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개신교계의 억지와 궤변으로 전액 삭감됐던 세종시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지원예산이 원상 복구됐다. 세종시의회는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 예산 20억 원 등이 포함된 2018년도 세종시 예산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은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세종시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은 조계종이 종교용지로 분할 받은 세종 연기면 세종리 일대에 국민들의 여가문화를 개선하고 불교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짓기로 한 시설이다. 시(市)도 취지에 흔쾌히 공감해 예산을 책정했다. 그러나 최근 세종기독교연합회 등 개신교단체들이 불교에 대한 특혜라 성토하고,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예산을 백지화하면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종단은 2014년 3월 세종리 종교용지를 확보했다. 이후 작년 10월부터 우리나라의 전통불교문화를 일반에 알리는 체험관 건립을 추진했다. 모두 180억 원(종단 자부담 72억원, 국비 54억원, 시비 54억원)의 비용이 들며 연면적 5850㎡에 지하3층, 지상2층 규모다. 하지만 세종시기독교연합회가 중심이 된 ‘한국불교문화체험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특정종교시설이라며 건립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불교는 한국문화가 아니다”라는 둥 “세종시는 불교문화에 속하지 않는다”라는 둥 “정부가 세종시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라는 둥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기에 지역 교회의 표심에 연연하는 몇몇 시의원들이 합세하면서 사달이 커졌다.
세종시는 불교가 아닌 시민을 위한 사업임을 명확히 했다. 행정수도 문화 분야의 상징성 확보에 큰 보탬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체험관은 시민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교육·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건립하는 시설로 정부정책에 부응해 지원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상설·기획 전시실과 공연장, 체험시설, 수장고 등 시설 및 기구 조직 관리는 오로지 조계종 자체 예산으로 운영된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예산 전액 삭감을 결정하자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비판했던 세종시불교사암연합회장 환성스님은 예산 복원과 관련해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종단 차원에서 체험관의 건립 의미를 국민들을 상대로 설득하고 홍보하는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당한 근거를 토대로 본래 정해졌던 예산안이 확정되면서, 괜한 시비는 더욱 명분을 잃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