러웠지만, <그녀를 믿지마세요>에서의 김하늘은 기존의 그녀에게서 기대하지 않았던 파격적 연기를 선보인다. 적당히 오버하고 적당히 순수한 그녀의 '구라'에 안넘어갈 자, 누가 있으랴! 멜로와 코미디 양쪽에서 공히 파워를 과시하는 여배우는 김하늘을 빼곤 몇 없다.
나만의 Best : 없슴
아무리 쥐어 짜도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낼 수는 없는 일. 2004년 한국 영화 중에서 나'만'의 영화 보기 즐거움을 100% 충족시킨 작품은 없었다. '이게 좋으면 저게 나쁘고, 저게 좋으면 이게 나쁘고' 다 이런식이었다. 내년을 기약한다.
나만의 Worst : <얼굴없는 미녀>
스타일 과잉이 영화 완성도에 심각한 폐해로 작용할 수 있음을 여지없이 증명한 작품. 김인식 감독은 일찌기 <로드 무비>에서도 그랬듯, 끝장나는 화려한 때깔을 보여주기에만 급급하며, 정작 영화 안에서 감독의 목소리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노출 연기를 펼친 김혜수는 영화 내내 똑같은 표정과 목소리 톤으로 일관한다. 김태우의 연기? No Comment.
Best in 2004
<범죄의 재구성>
<귀여워>
<아는 여자>
<말죽거리 잔혹사>
<아라한-장풍대작전>
2004년 한국영화계는 1천만 관객 돌파라는 거품의 소용돌이 속에 침잠된 한 해였다. 문득 한 해를 되돌아 볼때 기억나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 바로 그 단적인 예다.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신예 최동훈의 <범죄의 재구성>이다.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출력과 박신양, 백윤식, 염정아의 트라이앵글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다. 류승완, 류승범 컴비의 <아라한-장풍대작전>도 빼놓을 수 없다. 제본소 무협만화에의 아련한 향수와 고도의 테크놀러지가 어우러진 이 영화는 아마 근래 찾아보기 힘든 무협영화였지 않나 싶다. 몸짱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권상우 주연의 <말죽거리 잔혹사> 역시 마찬가지로 손에 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 역시 과거의 노스탤지아를 불러일으키는 세련된 비주얼로 인해 꽤나 기억에 남는 영화다. <귀여워>와 <아는 여자>의 경우는 정말 '귀여운' 영화였다. 전자는 김수현이란 굵직한 신인감독의 발칙한 상상력이 귀여웠고, 후자는 정재영과 이나영의 컴비네이션이 끔직히도 귀여웠던 영화다. 차후 언급하겠지만, 마지막 두 작품을 통해 우리는 정재영이란 아찔할 정도로 걸죽한 배우를 발견해내는 희열 역시 느낄 수 있었다.
Worst in 2004
<어깨동무>
<늑대의 유혹>
<신부수업>
<내 사랑 싸가지>
<돈텔파파>
사실 이렇게 다섯 편의 영화를 꼽은 것은 <도마 안중근>, <DMZ,비무장지대> 등 일련의 최악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나의 리스트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에서다. <어깨동무>는 과거 "영화에 등장하는 어깨들과 결코 동무하고 싶지 않다"란 강력한 거부를 피력한 바 있다. <신부수업>은 스타성이 일백프로 결부된 철저한 '돈벌이' 영화였다. 최악의 경우를 밝히는데 구구절절 설명은 필요없을 듯 하다. <늑대의 유혹>은 분명 허술한 영화는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리스트에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위에 포함된 이유는 <신부수업>의 경우와 유사한 결과다. <내 사랑 싸가지> 역시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 붐에 편승된 여타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조악함을 드러냈던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지막으로 다섯 편 중 가장 최악은 <돈텔파파>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신부수업>과 동일한 제작사에서 기획된 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이야기의 마무리까지 단 한 순간도 불쾌함을 떨쳐버릴 수 없는 '악 중 악'이었다. 다섯 편에 들지 않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많은 최악들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여건상 넘어가야겠다.
Best Actor in 2004 : <귀여워>, 정재영
많은 언론들이 작년 개봉된 <올드보이>의 여파를 올해까지 이어 최민식을 최고의 배우로 치켜세웠다. 하지만 분명 올해 최고의 배우는 정재영이어야 한다. <아는여자>의 정재영이 미심쩍다면, 뒤늦게 선보인 <귀여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정말이지 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다. 이나영이 자신의 엉뚱함을 그대로 피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를 '아는 남자' 정재영이 있었기 때문이요, 예지원의 재치가 만개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가슴을 탐하는 남자' 정재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5년 선보일 <웰컴 투 동막골>과 <결혼 원정기>가 더 기대된다.
