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모스크바 인근에 지방항공사 소속 여객기가 이륙직후 추락했다. 폭설이 내린 탓도 있겠지만, 모스크바 인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안타깝다. 지방 공항이야 여러 시설이 미비하다고 할 수 있지만, 모스크바 도모도보 공항인데.. 그래서 국내선 타기는 무섭다.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 지역 항공사 소속 안토노프(An)-148 여객기가 11일 모스크바 외곽의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한 탑승자 71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날 오후 2시 24분 남부 오렌부르크 주의 오르스크 시로 가기 위해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이륙한 후 4분 뒤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사고기는 모스크바에서 동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모스크바 주 라멘스키 지역의 한 마을 인근에 추락했다. 사고기에는
승객 65명과 승무원 6명 등 71명이 타고 있었으나 전원 사망했다.
희생자는 대부분 오렌부르크주에 사는 러시아인들이나 스위스인 1명과 아제르바이잔인 1명 등 3명의 외국인도 포함됐다고 언론은 전했다.
사고 현장에는 약 600명의 비상사태부 요원들이 급파돼 수색구조 작업을 벌였으나 폭설로 눈이 많이 쌓여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 목격자들은 "여객기가 파손돼 잔해들이 벌판에 넓게 흩어져 있다"면서 "파편과 시신들이 눈 속에 파묻혀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이날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에 아침부터 폭설이 내려 일부 항공기 운항이 취소된 점을 고려할 때 악천후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 실수 등 다른 가능성도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사고 희생자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정부에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재난당국 관계자는 언론에 "악천후, 조종사 실수, 기술적 결함 등이 모두 원인일 수 있다"면서도 "이날 극한적 기상 조건은 없었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은 사고기 조종사가 관제실에 기체 이상이 있다면서 인근 공항에 비상착륙해야 한다고 보고했다고 전했으나,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승무원으로부터 기체 이상에 대한 보고가 들어온 바 없다"고 밝혔다.
한 현지 목격자는 "강력한 폭발음이 들렸고 그 뒤 하늘에 거대한 연기구름이 보였다"고 말해 기체 내부 폭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테러 가능성은 아직 공식적으로는 제기되지 않고 있다.
사고기인 An-148 기종은 우크라이나 안토노프 설계사무소가 2000년대 초반에 개발해 2009년부터 본격 운항에 들어간 중·단거리 여객기다. 사고기는 2010년 생산된 신형으로 알려져 기체 결함이 사고 원인으로 확인될 경우 안토노프 설계사무소에게는 치명적이다. '사라토프 항공사'는 지난 1994년에 사라토프 시를 거점으로 설립된 지역항공사로, 러시아 국내외 노선에 정기 여객기와 전세기를 운항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