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즈> 2009. 12. 11일자 기사
부채의 누적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그리스의 투쟁
라첼 도나디오(RACHEL DONADIO)와 니키 키찬토니스(NIKI KITSANTONIS)
아테네(뉴욕 타임즈) :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지난 주 강등된 이후, 신임 사회당 정부는 그리스가 유로화 사용 지역의 약한 고리라는 명성을 가져다 준 급증하는 재정적자 및 구조적인 재난과 대결할 열의를 갖고 있다며 반격했다.
“우리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부채를 통제할 것이다. 구제금융은 필요 없다.”고 그리스 재무장관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George Papaconstantinou)가 금주 그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는 아이슬랜드가 아니다. 우리는 두바이가 아니다.”
그러나 파파콘스탄티누 씨는 그가 인터뷰 동안 만지작거린 전통적인 그리스제 금속 염주알에 대한 좋은 이유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염주알을 만지작거리는 것은 불안의 표현이다; 역자]. 그의 사무실 바깥에는, 신타그마 광장[아테네 중심가이고 인근에 국회의사당이 있으며, 대중교통의 요충지여서 정치시위 장소로 이름난 광장; 역자]에 쓰레기가 높이 쌓여 있다. 쓰레기 수거자들이 금요일까지 2주일간 파업을 벌인 결과다.
대학생 시위대가 연금 생활자들이 가두시위에 나선 다음날 신타그마 광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번 주, 경찰에게 총을 맞아 숨진 아테네의 10대 소년의 죽음 1주기에 대한 항의시위는 폭력시위로 변했는데, 작년의 혼란만큼의 피해는 초래하지 않았다.
좋았던 시절에도 그리스에서는 흔한 일이었지만, 그런 항의시위는 그리스 정부가 임금 동결, 공공부문 고용규모 감축 조치, 재정 통제에 필요한 조치 등을 포함하여 2010년 예산에 긴축 조치들을 도입하면 격렬하게 타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파파콘스탄티누 씨가 환기했듯이, 문제는 그리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아일랜드, 영국과 스페인을 비롯하여 고(高)부채 나라들은 성장을 부양하면서도 동시에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하는 압력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과 유럽 금융 관리들은 회의적이다.
특히 그리스는 변화를 싫어하고 항의시위에 대해서는 관대한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사회복지 지출을 유지할 것을 공약한, 출범한지 두 달 된 사회당 정부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새 정부는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 지도자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하는 한편, 그리스도 설득해야 한다.
공무원노조 ADEDY의 위원장 스피로스 파파스피로스(Spyros Papaspyros)는 인원감축이 일방적이고 대규모일 경우, 노조는 파업에 들어갈 태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보건 또는 복지 같은 결정적인 분야에서 재정삭감이 이루어지면 우리는 심각한 불안정화 위험을 감수할 것이다.”
정치적, 사회적 도전이 강렬하다. “어떤 나라라도 이제 막 중단하기 시작한 재정 구제[재정지출을 통해 경기부양 및 구제금융 정책 등을 실시하는 것; 역자]를 당장 중단하는 것은 매우 무리한 주문이 될 것이다."라고 런던에 있는 연구그룹, 유럽개혁센터의 수석 경제학자 시몬 틸포드(Simon Tilford)가 말했다. 그리스의 정치적 도전에 비추어 볼 때, “어떻게 그리스가 재정위기를 피하면서 이것을 관리할지 예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틸포드는 덧붙였다.
분명히 채권 시장은 그리스가 위험한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이 나라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번 주에 1.9%로부터 3.09%로 치솟았고—10년 만에 최악—금요일에는 3% 남짓이었다. 반면에,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미 올라버린 4.99%로부터 이번 주에 5.3%로 올랐다. 이와 달리, 미국에서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55%이고,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81%다. [국가부도 위기 때문에 그리스의 국채 가격이 폭락했다는 의미; 역자]
그리스는 한때 유럽연합 회원국의 모델로 여겨지고, 15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누리며, 천신만고 끝에 2004년 하계 올림픽 주최를 따낸 나라인데, 긴박한 경제 사정은 그런 나라에서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 의문을 불러냈다.
