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하루에 커피를 두 잔은 마시는 것 같습니다.
직장에 나갈 때는 여기저기 사무실을 옮겨 다니며 얻어마시는 것이 하루 네다섯 잔은 되었는데 집에 혼자 있으면 오전에 한 잔, 오후에 한 잔 등 보통 두 잔은 마시는 편입니다.
예전엔 믹스커피를 좋아했는데 제가 처음 출근해서 커피를 탈 때는 믹스커피가 안 나올 때라 커피 두 스픈, 설탕 세 스픈, 프림 한 스픈을 섞는, 이른바 ‘원투쓰리커피’였습니다. 저하고 같은 사무실에 근무했던 많은 분들이 저 때문에 ‘단 커피’가 인이 박혔다고 했던 시절입니다.
그 뒤에 믹스커피가 나왔고 지금은 블랙커피가 대세인데 저도 블랙을 마십니다. 누가 커피를 내려주면 그걸 마시지만 제가 혼자 있으면 인스탄트커피를 한 스픈 정도 타서 마십니다. 저는 그거면 충분한데 요즘은 디카페인 커피가 유행이라고 하네요....
<디카페인 커피 수요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커피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페인 제거 과정이 비용이라서 판매가는 상승할 수밖에 없어서, 업체마다 저마다 셈법으로 시장을 재고 있다.
디카페인 늘고, 카페인 줄고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디카페인 원두 수입량은 3467톤(t)으로 전년 한해(2487t)보다 39.4% 증가했다. 반면에 카페인을 함유한 원두는 같은 기간 15만9861t을 수입해서 전년(16만5090t)보다 3.1% 감소했다.
이로써 전체 수입원두에서 디카페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5%에서 지난해(11월까지) 2.1%로 0.6%p 상승했다. 12월 치 집계가 이뤄지기 전이라서 디카페인 비중은 더 커질 여지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카페 영업이 여의찮았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디카페인 수요는 대세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경으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꼽힌다. 기존에는 임산부와 청소년 위주로 디카페인 시장이 형성된 데에서 나아가 일반 성인으로까지 수요층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카페인 거부감 탓이다. 코로나19도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 정적인 활동이 많아지면서 커피 음용 양과 횟수가 늘어 부담이 덜한 디카페인을 택한 것이다. 기술 발달로 디카페인과 카페인의 커피 맛 격차를 줄인 것도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녁 식사 후에 커피를 마실 만큼 커피가 보편화했지만 동시에 카페인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맛없는 커피라는 인식을 깰 만큼 질이 향상한 것도 시장을 키운 요인”이라고 말했다.
아직 디카페인을 대하는 업계 자세는 미묘하게 갈린다. 커피전문점에서 디카페인을 판매하지 않는 곳도 다수다. 수요가 적은 탓에 원두 회전량이 느려서 품질을 유지하지 못하는 탓이라고 한다. 반면에 디카페인은 확실한 수요가 있어서 따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지 않아서 긍정적이라는 반응도 있다.
비싼 가격, 각자 다른 셈법
이런 반응은 비용 때문이다. 디카페인 원두가 일반 원두보다 비싸다. 원두에서 카페인을 빼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뜨거운 물을 쓰는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이산화탄소를 쓰는 ‘초임계 이산화탄소 추출법’, 증기를 가하는 ‘유기용매촉매법’ 등이다. 공정마다 원두 맛이 달라져서 업체마다 선호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여하튼 공정을 거치면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에서 원두 가격은 디카페인 원두가, 원두 가운데 생두보다 볶은 원두가 각각 더 비쌀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원두(생두+볶음) 수입 가격을 양으로 산술 평균해 보면, 디카페인은 t당 8500달러, 카페인은 t당 4000달러였다. 디카페인이 카페인보다 약 두 배 넘게 비싸다.
이런 영향으로 디카페인 커피 값이 일반 커피보다 비싸다. 스타벅스와 이디야는 디카페인이 일반 제품보다 300원 비싸다. 커피음료도 마찬가지다. 분말 커피시장 업계 1위 동서의 카누는 디카페인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출고가 기준으로 10% 비싸다. 롯데네슬레코리아 분말커피도 가격 차이가 난다. 다만 커피빈은 디카페인과 일반 제품 커피 값이 같다. 커피빈 관계자는 “디카페인 장벽을 없애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원두 값과 커피 값 괴리를 두고서 업계는 고민한다. 예컨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는 일반이 4100원, 디카페인이 4400원으로 7.3% 비싸다. 그러나 수입가 기준으로 디카페인은 일반보다 t당 112.5% 고가이다. 현재 카페인 커피 시장이 압도적으로 커서 크게 무리가 없지만, 디카페인 시장이 커질수록 가격 차이는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많은 연구에서 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그게 다 디카페인 커피는 아닐 거라는 생각입니다. 제가 가끔 걱정하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건강에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게 오히려 과유불급일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카페인이 들어 있어서 문제라면 조금 덜 마시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이고 저는 굳이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를 일부러 찾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며칠 전에 여기 올렸던 카제인 안 들어간 커피가 광고에 나왔던 얘기를 했지만 다들 지나친 관심은 생각보다 더 많은 문제를 가져올 지도 모른다는 게 제 짧은 생각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비하는 커피의 양이 엄청나다고 하는데 이젠 디카페인 커피 시장을 우리나라가 장악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