Best Actress in 2004 : <아는 여자>, 이나영
올해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아는 여자> 이나영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그녀의 엉뚱함 못지 않게 생뚱맞은 결과였다. 그녀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카메라에 비쳐진 <인어공주> 전도연의 표정을 봤어야 한다. 이나영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TV 브라운관을 바라보던 나 역시 눈물을 글썽였다. 2004년 최고의 배우로 이나영을 꼽는 건 상당히 주관적 견해 임을 밝혀야겠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와 [아일랜드]를 통해 엄청난 팬이 되어버린 지금의 상황에서 보이는 그녀는 있는 그대로 '최고'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Best : <얼굴없는 미녀>
아무리 김인식 감독을 욕해도 본 기자는 옹호했다. 애초 김인식에게서 내러티브의 완벽함은 포기해야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얼굴없는 미녀>의 초라한 이야기에 비난의 화살을 명중시켰다. 하지만 <얼굴없는 미녀>는 김인식의 끈질긴 고집에 찬사를 보내야하는 영화다. 그토록 인공적인 조명 하에 그토록 수려한 '플라스틱' 비주얼을 감히 선보인 감독이 누가 있던가! <얼굴없는 미녀>는 비주얼과 사운드가 최상의 조합으로 이뤄진 2004년 한국영화의 또 다른 수작으로 인정받아야 했다고 믿는다. 물론 나 만이 그렇게 믿는다 해도 상관없다.
나만의 Worst : <주홍글씨>
올해 최악? 서슴없이 <주홍글씨>다. 이 최악의 의미는 앞서 줄줄이 나열했던 그것과 다른 의미다. 변혁은 나름대로 촉망받는 유망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주홍글씨> 한편으로 처절하게 무너졌다. 변혁은 언제나 그래왔듯, 또 기대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지나치게 과잉된 엘리트 의식과 부르죠아 적 마인드가 일말의 상쇄를 거칠 때 걸 수 있는 기대 임에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변혁의 영화들은 언제나 자의식의 카테고리 속에서 쳇바퀴 돌듯 놀아나는 다람쥐의 운명과 다를 바 없다.
Best in 2004
<말죽거리 잔혹사>
<송환>
<돌려차기>
<가족>
<빈집>
유하 감독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유신 말기 한 남자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군사문화로 대변되는 남성적 가치가 한 소년에게 전이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따라간다. 이소룡과 올리비아 핫세, 트랜지스터 라디오로 표현되는 대중문화적 감수성과 적절하게 결부되면서 영화는 지나간 한 시대에 대한 진심어린 송가가 된다. 약 14년 간 비전향 장기수의 일상적 삶을 따라간 <송환>은 짧게는 십 수 년, 길게는 40여 년을 넘게 감옥에서 살아온 장기수들을 불굴의 영웅이나 이념의 희생자로 그리지 않으면서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우며 시장적 가능성도 감지하게 만든 영화. <돌려차기>는 만화적 판타지의 요소를 가미하면서 청소년 영화 장르의 재미와 감동을 모두 끌어낸다.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문제와는 거리가 멀지만 대중장르영화로서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미덕은 무시할 수 없다. <가족>은 억지 눈물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갈등하는 부녀에게서 화해의 몸짓을 이끌어낸다. 언뜻 가족주의라는 신화에 기반하고 있는 듯하지만, 이 냉혹한 사회 속에서 온전하게 가족의 가치를 유지하고 산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영화. <빈집>에서 김기덕 감독은 군데군데 엉뚱하면서도 여유 있는 유머를 섞어 놓으며 지옥 같은 현실의 일상을 매혹적인 판타지의 세계로 치환한다. 그 판타지의 세계에는 어처구니없는 비논리성을 뛰어넘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
Worst in 2004
<어깨동무>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령>
<늑대의 유혹>
<도마 안중근>
조폭 코미디의 지류가 썰물처럼 다 빠져나간 이후, 우리를 찾아온 <어깨동무>는 시대착오적인 영화처럼 보인다. 얼기설기 이어지는 영화의 모양새도 가관이지만 빈약한 내러티브를 배우들의 원맨쇼로 돌파하려는 이 영화의 전략은 짜증스럽기 그지없다. 툭 하면 튀어나오는 쌍욕도 스트레스의 한 요소.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전지현이라는 스타와 영화에 협찬을 아끼지 않은 PPL 상품들 외에는 아무 것도 보여줄 게 없는 영화처럼 보인다. <령>은 <링>, <주온> 등 일본 공포영화의 이미지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공포의 실체와는 무관한 깜짝쇼로 관객들을 우롱한다. 영화의 마지막, “내가 니 엄마처럼 보이니”류의 대사에 이르러서는 실소마저 터져 나올 지경이다. <늑대의 유혹>은 강동원이라는 스타 이미지를 좇기에 급급한 영화다. 의상과 헤어스타일 등, ‘프리티 보이’ 강동원의 팬시한 이미지들을 그대로 전시하는 것에만 관심 있는 뮤직비디오 같은 영화. <도마 안중근>은 정말 뜬금없는 영화다. 이미 독립열사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어 있는 안중근을 이 시대에 불러 세운 의도도 알 길이 없지만 그 어떤 새로운 해석도 보여주지 않은 채, 또 하나의 신화 만들기 그 이상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Best Actor in 2004 : <꽃피는 봄이 오면>의 최민식
<올드보이>에서 선 굵고 강한 카리스마의 연기를 펼쳤던 최민식은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 한껏 어깨의 힘을 빼고 벽촌의 음악교사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지휘봉을 힘차게 휘두르면서, 연주하는 소년들에게 찡긋 윙크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사람의 냄새가 전해진다.
