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랑(1938) - 이광수 -
민근홍 국어교실
[줄거리]
안빈의 소설을 읽고 감명을 받은 석순옥이 안빈의 병원을 찾아가서 교직을 그만두고 간호부로 일하겠다고 한다. 친구 박인원은 처자식을 가진 안박사를 순옥이 유혹하려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안빈은 아내인 옥남의 허락을 받고 순옥을 간호원으로 채용하나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안빈은 불경과 성서를 탐독하여 심오한 이치를 깨닫고 이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옥남 역시 정결한 부인으로 남편을 의심하지 않고 도와 준다. 순옥도 안빈을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존경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여 그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
한편 순옥을 사모하던 허영이 안빈의 병원으로 찾아와서 순옥과 안빈과의 관계를 따진다. 허영은 순옥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육체만을 탐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안 순옥이 그와 절교를 작정하고 쌀쌀하게 대해서 쫓아낸다.
폐결핵으로 병석에 누워 있는 옥남에게 친구가 찾아와서 안빈과 순옥에 대한 소문을 이야기해 주며, 마음이 이상해진 옥남은 요양을 하기 위해 떠난다. 그녀를 따라 송도원 바닷가로 안빈의 가족이 함께 내려가나 급한 일로 안빈이 올라오자 순옥이 대신 내려가서 병간호를 하게 된다. 옥남이 순옥에게 자기의 심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순옥의 정성에 감격하여 자기가 죽은 뒤에 아이들을 맡아줄 것을 부탁한다. 집으로 돌아온 옥남은 폐결핵 증세가 깊어져 죽어가면서, 한 손에 안빈의 손을 잡고 다른 손에 순옥의 손을 잡고 아이들을 부탁한다. 그러나 순옥은 허영의 열렬한 구애를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그와 결혼을 하며, 인원이가 대신 안빈의 아이들을 돌보아 준다.
허영은 안빈과 순옥의 관계를 오해한다. 그는 증권에 손을 대어 가산을 탕진하며, 심장병마저 도진다. 생활이 말이 아니자 순옥은 안빈의 도움으로 의사가 되며 안빈의 병원에 취직하여 일한다. 여기에서 순옥은 허영의 옛 애인 귀득을 만난다. 허영은 순옥과 결혼하기 전에 귀득과 일을 저질러서 아이를 낳았으며, 순옥은 이 아이를 자신이 기르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종종 자기 몰래 허영이 귀득과 동침을 하자 참지 못하고 순옥은 그와 이혼을 한다. 순옥은 허영을 미워하지는 않고 결혼 비용조로 300원과 집까지 마련해 준다. 허영은 귀득과 결혼을 하지만, 귀득이 유산으로 죽고 자신은 반신불구자가 된다. 순옥은 안빈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허영을 입원시켜 정성껏 치료해주고는 시어머니와 허영과 함께 북간도로 이주해간다. 거기에서 딸을 낳아 살지만 가족들로부터 심한 구박을 받으며 살게 되고, 허영과 한씨(시어머니)는 유행병에 걸려 비참하게 죽으며, 순옥은 안빈의 병원에서 일년간 치료를 받는다.
이후 순옥은 안빈의 병원에서 일한다. 안빈의 60회 생신에 순옥은 안빈을 사모한 사실을 고백하며, 안빈은 그동안 너무 바빠서 반성하고 수양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나이 육십에 공부를 더 하겠다고 선언한다. 또한 안빈은 석군 이군 순옥이 협이 수선이 인원이 윤이가 합심하여 요양원을 맡아서 해줄 것을 부탁하며, 시계가 아홉시를 치자 회진을 준비하라고 서두른다.
[인물의 성격]
안빈 → 이지적이고 냉철한 의사요 소설가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박애주의자
석순옥 → 안빈의 사상에 감동하여 처음부터 일관되게 박애주의에 입각한 헌신적인 삶을 사는 인물
허영 → 순옥의 헌신적 사랑에도 자신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욕구에 눈이 멀어 죽음을 자초한 구제받지 못할 중생
옥남 → 평범한 가정주부로 처음에는 순옥에 대해 질투를 느끼기도 하나 죽음에 임박하여 순옥의 헌신적인 간호에 감화되어 성격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동적 인물.
[이해와 감상]
◈ <사랑>은 1938년 춘원 이광수가 경의전 병원에서 집필한 전작소설이다. 이 작품에는 춘원의 인도주의적인 입장과 불교주의적인 입장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삼각 연애를 아주 서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안빈과 석순옥의 사랑은 박애주의와 불교사상에 토대를 둔 영혼적인 사랑이라면, 허영과 석순옥의 사랑은 세속적이고 육욕적인 데 토대를 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가 아가페적인 사랑이라면 후자는 에로스적인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사랑>은 애정문제가 중심이 된 작품으로서, 불교적인 인생관이나 이상이 직접적으로 취급될 성질이 아닌 요소를 지녔으면서도 거의 불교적인 인생관으로 일관되어 있다. 주인공 안빈은 그의 인간적인 성실성에 있어서는 <무정>의 주인공 형식이나 <흙>의 주인공 허숭과 같은 타입의 인물이지만, 철학적 사고방식이나 인생관에 있어서는 다른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철저한 불교적 교리에 의한 사상적 · 정신적 핵심을 요약해 지니고 있는 점으로 작자의 이상주의적 경향의 중요한 한 요소인 종교적인 이념이 기독교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불교적인 세계로 이행하여 그 기초를 형성했음을 시사해 주는 것이 된다. 이것은 실제로 작가가 후일에 불교에 귀의했던 사실로도 그의 작품을 통한 정신관이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핵심사항 정리]
■ 갈래 : 장편소설
■ 배경 : 공간적 → 안빈의 병원과 집
사상적 → 기독교적 사랑과 불교적 자비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자기 희생에 입각한 자비심과 정신적인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