“우리는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전(前) 그리스 대사 엘리아스 클리스(Elias Clis)가 말했다. “전(前) 정부는 안전한 길을 밟았는데, 그 안전한 길은 매우 위험한 오솔길이다.”
올 10월에 큰 표 차이로 승리한 후, 사회당 정부의 게오르게 파판드레우(George Papandreou) 총리는 국가 예산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2.7%이고 유럽경제통화동맹(EMU)에 의해 설정된 3% 상한(上限)의 4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파판드레우 씨는 지난 주 국가 부채가 4,300억 달러라고 평가하고, 이를 지난 30년 내의 최악의 위기라고 부르면서, 이와 같은 경제 사정에 대해 전임 보수파 정권을 비난했다. 그리스의 국가 부채는 GDP의 110%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신용평가기관 <피치(Fitch)>는 재정적자가 그리스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야기할지 모른다는 우려에 근거하여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그 변화는 그리스 주가를 폭락케 했으며, 시장을 신경과민하게 만들었다. <스탠더드&푸어>사(社)는 정부가 내년 1월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 계획이 발표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요일, 파판드레우 씨는 과감한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규모를 인식한다. 지속가능하고 건전한 경제로 거듭날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그는 브뤼셀에서 말했다.
그는 “사회의 풍토병인 부패에 대해, 그리고 광범위한 탈세에 대해 무자비한 단속”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것은 쉬울 것 같지 않다. GDP의 3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경제가 (물가는 유럽 물가와 같으나, 봉급은 유럽 평균을 밑도는) 그리스 같은 나라들의 민중을 돕는다.
최근 오후에 치크 콜로나키 지구[아테네 중심부, 상류층 거주지역의 거리; 역자]에서 벗들과 카페에 앉아 있는 그에게 33세의 안토니스 씨가 다가가 자신은 세금 납세를 거부한다고 용감하게 선언했다. “왜 제가 납부해야 합니까?” 그는 싱긋 웃으며 물었다. “저는 정부와 국가에 대해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는 축구와 여성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는다고 인정했다.
항상 격렬하지는 않지만, 그런 견해는 누가 정권을 잡든지 간에 정부가 부패한 것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아테네에서는 흔한 것이다. 다들 탐내는 공공부문에 고용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국가로부터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사회적 소요를 막기 위해 수십 년간 공공부문 채용을 늘린 결과로, 오늘날 그리스 노동자 4명 중에 1명은 국가에 고용돼 있다.
파판드레우 정부는 2010년에 은퇴한 노동자 5명당 1명꼴로 신규 국가 노동자를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도 문제를 야기한다. 주요 노총인 그리스 노동총동맹(GGCL)의 조합원인 사바스 로볼리스(Savas Robolis) 씨는 연금 개혁에 관한 정부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연금 사정을 “시한 폭탄”이라고 불렀다.
그는 그리스가 한 해 남짓의 연금을 지불할 돈만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가 연금기금을 채워 넣지 않는다면 “우리는 10년 만에 거대한 사회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다.
삭감의 두려움이 광범한 불안을 일으키고 있다. 보건부에서 일하는 람브리니(Lambrini) 씨는 그녀의 월급 1,300달러가 동결될지 모른다는 사실이 그녀와 지방자치단체 노동자인 그녀 남편의 현실적인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녀는 전에는 노동 시위에 결코 참가하지 않았지만, 만일 그녀의 월급이 동결되거나 삭감된다면 거리로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저는 거기 있을 겁니다. 국민의 절반은 그러겠지요.”
* 원문 출처: http://www.nytimes.com/2009/12/12/world/europe/12greece.html