Best Actress in 2004 : <인어공주>의 전도연
전도연은 <인어공주>에서 발군의 1인2역 연기를 소화한다. 별다른 줄거리 없이 진국(박해일)에 대한 연순의 마음의 결을 그저 따라갈 뿐이지만 나영과 연순, 1인 2역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 낸 전도연의 물오른 연기에 힘입어 영화는 강렬한 인상을 전달하지 않는 대신, 가슴 따뜻한 감성으로 다가온다.
나만의 Best : <슈퍼스타 감사용>
<슈퍼스타 감사용>은 1980년대 프로야구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가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던 한 야구선수의 눈물겨운 노력의 과정을 보여준다. 감사용이라는 캐릭터에 딱 들어맞는 이범수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연전연패를 거듭했던 삼미 슈퍼스타즈와 감사용이라는 인물 자체가 강한 드라마적 요소를 갖고 있다. 마지막 30분 동안의 긴박감 넘치는 야구경기 장면은 감사용이라는 인물의 초라한 과거와 결부되면서 진한 감동을 형성한다.
나만의 Worst : <발레교습소>
<발레교습소>는 결코 최악의 영화로 꼽힐 만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1990년대 가장 뛰어난 다큐멘터리들을 연출했던 변영주 감독의 두 번째 장편극영화라는 점에서 실망감이 증폭된다. 열아홉 청춘들에 대한 감독의 진심어린 애정은 묻어나지만 영화적 유기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나열식으로 이어지는 이 영화는 마침내,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라는, 가장 구태의연한 갈등 해결방식으로 끝나고 만다.
Best in 2004
<슈퍼스타 감사용>
<말죽거리 잔혹사>
<범죄의 재구성>
<태극기 휘날리며>
<아는 여자>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처음으로 도입된 1980년대, <슈퍼스타 감사용>은 그저 야구 좋아서 야구에 인생을 바친 한 무명의 왼손투수를 조명한다. 그렇다고 영화는 시대의 영웅담을 그린 것도 아니다. 이범수의 연기도 훌륭했을 뿐더러,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감독의 열정이 느껴지는 야구 장면은 오랫동안 영화 팬들의 기억에 남을 듯싶다. 유하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또한 올해 빼놓을 수 없는 수작이다. 감독 자신의 학창 시절 경험담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는 이소룡 세대였던 감독 자신의 추억이 고스란히 영화 속에 묻어나고 권상우의 온몸을 바치는 연기 또한 압권이었다. 2004년 충무로 최고의 시나리오라 해도 과언이 아닌 <범죄의 재구성> 또한 '최고'란 찬사가 아깝지 않다. 영화에는 최동훈 감독의 수년간의 '고생'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사처리와 박신양, 백윤식, 이문식, 염정아 등 배우들의 명연기들이 맞물린다.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올린 <태극기 휘날리며>와 정재영, 이나영 커플의 연기가 돋보였던 <아는 여자> 역시 2004년 기억해야 될 영화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Worst in 2004
<도마 안중근>
<클레멘타인>
<어깨동무>
<내사랑 싸가지>
<투 가이즈>
한 해 최악의 영화를 꼽는다는 일은 언제나 그렇듯 곤혹스럽다. 그래도 굳이 몇 편을 선정하라 한다면 <도마 안중근>과 <클레멘타인>이 아닐까 싶다. 두 영화 모두 기획 의도나 그 취지는 좋았다고는 하지만, 역시 오래간만에 '필드'에 복귀한 서세원, 이동준의 한계를 드러낸 작품이다. 의욕만 앞서다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조폭 마누라>의 조진규 감독과 <가문의 영광>의 유동근이 서로 만나 화제가 됐던 <어깨동무> 역시 시대착오적인 기획과 어이없는 내러티브로 관객을 우롱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부족한 면은 역시 엽기적인 유머와 배우들의 개인기뿐이었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을 꾀했던 이성진의 연기는 일단 합격점을 주고 싶지만 영화는 역시 배우가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명확히 알려준 작품이다. 김재원, 하지원을 내세운 <내사랑 싸가지>는 흥행유무를 떠나서 그 기획의도 조차 의심이 가는 영화다.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와 요즘 세대들을 배려한 여러 설정들은 참신함이 부족했다. 교복은 입었지만 영 어색하기만 한 하지원의 모습과 매력을 전혀 살려내지 못한 김재원의 연기 역시 아쉽다. 마지막으로 박중훈과 차태현이라는 막강 브랜드 파워를 내세웠지만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투 가이즈>도 올해 최악으로 손꼽힐 만 하다. 무엇보다 관객에게 폭소의 직격탄을 날릴 장면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라 하겠다.
Best Actor in 2004 : <범죄의 재구성>, 박신양
박신양은 <범죄의 재구성>으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 케이스다. 잇단 흥행 실패와 결혼 등 이제는 한 물 간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뒤로하고, 그는 1인 2역의 상반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었다.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에는 반발을 살 수도 있겠으나, 그는 올해 최고의 '사기꾼'임에 틀림없다.
Best Actress in 2004 : <얼굴 없는 미녀>, 김혜수
<얼굴 없는 미녀>의 김혜수를 보고 있으면 "놀랍다"란 찬사가 절로 나온다. 그녀의 표정, 그녀의 대사, 그녀의 몸짓 하나 하나가 전율을 느끼게 만든다. 생각해 보라! 이 영화를 김혜수가 연기하지 않았다면, 어느 여배우가 소화해 냈을까? 혹시 당신이 이 물음에 단 1초의 머뭇거림 없이 즉시 대답할 수 있다고 한다면, 기꺼이 그녀를 최고의 여배우로 뽑아 줄 의향이 있다.
나만의 Best : <슈퍼스타 감사용>
먼저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영화로 <슈퍼스타 감사용>을 선택하고 싶다. 물론 작품성이나 흥행 면에서 <슈퍼스타 감사용>보다 훨씬 뛰어난 작품들이 여럿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슈퍼스타 감사용>은 순식간에 모든 관객을 스타 군단 'OB베어스'가 아닌 꼴찌 팀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종의 마력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김종현 감독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마지막 긴박감 넘치는 야구경기 장면에 잘 녹아 있는 것 같다.
나만의 Worst : <효자동 이발사>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영화 중 하나다. 효자동의 어느 이름 모를 어느 이발사를 통해 격동기 암울했던 한국 정치사를 조명하려 했던 영화는 그 의도와는 달리 단지 역사적 사건들의 나열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송강호, 문소리 등 국내 최고 배우들의 등장은 오히려 영화 몰입을 방해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관객은 스타들의 개인기를 그저 보기 위해 극장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첫댓글 아찔할 정도로 걸쭉한 배우.. ^^
ㅋㅋ 근데.. 결혼 원정기는 모지??? 요즘..또 촬영 들어가셨나?? 허허... 이런... 무지 궁금하네..ㅡ.ㅡ;;
이주영기자.. 눈여겨 봐야겠군..^^ 걸쭉한 배우임엔 틀림없음..^^ 그러게요..결혼원정기는 또 뭐래요? 바쁘신건 좋지만..ㅠ.ㅜ
역시 늑대의 유혹이랑..여친소는 쓰레기임에 틀림없군요.. ㅋㅋ
정재영쿤은 정말 말이필요없는 최고 ㅋㅋㅋ
와우,이주영기자 브라보~! 근데 정말 결혼원정기는 뭐에요?궁금+ㅅ+
표현도 참 잘하신다~ ㅋㅋ 그런데 정말 결혼 원정기가 뭐죠? 소식이 궁금..ㅜㅜ
검색해봤는데 결혼원정기라는 영화는 없구요 '나의 결혼원정기'라고 해서 수애가 주연인 영화는 있어요. 근데 이 영화는 아직 남자배우 두명 캐스팅 하고 있는 중이라던데...이주영기자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듯
운언니.. 거마워여~!!! 히히.. 역시 언니뿐이어여~!
너무너무 기분 좋은 기사에요. "하지만 분명 올해 최고의 배우는 정재영이어야 한다."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